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아침에 핸드폰을 여니 '택배가 왔습니다'라는 문자가 떴다.
문을 여니 복도에는 택배상자가 왔다.
충남 보령시 웅천읍 장터 농협 앞에 있는 '태극당' 상호가 보였다.
내 사촌동생의 친구가 운영하는 빵집이다.
택배 상자의 테이프를 벗기니 머위 잎사귀, 갯두릅, 참드릅이 나왔다.
태극당 주인이 서낭댕이 산자락 밑에 있는 내 소유의 밭 일부에서 푸성귀를 조금 재배한다.
노는 땅인데도 몇 해 전부터 푸성귀를 조금 재배하는데 이에 대한 임대료인가 싶었다.
사촌동생과 연관된 읍내 사람이기에 우선 먼저 사촌한테 핸드폰으로 전화 걸었다.
그런데 사촌은 대뜸 말했다.
'그거 제가 택배 보낸 거예요. 태극당 냉장고에 보관시키고는 저는 대전 갔지요. 두릅은 형님네 밭에서, 개두릅은 제 산에서 조금 뜯었어요.'
그제서야 나는 전후 사정을 짐작했다.
화망 마을회관 인근에 사는 사촌동생이 큰집인 내 텃밭에서 머위 순과 두릅 순을 꺾고, 바로 인근에 있는 신한재 자기 산에서 개두릅을 땄고, 대전에 급히 다녀와야 하기에 읍내에 사는 친구(태극당)에 보관을 부탁했다고 한다.
내가 농사를 짓다가는 함께 살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는 그참 서울로 되올라왔다.
텃밭은 주인이 없는 밭이 되었기에 작물 수확 시기를 놓치게 마련이고, 시기를 놓치면 대부분의 식물은 그냥 내버리기 일수이다.
내 텃밭에는 다양한 식물이 있다.
참두릅, 개두릅 나무에는 나무 본체, 가지, 줄기, 잎사귀 등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무척이나 많다.
가시가 없는 개량종 두릅나무도 있지만 내 텃밭에는 가시 많은 두릅이 더 많다.
개두릅도 몇 그루 심었으나 내가 관리하지 않는 지도 만8년이 더 지났으니 그 모종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모르겠다.
개두릅 잎사귀에는 가시가 없으나 두릅(참두릅)에는 자잘한 가시가 무척이 많다.
이들 두릅 줄기/잎은 가시가 연할 때 얼른 꺾어서 식용해야 할 터.
머위 잎사귀는 제법 컸다.
아기 손바닥만한 때가 가장 좋은데도 지금은 무척이나 커서 넓적하다.
내 텃밭 가운데 앞밭에는 머위가 제법 많다. 키 큰 과일나무 그늘 속에 있기에 순/줄기는 보다 부드럽다.
* 머위 줄기는 년간 3차례 수확한다.
전혀 생각하지도 않는 개두릅, 참두릅, 머위 잎사귀를 손수 따서 택배 보내준 사촌한테 고마워 한다.
나는 가시가 없거나 적은 개두릅이 참두릅보다 훨씬 좋다.
쌉싸릅한 맛이 더 강한 개두릅을 더 번식시켰으면 싶다.
내가 개두릅을 더 번식하겠다고 말하니 아내가 어깃장을 놓는다.
'소용 없어요. 자식들은 시골에서 생활하지 않을 거예요.'
그래도 기회가 되면 사촌네 산에서 개두릅 모종을 얻어서 내 텃밭에 더 많이 이식해야겠다.
집나이 일흔다섯 살인 내가 미래를 꿈꾸는 것일까?
인간은 백년 천년 만년을 살 것도 아니다. 고작 70 ~80살 전후이다. 특히나 나는 오랫동안 당뇨병 환자이기에 남들보다는 몸이 허약하다. 지금 만나이 73살인 내가 시골 텃밭에 두릅나무 묘목을 더 심으려고 하다니 이런 것도 욕심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욕심이라면 더 내고 싶다. 뒷날에 내 자손들이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이런 류의 자연식품을 더 많이 먹었으면 싶다.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자연의 혜택을 더욱 활용했으면 싶다.
5월 초에 시골 다녀왔으면 싶다.
그간 코로나가 무서워서 시골 다녀오는 것을 늘 꺼려했다..
요즘도 그렇다. 날마다 코로나 확진자 숫자를 확인하면서 그 추이를 예상한다.
아쉽게도 어제보다 오늘은 확진자 숫자가 더 늘었다고!
우리말 낱말 앞에 '개' 붙으면 대체로 '나쁘다'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개두릅'은 '두릅(참두릅)'보다는 훨씬 낫다. 날카로운 가시가 적거나 아예 없기에.
지난해 가을 서낭댕이 집(옛 산지기가 살던 집, 내 소유지에 있는... ) 소 외양간 옆에 서 있는 개두릅 나무.. 엄청나게 컸다.
606지방도로 확장공사로 그 일대가 토지수용되어서 개두릅 나무는 완전히 제거되었다.
지난 3월 하순에 시골로 내려갔더니만 서낭댕이 일대가 완전히 허물어져 길 확장공사 중이었다.
아쉽다.
내 텃밭 안에는 '두릅, 개두릅, 땃두릅' 3종류가 있다.
더 증식시켜야 하는데도 내가 서울에서만 머무니..
텃밭농사를 포기한 지도 벌써 만8년이 더 지났으니...
아쉽다. 지나간 시간들이.. 나는 서울에서는 할일이 없는 등신, 바보, 머저리이다.
400여 그루의 과일나무 묘목을 심었다가는 이제는 영농 실패자가 되어서...
1.
아내는 오늘 택배 온 머위, 참두릅, 개두릅을 살짝 데쳤다.
반찬그릇 두 개에 이들을 조금씩 넣고는 이웃 아파트 단지에 사는 큰아들네에 갔다.
나는 아파트 입구 바깥 공터에서 한참이나 기다린 뒤 아내와 함께 잠실 한강공원으로 나갔다.
오랜 만에 한강변에 나왔더니만 공터에서 자생하는 뽕나무, 느릅나무, 실버들나무 등의 가지에는 푸릇푸릇한 잎사귀가 무척이나 많이 돋아났다.
강바람이 제법 세차게 분다.
강물을 오랫동안 내려다보고, 또 고개를 들어서 강 건너 북편 광진구 자양동 방면을 바라보았다.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아차산도 올려다보았다. 또 산행하고 싶기에...
'강물이 흘러내려가는 것인지, 반대로 강물이 흘러오르는 것인지...
강물에 빈 패트병 하나가 파도에 밀려나면서 연신 북쪽으로 올라간다.
잠실수중조 아래의 강물은 흘러내리는데도 강물 표면은 파도 치면서 거꾸로 흘러오른다.
물론 깊은 물은 강 하구로 흘러가겠지만서도 강물 표면은 거꾸로 상류로 오르고 있었다.
바람이 불기에... 이상한 조류현상이다. 내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강물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흘러온다고...
나중에 보탠다.
2022. 4. 26. 화요일.
첫댓글 글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많군요
드릅은 어린시절 엄마가 따온 것 외에는 먹을 줄 몰라서요
이름도 생소한 두릅의 종류가 많군요
건강에 좋은 봄에 나는 식물
댓글 고맙습니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서...물기 빼낸 뒤에 잘게 썰어서 고추장에 찍어서 먹으면 되지요.
마치 당근, 오이를 썰어서 고추장을 찍어서 먹는 것처럼요.
살짝 양념으로 무치면 더욱 맛이 있지요.
두릅(참두릅), 개두릅은 나무이며, 땃두릅(땅두릅)은 다년생 풀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