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의 세계는 재밌는 것이,
어떤 성격이 강하냐에 따라서 상황 별로 느끼는 감정들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점에 있습니다.
"신경이 곤두서는 상황" 역시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에게는 별 일 아닌 상황일 수도 있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굉장히 신경을 자극하는 일일 수도 있는 것이죠.
오늘은 특히
BIG 5 성격 유형의 외향성, 성실성, 우호성의 고저에 따라서,
각 유형 별 사람들이 어떤 지점에서 예민해지는가를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격 → 신경
내향 ↔ 외향
BIG 5 성격 유형에서는 외향성이 낮을수록 내향성이 강하다고 해석하는데,
외향적이냐, 내향적이냐에 따라서 자신의 영역에 대한 방어 심리가 판이하게 달라지게 됩니다.
먼저, 극 내향인들의 경우부터 살펴보자면,
이들은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에 다른 존재가 침범하는 것을 극히 꺼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서 다른 존재라 함은 나 이외의 모든 대상을 뜻하며,
사랑하는 연인, 배우자, 자녀 등 소중한 사람들 또한 예외 없이 해당됩니다.
가령,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일지라도,
같이 있는 시간과 혼자 있는 시간은 엄연히 구분해야 하는 것이 곧 극 내향인들의 사고방식이며,
이들이 자신만의 동굴로 들어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려 할 때,
주변 사람들이 눈치없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려 한다면 곧 굉장한 스트레스와 위협감을 느끼게 되죠.
이게 바로, 내향인들이 육아를 할 때 가장 힘든 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어린 아이들일수록 당연히 엄마나 아빠와 항상 같이 있으려고 하다보니,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빼앗기는 극 내향인들의 멘탈에 점점 금이 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반면, 극 외향인들의 방어 심리는 전혀 다른데,
이들은 나의 인적 네트워크에 다른 핵인싸가 접근하는 것을 굉장히 경계하게 됩니다.
비유하자면,
극 내향인들의 기제가 혼자 활동하는 호랑이들의 영역 방어 심리와 비슷하다면,
극 외향인들은 무리를 지어 활동하는 사자들의 영역 방어 심리와 비슷하달까?
내 영역에 외향성이 강한 다른 인싸가 다가오는 것을
내가 구축해 놓은 이 집단의 헤게모니에 대한 일종의 위협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겁니다.
이러한 심리 때문에, 핵인싸들 사이에서는 보이지 않는 기싸움과 알력 다툼 등이 존재하게 돼요.
각자의 인맥을 일종의 자원化 하여, 그 자원을 지켜나가거나 늘려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죠.
저 성실 ↔ 고 성실
성실성에 대해 우선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꼭 고 성실성이 좋다고만 볼 수도 없고, 꼭 저 성실성이 나쁘다고만 볼 수도 없다는 점입니다.
성격의 세계는 가치중립적이기 때문에, 항상 장단점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죠.
성실성이 낮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오히려 할 게 별로 없는 상황에서 신경이 곤두서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인생을 매번 살아왔기 때문에,
항상 뭔가를 하고 있는 상황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나머지, 할 일이 없어지는 상황을 마치 위협처럼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일종의 포모 증후군이죠.
※ FOMO : fear of missing out - 나만 뒤쳐지고 있거나 소외되고 있는 것 같다는 두려움,
이러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너무 싫어서 계속 뭐라도 시도하게 됨.
따라서 성실한 사람들일수록 강박적으로 일에 매달리게 되고, (ex. 워커홀릭)
스스로에게 잠깐의 쉼조차 허용하지 못할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인생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더 높겠죠.
하지만 그만큼 더 많은 압박감, 불안감 등과 평생을 싸워나가야 한다는 단점 또한 공존하게 됩니다.
반면, 성실성이 낮은 사람들의 경우,
일의 양이 중요하다기보다는, 할 일에 대한 데드라인이 짧을 때 유독 신경이 곤두서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데드라인만 길다면, 일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는 일단 중요치 않습니다.
시간이 많으니까 얼마든지 쉬엄쉬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일의 양이 적더라도, 데드라인이 엄청 짧다? 쉴 시간도 없이 바로 착수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일을 맡자마자 엄청난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됩니다.
왜냐?
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야말로 일의 시작, 즉, 착수이기 때문에,
이 어려운 일을 뒤로 미루지 않고 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굉장한 부담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저 성실인들도 일단 착수에만 성공하면 꽤 스무쓰하게 일을 잘 해나가곤 합니다.
그 착수가 어려우니까, 일을 바로바로 시작하지 못하고 맨날 뒤로 미루고만 있는 것이죠.
저 우호 ↔ 고 우호
우호성의 고저를 결정하는 요인은
나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 사이에 어느 쪽에 더 가중치를 두는지 여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호성이 낮을수록 나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며, 우호성이 높을수록 친사회성과 이타주의가 강해지게 되죠.
우호성이 높은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상황 중 하나가
바로, 주변 사람들의 이해가 서로 반목되고 상반될 경우입니다.
즉, 누구 한 쪽을 편들면 다른 사람이 싫어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처럼 말이죠.
우호성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내가 속한 무리의 전체적인 이익과 평화를 우선하는 경향이 있는데,
무리 내에 갈등과 반목이 생겨 편이 갈라지게 되면,
나의 이타적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손해를 끼치는 행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딜레마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겁니다.
이러한 상황이 가장 극적으로 연출되는 사례가 바로 결혼,
그 중에서도 특히 내 부모님과 배우자 사이의 갈등이라고 볼 수 있겠죠.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반목하게 되는 것이야말로,
고 우호성인들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스트레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저 우호성인들의 경우는 좀 특이한데,
이들에게 관계에서의 딜레마란, 분명히 나에게 이득이 됨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내쳐야 할 때 발생됩니다.
예를 들어,
동업을 하는데, 이 사람이 일을 너무 잘해, 너무 뛰어나, 그래서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가 이런 상황에서
우호성이 극단적으로 낮은 사람들은 동료의 이러한 역량을 시기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동료와 사사건건 부딪히게 되고 결국 결속력이 내부에서부터 붕괴하게 되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면, 그 친구를 응원해야지만 나에게 이득이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을 무너뜨리고 싶다는 생각에 자꾸만 감정적으로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동귀어진하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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