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백님의 길타령..
갈림길, 갓길, 거둥길, 곁길, 고갯길, 고생길, 곧은길, 꽃길, 골목길, 굿길, 구실길, 기찻길, 꼬부랑길, 꿈길, 나그네길, 나뭇길, 내리막길, 논길, 논틀길, 논틀밭틀길, 농삿길, 눈길, 눈석잇길, 돈길, 돌길, 두렁길, 두름길, 두멧길, 둑길, 뒤안길, 뒷길, 망종길, 물길, 바닷길, 바른길, 행길, 밤길, 뱃길, 벼룻길, 벼슬길, 비탈길, 비단길, 산길, 살길, 샛길, 손길, 숫눈길, 숲길, 앞길, 언덕길, 에움길, 옆길, 옛길, 오르막길, 오솔길, 외길, 자갈길, 장삿길, 저승길, 지름길, 진창길, 찻길, 철길, 철롯길. 첫길, 초행길, 촌길, 큰길, 하룻길, 한길, 황천길, 황토길, 흙탕길, 방천길, 친정길, 둘렛길, 솔밭길, 갈맷길, 파랑길, 사잇길, 죽을길, 갈길, 뚝길, 곁길, 뒷길, 사막길, 빗길, 시골길, 꼬부랑길, 이랑길, 옛길, 산책길, 가지 않은 길........
당신은 어느 길에 들어서서 걷고 있는지요?
=지인이 보내준 톡에서=
💜 아! 가을인가?
https://m.cafe.daum.net/dreamt/TFjc/16609
찡찡한 구름
후덥한 열기
비라도 한두름 내릴려나?
아침에 빗방울 몇방울 떨어지다 만다
이왕 내린 김에 좀 내렸으면 좋을 건데...
가을 가뭄이 심하다
내일은 전국적으로 비온다니 기다려 봐야겠다
동물 먹이주기
병아리장에 가보니 병아리 한 마리가 죽어 있다
이 녀석은 꽤 큰 놈인데 왜 죽었지
꺼내 살펴보니 아무 이상 없다
큰 닭이 쪼아 죽어 버렸나?
어미 닭들을 내 보내고 병아리들만 놀도록 할까?
육추기 안의 병아리도 이리로 옮겨야하는데 걱정이다
닭장에 녀석들은 싸래기와 미강을 주었다
알을 3-4개씩 낳던 녀석들이 알을 낳지 않는다
싸래기만 먹여서 그럴까?
암탉이 10여마리가 넘으니 알이라도 잘 낳았으면 좋겠는데...
좀더 기다려 보아야겠다
아침 한술
된장국에 말아 먹으니 맛있다
된장국은 언제 먹어도 좋다
내일 비온다니 대추를 따서 건조기에 넣잔다
대추나무가 서너그루
올해 처음 대추가 좀 열렸다
이걸 다 따 건조시키면 우리 먹을 건 충분하겠다
솔밭에 있는 대추나무를 먼저 땄다
여긴 대추가 좀 굵다
대추나무에 수세미가 감고 올라갔길래 모두 걷어 주었다
수세미도 아직 어린게 있다
이걸 잘게 발효액 만들자며 땄다
너무 커버린건 발효시키면 액이 별로 나오질 않는단다
어린게 수세미 물이 많이 나온단다
수세미 발효액은 기관지에 좋다니 만들어 두었다 겨울철에 차로 마시면 좋겠다
감나무 사이에 있는 대추도 땄다
서너그루의 대추를 따니 한바구니 정도 된다
이 정도만 따도 어디냐고
대추 말리며 고추도 말자고
고추밭에 내려가 붉은 고추를 땄다
붉어진 고추가 별로 없다
이제는 거의 다 탄저병이 왔다
그래도 있는대로 다 땄다
광주 아짐이 부르신다
가 보니 보리를 주시며 땅 일구어 지금 뿌리란다
보리싹이 잘 나도록 물에 불려 두었단다
내일 비온다니 지금 뿌리면 딱 좋을 거라고
봄에 캐다 국 끓여 먹으면 아주 좋을 거란다
고맙다
고구마 캔 자리에 고구마 이삭이 있어 주워가도 되겠냐고 하니 그렇게 하란다
고구마 이삭 주워다 토끼 먹이 해야겠다
재봉동생을 만나 얻어 온 보리씨를 좀 나누어주었다
한쪽 귀퉁이에 뿌려 두었다 봄에 보릿국 한번 끓여 먹으라고
재봉동생은 별로인데 사모님은 맛있겠단다
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후텁지근
마지막 더위의 여운니 남은 것같다
별로 일한 것도 없건만 땀이 줄줄
오늘까지 이리 덥고 내일은 기온이 뚝 떨어져 버린다던데...
요동치는 날씨에 건강 상하기 쉽겠다
대추와 고추를 건조기에 넣어 놓고 집사람과 같이 고구마 주우러 갔다
미안하다며 집사람이 막걸리 한병 가지고 간다
광주 아짐과 막걸리 한잔
아짐도 술한잔씩 하신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으며 살 수 있어 좋단다
아짐은 농산물을 조금씩 가꾸어 시장에 내다 판다
마을 분들이 모두 다 부지런하지만 내 생각엔 아짐이 제일 부지런하고 야무지게 일을 잘 하시는 것같다
고구마 이삭을 줍고 보니 한포대 반 정도
리어카에 싣고 집에 오는데 서너번을 쉬었다
이제는 힘이 딸려 한번에 오를 수가 없다
처음 귀촌할 때만 해도 이까짓 것은 문제 없었는데...
이젠 갈수록 힘 팔리겠지
씁쓸한 웃음이 잠깐 스친다
땀도 나고 힘도 들어 막걸리 한잔
집사람이 별장집 사람이 왔다며 얼른 밤 주우러 갔다 오잔다
저 사람들이 오면 산을 다 뒤져 주워가기 때문에 밤 줍기 어렵다
저 사람들이 주우러 가기 전에 우리 집 뒷산이라도 가서 줍자고
술 한잔 마시다 말고 산으로
밤이 꽤 떨어졌다
한바탕 줍고 나니 두어됫박은 될 것같다
밤도 쥐밤이 아니다
이 정도면 쪄 먹기 괜찮겠다
줍고 내려오니 어느새 12시가 다 되간다
아침나절 일 꽤 나 했다
집사람은 뒤처리 하는데 난 평상에 앉아 막걸리 한잔
일하고 땀흘려 한잔 땡긴다
집사람이 뒤처리하고 와서 뭐든지 자기 혼자서 다 해야하느냐고
같이 하면 안되냐며 비난 투로 말을 한다
아이구 그 놈의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 안될까?
기분이 팩 상해 버린다
아무말 하지 않고 내려가 주워 온 고구마를 정리
먹을만한 것 몇 개는 작은 콘테이너 박스에 담아 작은 방에 놔두었다
나머지 찍힌 고구마들은 포대에 담아 닭장으로 옮겨 두었다
매일 몇 개씩 토끼에게 주어야겠다
집 뒤 밭에 가 늙은 호박을 땄다
크고 작은게 여섯 개나 된다
청호박도 심었는데 청호박은 보이질 않는다
애호박도 서너개 보인다
내일은 애호박을 따다 썰어 말려야겠다
딴 호박을 하우스 안에 가져다 두었다
주워 온 고구마를 몇 개 쪘다
맛이 있을 것같다
땀으로 목욕 했다
샤워하고 잠 한숨 자려고 누웠더니 동생이 온천이나 가자며 왔다
동생네와 석정온천에 갔다
온탕에 몇 번 몸 담구었다가 탕 안 쉬는 곳에서 잠 한숨
난 온천에 오면 꼭 잠 한숨 잔다
여기선 공기도 좋고 습도와 온도가 맞기에 잠이 더 잘 오는 것같다
잠한숨 자고 나니 이미 동생은 욕탕을 나갔다
온탕과 냉탕을 몇 번 더 왔다갔다 한뒤 나도 나왔다
목욕하고 나니 기분이 괜찮아진다
집에 와 차 한잔
동생이 감귤을 드시라고 10여개 내 놓는다
알밤을 까다 준다기에 주워 온 밤을 봉지에 담아 주었다
껍질을 까서 건조해 두었다가 음식에 넣으면 좋다
동생네 가고 난 뒤 잠 한숨
일어나니 다섯시가 다 되간다
와 많이도 잤다
바람이 산들 거린다
비가 올 듯 말 듯
내일 새벽엔 내린다고 했으니 기다려 보자
내일 비온다기에 보리 심은 곳에 복합비료를 뿌려주었다
비료를 뿌려 주면 싹 터서 잘자란다고
집사람이 쪽파에도 뿌려주란다
쪽파는 엔케이를 좀 섞어 뿌렸다
내일 비오고 나면 더 쑥 자랄까?
감나무 가지를 꺾어다 닭장에 넣어 주었다
토끼들이 감잎을 좋아한다
감가지를 넣어주면 감 잎을 금방 먹어 치운다
겨울엔 감잎 낙엽을 주워다 줘 볼까?
닭들에게 모이주고 물도 충분히
어린 기러기들이 잘 크고 있다
녀석들 올 겨울 나면 봄엔 냠냠할 수 있겠다
닭들이 알을 낳지 않으니 대여섯마리만 남기고 처리해 버릴까?
알을 낳아야 사료값이라도 할 수 있지
고민 고민이다
어느새 여섯시가 훌쩍
구름이 가득해 어둠도 빨리 내리려 한다
베란다에서 막걸리 한잔해야겠다
집사람이 오기스럽게 혼자 잘 마시란다
뭐 상관 없지
오리로스 구워 안주삼아 막걸리 한잔
귀촌한 뒤론 자작술을 즐긴다
집사람은 알콜 중독이라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질 않는다
얼큰한 알콜 도수로 오히려 삶을 즐기는지 모른다
단지 남이 이해하지 못할 뿐
모르겠다
어둠에 잠긴 조양뜰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상념을 떠 올려본다
하루가 이렇게 저물어 가는구나
풀벌레 소리 잦아들며 댓잎을 스치는 바람소리 들린다
비라도 몰고 오려나?
님이여!
연휴동안 얻은 가을에너지로
힘차게 출발하시며
오늘부터 뚝 떨어진 기온
건강관리 잘하시면서
함께하는 시간들 매일매일이 즐거움 넘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