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 기반형
집순이, 집돌이라고 하면,
보통은 자연스럽게 내향형(I) 성격이 떠오르게 됩니다.
MBTI로 친숙한 개념인 내향-외향 성격은
20세기 초반의 정신분석 이론가인 칼 융의 개념 정립을 그대로 차용하여
에너지의 방향성이 내면으로 수렴되느냐(I), 외부로 발산되느냐(E)의 차이로 구분되는데,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여가 활동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됩니다.
혼자서 하는 활동을 더 좋아하느냐?(I)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더불어 하는 활동을 더 좋아하느냐?(E)
가끔씩 외향인들이 내향인들을 보며
너는 도대체 집에서 뭐 해? 안 심심해?
라고 물어볼 때가 많은데,
진성 내향인들은 자기 방 안에 취미거리들이 무진장 쌓여있기 때문에,
오히려 집에 있을 때 굉장히 활력적인 편입니다.
단지,
혼자서 하는 정적인 활동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외향인들이 보기에는 다소 재미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저 선호도의 차이일 뿐, 내향인들은 애당초 집에서 혼자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타입인 것입니다.
내성 기반형
내향-외향이 선호도의 문제라면,
내성-외성은 사회적 스킬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을 얼마나 쉽게 잘 하는가의 영역인 것이죠.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내향-외향과 내성-외성은 구분 가능한 성질들이기에,
2X2로 얼마든지 서로 다른 조합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겁니다.
가령, 혼자서 하는 활동을 더 좋아하는 사람(내향)인데,
다른 사람들과 얼마든지 잘 어울려 놀 수 있는 사람(외성)들도 있을 수 있고,
여럿이서 함께 하는 활동을 더 좋아하는 사람(외향)인데,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쉽지 않아 망설여지는 사람(내성)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방향성이 서로 다른 두 가지 성격이 충돌하게 되면,
쾌락 추구 및 고통 회피의 원칙에 따라서,
더 즐겁고, 덜 고통스러운 방향으로 행동하기 마련인데,
내성적인 사람들의 경우에는,
사람들과 어울려야 할 때 느끼게 되는 자신감, 자존감 하락 등의 부정적 감정들이 너무 괴롭기 때문에,
자신이 실은 외향적인 사람(내성적 외향인)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가 없는 마음 편한 내 집, 내 방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무척 많습니다.
내향-내성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겠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힘들더라도,
난 어차피 내 방에서 혼자 있는 게 제일 좋은 사람이니,
두문불출하고 내 여가 생활을 즐기면 그만이거든요.
※ 흔히 말하는 매니아, 오타쿠 기질이 바로 내향-내성의 조합이다.
하지만, 외향-내성 조합은,
비록 본인이 심정적으로 편안한 내 방에 있는 것을 택했을지라도,
그 선택이 결국 자신의 선호도(외향)와 충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외로움과 고독, 지루함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과 싸워나가야 합니다.
예민 기반형
HSP(Highly sensitive person)는 매우 예민한 기질을 지닌 사람들로서,
전체 인구 중에 의외로 많은 비율(약 17%)을 차지하고 있는데,
내향 기반형이 즐거우니까, 내성 기반형이 마음이 편하니까의 이유로 내 집, 내 방을 선택한다면,
예민 기반형은 살기 위해서 집으로 피신하는 케이스입니다.
즉, 생존형 집순이, 집돌이인 것이죠.
성격심리학에서 예민하다라는 것은 곧 "감각적 예민함"을 뜻하는데,
이는 자극 민감성이 워낙 뛰어나서 어떤 자극이든지 흡수하고 또 그로부터 매우 강렬한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해요.
상상해 봅시다.
내 감각이 스펀지 같아서 주위의 모든 자극들을 빨아들여요.
게다가 그 자극에 대한 반응, 즉, 내 감정의 세기가 통제하기 힘들만큼 거세다면,
이런 사람들은 사는 게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런데 사회생활을 안 할 수는 없으니,
어찌저찌 필사적으로 학교 생활, 직장 생활을 버텨내고,
집에 돌아오면 배터리가 방전돼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죠.
그래서 보통, 한 집에 사는 가족들이 이런 HSP를 보고 게으르고 무기력한 성격을 지녔다고 자주 오해하곤 합니다.
예민 기반형 집순이, 집돌이들에게 최악의 상황은,
집이 더 이상 마음 놓고 쉴 수 없는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HSP들이 결혼을 하거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부부 간 갈등이나 고된 육아의 영향으로 인해,
집 밖에서도 집 안에서도 쉬질 못하고 마음의 퓨즈가 나가버릴 가능성이 높아지게 돼요.
매우 예민한 기질은 일반적인 성격이지만,
이로 인해 불안 장애, 우울 장애 등이 더 쉽게 올 수 있으니
평상시 불쾌한 자극을 멀리하고 마음의 배터리를 상시적으로 충전하는 루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저는 외형에 내성이네요
저는 저 네 개가 거의 다 되는데... 이거 참... ;;;
저는 예민기반형 인가봅니다.. 품질쪽 일하다보니.. 집에가면 사람소리듣는거조차 괴로울때가있네요..
저는 내향 외성형이네요. 분명 내향형인데 밖에서 운동하고 사람들이랑 술 마시고 노는 것도 좋아해서 내향 외향 반반인가 했는데 내성, 외성이라는게 있었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