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환경이 바뀐 탓으로,
매년 주기적으로 7일~10여일간씩 행해오던
농한기를 이용한 사찰 순례와 산행을 겸한
가출(?)를 단행하지 못하다가
이번 추석 연휴를 이용해 3박 4일간 탈출을 감행했네요.
불시에 이루어진 일이라
호남 외곽을 도는 코스로 부랴부랴하게 계획을 짜고서,
서너 시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대략적인 시간 점검을 하고서
끝으로 서진을 할 것인지, 북진을 할 것인지를 결정한 후
16일 오후 4시 반경 남원행 기차에 몸을 싣고서...
첫 예정지인 남원역을 지나 오수역에서 내린 다음
택시로 장수 거령산 영월암을 찍고, 임실 성수산 상이암을 돌아
만월보살의 인도를 받으면서 천연 자가용과 오토바이 합승의 행운을 덤으로
임실터미널 인근에서 첫밤을 보냈네요.(계획은 진안 숙박이었는데...)
(물론 다음날 첫차를 타기 위해 아침 끼니거리는 챙겼지요.ㅎ)
둘째날(17일),
관촌행 두번째 군내버스를 타고 관촌-진안을 거쳐
구봉산(운장산 줄기) 천황사와 산내 남암(전나무 거목이 인상적임)을 참례하고서
무주로 이동, 적상산 안국사 인근을 샅샅이 훔친(?) 후
무주-진안-전주를 경유, 익산 미륵산 사자암 야간 산행을 감행했지요.
미륵산(미륵사지 주산)에서 내려다 보는 주변 야경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익산발 빛고을행 마지막 버스에 몸을 싣고 비몽사몽간에 광주에 도착,
또 하루밤을 유하면서 다음날 일정에 고민고민하다 계획변경(순서)을 하고
숙면을 취했네요.
3일째,
나주 심향사를 시작으로 덕룡산 운흥사-문성암-동원사을
궂은 날씨 속에서 참례하고서 광주로 회향, 함평 문장을 경유.
상사화로 붉게 장엄된 불갑산(최대 군락지임)을 동서로 가로질러
용문사-해불암(호남 4대 선방)-불갑사를 돌아
연이틀 야간 산행으로 무안 몽탄 승달산 목우암과 등너머 법천사를 둘러본 다음
늦저녁에 대보름 월광보살(약사여래의 우보처)을 바라보면서
무안읍내 약사사 석조약사여래입상을 참배하고
무안-나주-영암길을 돌아 낭주골(영암의 옛지명)에다 곤한 육신을 의탁했지요^^
일정의 마지막날(19일),
오늘 일정도 만만찮은 코스인지라
아침 일찍 월출산 천황사행 군내버스를 탔지요.
천황사(몇년전 화마로 복원이 전혀 안된 상태임: 조계종단이였다면?? 이런 망상...)
-사자봉-구름다리-천황봉- 구정봉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인 마애불과 용암사지 3층 쌍석탑을 참례한 후
동탑천왕(?)의 인사 홍역을 치르고???
구정봉으로 되돌아 오르는 중간에 비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하데요.ㅇㅇ
버스시간에 맞추어 도갑사나 천황사로 되돌아 가려던 계획을 바꾸어
가장 가까운 코스인 월남사지로 길을 잡아 줄달음을 쳤네요.ㅎㅎ
강진 성전-해남을 지나 이번 코스의 마지막 목적지이자
두륜산 대둔(흥)사 산내암자 중 유일하게 참배하지 못한 남미륵암을 향했지요.
두륜산 길은 휀한지라 곁눈질을 하지 않고(사실은 버스 시간을 맞추느라...)
큰절을 지나 일지암-진불암.북암 갈림길에서 전에 가보지 않은 묵은 길을 헤치고
나아가길 2~30분, 전에 보지 못한 토굴이 눈앞에 나타나데요.
허나 있어야 할 마애불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적막한 토굴에서 목만 축인 다음
다른 입구를 통해 내려서니 커다란 암벽과 (참배)터닦이 공사중 흔적이 있는지라
암벽 전면을 유심히 살펴보니
부처님의 상호 부분이 뚜렷이 두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닙니까.
드디어 두륜산에 비장된 남미륵암을 찾은 게지요...()...
진불암.상원암에서 두륜봉으로 오르는 길가 지척인데도... ...
그 넘들만 알지롱~~~ ~~~
이번 참례길에도 여러 불보살님들의 가호와 가피를 입었는지
많은 인연들의 도움을 받았네요.
영월암 비구니 스님, 상이암에서 걸어내려오다 임실까지 동승한 오토바이 거사님,
공양주도 없는 간단한 살림에도 차를 권해주신 천황사 주지스님,
안국사에서 만난 대구에서 오신 네분 거사님들(덕분에 무주까지..()..),
운흥사를 찾아가는 길에서 만난 오토바이 거사님과
비중에 문성암 앞길에서 다도소재지까지 태워주신 두 부부님,
불갑사 아래에서 함평 신광까지 먼 길을 배려해주신 성묘가시던 두 분 노거사님들,
승달산 목우암 금산노스님(수년전에 내장사에서 뵙었지요^^),
법천사 노비구니 스님과 노보살님, 월남사지 마을 몸이 불편하셨던 가게 보살님,
귀향길을 재촉하던 대둔사 하산길에 만난 대구번호판을 단 자가용 거사.보살님 내외분,
예전에 비해 택시를 상대적으로 많이 이용한 이번 참례길에 만났던 모든 기사님들 등등
고마운 모든 인연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우주에 충만하신 시방삼세 불보살님전에
생명을 가진 모든 인연들의 행복과 건안을 발원하면서
3박 4일간의 출가(?)를 대상없이 고(告)하면서
이만 총총...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추) 사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서도... ...
카페 게시글
산 절 순례 답사 여행
걸어서..
3박 4일간의 출가(?)
五分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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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21 07:2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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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글에서 연꽃을 만나러 가는 바람을 보았습니다. 미당의 詩가 떠오르네요. "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늘 여여롭고 행복이 충만한 나날 되소서! ^*^
언제 기회가 주어진다면 행사님을 모시고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수행처를 찾아다니며 법을 묻고 싶습니다. 이렇게 순례 후기 올려주신 것 처음인거 같네요.^^ 온 오프라인에서 자주 뵙기를 청하겠습니다. 무장무애 하소서! ()
^____^ 그 모습이 그려지네요..반갑습니다.~~~역시나...하얀 고무신이였겠죠?
ㅎㅎ 많이 많이 반갑습니다__()__ 물론 여전하시겠지요? 하생은 전처럼 편안하게 다녔습니다^!~. 주위에 눈병이 나타나는 것 같은데 환절기 건강에 유념하시고 복짓는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구름탄 손오공도 바람탄 님의 순례를 쫒지는 못하겠습니다 그려....그래도 아십니까... 길을 찾는 법우들이 하얀 고무신 선봉에 세우고 높은산 깊은골 무진장 다니며 대웅을 이루고 싶다는 것을요...
오대산 안내길을 아직도 묻어두고 삽니다.. 바람같이 자유롭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