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뎅... 이번주 네멋 한개도 못봤는데.ㅠ.ㅠ
--------------------- [원본 메세지] ---------------------
출처; '네멋30' 까페..
글쓴이; 까페 주인장 이명은님
Chapter 3.
미래야, 나 너 떠나...
미래라는 인물은 극의 전개상, 비슷한 비중으로 설정된 한동진이란
인물과는 별개로, 그 무게에 있어 확연한 차이가 남으로, 그냥
모른척하고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특별히 그녀를
Chapter 3.에서 굳이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드라마에서의 중요도
때문만은 아닙니다...
같은 남자로서, 저 역시 복수와 똑같은 성정(性情)을 가진 한
남자로서, 미래에 대한 미안함이 아마도 이 글을 쓰게 만든 것
같습니다...
보통 드라마에서 삼각관계가 형성되면, 항상 이런 뻔한 공식을
떠올리게 됩니다... (여러 형태의 삼각관계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네멋에서의 구조, 한 남자와 두 여자의 구조만을 언급하겠습니다.)
먼저 삼각관계의 남자 주인공은 이성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괜찮은 남자입니다... 이 남자는 누가봐도 반할 만큼 멋진
괜찮男으로, 그의 주변에는 항상 예쁘고 똑똑한, 그러나 44가지없는
부잣집 딸이 재력을 담보로 그와 사귀고 있습니다...
그 때 캔디처럼 조건상으로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만, 세상을 밝게
보는 지혜롭고, 착한 여자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주인공 괜찮男은 그녀의 인격에 감화되어 그녀를 좋아하게 되고,
원래 사귀던 여자를 멀리하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 안있어,
원래女가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갈등이 시작됩니다...
원래女는 괜찮男을 지키기위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캔디女를 괴롭히고, 스토리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괜찮男과 캔디女의 사랑으로 결실을 맺게 됩니다...
이때, 악역인 원래女는 마지막에 잠깐 회개(또는 후회)를 하면서,
유학을 떠나던지,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을 부러워하게 된다는
방송계의 전설이 있습니다...
(드라마 '겨울 연가'의 박솔미, '미스터 Q'의 송윤아, '명랑소녀
성공기'의 '한은정'등이 했던 역들을 생각해 보면 그림이 쉽게
그려집니다...)
그런데, 네멋에서의 삼각관계는 이러한 틀에 등장인물들을
집어넣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습니다...
그 석연치 않은 느낌은 네멋 등장인물 세 사람을 위의 공식에
대입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 괜찮男의 고복수... 여기서부터 삐걱거립니다...
그가 세상을 보는 눈이 올바르다는 것은 동의합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복수는 두 여자가 동시에 좋아할 정도의 백마탄 왕자는
결코 아닙니다... 그는 전직 소매치기 전과자에, 현재는 그 위험하다는
스턴트맨입니다..
뭐 소매치기야 그만뒀으니까 그렇다치고, 스턴트맨... 이 직업도
애인으로 삼기에는 결코 마음편한 직업이 아닙니다... 오죽했으면
액션스쿨의 양천석 감독조차도 여자들은 왜 그렇게 스턴트맨을
싫어하는 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릴 정도니 고복수의 극중 호감도는
그리 높다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둘째로 캔디女, 여기에는 전경이 대입되어야 합니다... 물론
캔디女의 특성상, 착하고 세상을 밝게 보는 것... 이런 면을 분명히
전경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무엇보다도 예쁘고,
착하고, 배울만큼 배웠고, 부잣집 딸입니다... 조건상으로 뭔가 좀
부족해야 시청자들의 동정심도 유발하고, 앞뒤 얘기가 맞을 것
같은데... 그녀가 지금 가지고 있는 조건은... 세상의 어느 남자라도
사귀고 싶은 그런 여자입니다... 게다가 이런 스토리에는 괜찮男이
먼저 캔디女의 보석처럼 영롱한 존재가치를 발견하고 그녀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 기본적인 진행방식인데... 네멋에서는 꺼꾸로 복수의
존재가치를 발견한 경이 먼저 좋아해도 되냐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두 사람을 봐도 복수보다는 경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애정표현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미래... 미래는 공식에 대비해보면 바로 원래女에
대입되는 인물로서... 일단 능력은 많지만, 성격상 못되고 악한
구석이 있어야 합니다... 근데 이 미래 캐릭터가 세 명의 인물 중에
공식에 대입하기가 제일 까다롭고 어렵습니다...
그녀는 스스로 인정하듯, 욕도 잘하고 행동도 양아치 같이 저급하게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결코 못된 성격이라 말할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그녀는 남자를 빼앗겼다고 해서, 캔디女를 괴롭힐 만한
능력도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그녀는 보기와는 달리 너무나도
여리고 약한, 착한 여자입니다...
비록 세상을 보는 눈이 전경처럼 순수하지 못하고, 다소 현실적이라
하더라도 의리를 중요시하고, 상대의 진심을 받아들일 줄 아는
정많고 눈물많은 우리시대의 평범한 아가씨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건... 이렇게 세 명의 등장인물을 기존의 틀에
대입해봐서 뭔가 기존 것하고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해서 미래에게는 복수가 '떠날 만한 어떤 이유'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근본적으로 '복수는 착하다'라는 관점에서 모든
것을 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종종 드라마상에서 '주인공이
착하다'는 설정은 모든 옳은 것(?)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을 쓰기 위해, 아주 당연히 미래에게 있을 거라고
생각한 그 '어떤 이유'들을 오랜 시간 동안 찾았습니다...
저는 먼저 미래와 경, 두 사람을 비교하다보면... 그 이유가 아주
수월하게 드러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미래와 경의 다른 점, 특히 경보다 미래가 못한 점들을
하나씩 나열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발견한 차이점은
이렇습니다...
첫째, 미래는 경보다 못생겼다... 외모야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틀리지만, 경이 더 예쁘다는 걸 굳이 부인할 수도 없습니다...
둘째, 미래는 욕도 잘하고 때론 양아치같이 행동하지만, 경은 욕도
안하고 언제나 착하게 행동한다...
셋째, 미래는 가방끈(학력)이 짧고, 경은 길다...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여... 뭐 이런 것도 이유가 될 지 모르겠지만,
경은 부잣집 딸인데 비해, 미래는 그저 옥탑방에서 동생과 자취하는
중하위층 서민이다...
저는 여기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찾아내서 조목조목 설명할
수 있을거라 확신했던, 복수가 미래를 떠난 이유들이 고작 위에서
나열한 저것이 전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근데 님들도 느끼시겠지만, 한번 쭉 훑어보면...
세상이 아무리 바뀌었다 하더라도, 저런 것들로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떠나지는 않습니다... 그것도 복수처럼 착한 남자들은 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다가 어이없어 한참을 혼자 웃고
말았습니다...)
만약 복수가 위와 같은 이유로 미래를 떠났다면... 복수란 놈은
자기 주제를 모르는 웃기지도 않은 놈일 겁니다... 위에서 열거한
항목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복수 자신의 그것들과 비교해봐서
별반 다를 게 없기 때문입니다... (하긴 현실세계에서는 실제로
자기 분수를 모르고 위와 같은 이유로 여자들을 무시하는 들떨어진
인간들이 종종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런 44가지없는 인간들은
드라마에 주인공이 되질 못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매력이 너무 없다고 말하기엔, 미래는 너무
매력적인 여자라는 겁니다... 여기서 그녀는 치어리더로 나오는데,
치어리더는 일의 성격상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을 수있는
매력적인 사람들이 하는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녀는 복수를
아주 끔찍히도 위합니다... 지금도 열녀문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그 중하나는 분명히 미래의 옥탑방 입구에 세워져 있을 겁니다...
"...내가 안 바쁘면... 널 여기까지 오라했겠니? 내가 니 똥꼬에
매달려 다니지... 복수야... 그래주지 못해서 미안해, 바빠서,
미안하다. 그러니까... 오랄 때, 재까닥 와. 니가 여기 오는 건,
내 접대 받으러 오는 거니까..."
(2부 미래의 대사 中에서)
게다가 복수 역시 미래가 못났다고(외모 뿐만아니라 모든 면에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니가 얼마나 이쁜데... 날씬하구, 이쁘구... 기집애.
...니가 후지구 미웠으면... 내가 벌써 도망갔지, 기집애야."
(10부 복수의 대사 中에서)
그렇다면 도대체 복수는 왜 미래를 떠난 겁니까... 그 착하디 착한
복수가 미래를 떠나야만 했던 또 다른 이유가 미래의 인생 어디에
꽁꽁 숨어 있기라도 한 것입니까... 단언컨대, 그런 이유는
그녀의 삶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그녀의 문제점을 찾으려고 이렇게 헛된 시간을 낭비했던 것은
그녀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기존 드라마들을 보면서
삼각관계는 이런 것이라고 가졌던 선입관을 습관적으로
피드백(feedback) 했던 것과 '복수는 착하다'는 명제에 사로잡혀
진실을 외면한 우둔함에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복수는 미래한테 문제가 있어서 그녀를 '떠난 것'이
아니라... 미래보다 경이 더 좋아졌기 때문에 그녀를 '버린 것'입니다.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미래는 자기보다 더 잘난 경에게 복수를
'뺏긴 것'입니다...
남녀가 헤어질 때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떠난 다는 것과 버리는 것은
똑같은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떠나는 것과 버리는 것은
아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떠난다는 것은 때론 그 주체의 의지와
별개일 때가 있습니다... 주체자에게는 별문제가 없는데, 상대방에게
어떤 문제가 있던지, 주변환경이 떠날 수 밖에 없도록 만들던지...
반면, 버린다는 것은 주체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입니다...
버리려고 하는 사람에게 상대방의 문제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문제는 자신에게 있는 것입니다... (보는 분들의 관점에 따라
두 말이 주는 늬앙스가 조금씩 차이가 날 줄은 압니다만,
저는 그 두 단어의 뜻을 이렇게 해석하고 싶었습니다...)
11부에서 복수가 미래에게 보낸 과일 바구니에 있던 쪽지에
적혀있던 메세지...
'미래야 나 너 떠나...'
글씨체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웃기지도 않은 그 무책임한 메세지
때문에 제가 그 동안 착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한마디로 미래를 버리고 경에게 간 복수 그 놈은
정말 '나쁜 새끼'입니다...
참으로 궁금한 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아무런 잘못이 없는 한 여자를 버려두고, 한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가는 일...
여타 드라마에서는 남자 주인공의 결정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늘 버려진 여자를 악역으로 설정하지만,
네멋에서는, 또 우리 실 생활 속에서는, 이럴 때 악역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네멋의 리얼리티를 가장 잘 살려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만가지 중 하나, 굳이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 겁니다...
만약 세상의 남녀관계를 주관하는 신(神)이 존재한다면,
그 신의 이름은 '기회'일 것이고, '기회'라는 이름의 운명의 신이
지금 미래가 아닌 경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사랑한 것으로 치자면, 복수에 대한 미래의 사랑이 경의
사랑보다 훨씬 더 깊고, 헌신적이고, 원숙한 것입니다...
하지만, 경에게 유리하게 찾아온 모든 기회에(그것이 복수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상황이라 할 지라도...)
미래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경에게
복수를 그냥 빼앗기고 만 것입니다...
어쩌면 미래는 복수가 자기를 배신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을
겁니다... 왜냐하면 복수는 언제나 변함없는 자기 남자였고
자기가 아니면 거둬들일 여자도 없을 것 같은 변두리 인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쥐뿔도 아닌 것들이
자기한테 개기는 것보다 비록 소매치기지만, 착하고 거짓말을 안하는
복수가 세상에서 제일 좋습니다...
미래는 겉으로 보면 당차고 강해보이는 여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의 본질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녀는 부모도 없이 동생
현지를 돌보면서 살아갑니다... 때문에 스스로 강해지지 않고는 이
거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런 환경이 그녀를 강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잘알고 있는 것은, 동생 현지와 복수 뿐입니다... 현지는
드라마 내내 언니와 복수에게 퉁퉁거리지만, 그건 다 언니가 얕잡아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입니다... 복수도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미래가 자신을 마치 동생이나 아들 대하듯 하지만,
실제로는 정이 많고 여리다는 걸... 그래서 복수는 항상 그녀에게
져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복수가 언니한테는 세상에서 제일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하는 현지의 마음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8부 현지가 액션스쿨을 찾아가 복수를 만나는 씬 참조)
그런데 그런 복수에게 여자가 생겼습니다...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엔 느낌이 달랐습니다...
상대가 너무 강합니다... 전경이라는 여자는 자기보다 더 착하고
더 예쁘고 게다가 엄청 부잣집 딸입니다...
10부에서 경은 복수에게 미래언니가 못된 사람이었다면, 자기가
막 대했을텐데 그럴 수가 도저히 없다고 말합니다...
그건 미래도 마찬가지 입니다... 경에게 못된 구석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맞짱이라도 떠서 쫓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경과의 경쟁에서는 그럴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경에게
무릎꿇고 빌어서라도 복수를 돌려달라고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경과 미래의 경쟁구도 속에서 복수가 조건때문에 경을
선택한 것만은 아닙니다... 복수가 자신을 그토록 사랑하는
미래를 버리고 경과의 사랑을 진지하게 진행시키려고 했던
이유는 그에게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드라마 처음부터 뇌종양이라는 사망선고를 받은 복수는
마음속에 필(feel)이 콱 꽂힌 경을, 자신때문에 동료가 죽어서
너무나도 슬퍼하는 경을, 자신의 진심을 알고 가장 힘들 때
찾아와서 좋아해도 되냐고 고백하는 경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복수에게 뇌종양은 너무나도 슬픈 운명임과 동시에 평생
다시 한번 해보지 못할 '후회해도 좋을 사랑'을 가져다 준 소중한
기회였던 겁니다...
그렇다고 미래에게 아주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4부에서 복수가 소매치기를 그만 뒀다는 말을 하러 그녀를
찾아옵니다... 미래는 아주 기뻤지만, 복수가 돌아갈 떄까지
퉁퉁거리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가는 복수에게 그만둬서 기쁘다고
소리칩니다... 그 날 미래가 복수를 꼬옥 안아주면서
우리 이제 결혼하자고 했다면... 어쩌면 운명의 신이 미래의
손을 들어줬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한 번 지나간 기회는
지독히도 그녀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10부에서 미래와 복수와 현지 세 사람은 미래가 싸 간 도시락을
액션스쿨 동료들과 나눠먹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두 사람과 헤어져 돌아가는 복수는 동생 현지와는 인사를 하고 가지만
미래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습니다... 미래는 돌아가는 복수를
붙잡고 자기가 경과 똑같이 해서더라도 너한테 더 잘하고 싶다고
자존심버리고 그에게 매달립니다... 하지만 돌이키기엔 너무
늦었다는 걸 안 그녀의 눈엔 눈물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저는 13부를 제외한, 네멋 전체를 통털어 이 장면에서 가장 많이
울었습니다... 속으로 공효진의 연기에 환호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연기는 바로 그렇게 하는 거야... 그 씬에서의 공효진 연기에 굳이
점수를 매긴다면,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 알랜 J 파큘라
감독, 1982)에서 딸을 가스실로 보낸 후에 실성하는 유태인 역을
아주 리얼하게 연기한 '메릴 스트립'의 연기와 똑같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13부에서 복수를 유치장에 꺼내도록 도와 줄 때도 그녀에겐
더러운 기회가, 경에게는 고운 기회가 찾아옵니다...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고운쪽이랑 드러운 쪽으로 나눠졌나봐.
... 난 늘 드러운 쪽에서 살아야 되는 년인가부다. 그게 참 눈물나..."
(13부 미래의 대사 中에서)
사람에겐 좋은 기회와 나쁜 기회, 이 중 어느 한 쪽만이 찾아오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좋은 기회보다는 늘상 나쁜 기회 속에서
행복을 찾지 못했던 미래의 눈물이 복수와 같은 남자로서
할 말이 없고 그저 미안할 뿐입니다...
덧붙임 하나...
메릴 스트립(Meryl Streep)은 영화 '소피의 선택'의 '소피'역으로
1982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덧붙임 둘...
복수가 살아남길 바라는 분들께...
복수가 드라마 종반에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는 것은
제가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입니다...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질까봐 걱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뇌종양은 죽을 확률도 많지만, 살 확률도 많습니다...
문제는 살긴 살아도, 기억상실이나 코마(식물인간) 상태에
빠지기 쉽다는 겁니다... 뇌종양 말기 환자한테는 더욱 그렇습니다.
(http://dragon.inha.ac.kr/~nskey/tumor.htm 참조.)
인간의 생명은 존엄한 것이지만, 이 드라마는 잔인하게도
살아남는 것이 죽는 것 보다 더 가슴아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복수가 살아남아서 기억상실이나(이건 그래도 좀 낫군요...),
코마상태에 빠진다면 그 옆에 누가 남아야 하는 겁니까...
어제 14부 예고보니까 미래가 끝까지 너랑 가겠다고 그러더군요...
얼핏 들리는 그 대사에 저는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공항씬... 왜 하필 공항입니까... 데이트할 장소가
그렇게 없습니까... 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그리고 미래는 왜 자꾸 간호사 공부를 하는 겁니까... 가뜩이나
뭔가를 암시하는 것 같아서 불안한데...
행여 나중에 경이 비행기를 타고... 혼자 어디로 가는 건 아닌지...
더 불안한 것은 남아있는 사람이 미래 한 사람이 아니라
의식이 없는 복수를 간호하는 미래, 그 둘이 남지는 않을지...
작가에게 복수를 살려달라고 부탁하시는 분들께
제가 부탁드립니다... 제발 그런 부탁 하지 마세요...
우리가 상상하는 결말보다 훨씬 더 가슴 아픈 얘기가 될 지 모릅니다..
정말 작가에게 뭔가를 부탁하고 싶다면... 우리 착한 미래가...
복수 수술비 구한다고 강과 돈을 빌미로 어떤 부적절한 일을
벌이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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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방
Re:너무 멋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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