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s a Beautiful Day Ariya 아리야
01 It's A Beautiful Day
02 The Tree (나무 아래)
03 I Miss You, Mom (보고싶은 엄마)
04 The Starry Night (별빛 가득한 밤)
05 Once Upon A Time In America
06 Canon (캐논)
07 When We Are In Love, We Love The Grass
08 Autumn Song (가을의 노래)
09 Bird (새)
10 The Unforgetting Heart (사랑이 지나간 후)
11 Winter Rain (겨울비)
12 Morning Lake (새벽녘 호숫가에서...)
13 I Promise (약속)
14 Calling You (콜링 유)
15 Senoya (세노야)
16 The Way Home (집으로 돌아가는 길)
<뮤지션 소개> 장르의 규범에 충실하면서도 상냥한 사운드
아리야는 '고귀한', '성스러운'이라는 뜻의 법명이다. 물고기를 잡는 어부였던 아리야에게 부처가 "일체 생명을 해치지 않는 그런 사람을 아리야라 부른다"고 한 데서 연유한 이 이름의 피아니스트는 서울대와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를 거쳐 미국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를 졸업한 작곡가로, 2003년에 이미 일본에서 데뷔 앨범을 발표한 바 있다.
뉴에이지라는 장르적 정체성이 크로스오버라는 방법론으로 대체되는 것이 요즘 경향이다. 이에 맞춰 클래시컬 연주자로서 대중음악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리야의 음악은 광고 등을 통해 대중성을 얻고 있고, 익숙한 영화음악이나 유명한 곡의 재해석을 통해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다. 여자 앙드레 가뇽, 혹은 한국의 유리코 나카무라라는 평을 받고 있는 그녀의 피아노 연주는 부드러움과 섬세함, 절제와 규범 안에서 충분히 감성적인 사운드를 성공적으로 지향하고 있다. 음악 외에 명상과 요가, 시와 글쓰기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차우진>
<전문가 리뷰>
탄탄한 연주를 통해 전해지는 평화로움
노래란 사운드와 가사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예술적 감흥이다. 그런데 (대중)음악에는 노래 뿐 아니라 연주곡도 포함된다. 노랫말이 들어있는 음악은 그 자체로 의미적 완결성을 가지기에 그것을 해석하거나 이해하는데 있어서 보편적인 방법론이 존재할 수 있다. 반면 노랫말이 부재한 음악은 그 의미를 해석하는데 있어서 그와는 조금 다를 수 밖에 없다.
원래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 인간의 오감과 직결되는 장르인 음악은 영상이나 문학보다는 수용자의 주관성이 개입할 여지가 높은 장르고, 연주곡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아리야의 앨범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음반에 대한 엇갈린 평가는 평론가들과 수용자들의 간극 뿐 아니라 이 장르가 소비되는 방식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하다.
아리야의 2008년 음반 [It's A Beautiful Day]는 장르적으로 뉴에이지, 혹은 크로스오버, 혹은 세미클래식, 혹은 배경음악이다. 1990년대 조지 윈스턴이나 데이빗 란쯔와 같은 음악가들이 열어젖힌 한국의 연주곡 시장은 이사오 사사키나 유키 구라모토 등과 조우하며 21세기에 이르러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윽고 이루마와 양방언과 함께 '웰빙', '다운-쉬프트' 같은 개념과 맞물려 反도시적인 라이프 스타일의 '배경음악'이 되었다. 어쿠스틱 사운드를 통해 영적인 교감이나 목가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는 장르적 전통은, 최근에 클래식 음악 전공자들이 고전음악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는 의미에서 크로스오버라는 명칭으로 장르화되었다.
2003년 첫 앨범을 일본의 소니뮤직 산하 에픽 레이블에서 발표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자인 아리야의 새 앨범 [It's A Beautiful Day]은 그래서 크로스오버의 보편적인 의미를 결코 비껴나지 않는 앨범이다. 특히 널리 알려지진 유명한 트랙들을 앨범에 수록하면서 아리야의 앨범은 비로소 보편적인 앨범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아리야의 앨범은 연주곡이라는 정체성에서 오는 '무언가의 배경음악'이라는 태생적 한계에다 이미 만들어진 스타일을 반복적으로 재현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갇혔다. 물론 그것은 장르적인 한계다. 음악 시장에서 아리야는 '새로운 피아노 연주자'로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 이 음반은 크로스오버라는 장르에 가장 충실한 연주곡이다. 사실 이 장르의 음악들은 모두 그렇게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를테면 이 곡들은 모두 누군가를, 아니면 어떤 곡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소비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음악 시장의 가장 안전한 영역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의 평가 기준이 재해석과 재현의 차이라는 점과 비슷하게, 크로스오버가 (그 용어가 지칭하는 의미와는 달리) 가장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이 앨범에 수록된 연주곡들은 모두 정서적인 평화를 지향하고, 매 순간 탄탄한 연주를 통해 정서적 교감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존중받을 만하다. 하지만 거기서 멈춘다. 그러므로 이 앨범은 새로운 것을 원하는 사람보다는 안정적인 것을 원하는 장르 팬들에게 만족을 줄만하다.

아리야의 [It's a beautiful day] 수록곡 해설 광고 음악으로도 사용된 'It's A Beautiful Day(아름다운 나날)'는 단조롭고 서정적인 단음들로 구성되어 앨범의 시작부터 보편적인 사운드가 펼쳐진다. 이어지는 '나무 아래'의 허밍이나 '보고 싶은 엄마'의 서정성은 앨범을 관통하는 정서를 드러내고, '별빛 가득한 밤', '가을의 노래', '새벽녘 호숫가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과 같은 제목이 붙은 창작곡은 제목 그대로의 목가적인 정서를 전달한다. 중반부에 삽입된 'Once Upon A Time In America'나 'Cannon'과 같은 잘 알려진 영화음악이나 피아노 소품은 장르와 무관하게 대중적으로 익숙한 지점의 감수성을 지향하고 있음을 '전략적으로' 드러낸다.
하지만 동시에 이 삽입곡들은 아리야라는 연주자를 기존의 연주자들과 비교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조지 윈스턴이나 유키 구라모토와의 비교를 통해 아리야의 탁월함이 확보될 수 있지만, 동시에 그것이 한계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외의 트랙들은 실험적인 방법론이나 표현의 창의성과는 무관하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크로스오버라는 장르가 시장에서 유효한 이유이자 장르적 생명력을 획득하는 이유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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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듣고 담아갑니다. 고맙습니다.
좋은음악 감사합니다.잘듣고 모셔갑니다.좋은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