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가치를 높여줄 인테리어
인테리어 계획을 시작할 때 한 유튜버의 영상에 푹 빠져서 무몰딩, 무걸레받이에 페인트 도장 시공을 하기로 결정했어요. 페인트 도장이 주는 따뜻한 재질&컬러감과 몰딩과 걸레받이가 없을 때 공간이 끊기지 않고 연결되어 더 넓어 보이는 효과가 매력적이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10년 뒤 매도하더라도 인테리어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었어요.
집을 보러 다닐 때 집 상태나 디자인에 따라서 가치 평가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실제로 가격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었거든요. 너무 특이하거나 취향이 반영된 집은 어차피 리모델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망설여지더라고요.
PPT로 만든 깔끔한 도면으로 시작해서... 결국은 3D 도면에 빨간펜 선생님처럼 하나하나 적는 단계까지 가게 되었어요. 결정해야 할 항목이 많아서 메모해두지 않으면 놓칠 것 같았어요.
인테리어 회사를 결정하고 계약한 후 약 1~2개월에 걸쳐 좀 더 자세한 요청사항을 이미지와 함께 정리했어요. 전체적인 분위기 예시와 각 공간별로 원하는 사항, 가전제품이나 가구 배치와 사이즈 정보가 초기 도면 작업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이 작업 전에 이사갈 집에 양해를 구하고 한 번 방문도 했고요!
사진첩을 정리해보니 7월부터 12월까지 모은 예시 이미지가 무려 400장..! 진짜 많이 보고 오래 고민한 것 같아요. :)
그리고 중요한 자재를 선택할 때 발품을 많이 팔았어요. 타일, 원목마루, 커튼 패브릭까지 하나하나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가면서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선택에 후회하는 부분이 전혀 없어요!
11월 중순 드디어 공사 시작. 고된 철거 과정 끝에, 이 집의 보물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천장을 제거해보니 옥상 윗 부분이 박공형 지붕이었고, 천장 위로 여유 공간이 많이 있었어요. 우리 집만의 특징을 만들고 싶어서 이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결정했어요. 저희 가족들 모두 이렇게 생긴 아파트를 본 적이 없어서 많은 걱정과 함께 시작했지만 아주 완벽하게 저희의 바람이 실현되었습니다. 한옥의 서까래 부터 해외 전원주택 사진을 몽땅 모아보고 결국 모던한 스타일을 선택했어요.
이사 전 처음으로 완성된 거실을 본 날, 감동 감동 감동... 그간의 고생을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었어요 :)
| 이렇게 완성된 우리집 시그니처 공간
거실 폭이 넓진 않은 편인데(포베이 구조) 천장이 높아서 50평 대의 거실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TV는 85인치인데 처음엔 너무 큰 걸 샀나 걱정했지만, 지금은 아주 적절한 사이즈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디밍(dimming)기능이 있는 거실 조명을 어둡게 줄이고 킹덤을 보면 어찌나 두근거리고 신나는지 몰라요.
TV 반대편에는 평상형 소파를 놓았습니다. 소파 위에서 아빠다리를 하고 편하게 앉거나 누울 수 있어서 요즘은 소파 위에서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사진엔 표현되지 않았지만 등받이를 앞으로 당길 수도 있어서 키가 작거나 깊은 의자가 불편한 사람은 등받이를 당겨서 일반 소파처럼 다리를 내리고 앉을 수 있어요.
원래 가지고 있던 마샬 스탠모어 스피커를 계속 사용 중인데요. TV와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영화를 보기도 합니다. 블루투스 연결이라 음질이나 출력이 아주 뛰어나진 않지만 이 정도도 꽤 만족스러워요!
원래는 거실에서 주방까지 이어지는 라인조명을 넣을 계획이었는데 천장 디자인을 바꾸게 되면서 계획을 변경했어요.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지만 네모난 박스 안에 매립 등 2-3개가 들어가 있는 형태의 조명이에요. 조명의 세계도 참 다양하고 어렵더라고요. 그치만 조명은 정말 정말 집안 분위기를 많이 좌우하니까 신중하게 선택했습니다.
| 벽으로 숨은 히든 도어
지금도 감탄에 감탄하는 복도..! 히든 도어를 적용해서 길고 시원하게 쭉 뻗은 복도가 만들어졌어요. 광폭 원목 마루와 정말 잘 어울려요. 손잡이는 일반적이진 않지만 Push&Pull 손잡이를 선택했어요. 'ㄱ' 형태의 손잡이는 모서리에 자꾸 옷이 걸리거나 찍혀서 불편하다고 생각해서 고심끝에 고른 제품입니다!
| 집을 나서고 돌아올 때 만나는 공간
집에서 나갈 때와 돌아올 때 기분 좋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실의 작은 창에는 블라인드를 설치하지 않고 창밖의 산과 하늘이 그대로 보이도록 했습니다. 창 아래는 작은 남천 나무와 꽃으로 꾸며주었습니다.
주방과 마찬가지로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올려둘 수 있는 노출장을 넣고 전면을 모두 신발장과 수납장으로 채웠습니다.
장에 올려둔 거울은 이케아와 헤이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인데요. 아래에 작은 소품을 넣어둘 수 있는 칸이 있어서 저희는 커터 칼을 넣어두고 택배가 올 때마다 꺼내 쓰고 있답니다.
전실 바로 앞 장에는 전기코드와 다이슨 청소기 충전기를 설치했는데, 청소기를 숨겨둘 수 있어서 사용하기 정말 편합니다. 현관문엔 자석이 달린 집게를 붙여서 마스크를 걸어둘 수 있게 해놨습니다.
| 요리 꿈나무의 키친
주방은 전자제품과 수납할 물건도 많고 동선, 기능성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하는 요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가장 선택이 어려웠던 것은 냉장고와 식탁이었어요.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요리가 점점 취미가 되고 있어서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찾으러 여기저기 참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커피와 빵을 좋아하는 저희 가족에게 꼭 필요한 공간입니다. 제가 산 가전제품 중 단연 만족도 1위인 발뮤다 더토스터 :)
아파트 평수에 비해 주방이 좁은 편이라서 조금 아쉽지만 알차게 넣고 싶은 건 다 넣었습니다(뿌듯)
주방에서 거실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공간이 시원하게 연결된 느낌이라서 기분이 좋습니다.
10년만에 냉장고를 바꿨더니 이런 소소한 기능도 신기하고 재미있네요. 은근 유용하게 쓰는 노크(?) 기능입니다.
한 겨울에 이사와서 다용도실 창 밖 풍경이 쓸쓸했는데, 봄이오니 뒷산이 멋지게 변했습니다. 앞으로 보게될 여름, 가을, 겨울이 기대돼요! 다용도실의 큰 창으로 밖을 볼 수있도록 블라인드나 커튼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 매일 아침을 맞이하는 화장실
공용화장실이 작은 편이어서 밝은 톤의 타일을 선택했습니다. 베이지 빛이 살짝 도는 웜그레이색이에요. 하부 수납장은 자작나무를 사용했고 어둡지 않고 오렌지빛이 도는 컬러를 선택했어요.
화장실은 매일 아침을 시작하는 공간이라서 깨끗하게 정돈되어있으면 매일 아침이 상쾌한 느낌이에요 :)
| 차분한 그레이 톤과 원목의 조화가 멋스러운 안방
안방은 다른 공간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묵직한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사용하던 가구 컬러가 짙은 나무색이고 부모님이 쓰실 방이어서 너무 밝은 톤이면 안정감을 주지 못할 것 같았어요. 전체적으로 짙은 원목+그레이 톤을 적용했습니다.
붙박이장도 다른 방과는 다르게 그레이 톤으로 제작했습니다. 방 분위기 전체를 톤 다운시켜줘서 멋스럽습니다. 스타일러를 설치하려고 한 칸은 빈 공간으로 제작했어요.
원목 화장대는 이사 오면서 가져온 물건입니다. 파우더룸에 빈 공간 없이 쏙 들어가게 만들기 위해서 화장대가 들어가고 남는 공간엔 좁은 수납장을 맞춰 넣었어요. 화장대와 어울리는 원형 원목 프레임 거울은 이사하면서 구입한 건데 원래 짝꿍이었던 것처럼 잘 어울려서 기뻤습니다. 자주자주 청소해야 하는 공간이어서 소형 청소기를 올려뒀습니다.
파우더룸을 지나면 안방 화장실이 나옵니다. 안방 화장실이 공용화장실보다 훨씬 넓어서 공용화장실과 다른 분위기로 짙은 그레이 톤을 선택했어요. 저희 집 화장실의 비밀은 천장인데요, 이노솔이라는 제품을 사용해서 천장을 높이 올렸어요.
집에 있던 현무암에 향수를 몇 방울 떨어뜨려서 올려놓으니 디퓨저 역할을 제대로 해주네요.
| 여행 대신 이국적인 침실
마지막 침실은 휴양지 느낌을 주고 싶어서 루바 셔터를 설치했습니다. 요즘 여행도 못 가고.. 이국적인 풍경이 그리워요. 그래서 라탄 소재의 가구와 소품을 더 구매하려고 했는데 아직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지 못해서 열심히 서칭 중입니다.
민트 컬러 침구를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튀지 않아요. 라탄 소재의 가구를 함께 배치하면 휴양지 느낌을 더해줄 것 같아요. 침대는 헤드가 없는 프레임을 선택했고, 파티션에는 독서등을 설치했습니다. 파티션 뒤로는 붙박이 장이 하나 더 있어요
가구는 오랜 고민 끝에 이국적인 디자인을 선택했어요. 화분 몇 개로 꾸며주니 발리에 온 너낌..! 뜨개질이 취미이신 엄마의 작품도 인테리어에 한 몫 해주네요
글을 마치며..
이사를 결정하고 인테리어 계획을 시작한 시점부터 공사를 끝낸 날까지 6개월이라는 꽤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바로 전 이사를 마치고 오랜만에 가족이 다 함께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했어요. 과정 중에 티격태격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이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멋집니다^^
좋은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