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을 밟다 / 가와카미 히로미
이헌 조미경
가와카미 히로미 소설은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언젠가 일본 번역소설에서 읽었던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고양이가 사람처럼 말을 하는 문장에서,
즐거움을 느꼈는데, 이번 소설 뱀을 밟다는, 뱀과 사람이 공존하는 시간.
뱀이 스르르 흩어져 여자의 몸으로 변해서 밥 하고 빨래하는 일상이 어쩐지 낯설지만, 재미있는 소설.
사찰에 염주를 납품하는 가게와 가게 주인과 안주인등 평범하지 않은 행동들이 괴이 하지만
끔찍하기보다는 애완동물을 키우는듯한 그들의 대화가 소설적 상상력과 함께, 동물에 대한 공부를 하게 만든다.
뱀이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징그럽고 무서운데 소설 속 뱀은 현실에서 누구나 느끼는 파충류의 우둘투둘하고
차갑고, 사람을 헤치는 동물이 아닌, 아이러니하게 음식을 만들고 엄마처럼 잔소리를 늘어놓는 존재.
이 부분에서 작가는 뱀이라는 생각만으로도 섬뜩한 생물을 어쩌면 이리도 친숙하게 그렸을까.
마치 요술을 부리고 특유의 독으로 사람을 헤칠 것 같은데, 정반대의 시선으로 다정하기까지 하다.
우리 나라 전설에 뱀이 등장하는 그러나 뱀이 아닌 용이거나 이무기이거나 하는 전설 속 동물이, 민간에서
아주 평범한 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가, 즐거움을 준다.
사실, 뱀의 특징을 친근하게 그렸지만, 무의식 속에 남아 있는 불필요하고 불편한 뭔가가 그려진다.
주인공인 히와꼬짱의 할아버지가 새와 살다 3년 만에 돌아왔다는 부분에서, 마치 신화를 읽는 듯 신선 했다.
새와 인간의 결합, 뱀과 인간의 결합은 함께 살 수는 있지만, 새 생명을 잉태할 수 없다는 것은
종족 보존 본능에 충실하기 위해서, 작가만이 그릴 수 있는 것을 그려 놓았다.
소설은 뱀의 특징인 성질인 똬리를 틀고 있다 던가 움직일 때
스르륵 기어서 움직이는 것 등. 뱀이 좋아하는 기호 식품등.
여자가 된 뱀은 사나다에게 왜 계속해서 뱀이 되기를 원했을까.
고스가 씨와 니시코의 뱀에 대한 것들이 유쾌함과 어느 땐 이웃집
이야기하듯 친한 지인을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가 접하는 리얼리즘 소설을 읽는 듯했다.
소설의 결말 부분에서 주인공 여자의 아파트가 물에 둥둥 떠가는 듯한 장면이
두 번을 읽었지만. 얼른 이해되지 않는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뱀이라는 냉혈 동물과 뱀이 가지고 있는 독성에 대해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을까
작품은 끝까지 일본인 특유의 섬세함을 그린다.
다음에는 다른 작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려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