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1,915m) 뱀사골계곡 산행 (3) 간장소
11:40 뱀사골대피소를 지나 중식장소를 찾기 위해 계속 하산하였다.
반선까지 9.3km의 뱀사골계곡의 산행인셈이다.
뱀사골대피소부터 내려가는 뱀사골은 아주 긴 계곡이다.
지리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뱀사골계곡이 너무 길어서 지루하다고 다른 길을 택하곤 한다.
♣ 뱀사골이란 이름에 대한 유래는
지금으로부터 1,300여년전 현 국립공원관리사무소(지리산 전적기념관과 함께 있음) 입구에 송림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지금의 실상사보다 100여년이 앞선 대찰로 1년에 한번씩 스님 한 분을 뽑아
칠월백중날 신선바위에서 기도드리게 하면 신선이 되어 간다 하여 이 행사를 해마다 계속하는데,
이를 기이하게 여긴 고승(高僧)이 임금님께 상소한 바,
극약을 묻힌 비단옷 한 벌을 하사하신 다음 그 옷을 입고 신선바위에 올라 기도를 드리게 했다.
그날 새벽 괴성과 함께 기도드린 스님은 간 곳이 없고, 날이 밝자 계곡내 용소(龍沼)에는
용이 못된 이무기가 죽어 있었다고 한다.
그 후 이 계곡을 뱀이 죽은 골짜기라 하여 뱀사골계곡이라 하며,
스님들의 반은 신선(神仙)이 되었다 하여 마을 이름을 반선(伴仙)이라 부른다.'
위의 내용과는 다른 서산대사와 연관을 가지고 전설도 있다.
같은 송림사(松林寺)에서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송림사의 주지스님은 매년 칠월칠석날 밤이면 어딘가로 사라지고 없어
주민들은 스님이 부처가 되어 승천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서산대사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단정, 칠석날을 맞아
장삼속에 비상(극약) 주머니를 달아 주지 스님에게 입히고는 예년과 같이 독경을 하도록 했다.
새벽녘이 되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큰 뱀이 송림사에 왔다가 계곡을 거슬러 올라갔다.
서산대사가 뱀을 뒤따라 가보니 용이 못된 이무기가 뱀소에서 죽어 있었다.
그 이무기의 배를 갈라보니 주지스님이 시체로 발견되었다.
바로 송림사에서 큰 뱀에게 승려 한 사람씩을 제물로 바치는 비밀을 해결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계곡을 이무기가 죽은 계곡이란 뜻으로 ‘뱀사골’이라고 불렀답니다.
뱀사골이란 이름의 유래는 현재의 석실(石室) 건너편에 배암사란 사찰이 있었던 데 따른 것으로,
배암사골이 변해진 이름이라는 일반적인 견해다.
배암사 역시 정유재란 때 불타버리고 없는데, 골짜기 이름은 뱀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뱀사골 계곡의 절경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작고 큰 폭포들이 가득하고 수정같이 맑은 물이 크고 작은 폭포를 이루며 흐르는 모습이 너무 시원하고 깨끗하다.
웅덩이에 고여있는 물든 푸른빛이 가득하다. 바닥에 옥을 깔아 놓은 듯한 물빛이다.
너무 맑은 계곡 물이 녹색 빛만 반사하고 나머지 빛들은 모두 흡수하기 때문에 온통 푸른 물만 가득하다.
계곡을 가로 지르고 몇개의 다리를 건너 중식장소를 찾기 위해 계속 내려간다.
선두팀이 한 장소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화개재에서 2.2km 내려온 지점인 계곡에서 점심을 하기로 한다.
우선 물속에 발을 담고 발목의 피로를 풀어본다.
계속 돌길을 걸었던 탓인지 발바닥이 아프다.
30분간의 점심식사후 13:06 반선을 향하여 출발한다.
간장소까지는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돌밭길로 변한다.
뱀사골 상류의 이 일대를 '들돌골(擧石谷)'이라고 한다.
작은 지류와 합쳐지는 곳이 몇 군데 지나고 보면 큰 계곡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3:19 옛날 보부상들이 하동에서부터 소금을 짊어지고 중산이재(화개재)를 넘어
뱀사골로 내려서다 물에 빠지는 바람에 물 색깔이 간장처럼 변했다는
간장소(소금장수가 소금가마니를 빠뜨렸다는 간장소)에 도착한다.
뱀사골계곡의 절경을 즐기면서 지루하게 내려가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