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저것 할 일이 있어 차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중
좌측 깜빡이를 넣고 마치 도로 주행연습 때 마냥 나름 얌전하게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끼어들며 교묘하게 나를 새치기 하며 먼저 쌩~ 하니 꺾고 가버리는 차 한 대...!!!
내심 욕을 하면서 언뜻 보니 아니나 다를까 BMW 스포츠카다.
가만 보아하니 언제나 이렇게 얌체짓을 하는 차 종류들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 것 같아
대체 어떤 사람들이 어떤 차를 타고 다니는지 유심히 살펴 봤더니
뭐랄까~ 일종의 패턴이 보이는 거다.
어떤 차를 모느냐에 따라 그 운전자의 성격이 딱 정해져 있다고나 할까~
차가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것인지 아님 그런 성격의 사람이 그런 차종을 고르는 것인지는 몰라도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차나 차주인이나 둘이 너무나 궁합이 척척 잘 맞는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독일의 워스트 운전자 & 자동차 파이브를 살펴 본다.
5위. 폴크스바겐 (Volkswagen) : 느긋한 드라이버
이 차와 이 차를 타는 운전자는 그나마 그 중 제일 무난한 편에 속한다.
나도 학창시절에 VW 중 제일 유명한 Golf 를 탔었는데,
작은 크기 때문에 기동성이 좋고 복잡한 시내에서도 주차하기에 유리하므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차종이다.
그 옛날 히틀러가 만든 국민차 중에서
(Volkswagen 을 직역하면 국민차가 된다. Volk: 국민, Wagen: 차, s는 두 개의 명사를 접합시킬 때 쓰임)
아마도 제일 유명한 것은 이 딱정벌레차 (Beetle) 일 것이다.
그 외 패밀리 자동차인 미니벤이랑 요즘 신종 Jeep 차도 있다.

4위. 아우디 (Audi) : 새로운 도전자
옛날엔 좀 따분하고 지루한 그런 느낌의 차였었는데
어느 날 새로운 신상품들을 출시하더니만 갑자기 고속도로에서 무섭게 질주하며 모든 다른 차들을 위협한다.
느긋하게 룰루랄라~ 노래 들으면서 운전하고 있는데
대낮에도 불을 켜고 아우토반에서 최저 180 으로 밟으며 순식간에 쫓아와서
꽁무니에 딱 붙어서는 라이트를 깜빡이면서 비키라고 조르는 차들은 가만 보면 다 아우디들이다.
행여나 구식 VW 폴로(Polo) 같은 소형차를 타고서 끝까지 밟았는데도 불구하고 재빨리 가속이 안 되어 추월하는데 한참 걸린다면
그럴 경우의 그 스트레스는 정말 이만저만이 아니다.
뒤에선 비키라고 난리법석이지 차는 안 나가지... 정말 악몽이 따로 없다.
그래서 불 번쩍이고 다니는 차들이 멀리서 보이면 보나마나 성질 급한 이 아우디 운전자들이 분명하므로
지나갈 때 까지 아예 추월하러 오른쪽 차선에서 안 나오는 게 상책이다.

3위. 포르셰 (Porsche) : 영원한 레이서
뭐 이 차를 모는 사람들이야 뻔하겠다.
포르셰야 워낙에 끝내주는 성능의 모터에다 경주차 처럼 납작하게 지어진 형체 덕에
0 에서 시속 100 Km 로 가속하는 건 진짜 몇 초도 걸리지 않는다.
이 사람들은 조금만 직선으로 밟을 수 있는 구간이 나오면 걍 무조건 밟는다.
하다못해 그 다음번 신호에 걸려서 자기보다 훨씬 더 늦게 출발한 차들이랑 또 같이 기다려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우선은 밟고 본다.
저번에 오후 6시 정도라 귀가하는 차량들이 많은 탓에 고속도로가 좀 막히는 편이었는데
뒤에서 포르셰 하나가 바짝 붙어서는 어찌나 촐싹거리며 난리법석이던지...
겨우 길이 뚫려 미운 넘 떡이나 하나 더 주자는 심정으로 사람 신경 긁지 말고 얼렁 꺼져라 싶어 드뎌 길을 비켜줬더니만
정말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몇 초 만에 그냥 순식간에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시내에선 그런대로 괜찮지만 아우토반에서 무조건 먼저 보내줘야 하는 넘.

2위. 메르체데스 벤츠 (Mercedes - Benz) : 나는야 도로의 제왕
참 희한하게도 벤츠 운전자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떤 크기의 차를 타건 간에
이 세상 모든 도로는 다 자기꺼인 줄 안다.
내가 나왔으니 모두 모두 길을 비켜라 이거다.
(완전 배짜라 똥배짱임)
차 안에서 중절모 쓰고 타는 할아버지든 아빠 차를 몰고 나온 틴에이저든 여기엔 거의 아무런 차이가 없다.
고속도로는 말할 것도 없고 시내서 꺼정 항상 추월선만 타면서 떠억 버티고 있고,
자신이 어떤 다른 차들 보다도 더 위에 있다고 은근 생각하고 있다.
우리도 옛날에 벤츠 E 클래스 하나를 탔었는데 가만 보아하니 울 신랑 역시 다른 운전자들이랑 하는 짓이 똑같더라~
문제는 그 차를 팔고 미니벤으로 바꿨는데도 저 행태를 안 버리고 계속 하고 있더라는 거!


1위. 비엠더블유 (BMW ) : 도로의 무법자
이 차 운전자들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정말 성질이 열라리 더러븐 넘들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겠다. ^^
빽빽한 차 사이로도 기회를 봐서 삭삭 빠져 나가고,
새치기의 명수이며,
멀쩡한 남의 길을 끊어먹기 일쑤이고,
아우토반에선 무시무시한 속도로 밟으면서 빨리 안 비켜주면 마구 불을 뻔쩍거리면서 나중엔 클렉션 꺼정 빵빵 누른다.
(독일에선 시내에서도 물론이고, 아우토반 역시 응급상황이 아닌 이상 클렉션을 안 울리는 게 일반적이다)
어떨 땐 진짜 전후좌우 종횡무진으로 정말 개떡같이 운전하다 주차 후 개가 내리는 우리나라 테레비 선전이 절로 떠오른다.
희한한 것은 여태 BMW 운전자들 중 점잖게 운전하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는 거다.
(뭐 물론 개중엔 안 그런 사람들도 간혹 있겠지만... 어디든 예외는 항상 있는 법이니까~ ^^)
어쩌면 차가 너무 성능이 좋아서 그런 모든 얌체짓을 다 할 수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운전들을 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올시다~ 아무리 그래도 맘만 먹으면 누구든 제대로 된 매너는 지키면서 운전을 할 수는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아무래도 대부분 20~30 대 젊은 층들이 운전대를 잡아서 그런지 그런 면으로 좀 자주 아쉽다.
좋게 말하면 스피드와 변화를 즐기는 멋쟁이 쿨맨 스타일의 운전자라고 할 수 있겠고,
나쁘게 말하면 차의 성능과 자신의 운전실력을 너무 믿는다고나 할까~

첫댓글 ㅋㅋㅋ 도로의무법자 라뉘...풉...
저도 도로의 무법자인가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