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청소를 하다가...
빨간색 내 탱고슈즈가 들어있는...
노란색 주머니에 눈길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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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탱고 슈즈를 손에 들었다.
묵직하다...
싸구려라 그런가?
이렇게 무거운것을 신고 춤을 출수 있다니...
내 다리가 두꺼운게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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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을 열었다.
검은 팬츠와 랩스커트... 얇은 씨스루 탑이 눈에 보인다.
언제나 입고가던 댄스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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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롱가를 가본게...벌써 6 년 전 이다.
가보고 싶다는 충동이 샘솟는다.
오늘은 수요일 오후인데....
하긴.. 별 상관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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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를 들었다.
만지작 만지작...
몇몇 번호가 머리속에 떠오른다.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그냥... 얼굴만 떠오르는 사람....아무 감정 없이...
결국 전화기는 내려놓았다.
조금 서글펐다.
6년만의 밀롱가행에 동행할 사람이 없다는 것은...
하긴... 별 상관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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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탈까... 자가용을 탈까 고민하다가...
결국 가방에 주섬주섬.. 챙겨넣었다.
걸어가기로 했다.
한 2시간쯤 걸리려나?
괜찮겠지...날씨도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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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롱가 앞]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가방속에 분홍색 모자를 눌러썻다.
어깨에 볼레로도 둘렀다.
우산도 가방에 있지만...
왠지 꺼내기가 귀찮다.
시간은 많이 늦어졌다.
나이는 못속이는가...
2시간이면 올줄 알았는데...벌써...
아... 그 사람이 있으면 좋을텐데...
그 사람의 춤은..정말... 일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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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롱가]
밀롱가 안에 들어섰다.
역시... 늦은 시간... 사람이 별루 없다...
덴장... 3시간이 넘게 걸어왔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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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 사람은 없다...
예전부터..이런식이다...
꼭 보고 싶을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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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하이힐을 꺼냈다.
빨간구두인가?
탈의실에서 신어도 될텐데...
마음이 급하다.
일단 신고 보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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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서 한 남자가 걸어온다.
이런...아직.. 옷도 안갈아 입었는데...
하긴.. 신발 신었음 됬지 뭐...
볼레로를 벗었다..
그리고 그 위에..모자를 올려놨다...
볼레로에..모자라... 웃긴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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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선 그 사람..
공손히 춤을 청한다.
낯은 익다...
아니.. 솔찍히 아는 사람이다...
궂이 기억해 내야 한다는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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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DJ석을 바라본다.
나도 덩달아..눈 둘곳을 찾는다..
쳇...마음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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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소를 한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여전히 초보인가?
가느다란 떨림이 전해온다.
긴장하고 있는 듯하다...
난 하품이 나오고 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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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곡을 췄다.
살리다로 시작해 살리다로 시작하는...
그저 그런 춤이다.
그저 그런...
그저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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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곡 더 출까요?"
내가 말하고 내가 놀랐다.
이 사람도... 놀란 표정이다.
표정이 누그러진다.
예의 그 전봇대 같이... 마치...
남의 일을 보는 듯한 표정에...
웃음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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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소를 하려한다.
가슴을 기댔다.
팔을 그의 목에 둘렀다.
심장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이 사람의 팔이 내 등을 지나고 있다.
힘줄이...핏줄이 튀어나온...
가늘지만... 힘있는 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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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스킨 냄새가 내 코끝을 찌른다.
예의 그 찜질방에서나 맡을수 있을 것 같은...향이다.
보통때라면... 보통때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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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한 음악이 흐른다...
이 사람의 춤...
사실은... 그의 춤...
맛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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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밖은 여전히 눈이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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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치 단편영화를 보는듯 해요..
이번엔 day님의 회상편이야??? ^^ 누굴까 무지 궁금해지네,,,
탱고님의 회상편이었군,,, ㅋㅋ 데이,나이트,탱고~
응.... 설정은 조금 바꿨지요..아는 사이로... 그래야 처음 만남을 쓸수 있을것 같아서..첫 만남을 근사하게 구상중..ㅋㅋ
땅게라셨군요.. 지금까지 땅게로로 알고 있었습니다. ~_~
왜이러시와요...~~~ 전 남자인디요~~
잘 읽고 나서 마음에 쪼끔 남는 의문이... 저어.. '볼레로' 아니여요? ^^;;
맞습니다..오타입니다... 역시...탱고의 휴유증이라고나 할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