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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자기인식이다. 자신의 뿌리는 무엇이며, 자신은 누구인가. 나의 뿌리는 무엇이며 나를 이루는 수많은 문화적, 민족적, 사회적, 관습적, 종교적 요소들이 어우러져 구성된 가치관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에 대한 답을 해주는 것이 역사이다.
역사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경험이며,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알려주는 동시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나의 조상이 무엇을 했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답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역사상의 정답을 보고 답습하거나, 오답을 보고 반면교사로 삼기보단, 정답과 오답의 기준을 다르게 책정하거나 오답을 반복하려고 하기도 한다. 가령, 인종차별주의자들은 그들의 피부색을 다른 색보다 더 우월하다 믿는다. 왜 백인들은 그들의 피부색과 신체적 특징을 다른 인종보다 더 우월한 것이라 여기는가?
답은 간단하다. 역사를 보았을 때, 근세-근현대 세계의 지배자는 백인이었기 때문이다. 백인들은 군함과 군대를 이끌고 타 지역을 정복했고, 그 지역의 열등한 인종들을 노예로 다루었다. 100년 전, 아니. 50년 전만 해도 법적으로 흑백분리가 이루어졌고, 흑인과 황인이 더 열등한 지위에서 차별 받았다. 거꾸로 말하자면 백인은 아주 오래도 아닌 과거에 특별한 지위와 특혜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백인의 정체성을 가진 이들 중, 역사를 보며 인종차별에 부끄러워하는 이들만 있기를 바라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떤 백인은 도리어 그 당시의 우월함에, 그 시대에 이입하며 백인의 우월함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백인은 세계를 지배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오세아니아와 남북미. 모든 곳에서 백인은 세계의 지배자였다. 그들에게 적은 있었을지언정 그것이 흑인과 아시아인은 아니었다.
일본인은 어떠한가? 그들은 아시아 국가들 중 최초로 근대화에 성공했고,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될 수 있었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일본이란 어쩔 수 없이 배워야만 하는 선도 국가였으며 그들의 체제, 그들의 기술, 그들의 사상, 그들의 법률을 배워야 했다. 이는 특히 한국에게 더욱 그러했다.
일본은 한반도를 식민지화하는데 성공했고, 중국과의 전쟁에서 두 차례 승리했고, 만주국을 만드는 등 모든 영토는 아니지만 중국을 굴복시키고 일부 지배하는데 성공했다. 동남아시아를 서구열강에게서 빼앗아와 자신의 식민지로 만드는 것에 성공했고, 명실상부 서구 백인 국가인 러시아를 패배시켰으며, 오스트레일리아를 위협하고 미국과 전쟁을 벌였다.
그들 일본인은 미국이라는 너무나도 강력한 국가에게 패배했을지언정, 그것은 미국에게 패배한 것이지 식민지배를 하던 열등한 민족들에게 패배한 게 아니다. 그들이 무시하고, 2등 신민으로 다루었으며, 자신들의 위상과 서열에 결코 맞먹을 수 없는 이들이 전후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
국력이라는 실질적인 차이와 무관하게, 그들에게 주변국들은 그들 자신의 식민지배를 받던 민족들이었다. 조선총독부에 도착한 일본인 관광객이 갑자기 넘치는 자부심을 숨길 수 없이 기고만장해지고 그 시절이 그립다는 노인이 아쉬움을 토로하며 철거 직전 그 시절의 가치를 상징하는 건물을 성지순례하듯 관광왔다.
그것은 제국의 기억이다.
지정학이란 제국의 학문이다. 지정학은 본래 작은 지역의 역학적 관계를 분석하는 학문이 아니라 전 지구를 대상으로 그 가치와 역학관계를 분석하고 가치를 매기며 그 필요성에 따라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인지를 정하고 누군가와의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학문이었다.
즉, 우리가 한반도 지정학이라 부르는 것은 그저 한국인 입장에서 세계의 구석탱이 작은 한 공간에 대한 이해와 필요를 위해 지정학이라는 이름으로 설명하고, 그것이 결코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본래 지정학이란 그보다 더 큰, 말 그대로 세계를 다루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연구하고 적용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히 그것이 가능한 능력의 국가뿐이었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던 대영제국, 프랑스 제국 등의 제국이었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세계를 보는 눈 자체를 바꿔 끼워야 하는 일이었고, 그들 제국에게 세계란 충분히 다룰 수 있는 것이었다. 그들의 회의, 그들의 말 몇마디로 수백, 수천km 약소국의 운명은 송두리째 바뀔 수 있었고 어떤 지역의 가치가 높다하여 정복 당하고, 어떤 지역의 가치가 낮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의 침략과 지배를 용인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가능한 국가만이 실제로 다룰 수 있었던 이유로 발생하고 연구되었던 것이 지정학이다. 구한말 조선이 지구 반대편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없을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국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반대편, 영국과 프랑스와 같은 나라는 그것이 실제로 가능했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필연적으로 좁다. 자신이 살아온 환경 외의 것은 쉽게 상상하고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정보화 사회에서 뉴스, 외국 사이트,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로 외국에 대해 알 수 있고 공부할 수 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자신의 세계를 조금 더 확장시킬 뿐이다.
실제 경험하는 것. 가령, 해외여행이나 유학은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키는데 주효한 역할을 한다. 시골 촌구석에서 평생을 산 사람이 세계를 보는 눈이 넓을까, 더 크고 넓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의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가 더 넓을까?
재벌 2, 3세나 정치인 자식 등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이 자식을 해외에 유학시키는 이유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더 많은 경험을 통해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의 작은 사회뿐 아니라 더 EU라는 국제 조직과 유럽 문화권으로 묶인 유럽과 그 자체로 거대한 나라이며,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이라는 '큰 물'에서 세계적인 시야를 갖추게 하기 위함이다.
그들 모두 세계를 대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고, 행사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그러한 국가의 세계적 대학에서 공부한다는 것이 곧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것이다. 영어를 배운다던가, 인맥을 형성한다거나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개인의 능력이란 면에선 가장 중요한 것이 그것이다. 세계를 대상으로 국력을 행사하는 것이나 세계의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나 그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
한국이 세계를 보는 시야와 일본인, 미국인,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제국을 형성했거나 그만큼 강력한 국력을 행사했던 국가의 시야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비단 한국 뿐 아니라 제국의 경험이 없는 국가들 역시 비슷할 것이다. 그들이 지금 제국인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경험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아주 크다.
한국은 제국의 경험이 없다. 그렇기에 한국인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눈은 아주 좁다. 세계를 상대로 힘을 행사해본 경험이 없기에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고 다뤄본 적이 없기에 다루는 방법을 모른다. 그들의 역사에서 그만한 거리에 국력을 발산하고 영향력을 행사해본 적이 없기에 그들의 시야는 한반도에 국한하며 기껏해야 일본 열도와 중국 북부와 동부, 조금 더 나아가봐야 동남아 근방 정도가 전부이다. 사실, 그것만해도 대단한 편일 것이다.
이는 한국의 필요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이 힘을 행사할 수 있는 거리가 기껏해야 그 정도이며, 그 이상은 실질적 국력이 작동하는 지역이 아닌 어디까지나 자본주의에 따른 세계 시장, 간접적으로 받는 안보적 영향력. 즉,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멀고 먼 외교의 영역이다.
그러나 힘을 쓸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좁은 시야에 머물러선 안 된다. 최소한 외교와 첩보를 다루는 자들에겐 더더욱 그러하고, 세계적 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 역시도 그러하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러한 능력을 의도하고 기르고 훈련한다.
하지만 대중들은? 한국인의 시야는 너무 좁다. 극우가 지배했던 국가였기에 그 극단주의적 가치관 덕에 시야가 더 좁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세계적 관점에서 무엇이 상식이고 비상식인지 대체로 인정받은 것들이 있다. 작은 사회는 더 큰 사회의 룰과 유리되어 작동한다. 한국이 세계적 기준에서 작은 사회이고, 그 구성원들이 세계적 시야를 갖추지 못했다면 한국만의 룰이라는 비상식이 작동할 개연성이 발생한다.
즉, 국제적 관점에서 비상식을 한국에서만 상식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문화 차이나 제반 환경의 차이에 따른 갈라파고스화와는 다르다. 이는 오히려 정치병과 같은 사상적, 이념적 이유로 비상식의 상식화가 이루어진 것에 더 가까울 것이라는 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우려하는 바이다.
좀 더 쉽게 말해서, 후진국 같은 나라를 제외하고 서구의 발전된 국가들은 그들이 원조이고 원류이기 때문에 겪어봤던 다양한 경험들이 있고, 그것은 대체로 더 나은 결론으로 이어졌다. 노동법은 발전했고, 부정부패는 방지되었으며, 그것에 대한 처벌은 더 강해졌다. 독점은 막아져야 했으며 기업과 정치의 카르텔은 발생해선 안 된다. 산업재해는 글자 그대로 재해이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은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한국은 그 위상과 국력에 비해 여전히 글로벌 스탠다드가 잘 작동하는 나라가 아니다. 오히려 선진국에서는 용납될 수 없고 방지되고, 강력히 처벌되는 것들에 관해 결코 적지 않은 어떤 한국인들은 지금보다 더 후진적이었던 80년대 수준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한다. 이것은 결코 상식적인 것이 아니며,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 국제적 기준에 맞지도 않는다.
모든 국가가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국제적 기준으로 인정 받는 이유는 그것이 성공하기 위한 검증된 방식이자 가장 훌륭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사람이 죽어도 상관 없는 노동환경을 만드는 것보다 그러한 일을 철저히 방지하는 환경이 더 높은 생산성을 발생시키고 부정부패가 발생하는 사회보다 그렇지 않은 사회가 더 강력하고 성장하기 좋은 사회임을 말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시야는 좁다. 기실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그럼에도 제국을 경험했던 이들의 시야가 좀 더 글로벌화되어 무엇이 옳고 그른지 사리분별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시야가 자신들의 사회 환경에서 작동하는 여타 사상과 이념에 매몰되어 좁은 시야를 형성하는 것이 아닌 더 넓은 시야를 통해 더 많은 비교군을 두고 그러한 기준을 판단 근거 삼아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원리적인 이야기일 뿐이고,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그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한국 일반인보다 월등히 낫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극단주의가 횡행할수록 고립주의적, 차별주의적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미국의 절대 다수 대중들이 세계적 시야를 가지고 있다 말할 수는 없다. 영국의 보수파들이 사리분별을 똑바로 해서 유럽연합에서 탈퇴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는 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한국 뿐만이 아니고, 어떠한 영역에서만큼은 한국에서만 가능한 원리가 작동해서는 안 된다.
저기서 그러면 안 된다면, 여기서도 그러면 안 된다.
첫댓글 전 개인적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먼저 침공한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지방으로 취급하는 러시아 우익을 욕하는 의견이 대세가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우크라이나를 욕하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아조우연대 같은 나치스런 무장단체들 욕하는 거야 그렇다 치고, 구소련 나라인데 우리가 왜 비공식적으로라도 지원해 줘야 함?이나 일본에도 지원을 호소했다는데 우리랑 우크라이나가 뭔상관? 같은 의견까지 나오곤 했는데, 근처 공공도서관에 가서 아무 우크라이나 책들 골라서 읽어봐도 그런 말은 섣불리 할 게 못됩니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구 소련에서 분리독립한 나라가 소련이었으니 무조건 러시아랑 한통속일 거란 선입견에 대해서요.
가장 늦게 병합된 발트 3국은 덜한데 우크라이나에만 그런 선입견이 번지기 쉬운 이유는 이 전쟁이 마침 윤석열 집권 초기에 전면전으로 번졌고 비공식적으로 물자도 지원해 줬다니까, 윤석열이 지원했으니 우크라이나도 상태가 똑같을 거라고 막연히 지레짐작했기 때문이죠. 마침 젤렌스키도 정치 경력이 없는 민간인 출신이고요. 젤렌스키는 전시 지도자로서 아무리 낮게 잡아도 중간은 하는 인물이니 실례지만요.
즉 정부 수립 이후로 한국의 최우선 과제는 빈곤 탈출 및 선진국 진입이었고 그 목표 자체는 달성한 상태입니다. 아직 국가는 부유한데 국민은 가난한 현상을 극복해아 하고 무엇보다 남북통일을 이루는 과제가 남았지만 적어도 나라 자체는 빅토로 치면 열강은 못돼도 승인국 중에선 순위가 높은 상태죠. 문제는 한국의 성장이 압축형이다 보니 아직 국민 대부분이 개도국 시절 인식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그게 외교에서는 미중일러 4개국 말고는 잘해야 영불독 정도만 관심있는 상태고 대만은 은근슬쩍 무시당하는 상태죠. 잘해야 중국 욕할때 끌어다쓰는 정도고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대통령 단임제란 인식 때문에 직업세습 문화가 깊고 자민당이 오래 집권하니까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대만은 관심조차 없기 때문에 한국만이 동아시아의 민주주의 국가라는 인식으로 번지게 됩니다.
하지만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가 맞습니다. 일제 시절에야 군주의 정치적 영향력이 건재했고 툭하면 총리가 암살당해서 불안정했지만, 적어도 일제가 패망한 뒤를 기준으로 잡으면 군주는 철저히 상징으로만 남은 상태고 의회정치와 풀뿌리 민주주의는 작동하고 단지 자민당이 경험과 인재풀 덕분에 유리하고 내치와 대미관계를
잘 풀어간 덕분에 지금까지 장기집권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굳이 못한 점을 따지자면 시민혁명을 성공시킨 경험이 없다는 것 정돈데 이것도 사이다를 원하는 국내 정서에 따르면 한국도 시민혁명들이 성공했어도 용두사미지 않았냐는 얘기는 나올 상황이라 시민혁명 경험 유무+군주제 존속 여부=대통령제와 의회제 유무로만 민주주의 국가 여부를 판단하는 건 설익은 판단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그걸로만 기준을 잡으면 영국(입헌군주제+의원내각제니까)을 포함한 민주주의 입헌군주국들과 독일(의원내각제), 프랑스(이원집정부제)부터 민주국가가 아니게 됩니다. 의원내각제야 뭐 간선제를 악용한 사례 때문에 국내에선 인식이 나쁠 수밖에 없으니 그렇다 치더라도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소련에 편입됐다가 독립한 국가들은 일찍이 제정 폐지 직후에 독러 강화 협정에 따라 독립했다가 공산 러시아의 침공으로 다시 병합된 곳이고, 그래서 러시아의 지배가 약해지면 언제든 독립할 가능성이 있던 곳입니다. 생판 이민족인 발트 3국과 캅카스 3국, 중앙아시아 5국은 물론이요 동슬라브계로 비슷한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와 다른 역사를 거치면서 다른 정체성을 갖게 됐으니 골수 친러가 아니면 러시아를 큰형님 나라로 받들어모시진 않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요.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우크라이나에 대해 막연히 선입견을 갖는 건 지양해야 합니다. 직접 정치 일선에 나서는 분들이나 정당활동을 하는 분들이라면 특히 국제관계에 대해 진영논리나 선입견으로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그게 중요한데 그만한 권한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 대부분이 아직도 개도국 시절 인식에 머물러 있으니... 이 부분은 시간이 해결해 주거나 인식을 바꿔야만 하는 긴급상황이 오기 전까진 시민사회의 꾸준한 학습과 여론 조성이 필요하다고 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당과 친하거나 지지하는 유튜버들을 보면 민주당은 적어도 그런 입장을 내세우진 않지만 이상하게 한반도 중립국화에 꽂힌 분들이 눈에 띄곤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625때부터 냉전의 최전선이었고 친서방으로 분류된 나라고, 그 위치를 활용하면 자체 역량을 키우면서 발언권도 높일 수 있을 텐데, 미군과 합동훈련을 하면 안돼, 미군시설(사드기지 포함) 들여오면 안돼, 해군기지 지으면 안돼, FTA 체결하면 안돼처럼 한국과 미국이 뭔가 한다고 하면 덮어놓고 반대하는 세력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 치들이 국힘이나 보수진영에서 주장하는 대로 다 종북이거나 물들진 않았겠지만, 미국 관련해서 관성적으로 반대하는 걸 쭉 접한 입장에선 왜 미국한텐 그리 대들면서 중국한테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냐는 보수측의 힐난에 반박할 명분이 없습니다. 일본이야 옛날 식민지 시절 타성에 젖어서 한국을 아랫것 취급하는 버릇을 못 버리지만 미국은 그렇진 않거든요.
중립국화 논의는 이미 구한말때 나왔지만 일본이 대한제국의 러일전쟁 당시 중립선언을 지켜주지 않을 때 이미 실효성이 없거나 낮음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중립선언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스위스처럼 방어에 유리한 지형+대체불가능한
역할을 할 수 있거나 국력이 너무 약해서 굳이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커야 하는데 한국은 그러기에는 체급이 너무 크거나 어중간합니다. 북한은 경제난에 시달린다지만 핵개발이 정권의 안위와 직결되기 때문에 스스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는데 한국이나 미국이나 비핵화 자체에 너무 연연했던 게 아닌가란 생각마저 들곤 합니다. 그렇다고 김씨정권의 종식을 위해 뭔가 하거나 할 준비를 하냐면 전략적 인내니 하면서 걍 아무것도 안 했고, 이제는 국힘은 논외로 치더라도 민주당에서 기존 대북유화책 자체를 당론을 모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러시아의 경우 요새 더탐사나 김두일 같은 민주당 지지 유튜브 채널에서 우크라이나에 탄약 지원한거 때문에 이제 한러관계는 파탄이라고 하던데 전 그정도로는 안 갈거라고 봅니다. 직접 군사력을 투사하기에는 중심부가 너무 멀고 접경지도 북한 때문에 없으니 끽해야 폭격기를 영해 근처에 띄워서 무력시위를 하는 게 끝이고 그 이상은 힘듭니다. 즉 한국에 스페츠나츠나 카디로비치가 투입돼서 윤석열이나 한국측 요인을 제거하려고 한국판 유인원 작전을 벌일 가능성은 0입니다.
푸틴이 그정도로 막돼먹은 인간이었으면 지금 그 자리에 있진 못했죠. 영국도 그 때 하이드리히 암살에는 성공했지만 독일의 체코 주민에 대한 처우가 더 가혹해져서(그때 마을 하나가 몰살당했다고 합니다) 적어도 암살'은' 2차대전 기간 동안 더는 시도하진 않았었죠. 민주당 지지 유튜버들이 시청자들 취향에 맞춰서 국힘지지 채널 못지않게 논조를 과장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걸 고려하면서 틈틈히 보고 있네요. 뭔 소리들 하나 궁금하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