"이런 불꽃놀이는 처음이에요"... 강 위로 은하수처럼 쏟아지는 500년 전통 불빛 축제
기자명 이경희 기자
입력 2025.08.27 03:00
9월 색다른 야경지 '안동 하회선유줄불놀이'
안동 하회선유줄불놀이 / 사진=하회선유줄불놀이
경북 안동 하회마을 낙동강변에서는 한국의 전통 불놀이인 하회선유줄불놀이가 펼쳐집니다. 하회마을의 줄불놀이는 단순한 불꽃쇼가 아닙니다.
현대적인 불꽃놀이가 화약을 사용해 하늘 위로 불꽃을 쏘아 올린다면, 줄불놀이는 불씨가 은은하게 흘러내리며 강물과 어우러지는 고유한 방식으로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배를 타고 강 위를 유람하는 선유, 부용대 절벽에서 불덩이가 떨어지는 낙화, 강물 위에 떠다니는 달걀불까지 더해져 전통의 멋과 자연의 조화가 함께 살아 숨 쉽니다.
전통이 살아 있는 불빛의 향연
안동 줄불놀이 / 사진=안동시 공식 블로그
줄불놀이는 뽕나무 숯가루를 태워 만든 불씨가 줄을 타고 은하수처럼 흘러내리는 모습이 특징입니다. 그 불빛은 강물 위로 떨어지며 마치 비처럼 쏟아지고, 바람에 흩날리며 신비로운 장관을 만듭니다.
맞은편 부용대 절벽에서는 커다란 불덩이를 떨어뜨리는 낙화가 더해져, 강물과 절벽이 불빛으로 물드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여기에 강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작은 달걀불은 은근한 운치를 더합니다.
안동 하회선유줄불놀이 배 / 사진=하회선유줄불놀이
줄불과 낙화, 달걀불이 함께 어우러진 광경은 단순한 불놀이를 넘어 조선 양반들의 풍류와 놀이 문화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전통의 무대입니다.
배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던 선비들의 선유문화는 중국 소동파가 즐겼던 적벽 선유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하회에서는 16세기 이후부터 이어져 내려왔습니다.
줄불과 결합된 형태의 기록은 19세기 후반에 확인되며, 이후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에도 명맥을 유지하다 현재는 하회 주민들의 노력으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가을 밤을 수놓는 하회마을 야경
안동 하회마을 여름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회선유줄불놀이는 매년 6월부터 11월까지 부용대 일원에서 열리며, 9월은 특히 선선한 바람과 함께 불빛을 즐기기 좋은 시기입니다. 올해 8~9월은 8월 30일, 9월 20일, 9월 27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운영됩니다.
낮에는 하회마을의 전통 가옥과 소나무 숲길을 둘러보고, 저녁에는 줄불놀이로 이어지는 일정을 계획하면 하루가 더욱 알차게 채워집니다.
관람료는 1인 1만 원이며, 24개월 이하 소아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예매는 ‘경북봐야지’ 사이트에서 행사일 기준 한 달 전부터 가능합니다.
하회선유줄불놀이 관광객 / 사진=안동시 공식 블로그
행사장 주변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자가용 방문도 편리합니다. 하회마을은 안동 시내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안동 시내에서 예천 방면 34번 국도를 따라 약 25km, 약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안동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에서 46번 시내버스를 타고 약 50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하회마을 셔틀버스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행되므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문의사항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추진위원회(054-840-6398)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회선유줄불놀이 밤 풍경 / 사진=하회선유줄불놀이
9월, 늦여름의 열기가 가라앉고 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더해지는 시기에 이 불빛의 축제를 마주한다면, 평생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강 위에 비처럼 쏟아지는 불빛, 절벽에서 떨어지는 낙화, 은은히 흘러가는 달걀불은 현대의 불꽃놀이와는 전혀 다른 깊은 울림을 줍니다.
첫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꼭 가보고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