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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를 줘 04
‘개새끼야!!!!!!!!’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공간에 혼자 내버려져있다.
사방팔방에서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절규소리가 들린다.
도망가고 싶다.
누가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어.
무섭다.
저를 향한 누군가의 강한 원망.
고스란히 전해지는 절망.
두 손으로 허우적거리며 비틀거린다.
벗어나려 몸부림칠수록 고막을 터뜨릴 정도의 굉음이 저를 둘러싼다.
‘이해원...이해원..이해원!!!!’
............
.....................
‘……!’
해원은 온몸으로 식은땀을 흘리면서 잠에서 깼다.
가슴팍을 뚫고 나올 듯 거세게 요동치는 심장.
호흡마저 부족할 정도로 괴로웠다.
해원은 왼쪽 가슴팍을 오른손으로 꽉 쥐었다.
그 칠흑같던 어둠속에서 마지막으로 본 유일한 형상.
눈.
울부짖는 눈이었다.
눈물이 넘쳐흐르고 핏대가 다 터진 눈이었다.
그 눈은 해원을 죽일 듯, 갈가리 찢어버릴 듯 쳐다보고 있었다.
예전엔 하루가 멀다하고 꾸던 꿈이었는데, 요즘은 이렇게 간헐적으로 찾아온다.
그래서 그 한번 한번이 너무나 고통스럽고 괴롭다.
새벽 3시 21분.
“아줌마…….”
해원은 괴로운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득 쥐었다.
...............
.........................
늦잠을 자버렸다.
악몽을 꾼 뒤, 저도 모르게 다시 새잠이 들어버렸고 눈을 떠보니 이미 시계바늘은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머리만 대충 감고 헐레벌떡 뛰어온 학교.
담임선생님은 이미 출석을 부르고 교실을 나간 뒤였다.
“웬 일로 지각을?”
태성이 얄밉게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늦잠 잤어. 어젯밤에 꿈을 꿔서.”
태성의 물음에 대답하면서 해원은 무의식적으로 옆자리에 앉아 MP3를 듣고 있는 은규를 쳐다봤다.
은규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지에 두 손을 꽂곤 의자에 늘어지듯 앉아있었다.
시선 역시 멍하게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문득 은규의 눈동자에서 들려오는 것만 같은 비명소리.
해원은 지금의 은규와 어젯밤 꿈속에서의 은규 모습이 겹쳐지자 죄책감에 고개를 획 돌려버렸다.
“음, 나도 가끔 악몽을 꾸긴 하지. 근데 나 오늘 점심 먹기 전에 집에 간다.”
태성이 해원을 향해 의기양양 V자를 그려보였다.
“에? 왜? 어디 아픈 것 같아 보이진 않는데. 어디 아파? 아니면 꾀병?”
해원은 곧 내일 태성이 중요한 미술대회를 치른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학기 초부터 이 대회에 나가 꼭 입상하겠다고 인사말처럼 떠들어대던 태성이었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그게 곧 내일이라니.
그간 해원이 기억해오던 태성의 모습이란 학원 빼먹고 PC방을 간다던가,
같은 학원 중2보다 그림을 못 그린다고,
학원 앞 꼬치집에서 같이 꼬치를 먹고 있던 해원을 앞에다가 두고 대놓고 원장선생님한테 혼나던가 이런 것뿐이었다.
과연 태성이 입상이나 할 수 있을지,
해원은 조용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면 난 점심 누구랑 먹어.”
다음으로 생각난 것은 매일 해원은 태성과 점심 급식을 먹는다는 것이었다.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자주 둘이서 먹게 됐기에 어느 순간부턴 둘이서만 먹기 시작했다.
해원의 성격에 이제 와서 다른 애들 사이에 끼기도 약간 민망했다.
“대안은 마련하고 가던가 말던가 해. 야. 야!”
해원은 대책 없이 막무가내로 자기 할 말만 하고 등을 돌려버리는 태성의 오른쪽 어깨를 잡고 마구잡이로 흔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 겨울 방학 때 지 딴엔 몸 만든다고 헬스하던 걸 비웃었었는데 지금 어깨를 잡아보니 다부지고 딱딱하다. 그리고 그만큼 해원이 자신의 완력으로 태성을 돌리기란 어렵고 힘들었다.
“아, 진짜. 얄미워.”
오히려 해원 쪽에서 팔이 아파 먼저 그만 두었다.
“몰라, 네 알아서 하던가~ 아요, 잠온다~ 아요, 잠온다~”
태성은 깐죽거리는 목소리로 책상에 엎드렸다.
그러한 모든 상황들을 은규는 말없이 보고 있었다.
해원이나 태성이 은규의 시선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은,
먹잇감을 바로 앞에 둔 사자처럼 아주 조용하고 미묘하게 움직인 그의 눈동자 때문이다.
그런 은규의 모습은 스산하다 못해 소름끼치기까지 했다.
“간다~ 밥 잘 먹고.”
태성이 대놓고 해원을 놀리듯 뒷문에 서서 손을 흔들고 있다.
해원은 일부러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며 태성을 외면한다.
미운 놈. 가든 말든.
혼자 밥 먹으러 가는 게 그렇게 힘든 문제도 아닌데 해원은 뭐든 처음 하는 것이 어렵고 싫다.
방법도 모르겠고 여기저기 신경 쓰는 게 해원의 체질은 아니다.
배꼽시계는 배고프다고 울려대고.
해원은 배를 살살 문질렀다.
누구라도 혼자 남아있는 해원에게 같이 밥 먹으러 가자 이 말 한 마디만 해준다면 좋으련만!
해원은 급식소로 경주하듯 뛰어가는 인파들을 쳐다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아, 부러워.
“밥 먹으러 안 가?”
옆자리 의자가 끌리는 소리가 나더니 은규의 목소리가 들렸다.
은규는 해원을 쳐다도 보지 않은 채 듣고 있던 이어폰으로 핸드폰을 둘둘 감고 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야 자신을 못 미덥게 쳐다보고 있는 해원의 시선을 느끼고는 해원 쪽으로 고개를 틀었다.
“뭐?”
“밥 안 먹을 거냐고. 밥.”
은규는 친절히 두 손으로 밥 먹는 제스처를 취해준다.
마치 자신을 어린 애 취급하는 은규의 모습이 못마땅하다.
“먹을 거야.”
“어느 세월에?”
“지금.”
은규가 계속 물어보는 게 짜증나는 해원이었다.
뭔가 다 알고 물어보는 것 같아서가 첫 번째 이유이고,
은규의 물음에 떳떳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자기가 싫어서가 두 번째 이유였다.
해원은 인상을 잔뜩 쓰고는 본심과는 다르게 당당한 척 뒷문으로 향했다.
발자국 소리가 뒤에서 하나 더 들리는 것을 보니 은규도 해원의 뒤를 따르는 것 같다.
은규는 평온하게 웃고 있었다.
배식을 받고 자리에 앉았다.
실제로 그렇지 않지만, 모두가 혼자 온 해원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혼자 밥 먹으러 오니까 왠지 자신이 따돌림 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 싱숭생숭하고 이상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단 꽤 괜찮았다.
은규는 해원의 시선이 닿을 자리에 자리 잡았다.
은규의 앞자리엔 어떤 여학생이 앉아있었다.
해원은 그 여학생이 최근 들어 은규와 함께 다니는 그 애라는 걸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뭔가 계속 낯이 익어 갸우뚱했지만, 저런 뒷모습이 한 두명도 아니고라는 생각에 고개 숙여 조용히 밥을 먹기 시작했다.
「예쁜이, 빱빠 냠냠 잘하고 이쪄여?」
중간중간 더럽게도 얄밉게 카톡을 보내는 태성을 반찬삼아 아주 맛있게.
“밥이 맛이 없어? 오늘 기분 별로 안 좋아 보이네.”
“기분 좋은데?”
“거짓말. 오늘 만나고 나서부터 한 마디도 안 하고 있으면서.”
“내가 네 앞에 있다고 말해야 하나?”
은규는 계속 눈을 내리깔고 깨작깨작,
보는 사람도 입맛이 떨어지게끔 밥을 먹고 있다.
아니, 먹는다기 보다는 밥알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다.
김치를 국에 담갔다가 빼서 밥 안에 숨겼다가, 다시 꺼내서 불고기와 섞었다가.
심지어 아라의 말이 가치도 없다는 듯, 대답 할 때는 아라를 노려보기까지 한다.
“영 이상한데. 무섭게 왜 그렇게 쳐다 봐.”
“쳐다보면 좋다고 실실 대더만.”
“응? 뭐라고?”
“좀 가만히 밥 좀 먹자.”
“은규야.......”
아라는 스며오는 오한에 당황해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단숨에 머릿속이 은규로 가득찼다.
갑자기 그가 자신에게 쌀쌀맞게 대하는 이유가 뭐지.
어젯밤까지만 해도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공동현관에선 안아주기까지 했었는데.
이상하다.
은규가 이상해.
두 사람을 맴도는 이 차가운 공기,
아라에겐 전혀 낯선 것이었다.
“이상해, 정말.”
탁-
“거 참, 시끄럽게 쫑알쫑알.”
아라의 혼잣말에 은규는 가지고 놀던 젓가락을 식탁에 내팽개쳤다.
식판과 쇠 젓가락이 부딪히는 그 날카로운 소리로 인해 주위 아이들의 시선이 모두 아라와 은규에게로 꽂혔다.
해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은규 쪽에서 난 거슬리는 소리에 해원도 고개를 들었다.
움츠러든 여학생의 어깨, 그리고 그 앞에서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은규.
젓가락은 식판에 튕겨 바닥에 떨어져있었다.
처음엔 실수로 떨어뜨린 건가 싶어 다시 숟가락을 들었지만,
은규는 다시 해원을 고개 들게 했다.
“꺄악!!!!!!”
다수 여자애들의 비명소리.
그 소리에 고개를 든 해원도 입을 떡 벌릴 수밖에 없었다.
은규가 하고 있던 짓은 너무나 상식 밖의 일이라 그 어떤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폭풍전야가 어제로 끝이 났다는 것이었다.
해원은 무언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은규에게로 달려갔다.
“야, 미친 새끼야. 뭐하는 짓이야!!!”
해원은 은규를 강하게 밀쳐냈다.
“왜?”
잠시 뒤로 물러난 은규는 고개를 비스듬히 누이며 자신의 손에 묻은 밥알을 하나하나 입술로 훔쳤다.
그러면서도 눈은 이리저리 하이에나처럼 모든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마치 게임을 하듯.
음식물로 뒤범벅이 된 은규의 오른손.
그런 건 알 바가 아니다.
해원의 시선은 곧장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집어쓴 듯 한 아라에게로 돌아갔다.
해원은 아라의 얼굴에 떡칠이 된 음식물 하나하나를 손으로 걷어냈다.
아직도 충격이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은규는 식판 위의 음식물을 손에 쥐곤 아라의 얼굴에 짓이기듯 눌렀다.
“으..읍! 왜..왜 그래!”
“여태까지 본 모습 중에서 제일 잘 어울린다.”
“응그아! 그아애 (은규야! 그만해!)”
“괜히 색 떨다가 이 지경 되는 거 아냐, 반성하고는 있어?”
피하지도 못하게 아라의 뒤통수마저 꽉 잡았다.
두 손등에 핏줄이 드러날 정도로, 그렇게 은규는 아라의 머리를 짓눌렀다.
아라가 은규의 두 손을 할퀴고 쥐어뜯고 저항했지만,
그 어떤 힘이 은규를 지배하고 있었는지 은규의 표정은 한결같았다.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어, 너를 당장 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아쉬울 게 없을 정도로 너를 증오한다는 표정.
은규에게서 스며 나오는 그런 아우라가 주위에서 밥을 먹고 있던 애들을 꼼짝없이 자리에 앉아있게 했다.
해원을 제외하곤, 그 누구하나 자리에서 일어나 은규를 막는 이가 없었다.
“진짜 싸이코 새끼. 괜찮아?”
문득 뒷주머니의 손수건이 생각난 듯,
해원은 음식물이 잔뜩 묻은 손으로 바지 뒷주머니에서 꺼낸 손수건으로 아라의 얼굴을 닦아냈다.
그런데 닦아내면 닦아낼수록 아라가 친숙하게 느껴졌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얼굴.
그래, 매점.
매점이다.
해원의 머릿속에 한달전 매점에서의 상황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도 은규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도 설명이 되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속이 메스꺼워졌다.
“이거 가져가서 써. 반 화장실 가서 잘 씻고.”
해원은 되려 자기가 죽을죄를 진 것처럼 고개를 들 수가 없었지만,
아라에게 손수건을 꼭 쥐어주는 일만큼은 잊지 않았다.
충격의 구렁텅이에 빠져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는 게 해원의 눈에도 빤히 보였다.
아라에 대한 미안함이 배가 될수록, 은규에 대한 분노와 증오는 솟구쳤다.
해원은 아라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급식소 밖으로 내보냈다.
다행히 주위에 앉아있던 반 친구 두세명이 자리에서 엉거주춤 일어나 아라를 부축했다.
아라는 비틀거리고 있었다, 얼룩덜룩한 얼굴로.
“아쉽다. 더 재미있을 수 있었는데.”
아라가 급식소를 나가자 은규는 머리 뒤로 깍지를 끼며 자리에 털썩 앉았다.
“영웅놀이는 니 집에 가서나 해, 개새끼야.”
그러면서 해원을 비아냥거리며 웃었다.
해원은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이 뜨거운 무언가를 견딜 수가 없었다.
목에도, 그리고 손등에도 힘줄이 돋아났다.
얼굴 근육이 씰룩이는 것까지, 그렇게 세밀한 모든 것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마음을 다시 잡으며 해원이 말했다.
“너는 쓰레기야.”
은규는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정적이 맴도는 급식소에서 혼자 휘파람을 부는데, 그 휘파람 소리는 무척이나 서늘하고 음산했다.
모두가 팔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으니까.
해원은 당장이라도 입 밖으로 욕지꺼리들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손에 음식물들이 잔뜩 묻은 것도 잊었다.
해원은 얼굴을 쓸어내리며 은규의 팔목을 잡아당겼다.
“하, 나와서 둘이 얘기해.”
그때서야 은규가 해원을 쳐다봤다.
게임 승.
내가 이겼다.
라는 표정으로.
*
“네가 왜 그랬는지 알아, 나는.”
해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옥상.
극도로 흥분해있었던 해원도 옥상의 찬바람을 맞으니 어느 정도 냉정을 되찾았다.
그래, 이건 앞에서 고래고래 화를 내고 욕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하건 제멋대로 해석하고 정당화시키는 게 습관이 된 놈이다.
화를 내봤자 해원만 답답할 것이다.
“그 애 만난 적이 있어, 매점에서. 너도 분명 알거라 생각해. 누구한테서 들었겠지.”
해원은 그 당시의 매점 상황을 묘사했다.
“1교시 쉬는 시간이었고 많이 붐볐다,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어떤 애가 이 사람 저 사람 다 밀치고 매점 나가다가 그 애도 밀쳐진 거고,
그게 나한테 와서 부딪힌 거야.
넘어질 것 같아서 붙잡아줬는데 손 높이 맞는 곳이 어깨라서 어깨 잡은 것뿐이고.”
“그래?”
“그래, 그러니까 네가 오해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그런데 말이야, 해원아.”
해원의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던 은규가 갑자기 해원의 말의 허리를 잘랐다.
네가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표정. 은규는 새끼손가락으로 오른쪽 귀를 팠다.
눈빛은 강렬하게 '그 정도 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은규가 해원에게로 성큼성큼 다가와 바로 코앞까지에 이르렀다.
“다 알고 있는 얘기, 두 번 듣는 거 너무 지루해.”
너무나 가까이에서 느껴지는 은규의 숨소리.
추운 겨울이었지만 뭘 그리 긴장했는지 해원의 등줄기론 땀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눈높이, 바로 앞에 보이는 은규의 입술.
그 입술은 짧게 미소 짓더니 달싹거렸다.
“넌 그런 당연한 것도 안 돼.”
은규는 정색했다.
“내가 보기 싫으면 그게 다인 거야.”
“김은규, 그런 말도 안 되는 억지가……”
해원은 말을 잇다말고 입을 다물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얼굴 바로 옆으로 무섭고 빠른 무언가가 휙 지나가더니 이윽고 콰직-하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해원은 왼쪽으로 고개를 슬며시 돌렸다.
벽과 닿아있는 주먹.
은규는 해원의 바로 옆 벽을 주먹으로 내려쳤다.
해원은 뒤늦게 흠칫 놀라며 은규를 정면으로 쳐다봤다.
"김은규...!!!!!'
‘그 눈이다.’
은규는 어젯밤 해원의 꿈에서 보였던 바로 그 눈으로 해원을 노려보고 있었다.
너를 세상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말려 죽여도 성에 차지 않는다는 무시무시한 표정.
은규는 기가 차다는 듯 웃으면서도
해원을 꽈악 껴안았다.
“난 애미애비가 없어서 니들이 말하는 말도 안 되는 억지가 뭔지 몰라.”
바로 귀옆에서 황량한 은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빈 쌀의 껍질처럼 무미건조하고 황폐했다.
하지만 저를 위협하는 사람에게 안긴 해원은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은규의 가슴팍을 밀어내려 암만 힘을 써 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은규.
자신을 그런 눈으로 봐 놓고, 모순되게 또 포근하게 자신을 감싸 안는다.
발버둥 치면 발버둥 칠수록 더 세게.
해원은 어느 순간부터 포기하고 은규를 밀어내던 팔을 내려놓았다.
두 팔이 축 쳐졌다.
은규도 말을 이어나갔다.
“그니까 뭐든 기대하지 마.”
해원은 그 말이 끝나자마자 바닥으로 내팽개쳐졌다.
동시에 옥상 철문이 쾅-하고 닫히는 소리가 났다.
*
해원은 은규가 내친 그 자세 그대로 옥상에 누워 5교시 종이 치기 전까지 하늘을 쳐다보았다.
한숨이 많아지는 요즘. 모든 걸 놓고 떠나고 싶어졌다.
암만 읽어봐도 뭔가 허접한 것같은 이번 편..송구스럽나이다T.T
하지만 명절동안 짜투리시간 내서 열심히 써봤어요 ㅎㅎㅎ
벌써 1회가 조횟수 200을 넘었더라구요..저혼자 자축했습니당ㅋㅋㅋ
다 여러분 덕분이에요ㅠㅠㅠ 댓글도, 추천도 너무나 감사합니당ㅎㅎ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시구요
혹시나 고칠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0^
평안한 밤 되세요~~~
첫댓글 오우♥작가님♥_♥기다리고있었어요♥
ㅎㅎㅎ오늘도 하트가가득하네요^^복받은기분입니당ㅎㅎㅎㅎ
오홍 > <♥ 4편이다!! 재밋게보고가요잉~
이번에도 발자국남겨주시네요!!!!ㅎㅎㅎ감사합니다매혹님
재밌게 보고 가요^^
늴니리야님 저번편에서도 댓글감사합니당ㅎㅎ
진짜해원이피곤할듯.....은규무섭ㅠㅠ
그져.....제가해원이면 진짜신경질환걸릴듯 싶어요..ㅠㅠㅠㅠㅠㅠㅠ
재밌어요오 ^^
재밋다니정말 다행입니다ㅠㅠㅠㅠㅠ감사해욧
너무재밋어요ㅎㅎ 다음편도 기대되네요!
ㅎㅎㅎㅎㅎ하루종일 컴퓨터만 붙잡고 있다보니 댓댓글 참 빠르죵^0^감사합니당 스타일님! 매번 주시는 댓글!!
은규 부모님의 비밀이 해원에게 있는듯 하네요 ㅎ82828282828282업뎃 됐으면 좋겠네요 ㅋㅋㅋㅋ
은규 미워하지 말아주쎄용ㅎㅎㅎㅎ^_^은규 미움받지 않게 하려면 제가 글을 좀 잘써야겠지만...ㅠㅠㅠ큭...
잼있게잘봤습니다....은규가해원을넘미워하는것같아요....ㅠㅠ
아라도불쌍해지는것같아요...
안녕하세요 진이님^_^!! 하하, 그렇게 보이나요! 은규가 과연 해원을 미워하는 걸까요~_~ 앞으로 잘 지켜봐주세요 ㅎㅎ!!
아아~ 그 다음편이 너무 기대되요!! 은규랑 해원이랑 이런 관계가 된 사연 궁금해요ㅎㅎㅎㅎ
네일아트님 설 잘 쇠셨나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당 항상 다음편 궁금해 해주셔서 뿌듯하네요!!!
재미있어요=)
새미님! 처음 뵙네요!앞으로도 자주 마주치길 바랍니다^_^!
재밌어요~!!빨리 다음편 보고싶어요^^!
처음 뵙네요, I love you baby님^_^넵! 5편 수정 중에 있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ㅎㅎㅎ
정주행하고 댓글 남겨요~ 재미있게 잘 보고 있어요~ ^^
ㅎㅎㅎㅎ코코포님!!!!정주행 너무감사합니당ㅎㅎㅎ
잘봤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ㅠㅠ응원에 힘입어 8화 업데이트하겠섭니당^)^
추천꾹 ㅎㅎ이거 몰입이 너무잘돼염 ㅎ
꺄ㅠㅠㅠㅠㅠㅠㅠ개강하자마자 너무 바쁘게 살아 그런지 거의 두달동안 잠수아닌 잠수를 타버렸네요ㅠㅠ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