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태풍도 덤덤히 지나갔고 말복도 지나 좀 수그러들 것 같았던 날씨는 여전하다.
8월 15일 휴일을 맞아 아침 일찍 사당역 쪽으로 걷는데 따가운 햇살에 온몸이 화끈해
진다. 겨우 보라매공원이 보이는데 그래도 가로수가 많아 그늘진 곳에 사람들이 쉬고
있다.
오늘은 1974년 육영수여사가 운명하신 날이다. 오후 1시 사당동 교통문화교육원 식사
모임 시각에는 한참 이른 터인데 몸이 피곤해서랄까 현충원의 제49주기 추도식에는 못
갔다. 1973년 9월에 들어간 보광동 정수직업훈련원의 입학식에는 박정희 대통령 내외분
이 오셔서 축사를 하셨다.
그만큼 중화학공업 발전을 염두에 두고 기능인을 양성할 때이었다. 지금은 한국폴리텍
대학으로 체제가 바뀌어 4년제 대학보다 취업도 더 잘된다고 하니 뿌듯하다. 그리 풍족하
지 못할 때 1년간 기숙사와 학과 교실을 오가며 공부도 하고 잘 먹었더니 체중이 10kg이
나 늘었다. 나처럼 전공을 못 살린 친구도 많지만 한 우물을 파서 명장이 된 친구도 있고
기술이민 및 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다가 은퇴한 친구도 많다.
개교 50주년 기념을 자축하기 위해 동기들과 후배들이 모여 반갑게 환담을 나눴다. 다들
70이 바라보는 나이지만 내년에도 건강하게 다시 보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