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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어느덧 길례(혼인)를 치르는 날 아침이었다.
오늘은 조선의 유일한 공주 담명이 결혼을 하는 날,
그런데 누구보다 기뻐야 할 신부는
“부마와 혼인하고 싶지 않아. 정말이지 그러기 싫다.
조선의 공주들이 다 그렇게 산다 한들 나는 싫단 말이다."
사실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하는데 누가 좋겠어요;;;
조선의 부마는 벼슬길에 오를 수 없어 유능한 사내를 뽑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
괜찮은 인재들은 왕실에서 잘라내고, 공주의 생각으로 치면 '볼품없는 작자'가 부마가 된다고 함...
그런데 이런 공주의
속도 모르고 배다른 여동생인 화명은 결혼식 전에 찾아와서
“공주마마께 혼례의 선물을 하고 싶어 만들었답니다.
별것 아닌 솜씨지만 신방 장식에라도 써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이에요.”
담명이 좋아하는 수국으로 화관을 만들어 선물을 줌!
담명은 개의치 않고 화관을 바로 머리에 씀
그리고선 하는 말
“이토록 하찮고 별 볼 일 없는 것.
나의 혼례와 썩 어울리지 않느냐.”
알고보니 고도의 꼽주기였습니다,,,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혼례는 끝나있고
“그 꽃은 공주마마께 어울리는 편이 아니로군요.”
초야에 부마가 공주한테 한다는 첫마디가;;
그치만 담명은 지금 그런 걸 신경쓸 때가 아니었음
부마가 화관으로 손을 뻗는 순간, 담명은 그런 부마의 손을 저지하고 말함
“부마위, 저와 계약합시다.”
“계약? 계약이라 하시었습니까?”
“저 역시 솔직하게 부마라는 존재가 필요하여 혼인하였습니다. 그러니 우린 그저 서로가 필요해 혼인한 허울뿐인 부부가 아닙니까. 그러니, 그러니 부마위는 저와 계약합시다. 우리는 겉으론 부부인 척하되 각자의 인생을 사는 것으로 합시다.”
“각자의 인생.”
본격적으로 초야를 치르려는 분위기를 깨고 공주가 한 말은 서로 결혼 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각자 만날 사람 만나면서 살자는 얘기였음
남녀가 유별한 조선시대에서 큰일날 소리를 지금 공주가 하고 있네요
그런데
“그래요. 공주께서 원하신다면 그리 합시다.”
너무나 쉽게 응하는 답에 담명은 잠시 제 귀를 믿지 못했다.
“지금… 부마께서 하신 답은 참말, 진심이지요?”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공주께서 못 하겠다 하실 때까지 얼마든지 따르지요. 다만 저도 한 가지 조건을 걸겠습니다.”
“무엇입니까. 무어라도.”
“이 모든 것은 공주와 나의 비밀입니다. 아무에게도 절대 이를 들키지 마십시오.”
“공주의 남편인 부마는 지 씨에 창화라는 자를 씁니다. 앞으로 기억해 주시길.”
담명이 부마에게 저런 제안을 한 이유는 사실 임금인 아버지 때문이었음.
세자빈 시절부터 서로 알아왔고 사랑했던 사이인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어느 순간부터 애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았음.
“본래 그런 거랍니다, 공주님. 남녀 간의 일이란 참으로 알 수 없고 허망하지요. 아무리 아름다워도, 신분이 높고 재물이 많아도 그 사람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랍니다. 그런 수많은 이유들은 다 소용없어지고 만답니다. 연모와 애정이라는 감정 앞에서는요.”
그때부터 담명은 '연모'라는 감정을 쫓기 시작함.
부마인 지창화에게 그런 제안을 건낸 것도 그 감정을 알고 싶어서였음.
서로 이해조건에 따라 결혼한 사이인 부마에게선 절대로 '연모'라는 감정을 느낄 수 없을 거라 생각했고
“요즘 신분도 얼굴도 비밀로 감추고 성별이 다른 이를 만나 은밀한 벗으로 삼는 일이 글자를 안다 하는 남녀들 사이에서 은근히 유행하는 놀이라 하여, 공주마마께서도 재미 삼아 보내드려 보았답니다.”
시녀인 정란이 때마침 공주에게 애인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만남의 장소'가 있다며 재미삼아 한 번 가보자고 꼬드김.
담명은 정란의 말에 솔깃해 장옷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만남의 장소인 호숫가에 간다.
뿌연 안개를 넘자 시야가 탁 트이며 담명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장옷을 걸친 여인들, 챙이 넓은 갓과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남자들의 흩어져 있는 모습이었음.
담명이 용기를 내서 그쪽으로 다가가려는 순간, 어디선가 사내의 커다란 외침이 들린다.
“감히 거짓으로 사람을 속이고 이따위 추잡한 곳으로 초대하다니. 알았다면 발걸음조차 안 했을 거요! 물러나시오!”
한 사내가 매달려오는 여인을 뿌리치며 한 말이었음.
곁에 있던 여인은 분에 겨워 사내를 밀치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고, 몰래 그 장면을 훔쳐보던 담명이 들키지 않기 위해 달아나려는 순간 바스락! 하는 소리에 사내가 담명의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그 순간,
시선이 마주쳤다.
사내의 눈동자는 다소 색소가 옅었다. 상대를 경멸하는, 밀회의 장소와는 가장 어울리지 않는 찌푸린 눈동자는 우습게도 공주가 지금까지 본 중 가장 아름다웠다. 미묘하게도 처음 느낀 감각은 절망이었다. 그러더니 난데없이 조금 울고 싶어졌다. 그다음엔 마음이 쿵쿵 뛰며 속살거림을 시작했다. 울렁거리는 멀미처럼 공주를 어지럽혔다.
찰나, 단순히 눈을 마주쳤을 따름인데.
그 몇 초에 세상이 거꾸로 뒤집히고 말았다.
담명은 사랑에 빠짐
알고보니 담명이 첫눈에 반한 상대는 '백연호'라 불리는 도성에서는 이미 꽃선비로 유명한 사내였음
어찌저찌 담명은 백연호와 다시 연이 닿아 그가 늘 지니고 다니는 부채를 건네받으며
“그 부채는 제가 정말 아끼는 겁니다. 장인에게 직접 의뢰해 만든 값진 거지요.”
“…?”
“그러니까, 꼭 돌려주셔야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백연호에게 부채를 받고 정신없이 집에 오느라 길을 헤매서 여느 때보다 집에 늦게 도착한 담명
유모와 시녀들에게도 아무말도 하지 않고 몰래 나간거라 도착하니 모두 걱정중이었고,
그때 담명의 눈에 들어온 사람은 부마였음
“공주, 다치거나 상하신 곳은 없습니까?”
“아무렇지 않습니다. 그보다 부마위는 언제 돌아오신,”
그 순간 갑자기 공주의 몸이 공중으로 휙 떠올랐다.
공주가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창화는 담명을 제 품에 안아 들었다. 땅을 디디고 있던 담명의 꽃신이 벗겨져 툭 하고 아래로 떨어졌다.
아까까진 발뒤꿈치의 상처 탓에 공주의 버선에 피가 비치고 있었다. 공주는 저도 모르게 앗 하는 소리를 질렀다. 부마위가, 이게 도대체 무슨. 창화는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이 있는 담명의 얼굴을 돌아보았다.
“거짓말을 하시는군요.”
분명 자신과 똑같이 서로에게 관심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부마가 처음으로 공주에게 다가오고, 또 처음 봤던 날처럼 순하기만 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느낌
*
“정말 나쁩니다. 나쁘십니다.”
“네.”
“왜 접니까. 왜 하필 저를 골랐습니까. 어쩌다 제가 공주의 표적이 되었습니까? 제가 재미있습니까? 저를 가지고 노는 것이 재미있습니까? 제가 이렇게 흔들리는 걸 보는 게? 초라해진 사내를 보는 것이 그리 즐거우시냔 말입니다.”
“재미를 찾으려거든 다른 사내를 골랐겠지요.”
“저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익숙해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대가 공주인 것도, 불쑥불쑥 앞에 나타나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도, 그 눈빛을 마주하는 것도 도저히….”
“백 좌랑.”
“대체 공주께서 원하시는 건 무엇입니까? 저에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
“부마위, 지금, 날 연모한다고 말했습니까?”
“지아비가 지어미를 애정하는 것이 그리 큰일입니까.”
“하지만… 하지만 우리는 계약을 맺은 관계지 않습니까.”
“우리의 계약에 상대를 마음에 품으면 안 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까?”
마음에 품어? 연모해? 그대가 나를?
“도대체, 저에게 왜 이러시는 겁니까.”
“비슷한 질문에 이미 대답을 한 기억이 나는군요. 공주를 연모하기 때문입니다.”
“또 그 소리! 그 말은 믿지 못한다 말하였는데!”
“어째서 제 말은 믿지 못하십니까?”
우습게도 그 순간 담명은 창화가 상처받은 것을 알았다. 슬퍼 보이는 창화의 눈빛 때문이었다. 도대체 왜 저런 눈빛을 하는 건가. 왜 이럴 때에.
뒷 얘기가 궁금하다면
첫댓글 !!
크으
내 심장이.. 반응했다
허어....
캐스팅이 쥑이네
미쳣나!!!!!!!!!!!!당장 드라마화해
이거 존잼이지
오...대박...
헝
웹툰이면좋겠다
뭐야 왜 드라마 안 해줘 뭐야 뭔데 드라마 당장해
와우
얼레... 읽을거 생김
미친 본다ㅠㅠㅠㅠㅠㅠㅠ 혹시 남주가 누군지 말해줄사람있어??ㅜㅜㅜㅜ
와,, 승호야...
례. 볼게요. 례.
진앵시켜.
개존잼이다…
재밌다 함박웃음나옴
아 승호 너무 잘생겼다 진짜....
어? 굿
아 실화가아니구나ㅋㅋ저시대한남부마가 왠일인가했네ㅋㅋ내용 존잼이구만
진앵시켜
뭐야 맛있잖아
아 승호 너무재밌네
이거 읽었던거같은데 연호 진짜 약간 서강준 대입해서 읽었었음ㅋㅋㅋㅋ
지창화 진짜 미친놈임 ㅋㅋㅋ 계략남 좋아하면 꼭 봐
어? 여시 이름 김경식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시따
영업 개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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