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로 정말 오랫만에 제주도에 학회가 있어서 가게 되었습니다.
간만에 가는 제주도라 기존 일정보다 1-2일정도 일찍 주말에 출발하여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노클링과 귀차니즘 때문에 그동안 미뤄왔던 한라산 등반을 해봤습니다.
숙소가 중문쪽이라 스노클링 장소로 유명한 판포포구, 한림해변 등은 가볍게 포기하고
제주도 사는 친구의 도움으로 총 3군데의 후보 중 선택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나온 후보군이
1. 중문 단지축구장 인근 바다
2. 월평포구
3. 구두미포구
어느하나 버릴곳 없는 좋은곳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3군데 모두 사전탐사를 가봅니다.
중문단지축구장은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는데, 소천지 근처의 스팟으로 물고기들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문제는 바다까지 나가기 그리 멀지는 않으나 혼자서 스노클링하기 좋은 장소는 아니었습니다.
직접 가보니 다이빙 하시는 분들도 많고 가볍게 씻을수 있는 공용 화장실도 있었지만
일단 포기
월평포구는 바다수영으로 진곳내, 블루홀, 팡팽이덕 등 수영해가면 꾸준히 볼수 있는 곳들이 많았는데
공용화장실도 없고 주차하기가 만만치 않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선택된 구두미 포구
https://youtu.be/2PxazyQX9ZU?si=WURsdidXyunGvivr
초보부터 중수까지 재미있게 즐길수 있는 곳이었어요.
초보 및 아이들은 더 포구 안에서 둥둥 떠다니면서 물고기 구경하고
어른들은 포구 밖에서 수 많은 성게들과 물고기들을 보면서 스노클링 할수 있는 좋은 곳이었습니다.
문제는 여기도 씻을 곳이 없어요.
그나마 식당이 한군데 있고, 커피전문점도 2곳이나 있어서 먹고 쉬기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MNStOyoDz0s?si=fZ2hpwXIDEDw6ArA
6월초라 아직 조금 추워서 약 한시간정도 스노클링을 한거 같아요.
신기한게 포구에 가까울수록 물이 차고, 바다쪽으로 나갈수록 물이 따뜻해졌어요.
아마 육지의 차가운 용천수가 바다쪽으로 나오는게 아닌가 싶어요.
참고로 서귀포시쪽의 논짓물도 아이들 수영 및 스노클링 장소로 유명한데
용천수 때문에 여기 무지 춥습니다. '논짓물'은 8-9월 아주 더울때나 방문하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제가 약 8년전에 왼쪽 무릎수술을 했어요.
그렇게 살다보니 오른쪽 무릎도 안좋아져서 현재 오른쪽 무릎은 연골이 찟어져 있는 상태에요.
가뜩이나 등산을 안좋아하는 게으름벵이인데, 무릎수술을 핑게로 10년간 아예 산 근처에도 가지 않았죠.
그러다 이번에 한번 한라산을 도전해보기로 합니다.
역시 제주 로컬들에게 물어보니 2곳을 추천했어요.
1. 군산오름
2. 한라산 영실탐방로
첫번째 군산오름은 차로 2km를 일방통행 좁은길에서 운전할 자신이 있다면 추천합니다.
주차장부터 정상까지 도보로 5분도 안걸립니다.
그런데 올라가서 생각보다 멋진 풍경이 나왔어요.
일제 시대에 만들어 놓은 진지동굴도 있으니 등산을 싫어하고 번잡한것을 싫어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https://youtube.com/shorts/c_kIsR1YFVs?si=HcczhlpovZRpvErG
단 이곳은 운전실력이 안되는 분들은 절대 오시면 안되요.
마주치는 차량이 많으면 후진으로 급경사 20-30m 뒤로 가야 할수도 있어요.
자~!! 드디어 대망의 한라산입니다.
한라산 태어나서 아래서만 봤지 한번도 안올라가 봤어요.
항상 시간이 오래걸리고 힘들다는 이야기에 겁이나서 시도도 못해봤어요.
새벽에 출발해서 오후에 내려왔다.
평퍼짐한 산이라 꾸준히 올라야 한다.
남북쪽에서 오르면 급경사라 쓰러진다.
온갖 핑게로 외면하다가 드디어 6월초 도전하였습니다.
영실코스는 한라산에서 가장 난이도가 낮은 곳이라고 알려져 있고
시간도 왕복 3시간정도면 전망대까지 갔다올수 있어요.
더군다나 대부분 나무데크가 만들어져 있어서 저같은 초보자도 도전이 가능했죠.
아침 08:45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https://youtu.be/EmyoNiKZjjY?si=hEJP6Mg97snCd3dl
영실코스 등반에 몇가지 실수가 있었는데
일단 잘한점은
1. 9시 이전에 주차장에 도착(자차이동)
그 이유는 9:30경 부터는 제1주차장이 꽉 찹니다.
다른 차들 나올때까지 오래 기다리고, 아래있는 제2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면, 약 20-30분정도의 등산이 추가됩니다.
또한 버스타고 오면 제2주차장에 내려주기 때문에 저같은 초심자는 일찍 그리고 자차로 이곳에 와야 합니다.
2. 긴팔 및 충분한 물과 간식 챙기기
산 아래는 무지 더웠었는데 1600M를 넘어가면서 추워지기 시작합니다.
바람도 쉰나게 불어서 긴팔이 필수 였어요.
더군다나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 긴팔은 선택이 아닙니다!!
실수인점은
1. 모자를 준비 못했음
초반 20분경만 나무가 해를 가려주지만 그 이후에는 온통 뜨거운 햇살에 쓰러집니다.
모자를 준비 못해서 얼굴이 엄청 탔어요.
2. 등산스틱 등산스틱
무릎이 아픈데 무식하게 등산스틱없이 도전했습니다.
그 결과 내려올때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정상에 올라가보니 정말 천국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고
중간중간에도 멋진 곳들이 너무 많았어요.
https://youtube.com/shorts/43dC8upd3dI?si=3_f5oXLOsrugpGMG
이런 풍경을 보러 등산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아이들도 전망대까지 올라갔고, 저 같은 저질체력+무릎환자도 3시간에 오르내리는 코스니
한라산 등산을 원하시는 초보분들은 꼭 도전해 보세요.
https://youtube.com/shorts/VaHJ2MNymko?si=83krwvjOlc6Ce0Tl
정상 근처에서 만난 까선생님입니다.
이녀석 하는 행동을 보니 아마 저보다 IQ가 높을것 같아요.
이번 산행은 초중반에 너무 힘들어서 XXXX 욕하면서 올랐는데
중간중간에 격려해주시고, 먹을것을 챙겨주신 수많은 등산인들 덕분에 잘 갔다 올수 있었습니다.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다음에는 저도 먹을것을 많이 챙겨가서 나누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글은 이만 마치겠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어서 다음편은 제주에서 먹은 커피에 대해 글을 쓰도록 할께요.
그럼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첫댓글 영실코스가 백록담은 못보는 코스죠?? 제주도는 사진이나 영상만 봐도 좋네요~
예 백록담으로 가는 곳은 막혀있습니다.
예전에는 갈수 있었던거 같더라구요. 근데 지금은 못가요!!
제주도 한라산이 이렇게 멋진줄 알았더라면 더 어렸을때 많이 올라갈껄 하는 후회가 됩니다.
스노쿨링 장소 좋네요!!
구두미포구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2m만 나가도 물고기 천국이었어요.
유일한 단점은 씻는 곳이 없다는 건데, 그래도 북적거림없이 재미있게 즐길만한곳이에요!!!
저와 와이프 모두 제주도를 좋아해서 매년 1~2번씩 가면서도 한라산은 재작년에 처음 가 봤습니다. 저도 풍경을 보며 왜 이제서야 올라왔나 했었네요. 단연 제주도 최고의 관광 스팟입니다.
한라산이 이렇게 좋은줄 알았으면 저도 매번 가는건데, 무릎 아픈다음에 가려니 너무 힘드네요.
그래도 멋진 풍경때문에 행복합니다.
봄의 영실은 천국의 계단이죠.
백록담도 높이에 비해 등산이 크게 어렵지 않아요.
더 나이들기 전에 한번 도전해 보시길 ㅎ
백록담은.... 조금더 몸을 만들고 도전해봐야겠어요.
제주도 한라산 너무 좋은거 같아요!!!!
6월초에 잔뜩 기대하고 영실 올라갔다 구름에 안개에 부슬비만 맞고 내려 왔습니다 ㅋㅋ
영실코스가 하산 길이 험하더군요. 생각보다 만만한 산은 아닌거 같지만 당일치기로 좋은 곳인거 같습니다.
담에 또 가야지 하고 있습니다 ㅋ
저도 영실코스 하산할때 너무 힘들어서 옆의 줄을 양손으로 잡고 내려왔어요.
그날은 몰랐는데 다음날 양쪽 팔근육이 엄청 아프더라구요.
아하~!! 어제 하산할때 무리했구나! 생각했습니다.
비 안올때 꼭 다시한번 가보세요. 정말 꿈 같은 풍경이었어요!!
한라산을 안가본지 14년된거같네요… 보니 함 올라가고싶어지네요… 아들델꼬 함 가봐야겟어요
아마 이제는 아들이 더 잘 올라갈꺼에요.
저도 다음에는 꼭 아들과 함께 와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