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하에서 벌어질 일 5가지 < 윤 정부 언론장악 < 미디어비평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
하나라도 적격 사유 찾으려 했으나 실패한 청문회
방송 장악 청사진, MB 때보다 더 확대 실행될 것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해직언론인 복직과 한국일보 정상화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3.6.28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18일의 청문회가 다른 인사청문회와 결정적으로 달랐던 점은 그의 결격 사유를 찾는 청문회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청문회는 단 하나라도 그에게 방통위장 자격이 과연 있는가를 찾는 청문회였다. 그 하나의 이유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는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그것은 의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적격의 이유를 하나라도 찾았는지 의문인 그 이유가 그를 후보자로 지명한 이와 그 주변 사람들에게는 거꾸로 최적격의 이유, 반드시 임명을 관철해야 할 이유가 되고 있을 것이다.
그의 과거가 곧 그의 미래
청문회장에서의 이동관 후보자는 시종 담담하고 평정했다. 단호하고 확신에 차 있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숱한 의혹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웃음을 짓기란 어려웠을 것이지만 그는 그 일을 여유만만하게 해냈다.
사실 그는 청문회장에 있지 않았다고 해야 할 듯했다. 청문회장에서 야당의 추궁, 질타에 그는 꿈쩍도,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한치의 '동요'도 없는 듯했다. 그는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답하고 싶은 것만 답했다. 그러므로 그는 사실 질문에 답변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준비한 것을 '낭독'한 것에 불과했다. 그는 분명 청문회장에 있었지만 실은 그 자리에 없었던 것이다. 대신 그가 앉아 있는 자리는 국회의 후보자 석이 아니라 이미 서울 목동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장실의 안락의자인 듯했다. 그는 방통위원장으로 이미 ‘취임’해 있었다.
며칠 뒤의 방통위원장 임명 강행이 이뤄지고 난 뒤 기어코 '이동관 방통위원장' 체제가 막을 올리면 그 후에 벌어질 일들은 어떤 일들인가. 이미 그 답은 사실 나와 있다. 그의 과거가 곧 그의 미래인 것이다.
다만 앞으로의 일은 낙관적인 경우와 비관적인 경우로 나뉜다. 낙관적인 미래는 그가 이명박 정부 때와 같은 언론장악을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나마 낙관적인 경우다. 그러나 그는 결코 '겨우' 이명박 정부 때 정도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비관적인 미래, 더욱 가능성이 높은 경우다. 그는 그때보다 더욱 '강력'해졌고 확신에 차 있다. 이명박 정부와 자신이 당한 '수모'를 갚으려는 복수심과 자신이 '적'으로 보는 이들에 대한 분노가 언론장악에 대한 그의 확신과 각오를 더욱 완강하게 만든 듯하다. 그를 둘러싼 환경과 여건은 훨씬 더 나아졌다. 무엇보다 그를 전적으로 신임하는 대통령이 배후에 있다. 그러나 더욱 강력한 것은 그나 그를 임명한 이가 이명박이나 박근혜도 갖고 있지 못했던 것을 가졌다는 점에 있다. 국민 대다수가 아무리 반대해도, 언론계로부터 어떤 규탄을 들어도, 어떤 의혹의 증거가 나와도 듣지 않고 개의치 않겠다는 작정과 결심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검찰이 이명박 정부 당시의 언론장악을 수사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핵심 인물로 홍보수석실을 지목했다. 그때의 홍보수석이 이동관 후보자였고, 그때의 검찰 책임자가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검사와 피의자였던 셈인데, 지금 그 검사와 피의자는 이제 한 배를 타고 있다. 아니 한몸이 됐다.
윤석열과 이동관이라는 일심동체가 결국 '이동관 방통위장'을 만들어낸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이동관 씨에 대한 후보자 지명 이후 청문회장에서 보인 그의 소신과 청사진이 펼쳐보일 일들의 몇 가지다.
1. 공영방송의 관영(官營)화
KBS와 MBC 양대 공영방송을 관영화, 친정권화하는 것이다. 그를 위해 방송사 경영진부터 교체하려 들 것이다. 이미 준비작업은 상당히 진척돼 있다. 두 방송사의 감독기구인 KBS 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장은 이미 해임됐거나 며칠 내 해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KBS 이사에 서기석 전 재판관이 임명돼 있고, 이사회(총 11명)는 여야 6:5 구도가 되어 KBS 사장 교체 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방문진 이사회(총 9명)의 경우도 권태선 이사장·김기중 이사 해임과 차기환 변호사 임명이 결정되면 여당측 인사가 5명으로 과반이 넘어 역시 MBC 사장 교체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장과 이사진 개편이 완료되면 두 방송사의 사장에 대한 해임이 이어지고, 새로운 사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KBS 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장의 해임 사유의 하나로 두 방송사 사장 선임 과정에서의 하자가 있었다는 점이 이미 포함돼 있다. 사장 선임 과정에서도 이미 확립돼 있던 시민평가단의 운용 등은 거의 무시되거나 요식 행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공영방송의 관영화 작업이 급가속을 밟게 될 것이다.
2. '땡윤 뉴스'의 극성
이동관 씨와 생각을 같이하는 인물이 KBS 사장이 된다면 어떤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질 것인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MB 대선캠프 특보였던 김인규 씨가 KBS 사장이던 시절 KBS에선 ‘추적60분-4대강 편’이 방송되지 못한 대신 이승만·백선엽 미화 프로그램 등이 제작 방송됐다. 권력과 일체화된 다수의 신문들에 등장하고 있는 80년대의 ‘땡전 뉴스’ 아닌 '땡윤 뉴스'가 매일 저녁마다 두 방송사의 뉴스 첫머리를 장식할 것이다.
3. 비판적 언론인 퇴출
이명박 정부 시절 수많은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해직과 징계, 언론현장으로부터의 축출의 수난을 겪었다. 2017년 9월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가 발표한 ‘「문화·연예계」 정부 비판세력 퇴출 관련 조사 결과’는 MB 정부가 MBC와 KBS를 장악하기 위해 청와대와 국정원이 중심이 되어 조직적으로, 구체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을 드러냈다. 이 문건에서 제시된 계획은 이제 다시, 더욱 큰 규모로 실행될 것이다.
정부와 권력기관이 ‘불순세력’을 대하듯이 MBC와 KBS의 언론인들을 적대시하고 PD, 기자는 물론 작가, 출연자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게 될 것이다. 불공정보도에 항의하는 기자, PD들에 대한 해고, 징계가 되풀이될 것이다. '반정부적이거나 정부의 국정철학에 반하는' 인사들로 분류된 인물들은 방송에서 퇴출시키는 작업이 벌어질 것이다.
5공화국의 보도지침을 폭로한 1986년 9월호 월간 말지의 표지.
4. '2023년판 보도지침'의 등장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0년 3월 2일 국정원이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문건은 “MBC에 청와대의 지시를 잘 따르는 경영진을 구축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방송을 제작하는 기자·피디·간부진을 모두 퇴출시키고 MBC의 프로그램 제작 환경을 경영진이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제5공화국 시절 일상적으로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문화공보부 산하에 홍보조정실을 설치하고 여기서 거의 매일 각 언론사에 기사보도를 위한 가이드라인인 보도지침을 작성해 은밀하게 시달한 것과 흡사하다. 1980년대 보도지침은 어떤 기사를 어떤 내용으로, 어느 면 어느 위치에 몇 단으로 싣고 제목도 어떤 표현을 사용해야 하며 사진을 사용해서는 안 되고 또는 사용해야 하는지 세부사항까지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기사 크기에 대해 '조그맣게' '조용히' '너무 흥분하지 말고' '크지 않게' '눈에 띄게' '돋보이게' '균형 있게' '적절하게' 등의 표현까지 동원해 가면서 세밀하게 통제했다.
2023년에 40여 년 전 군사독재 때와 같은 보도지침이 다시 등장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권력으로부터의 보도지침 하달이 필요 없는 방송사 내부의 '신판 보도지침'이 나올 것이다. 강제와 통제가 아닌 자발적인 협력과 공조에 의한 2023년판 보도지침인 것이다.
5. '이동관형'의 성공신화
18일 청문회 장 앞에서 현업 언론단체들이 이동관 지명 철회 및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을 때 나온 규탄의 말 중 하나는 "이 후보자가 갈 곳은 방통위장이 아니라 감옥"이라는 것이었다. 이동관 방통위장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가장 큰 해악이 이것일 것이다. "과거의 악행에 대해 죄를 묻지 않는다면 미래의 악행에 상을 주는 것과 같다"는 작가 까뮈의 말이 있지만 이동관 방통위장은 악행에 대해 오히려 상을, 그것도 큰 상을 받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 새로운 인간형을 제시하고 있다. '이동관형 인간형'의 승승장구, '이동관식 성공신화'라는 새로운 인간형과 성공신화가 우리 사회에 하나의 '모범'이 될 것이다.
첫댓글 진짜 끔찍하다
진짜 2찍들은 좋겠다 이게 맞는줄알고 살고있어서
이걸 다 알면서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게 진짜 너무...
답답하다..
2찍들아ㅡㅡ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