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로 진가…'히딩크호 개근생'
28일 울산전서 시즌 첫골…3년만에 골맛,넓은 시야-노련미 겸비 든든한 팀 버팀목
부산 아이콘스 김호곤 감독은 국가대표급 수비라인을 보면서 늘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남들은 배부른 투정이라고 말하지만 군복을 벗고 복귀한 이민성이 부상으로 들락거리고,심재원이 독일 입단 테스트를 받는 등 스리백의 안정감이 떨어져 아찔한 순간이 많았다.
그런 김감독이 지난주엔 수비쪽을 쳐다보질 않을 정도로 마음이 느긋했다.1승1무를 챙기며 올시즌 8승4무(조별리그 포함)로 12경기 연속 홈 무패를 이어갔고 팀은 3위로 뛰어올랐다.
비결은 중앙 스토퍼로 출전해 온 이민성(28ㆍ1m83)을 리베로로 기용한 게 주효했기 때문.
1억2000만원으로 팀내 연봉서열 1위인 이민성은 그라운드의 리더나 마찬가지였다. 빠른 판단력으로 위치 선정이 뛰어났고,뒷선에서 토킹플레이로 동료들의 움직임을 조율했다.
지난달 20일 상무에서 전역한 뒤 허리 통증이 겹치며 프로 적응이 늦어졌던 이민성은 심재원-윤희준을 좌우로 포진시킨 채 무게 중심을 확실히 잡았다.
지난 25일 포항전(0대0)을 무실점으로 넘겼고,28일 울산전(2대0)에선 짜릿한 시즌 첫 골을 낚았다.전반 45분 최후방에 처져 있던 이민성은 상대 수비가 어수선한 틈을 타 순식간에 치고 올라가 울산 GK 양지원을 제치고 가볍게 볼을 차 넣었다.승리를 확인하는 쐐기골인 데다 98년 정규리그 개막전 이후 3년만에 맛 본 골이었다.
히딩크호 출범 이래 한번도 대표팀에서 빠지지 않은 이민성은 풍부한 국제경기 경험을 바탕으로 한 넓은 시야와 위기때 빛나는 노련미가 장점.
이민성은 고종수(수원) 공오균(대전) 등과 경합을 벌인 끝에 스포츠조선이 선정하고 한국타이거풀스가 협찬하는 '2001타이거풀스 한국축구대상' 7월 넷째주 주간 MVP로 선정됐다.이민성에게는 상금 30만원과 크리스털 트로피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