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공주’의 설설희, ‘풀하우스’의 이영재와는 달리 좋을 땐 좋고 싫을 땐 싫다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것이 인간 서하준의 사랑 방식이다. 근 1년 간 작품 활동으로 쉼 없이 달려온 그지만, 하반기에도 드라마와 영화까지 달음박질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설설희가 아니라 서하준이라는 이름 석자를 알리기 위해서다. 이렇게, 더 솔직하고 멋진 서하준을 알리기 위해서.
아직 실감은 잘 안 난다. 그냥 음식점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알아봐주시고 반찬을 조금 더 주는 정도? 대세라는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이제 막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렸을 뿐인데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
데뷔작에서부터 예상치 못한 사랑을 받아 어안이 벙벙하다. 그만큼 어깨도 무거워지고 부담감도 들고. 과연 내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만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직도 내가 왜 ‘오로라공주’의 설설희 역에 캐스팅된 것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전엔 매니저라고 해서 작은 역할인 줄 알았다. 사실 처음엔 그 누구도 설설희가 그런 역할이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그 사실을 알았다면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카메라 앞에서 하는 첫 번째 연기였기 때문에 현장에서 배워가면서 연기를 했다. 현장 분위기가 편해서 나중엔 자연스럽게 설설희라는 캐릭터에 녹아든 것 같다.
‘정글의 법칙’을 보면서 나도 정글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정글에서의 삶은 평생 경험해보기 어려운 일이 아닌가. 그러던 차에 우연히 ‘정글의 법칙’ 쪽과 미팅을 하게 됐고 그때 가고 싶다고 막 졸랐다. (웃음) 막상 가보니 TV에서 보던 것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생각했던 만큼 배고팠고 추웠으며 힘들었다. 정글에서 며칠 밤만 보내면, 그 동안 우리가 참 편하게 살았구나 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또래 친구인 동준, 온유와의 모습도 참 훈훈했는데, 실제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온유, 동준이와는 지금도 자주 연락하고 지낸다. 더욱이 요즘 셋 다 뮤지컬을 하고 있어 자주 연락하면서 의견 공유도 하고 그런다. 아직 다들 스케줄이 안 맞아서 서로 무대에 선 모습을 보진 못했다. 먼저 작품이 끝나거나 시간이 나는 사람이 봐주기로 했다. 사실 실제 성격은 좀 수다스러운 편이다. 친해지면 말수도 많아지고 목소리도 커진다. 친구들과는 여느 사람들처럼 커피를 마시거나 운동을 하면서 논다.
탄탄한 몸매 관리 비법이 운동인가?
운동은 좋아하지만 헬스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건 적성에 안 맞다. 헬스장에서 가장 길게 운동한 기간이 딱 열흘이다. 축구나 볼링 등 주로 여러 사람과 같이 어울려 프렌드쉽을 키워나갈 수 있는 운동을 좋아한다. 요즘엔 시간이 없어 자주 못하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운동을 하려고 한다.
최근엔 뮤지컬에 새롭게 도전했다. 만화와 드라마로도 큰 인기를 얻었던 ‘풀하우스’의 주인공 이영재 역을 맡았는데.
뮤지컬은 처음이지만 연극은 계속해왔던 만큼 오랜만에 무대에 선 다는 자체가 너무 즐겁다. 드라마를 하면서 마음 한 켠엔 늘 무대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엔 캐스팅 제의를 받자마자 ‘좋아요’하며 망설임이 없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노래를 배워본 적이 없어 걱정이 되더라.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가. 지금 우리가 앉아 있는 이 카페에서도 음악이 나오고 있다. 그렇기에 나만의 소리를 내서 누군가에게 감동을 전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여전히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꾸준히 배우고 고쳐나가면서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풀하우스’의 이영재는 ‘오로라공주’의 설설희와 많이 다르지 않나?
이영재에 비하면 설설희는 연애 고수다. (웃음) 뮤지컬 출연 결정이 됐을 때 일부러 드라마 ‘풀하우스’를 다시 보지 않았다. 연기를 할 때 인물을 채워나가다가 막히면 드라마 속의 이영재를 따라 할지도 모르니까. 나만의 이영재라는 캐릭터를 채워나가고 싶었다. 이영재는 가수이자 영화배우로 승승장구하는 만인의 연인이지만 한지은이라는 여자 앞에서는 허당이 되고 마는 사람이다. 일에서는 프로지만 사랑에서는 초보랄까.
연애할 때의 서하준은 어떤가? 설설희처럼 헌신적인 타입인가 아니면 이영재처럼 어리숙한 타입인가?
연애를 할 땐 그냥 솔직해지는 것 같다. 좋아하면 좋아하는 모습이 다 보이고 표현도 많아지고.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완벽하고 싶은데 그렇다고 무게를 잡는 스타일은 아니다. 자신의 일에 프로페셔널한 커리어우먼이 이상형이다. 멋지고 아름다운 여자. 어른스러운 스타일을 좋아한다. 그런데 항상 얘기해도 그런 여자가 만나지진 않더라. 최근 영화 ‘어바웃타임’을 봤는데 주인공 레이첼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고 아름다워서 새벽까지 잠을 못 이뤘다. 어쩌면 연애를 너무 쉬었는지도 모르겠다. (웃음)
연기자의 꿈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고등학교 때 공연을 한편 본 적이 있었다. 연극이 끝나고 커튼콜 타임에 연기자들이 나와서 무대 인사를 하는데 배우들이 관람객보다 더 감동하고 행복해하는 거다. 때마침 그날 공연이 마지막 공연이었는데 어떤 배우는 눈물까지 흘리더라. 그때 문득, ‘연극을 본 사람은 관객인데 저들은 무엇 때문에 저렇게 행복해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연극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연기로 입시 준비까지 하게 됐다. 연기를 하다 보니 그때 그 배우들의 심정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그렇게 연극영화를 전공하고 2008년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를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은데?
데뷔작 ‘오로라공주’의 성공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그렇듯 나에게도 힘든 시기는 있었다. 데뷔 전 연극 활동을 하던 중 홍콩에서 모델 제의를 받아 3개월 정도 홍콩에서 지낸 적이 있었다. 당시 사랑하는 사람과도 헤어지고 어머니도 편찮은 상황 속에 가족들을 두고 혼자 홍콩에서 지내며 심적으로 무척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은 고통스러웠던 그 순간 연기에 대한 열정은 다시 피어나더라. 모델 일을 하면서 연기를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아가 연기와 관련된 분야는 다 도전해보겠다는 결심이 섰다.
가족들이 연기를 반대하진 않았나?
오히려 열심히 응원해주셨다. 돌아가신 외할머니와 어머니는 꾸준히 연기할 수 있도록 도와준 나의 원동력이다. 또 한 분의 조력자는 평범한 서하준에게 연기라는 옷을 입혀준 멘토 선생님. 친구의 형에게 연기를 가르쳐준 인연으로 알게 됐는데 나이를 떠나서 그렇게 대단해 보인 사람이 없었다. 내 앞이 벽으로 막힐 때마다 전화 한 통이면 해결책을 주는 분이다. 연기뿐만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법, 살아가는 법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셨다.
연기자 서하준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멘토 선생님께서 나에게 무기가 있다면 뻔뻔함이란다. (웃음) 다른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는 것을 겁내지 않고 즐기는 편이다. 오히려 나의 장점을 남들 앞에서 보여주는 것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배역에 대한 공부와 분석도 열심히 한다. 배역을 받게 되면 일단 몰입하기 위해 성격과 습관, 버릇까지 생각해내서 획일화된 캐릭터를 표현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연기를 할 때는 억지로 꾸미지 않고 진실성 있는 연기를 하고자 한다. 그 때의 감정에 충실하면서 과하지는 않게, 아마 평생 해도 어려운 부분일 거다.
연기자로서 롤모델이 있다면?
하정우 선배! 항상 고뇌하는 모습이 멋있고 어떤 역할이던지 딱 맞게 맞춰 입은 듯한 느낌으로 연기를 한다. 외국 배우로는 모건 프리먼, 이완 맥그리거를 좋아한다. 연륜이 쌓인 교수님 같은 느낌이랄까. 나의 환상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주름, 눈빛, 손 동작 하나 하나가 연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연기할 수 있을까 하고 이유를 찾아가다 보니 계속 더 빠지는 것 같다.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 혹은 연기 장르가 있나?
아직 대중들에게 인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내가 어떤 캐릭터를 선택한다는 것은 자만인 것 같다. 그저 어떤 역을 맡던 지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장르는 스릴러 혹은 심오하고 진지한 추리물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정신 없이 달려왔다. 만약 시간이 난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여행을 가고 싶다. 멀리 꿈꾸는 곳이 많다. 잡지에 여행 기사가 있으면 사진으로 찍어 놓을 정도다. 뉴욕, 마이애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정신 없이 돌아다녀 보고도 싶고 뉴질랜드나 스코틀랜드에서 멋진 자연경관을 보며 푹 쉬고 싶기도 하다.
배우가 아닌 인간 서하준은 어떤 사람인가?
유쾌한 사람. 주변에서는 어디 나둬도 어색하지 않고 잘 지낸다고 말한다. 좋은 점만 말하고 싶은데 사실 단점이 많다. 사람들이 나의 성과에 대해 칭찬을 해도 항상 채워지지 않고 만족이 안 된다. 아직 남은 숙제가 더 많은 사람이다.
취미는 뭔가? 개인적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취미생활로 연애를 할 수 있다면. (웃음) 살면서 후회가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피아노다. 어머니께서 피아노 선생님이셨는데 어렸을 때 남자는 남자답게 커야 된다고 하며 늘 도망만 갔다. 이제서야 뒤늦게 악기 하나쯤 배워뒀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를 배워보고 싶다. 또 작곡과 디제잉도 기회가 되면 도전해보고 싶다.
평소 패션 스타일이 궁금하다. 오늘처럼 수트를 즐겨 입는가? 셔츠 차림은 나이가 더 들어 보이지 않나.
나이 들어 보인다는 말을 듣는다. 어렸을 때 주변에서는 나이가 들어도 그 얼굴이 그대로 갈 거라고 했지만 그냥 꾸준히 늙더라. (웃음) 그래도 좋다. 연기하는 사람이니까 성숙해 보인다고 해석하면 오히려 장점이 될지도 모른다. 평소의 패션 스타일은 때에 따라 다르다. 수트, 캐주얼 가리지는 않지만 사실 친한 지인들을 만날 때는 트레이닝복을 자주 입는다. 트렌디한 패션에 관심이 많아 팔찌, 반지 같은 액세서리도 즐겨 한다. 생각보다 나이를 많게 생각한 사람들은 평소 옷차림을 보면 깜짝 놀라곤 한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는다고.
영화 ‘굿바이..그리고 헬로우’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영화인가?
냉소적인 남자의 이야기다. 어머니를 잃은 아픔 때문에 사람들과 친해지지 못하고 오직 물이라는 매개체에만 마음을 연다. 그에게 있어 물은 어머니의 양수와도 같다. 그런데 그마저도 아버지가 반대를 한다. 영화는 이 남자가 수영을 통해 자신의 아픔을 풀어가면서 가족간의 화합을 보여주는 따뜻한 이야기다.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어떤 색의 옷을 입혀도 어색하지 않은 배우. 빨리 달리려고 욕심내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않게, 기차처럼 묵묵히 제 길을 가는 거다. 사실 최근의 폭풍 스케줄은 조금 달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정말 원하고 바라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연기자 서하준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
당분간은 뮤지컬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고 곧 드라마 ‘사랑만 할래’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다가오는 여름엔 영화 ‘굿바이..그리고 헬로우’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올해의 가장 큰 목표는 ‘오로라공주’ 설설희의 이름을 벗는 것. 올 한해 열심히 뛰어서 대중들에게 서하준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고 싶다.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는 연기만이 아니라 살면서 호기심이 생기는 그 모든 것들을 열심히 배우는 것이다.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배우고 싶다.
첫댓글 프리지아향기님 늘 발빠른 기사 감사해요*^^*
울배우님 26세 맞나요. 인텁도 어쩜 조근조근 침착하고 차분하게 할말은 다하는데 ᆞ밉지가 않아요. 이미 콩깍지덮였는데 무슨말을 해도 이뻐요
인텁 너무 좋은데요^^♡♡♡♡
멋져요~♡♡♡♡♡
정말 속이 꽉찬배우 서하준 입니다.... ㅋㅋㅋㅋ
프리지아향기님~~ 좋은소식 감사드려용^^ 울 하준님의 새론 헤어스퇄~~ 멋찌고...인터뷰 멋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