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코리아] 한국의 급격한 주가 상승, 혁신 없으면 지속 안 된다 / 10/27(월) / 중앙일보 일본어판
올해 한국 주식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과정에서 상당수 종목의 주가가 국제 비교 기준으로 높아졌다. 주가수익률(PER)로 보면 주요 조선주의 주가는 미국의 7대 핵심 하이테크주(M7)보다도 높다. 주요 방산주도 미국 방산기업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이런 업종이 늘었다. 이 경우 주가 기복이 커지기 쉽다.
올해와 비교해 내년에는 경기 호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주요 국내 연구기관의 내년 예상 성장률은 1.61.9%에 불과하다. 1990년 이후 성장률 2% 이하였던 시기의 주가는 대체로 활기가 없었다. 많은 자금이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주가는 유지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익과 비교해 주가가 높은 상황에서 경기 회복이 약하면 주가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경제 상황에 민감한 환율과 자금 추이로 볼 때 향후 경기 전망은 밝지 않다. 우선 환율 상승이 미국과의 통상 마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원화는 2022년 10~12월기부터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내릴 때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오를 때는 상승폭이 작았다. 이는 한국 경제의 추세적 쇠퇴를 의미한다. 이는 환율 상승 추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9월 말 달러인덱스 97.45 당시 환율은 1달러=1404원(역외 기준)이었다. 그러나 달러 인덱스가 당시와 비슷했던 2020년 1월 23일은 1달러=1168원, 2022년 3월 3일은 1달러=1205원이었다. 또 원화 추이는 2021년 4월 이후 브라질 헤알화보다, 2023년 1월 이후 필리핀 페소화보다, 2024년 7월 이후 일본 엔화보다, 2024년 11월 이후 러시아 루블화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처럼 환율 상승은 오래 지속돼 왔다.
자금도 해외로 빠져나갔다. 2012~2025년 8월의 한국의 해외 주식 투자는 7917억 달러에 이른다. 이 중 4929억 달러가 해외 주식 매입이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2906억 달러로 이 가운데 국내 주식 취득은 169억 달러에 불과했다. 한편 올해 5~8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입은 이전보다 많은 87억달러였지만 같은 기간 한국의 해외 주식 매입은 249억 달러였다. 국내 자금의 대량 유출과 적은 외국 자금 유입이 최근 우리 경제의 실정이었던 것 같다.
장기간에 걸친 원화 약세와 자금 이탈은 한국 경제체제의 누적된 문제 때문이다. 정책당국은 그동안 필수 구조조정, 첨단 신산업 육성, 노동개혁을 철저히 하지 않았다. 경기가 둔화하면 당국은 저금리를 유도해 환율 하락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끝냈다. 정치권은 재정을 동원해 선심성도 늘렸다.
이런 흐름 속에서 부채는 늘고 경기는 활력을 잃었다. 실제로 한국의 정책금리는 유럽연합(EU) 대만 일본을 제외하고 세계적으로 낮다. 한국 원화는 그동안 대부분의 국가보다 많이 떨어졌지만 한국보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낮은 나라는 일본, 일부 유럽 국가, 비정상적인 경제상황에 있는 몇 나라에 불과하다. 크게 염려된다.
또 2020년 대비 올해 8월 현재 수입물가 상승률은 달러 기준으로 14.7%이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35.2%에 달해 환율 하락으로 국민이 물가 피해를 크게 봤다. 그동안의 무역흑자도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 증가보다 수입 둔화·감소 영향이 컸다. 이처럼 거시요인이 부진하다 보니 기업들의 이익 부침이 심했다. 그 결과 주가 기복이 커졌다.
이번에는 주가가 올랐지만 주가 형성의 근본이 되는 경기가 여전히 불안정하다. 특히 국내 경제에 잠재 쇼크 요인이 곳곳에 있다. 예컨대 프랑스 등 선진국의 거액 부채로 인한 세계 경제 악화 우려, 미국과의 엄격한 관세 협상 등은 잠재 쇼크 요인이다. 반도체 등 일부를 제외하고 2026년 상장사의 이익 추정치도 당초 예상보다 낮다.
지금은 혁신과 기업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 물론 경제는 반도체 등 몇몇 산업의 영향으로 당분간 버틸 수도 있다. 그러나 혁신이 없다면 지난 30년간 5년마다 1%포인트씩 둔화되는 성장률 하락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요컨대 한국의 경제상황은 제로 성장이 될 위험을 안고 있다. 절실한 상황 대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