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 해 동안 오토뷰 로드테스트팀이 시승했던 모델 중 최고의 차량들을 꼽아봤다. 선정 대상은 2017년 테스트를 진행했던 모델 중 소비자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모델들을 대상으로 했다.(가나다순)
기아 스팅어 – 국내 최초 스포트백 디자인을 가진 스포츠 세단
스팅어는 잘 만들어진 국산차다. 이렇게 독창적인 디자인을 갖고 이렇게 많은 기능을 담아내며 잘 달리는 국산차는 없었다. 충분히 박수받을 수 있는 모델이다.
가격이 조금 높아 보이지만 가격만 빼고 보면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멋진 차임에 분명하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선전해 현대차그룹 내 영향력이 커지길 희망한다. 그래야 제2의 스팅어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아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 다 갖춘 국산 SUV. 잘 팔리는 이유는 있다
현 상황에서도 기아 쏘렌토는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 현대 싼타페는 끝물이며, 쉐보레 캡티바는 사골이다. 르노삼성 QM6가 다크호스로 등장해 경쟁력을 뽐내지만 왠지 쏘렌토와 스포티지의 중간 등급처럼 보인다.
쏘렌토는 완성도 역시 높다. 소비자들의 많은 지적들을 들으며 꾸준히 개선한 덕에 현재에 이르렀다. ‘달라진다, 바뀐다’라는 말만 한 것이 아니라 실천을 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신형 싼타페 출시까지 쏘렌토의 인기는 식지 않을 듯하다. 적어도 그전까지 쏘렌토 이상의 상품성을 갖는 경쟁 모델이 없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르노삼성 QM6 가솔린 – 소형 SUV 뺨 때리는 가성비
소형 SUV 구입을 생각하고 있는 소비자가 있다면 QM6 GDe를 검토하라 조언하고 싶다. 비슷한 가격대에 큰 차체가 보여주는 당당함, 디자인의 차별화, 보다 넓고 안락한 공간,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에 연비 경쟁력까지 높였기 때문이다. 뒷좌석? 소형 SUV와 비교하면 QM6의 뒷좌석은 리무진 급이다.
르노삼성은 다시금 틈새시장에 파고들었다. 느린 속도긴 하지만 자신만의 시장을 개척해가려는 노력이 보인다. 하지만 이번 시장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너무나도 매력적인 가성비가 무기이기 때문이다.
마세라티 기블리 350 – 밸류는 물론 수치 이상의 성능 발휘
기블리는 마세라티의 입문형 모델이다. 그래도 마세라티는 마세라티였다. 특히 후륜구동 차량만이 전달하는 솔직하고 즐거운 주행감각이 마세라티의 손을 거쳐 한층 더 스포티해졌다. 요즘 유행하는 4륜 구동도 좋지만 후륜구동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제한된 소비자들에게 해당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기블리의 소비층은 다르다. 아우디 A6, BMW 5시리즈, 벤츠 E 클래스와 같은 선상에서 바라본다면 실망할 일이 뻔하다. 그들 대비 부족한 편의장비가 원인이 될 것이다. 뒷좌석도 좁다. 하지만 사운드를 시작으로 특화된 달리기 성능은 브랜드 가치를 떠나 운전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요소가 된다. 그 가치에 얼마를 지불할 수 있는지가 마세라티를 구입하는 소비자를 결정짓는 요소다.
볼보 크로스컨트리 V90 – 세단의 편안함과 SUV의 다재다능함에 고급스러움까지
SUV의 인기가 꾸준히 올라가는 추세다. 하지만 한번 살펴보자. 요즘 나오는 SUV가 정말 SUV 같을까? 크로스컨트리는 같은 엔진과 트림 기준으로 세단인 S90보다 딱 200만 원 비싸다. 더 넓은 공간과 다양한 활용성을 갖추고도 말이다. 사실상 XC90과 동일한 구성임에도 동급 트림의 XC90 대비 1,3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여기에 국토의 80%가 숲과 호수로 이뤄진 스웨덴의 환경에서 개발됐기에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국내 환경과 어울리는 부분도 많다. 어설프게 SUV를 코스프레 한 비싼 모델보다 차라리 완성도 높은 크로스컨트리가 낫지 않을까? 볼보는 왜건형 모델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우리네 자동차 문화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다.
쉐보레 볼트 EV – 현시대 전기차의 기준
테스트 차량 한 대당 우리 팀의 최소 이동 거리는 400~500km에 이른다. 상황에 따라 1천 km 이상 주행한다. 다른 전기차로는 이런 스케줄을 소화하기 어렵다. 얼마 가지 못해 충전에 충전을 거듭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트 EV는 우리 팀의 테스트와 촬영에 필요한 주행까지 문제없이 해냈다. 중간에 멈출 수 있다는 불안감 없이 전기차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었다.
절대적인 기준에서 볼트 EV도 발전을 해나가는 과정에 놓인 전기차다. 하지만 현재까지 우리 팀이 경험한 전기차 중 가장 진보한 모델임에 틀림없다. 현재 구입할 수 있는 전기차 대부분은 2천만 원대 가격을 갖는다. 볼트 EV도 2천만 원대 가격이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높은 스펙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당분간 이 시장의 기준은 볼트 EV가 될 것이다.
인피니티 Q30S – 성능과 구성은 벤츠, 가격은 인피니티
Q30S는 독창적인 디자인, 높은 퀄리티의 인테리어, 감각적인 주행성능, 벤츠스러움(?)이 묻어나는 고속 안정감, 수긍 가능한 연비까지 갖는다. AMG 패키지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 시트와 브레이크 시스템도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벤츠의 세 꼭지별이 목적이 아니라면 Q30을 구입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디젤 엔진이 갖춘 연비 때문이라고? 물론 20~30만 km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삼는다는 디젤이 유리하겠지만 Q30과 GLA의 차 값에서 발생한 수백만 원의 차액을 연료비로 사용한다면? 더 여유로운 성능과 고급스러움, 단지 엠블럼 하나를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기 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제네시스 G70 – 성공적으로 데뷔한 국산 컴팩트 스포츠 세단
제네시스 G70은 충분히 칭찬받을만하다. 단연 ‘국산차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이는데 이견이 필요 없다. 스타일, 성능, 구성도 빠지지 않는다. 처음 시도하는 분야에서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고 해도 되겠다. 2세대 G70이 나올 때면 가장 위협적인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어떻게 보면 제네시스 브랜드의 무모한 도전이었다. 시장에는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렉서스 IS, 캐딜락 ATS, 재규어 XE까지 나와있다. 쉽지 않은, 아니 하나같이 대단한 모델들이기에 기본 완성도부터 갖춰야 한다. 놀랄만한 국산차의 등장이었다.
캐딜락 CT6 2.0 터보 – 최저의 가격으로 최고의 가치를
우리나라에 ‘가성비 깡패’ 모델이 몇몇 있다. 우선 현대 아반떼 밸류 플러스 트림이 꼽힌다. 경쟁 모델에 없는 다양한 편의 장비를 갖추면서 1,690만 원이라는 가격에 판매된다.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스타일은 364마력이라는 동급 최고 성능을 갖지만 4,680만 원에 팔린다. 쉐보레 카마로 SS는 1억 원대 차량의 성능을 5,098만 원으로 즐길 수 있다.
오랜만에 새로운 가성비 깡패 모델이 하나 더 추가됐다. 그것도 대형 세단 시장에 말이다. 크게 빠지지 않는 구성에 장비, 넓은 공간은 물론 완성도 높은 달리기 성능까지 갖췄다. 연비도 좋지만 가격은 6,980만 원이다. 최상급 플래그십 세단을 구입하겠다는 목적이 뚜렷한 소비자는 CT6가 아무리 저렴해도 1억 원이 넘는 벤츠 S-클래스를 구입한다. 이런 소비자는 애초부터 CT6의 구입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벤츠 E-클래스나 5시리즈를 고민하면서 대형 세단에 대한 열망이 있는 소비자라면 CT6 터보의 가치를 높게 살 수 있다. 새로운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CT6 터보의 가격은 매력적이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토요타가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다는 것
처음부터 다시 개발된 신형 캠리는 이름만 같을 뿐 전혀 다른 모델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캠리라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변화를 거쳐 개발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토요타가 이 차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쉽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비롯한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더 강력해지며 효율까지 높아졌다.
그만큼 이 시장은 치열하다. 특히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의 경쟁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캠리 하이브리드는 다시금 하이브리드 세단의 기준을 보여준다. 분명 경쟁차들의 벤치마크 대상 1순위가 될 것이다. 경쟁사들 덕분에 캠리에도 많은 변화가 주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이래서 경쟁이 좋다.
현대 그랜저(하이브리드 포함) – 가격, 구성, 성능 모두 평균 이상
그랜저는 고급 세단을 추구하는 준대형급 세단이다. 특히 가격 정책을 칭찬할만하다. 중형 세단 상위 트림에 몇 가지 옵션을 추가할 바에 그랜저 3.0을 구입하는 편이 낫다.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것이 그랜저와 그랜저 하이브리드다. 국산차만의 막강한 편의장비를 갖췄으며, 연비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준대형 세단답게 트렁크 공간도 넉넉하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수입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교해 가격에서 우위에 선다. 그만큼 잘 팔릴 조건을 갖춘 차다.
현대 코나 – 소형 SUV의 최강자
코나는 넓은 공간, 많은 편의장비, 좋은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차체 강성도 최근 현대차들처럼 수준급이다. 소형 SUV에서 느끼기 힘든 정숙성, 엔진의 진동도 적다. 서스펜션 역시 차량 성격에 잘 맞으며, 스티어링 시스템의 완성도 역시 향상됐다.
여기에 중간급 트림(2,200~2,400만 원)만 선택해도 경쟁 모델의 풀옵션 수준이 된다. 추천 대상은 아니지만 최상급 트림에 옵션을 더하면 준대형 세단 부럽지 않은 구성도 갖게 된다. 코나가 출시된 후 쌍용 티볼리의 판매량 1위 기록에도 제동이 걸렸다. 코나가 신차이기 때문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