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엘리바스의 변론에 대한 욥의 두번째 응답이 16장에 전개됩니다. 친구들의 충고에 조금도 위로를 받을 수 없었던 욥은 자신의 고통의 원인을 다시 한번 밝힌 후에 자신의 중보자인 하나님께 자기에게 닥친 고통을 제거해 달라고 호소합니다. 욥은 고난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진리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1. 엘리바스를 책망하는 욥
1) 재난을 주는 위로자
욥은 자기 친구들을 가리켜 말하기를 재난을 주는 위로자들이로구나라고 하였습니다. 악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심판을 면할 수 없다는 지금까지의 엘리바스의 논지에 대하여, 욥은 그와 같은 말은 과거부터 알고 있던 것이라고 일축하였던 것입니다. 욥에게 찾아온 친구들은 그에게 고통의 문제를 해결해 줄 방법은 마련하여 주지 않고 일상적인 진리만 마구 늘어놓아 욥을 괴롭혔습니다. 그리하여 욥은 친구들이 자신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마음에 재난을 주는 위로자라고 한 것입니다.
a.남의 말하기를 좋아하는 자의 말은 별식과 같음(잠18:8)
b.근심하며 번민함(단7:15)
2) 헛된 말은 끝이 없음
욥은 지금까지 친구들이 자기에게 던진 말에 대해 헛된 말이었다고 일축하고, 그것이 끝이 없다고 비판하였습니다. 헛되다는 표현은 성경에 자주 나타나는데 이는 바람을 뜻합니다(참조, 왕하17:15;롬1:21). 악인은 쓸데없는 말을 자꾸 되풀이합니다. 욥의 친구들이 아무리 열심히 바른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말은 계속된 반복을 통해 이룬 욥에게는 허공을 치는 헛된 말로 들린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위로자의 말은 분명하고(참조, 고전14:9), 바르게(참조, 딤전6:5) 상대방에게 전달되어져야 합니다.
a.증험도 없고 성취함도 없음(신18:22)
b.유익이 하나도 없음(딤후2:14)
3) 친구들을 공박하는 욥
욥은 친구들의 말이 자기에게는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강력히 항변하면서 그들과 입장을 바꾼다면 자기가 더 효과적으로 위로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현재 고난당하는 욥 자신에게 그의 친구들이 도움이 되지 못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성도들은 다른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할 때에는 그 사람의 정확한 사정과 정황을 이해하고 말뿐이 아닌 진심 어린 우애의 감정으로 대해야 합니다. 사랑이 담긴 말 한마디는 죽어가는 자를 소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a.거짓의 입술을 가진 자임(잠10:18)
b.쓸데없는 의원임(욥13:4)
2. 환란에 대한 욥의 태도
1) 알 수 없는 고난
의인 욥은 '내가 말하여도 내 근심이 풀리지 아니하고 잠잠하여도 내 아픔이 줄어들지 않으리라'라는 말로 표현하였습니다. 욥이 이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것은 고난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고난의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성도들이 당하고 있는 고난 가운데 가장 견디기가 힘든 것은 그 고난의 배후에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할 때일 것입니다. 욥은 주께서 나를 곤고하게 하셨으며 시들게 하셨다고 하였습니다.
a.여호와는 마음을 연단하심(잠17:3)
b.사탄에게 붙이심(욥1:12)
2) 악인의 손에 던지심
욥은 자기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대적 관계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말하기를 하나님께서 진노하사 나를 찢고 적대시하시며 나를 향하여 이를 갈고 원수가 되어 날카로운 눈초리로 나를 본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욥은 하나님이 마치 욥을 원수로 삼으신 것같이 육신적 고통을 주셨으며, 자신을 둘러싼 모든 무리로부터 버림을 받게 하시며, 악인의 손에 자신을 던졌다고 말하였습니다.
a.조롱거리가 됨(욥30:9-10)
b.악인으로 제어하게 하심(시109:6)
3) 고통의 정도
하나님께서 주신 고통의 처절함이 마치 원수에게 하시는 것과 같다고 말한 욥은 이제 구체적인 고통을 말합니다. 마치 원수가 공격하여 온몸을 부숴뜨리는 듯한 고통을 당한다고 욥은 표현합니다. 자신의 고통당함이 원수가 대적자를 과녁으로 삼고 사정 없이 활을 당겨 허리가 뚫어지고 몸 속의 내 쓸개가 땅에 흘러나옴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날랜 용사가 대적자의 성벽을 부수는 것처럼 자신에게 달려들어 징계의 칼을 휘두르시니 욥 자신은 굵은베를 입고 애도할 뿐이라고 합니다.
a.살을 날려 흩으심(시18:14)
b.티끌과 재 같게 하심(욥30:19)
3. 하늘에 있는 증인
1) 기도하는 욥
욥은 자신의 행위와 기도에 대해서 내 손에는 포학이 없고 나의 기도는 정결하다고 하였습니다. 욥 자신은 지금 고난받는 이유가 친구들의 비난처럼 자신의 포학 때문이 아니라 잘 알 수 없는 하나님의 징계 의지로 말미암은 것일 뿐이라고 합니다. 욥은 만약 자신의 손에 포학이 있었다면 그것이 숨겨지지 않기를 원하였습니다. 극심한 고통 가운데 처해 있는 자신의 무고한 피가 아벨의 피처럼 하나님께 상달 되어 무죄성이 증명될 수 있게 하도록 해 달라고 욥은 호소합니다.
a.고역으로 인하여(출2:23)
b.심히 두려워하여(출14:10)
2) 나의 증인과 보인
욥은 자기의 기도에 응답하실 분에 대하여 나의 증인이 하늘에 계시고 나의 중보자가 높은 데 계신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는 증인이 되실 뿐만 아니라 중보자가 되심을 욥은 고백하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욥은 자신이 하나님의 의로우심과 공정하심을 믿고 신뢰하였음을 보여 줍니다. 형제들로부터 아무런 까닭 없이 책망받는 성도들에게 있어서 자신의 결백함을 아시는 하나님이 하늘에 계시어서 멀지 않은 시일 내에 모든 것을 밝혀 주신다는 사실은 무엇보다도 크나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a.대언자가 있음(요일2:1)
b.시험받는 자들을 도우심(히2:18)
3) 하나님을 향하여 눈물을 흘림
욥은 하나님을 향하여 눈물을 흘린다고 하였습니다. 오직 성도는 하나님께 향하여 눈물을 흘릴 뿐입니다. 비록 가족, 친지, 동료들이라 할지라도 성도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는 못할 것입니다. 성도는 이미 세상을 떠나 하나님의 양자가 된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욥은 자신이 하나님께만 무죄를 위한 변증을 한다면 우선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가 개선될 것은 물론 그 이웃과의 사이도 좋아질 수 있음을 하나님께 간구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이 이 세상에 살아 있을 동안 하나님으로부터 그의 무죄성을 입증받기만을 간절히 염원했습니다. 욥은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는 것보다 살아 있을 동안 하나님이 알아주기를 소원했던 것입니다.
a.가까운 친구들이 대적이 됨(욥19:19)
b.업신여기고 조롱함(욥19:18)
결론
우리는 16장을 통해 고난이 인간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욥은 고난 때문에 자신의 신앙이 더욱 성숙되어 진리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만약 고난을 받을 때에는 자신의 잘못된 소행과 허물과 교만과 죄를 깨닫고 회개하여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