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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가는 길에는 충북선 철로가 놓여있다. 그 철길을 넘나들 때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꼈었다. 오늘 아침 잠에서 깨어 나면서 불현듯 기차를 타고싶은 충동이 솟았다. 철도청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충북선 상하행선 기차 시간을 확인했다. 삼탄역까지 가기로 했다. 삼탄역은 충주시 관내지만 산과 강(행정표시로는 川으로 표시되어 있씀)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는 아름다운 명승지다.
콘크리트로 지어진 충주역사는 무국적의 무개성의 건물로 아름다운 건축미를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건물 하나 지을 때에도 그 지역의 역사나 문화나 환경등 여러 요소를 감안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충주역의 하행선(제천 방향) 풀랫홈의 지붕과 가로등이 새가 나래를 활짝 펴고 힘차게 날아 오르는 역동적 형상을 하고 있다.
11시 40분 발 하행선 충북선이 역사로 들어 오고 있다. 잠시 후 나는 이 철마에 올라 있을 것이다.
삼탄역은 산과 강이 어울려 있는 아름다운 곳에 위치해 있다. 전에도 수차례 이 곳을 다녀 갔지만 기차를 이용해 온 것은 참으로 오랫만이다. 역사는 그다지 개성적인 건축물은 아니더라도 기차처럼 낮고 길게 지어져 있다. 비록 시멘트 건축물이지만 차갑거나 위압감을 주지않아 다소 친근감도 느껴진다.
삼탄역 아랫 쪽 입구의 풍경이다. 길 주변에 다소 수령이 높은 나무들이 자라 있어서 서정적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있다.
삼탄역사 바로 아래 쪽에 흐르고 있는 삼탄강 상류가 한가롭게 흐르고 있다. 행정표기는 제천천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나 옛날에는 모두들 삼탄강이라고 불렀고 나도 삼탄강으로 알고 있었기에 삼탄강이라고 표기하겠다.
삼탄강변에 자라있는 갈대가 소슬바람에 일제히 강 쪽으로 일렁거리고 있다.
충주 땜이 만수가 되면 이곳까지 물이 차 오른다. 물의 속성인 만유인력의 법칙이 지켜지면서도 인간이 잘 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물이 잠시라도 갇혀 있으면 녹조 현상으로 물이 더러워 진다. 이 곳 바로 아래 쪽에는 녹조현상이 많이 진전되어 마치 녹색 페인트를 쏟아 부어 놓은 것 같아 마음이 개운치 못했다.
삼탄강에서 멀지 않은 곳에 터널이 있다. 터널 안에 들어 가서 터널 밖을 바라 보니 빛이 강하게 쏱아져 들어 오기 시작하여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고백하건데, 이 터널을 통하여 어린 시절로 돌아 가보고 싶었으나 500여 미터 쯤 부터는 도무지 더 나아 갈 수가 없었다. 이제는 폐쇄되어 버린 산척역 아래 쪽에 나의 유년의 추억이 생생히 살아 있는 고향 마을이 있다. 그 시절 몇,몇 친구와 더불어 철길과 터널을 통하여 이 곳 삼탄까지 와서 올뱅이를 건져 간적이 있었다. 결국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둘러 되돌아 나왔다.
터널 가까운 곳에 작은 내가 흐르고 있다. 큰 돌로 돌다리가 듬성 듬성 놓여있다. 터널 안에서 두 대의 기차를 지나쳤는데 굉장한 먼지를 일으켜 탄부의 손처럼 검어진 손과 얼굴을 이 곳에서 씻었다. 나의 못말리는 객기의 댓가를 톡톡히 치루었다.
석양이 너무도 환상적이다. 동량면 관암마을 언덕에서 바라 본 해지기 직전의 풍경이다. 시니컬한 색조의 검은 들과 산 사이로 흐르는 남한강의 물빛과 잠시 후 서산 뒤로 사라질 석양이 혼신을 다해 발하는 광채가 선홍 빛의 핏물로 번지고 있다.
무어라고 형언키 어려운 풍경이다. 용맹한 장수가 맹렬히 싸우다가 장렬하게 숨을 거둔 뒤의 느낌이랄까? 서산으로 사라진 석양의 여린 황혼 빛이 아련하고 잔잔하면서도 엄숙미와 비장미까지 띠고 있다. 남한강 물 빛은 강한 인상처럼 오히려 반짝이며 원, 근경의 논과 건축물들의 형태가 깨어난 의식처럼 어둠 속에서 되 살아 나고 있다. |
첫댓글 아직 한번도 가본적은 없지만 충북선,삼탄역을 보니 참 아름답고 꼭한번 찾아가보고 싶네요..
저도 아직 충주에는 가본적이 없는데.....잘봤습니다!! 아름답네요~~
작년에 갔는데, 버스시각이 안맞아 충주에서 택시타고 들어갔죠. 충주역입장권 사려다가, 택시비 왕창깨졌답니다. 2만원으로 깎았지만. 12월 15일 이후 정차횟수가 줄어들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