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홍천강 굴지리 갔다가 봄비에 텐트를 펑 적셨어요.
조금씩 따뜻해지는 날씨, 차안에 그대로 방치했다간 김치 숙성되 듯 곰팡이 필 건 뻔한 일!
뽀송뽀송 바삭바삭 말려야 할텐데 어디로 갈까나?
그리하여 텐트말리기를 빙자(?)한 캠핑이 시작되는데
먹다 남은 음식 몇 가지 냉털하여 일단 목적지 없이 떠나봅니다.
전방지역 계곡을 끼고 나 있는 임도를 따라 깊숙히 들어가는데 마치 비밀의 정원에 들어서는 느낌이랄까?
사실 여기는 언제 한번 들어가 보리라 마음에 두었던 곳!
오~한적하니 좋은데?
토종벌통, 고로쇠 수액, 참나무표고 등이 있는걸보니 어디에 사람이 살긴 하나 봅니다.
우거진 다래넝쿨...허드렛 땔감도 지천이고~
버들개비 넘어 계곡엔 물도 제법 흐릅니다.
적당한 공간이 있어 차를 대고 텐트를 펼칩니다.
성공예감, 자축~!!!
찬찬히 살펴보니 좋아도 보통 좋은 곳이 아니네요.
풍광도 좋은데다 1급수 어종들까지 사니 신이 내린 자연의 선물이로다~
바위틈엔 빠가나 미유기는 물론이고 수량이 좀 늘어 미끼 살살 흘리면 희귀성 물고기들이 사정없이 물고 늘어질 터...
나이 더 먹고 낚시가 힘들어질 때, 이런 곳에 장박텐트 치고 다슬기 줍고 어항 놓으며 노숙하는 내 몇년 후 모습이 그려지는 곳~
뉘집 개인지 넉살도 좋다.
세상 험한 꼴 당해 보지않은 나이, 이곳 자연처럼 순수하다는 얘기.
(이 녀석은 내곁에서 음식도 나눠먹고 한참을 놀다 집으로 갔다)
산짐승 내려올지몰라 음악 틀어놓고 안주 만들어 먹고 노래 흥얼 거리며 밤 깊도록 혼자 놀기.
외롭지만 그래서 자유로운...가끔은 혼자도 좋다!
비밀의 숲에 둘러싸여 포근히 잘 잤습니다.
산속의 맑은 아침, 밤엔 추웠구나.
"쓰레기는 내 집으로~!"
우리에게 남의 동네 와서 쓰레기 버릴 권리는 1도 없습니다~!
바스락바스락 잘 마른 텐트를 보니 깨끗한 속옷 갈아 입은 듯 기분이 상쾌합니다.
구부정 흐믈흐믈...같이 늙어가는 20년도 넘은 나의 장비.
예쁘고 편리한 신상이 많이 나와 봄처녀처럼 나를 유혹하지만 이제 이 나이에 그런거 사봤자 몇번이나 쓸까요.
그동안 손때 묻은 것들에 마음 두고 예쁘지 않아 덤덤한 마누라 바라보 듯 정으로 살아 가면 되는 것을...
이곳은 달포 쯤 지나 초목에 연둣빛 물감이 번지고 비가 충분히 내려 준다면 가히 청경명수의 땅이 될 거예요.
아름다운 기대를 하며 비밀의 정원을 내려갑니다~
뜻밖에 만난 조용한 아지트에서 선물 같은 하룻밤 황홀했구요,
맑은 공기 따스한 햇볕에게도 감사하는 여정이었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뵙지요~~^^
오늘 날씨 참 좋다~~^^
(3월 중순 쯤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첫댓글 어쩜 이리도 구수한 뒷맛이 있을가요
즐겁게 잘 읽고 그려봅니다~^^
봄,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희망찬 계절.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빕니다~~
좋은 곳에서 좋은시간 보내고 오셨습니다
우선 텐트가 뽀송뽀송 말랐다니
제 기분마저상쾌해지는듯 합니다
역시 꾸밈없고 순수한 자연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연이 우리의 모태인게 틀림 없습니다.
품에 안기면 겸손하고 행복해 집니다~^^
여유롭습니다
좋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구여~~
@낙화유수(주수철) 넵
잘 다녀오셨네요 ^^ 낚시를 못하셔서 서운 하셨을 듯 허네요 ㅎㅎㅎㅎ ^^
낚시야 여건 될때 하면되지요.
자연속에서 심신이 정화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좋은 나날 되시기를~~
주말에 읽기 딱 좋은 캠핑 글이었네요 잘 보았습니다~^^
좋게 보셨다니 저도 좋습니다.
사업 번창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