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의 'Rinaldo'는 1711년 2월 24일 헤임마키트에 있는 런던의 대표적인 가극장 '퀸즈(뒷날의 킹즈)' 극장에서 초연되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는데, 작품 못지 않게 카스트라토(현재의 카운터 테너)인 '니콜로 그리말디'의 훌륭한 가창과 헨델의 쳄발로 즉흥 연주가 한 몫을 단단히 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헨델이 2주만에 완성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날 울게 하소서'는 `Rinaldo' 2막에서 여주인공 'Almirena'에 의해 불려지는 아름다운 아리아입니다.
십자군전쟁을 배경으로하여 영웅 'Rinaldo'와 상관의 딸 'Almirena'와 적군의 여왕 'Armida'와의 삼각관계를 이룹니다. 산의 요새에서 아르미다의 포로가 된 알미레나가 자신의 운명을 탄식하며 풀려나기를 기원하는 비탄의 노래입니다.
영화 `파리넬리'에서는 '카스트라토'의 컴퓨터 합성 음성으로 만들어진 대단히 장식적인 창법의 `날 울게 하소서'가 또한 인기였습니다.
'카스트라토'에 대한 이야기를 옮겨 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목욕통. 아비는 약을 먹여 아들을 잠재운다. 몸을 물에 담근 아이의 눈이 스르르 감긴다. 이윽고 들리는 단말마의 비명. 아이의 "그곳"이 한순간에 날아간다. "파리넬리" 란 예명으로 유명한 카스트라토(Castrato) 카를로 브로스키(1706~1782)는 그렇게 거세됐다. 자식으로 한 밑천 잡아보려는 아비의 "노예"가 된 것이다. 18세기 유럽엔 이같은 카스트라토가 4,000여 명이나 됐다. 카스트라토 란 여성 음역을 노래하는 남성(?) 가수. 6~8세 때 거세된 카스트라토는 보이소프라노처럼 맑고 투명하면서도 신비로운 목소리를 갖게 된다. 그렇다고 모두 파리넬리처럼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1명의 "파리넬리"를 위하여 3,999명은 별볼일 없는 성불구자로 일생을 마쳐야 했습니다.
카스트라토는 ‘여자는 교회에서 조용하라(고린도전서 14장 36절)’는 성경 말씀을 교조적으로 해석한 근세 교회의 비극입니다. 1562년 가톨릭 교회는 로마 교황청 시스티나 성가대에 여자(소프라노) 대신 카스트라토를 앉혔고, 카스트라토는 이후 200년간 유럽 성가대를 중심으로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그러나 18세기 중엽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공격으로 지중해의 "카스트라토 생산 공장"은 완전히 초토화됐습니다. 파리넬리 등은 "남성"을 잃어버린 댓가로 엄청난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으나 도덕적인 문제를 야기했고, 논란 끝에 1903년 로마교황청은 카스트라토를 공식 금지했습니다.
마지막 카스트라토 '알렉산드로 모레스키(1858~1922)'는 레코딩을 남길 수 있는 행운을 얻은 거의 유일한 성악가였습니다.
카스트라토가 사라지자 수술이 아니라 피나는 훈련을 통해 여성 음역을 정복하려는 남성 가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영국 성악가 알프레드 델러(1912~1979)는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을 반하게 만든 남성알토(male-alto). 독학으로 카스트라토의 영역을 복원한 델러는 "카운터 테너(Countertenor)"란 명칭을 얻은 최초의 20세기 성악가가 됩니다.
델러 이후 2·3세대 카운터테너들은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면서 여자 성악가들을 위협했고, 최근에는 파바로티·도밍고·카레라스에 버금가는 카운터테너 빅스리가 등장, 국내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카운터테너 빅스리란 독일의 안드레아스 숄, 일본 혼혈의 브라이언 아사와, 미국의 데이비드 대니얼스 세 사람을 일컫습니다.
카운터테너와 카스트라토의 차이는 육체 조건에서 비롯됩니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카스트라토는 제2차 성징을 보이지 않습니다. 18세기 평론가 만시니가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라고 찬탄한 목소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신비였습니다. 변성기를 거치는 카운터테너는 가성(팔세토)을 이용, 머리의 공명을 이끌어 냅니다. 일반인들의 가성은 날카롭지만 카운터테너의 팔세토는 둥글게 울립니다.
메조소프라노와 비슷한 음역의 카운터테너는 남성적인 다이내미즘을 자랑합니다. 음량의 차이는 곧 폐활량의 차이. 성인 남자가 뿜어 내는 소리는 여성보다 크고 강렬합니다. 카운터테너들이 어떻게 일반인보다 높은 음역을 갖게 됐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은 거세에 비례할 만큼의 고통스럽고 피나는 발성 연습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추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Lascia Ch'io Pianga (날 울게 하소서)'의 영문 가사입니다.
< LET ME LAMENT >
Let me lament
My cruel destiny
Let me sigh
For freedom
Let me sigh
Let me sigh
For Freedom
Let grief sunder
The chains that bind me
If only out of pity
For my anguish
If only out of pity
For my anguish
안개꽃님 덕분에 고뇌와 우수에 찬 일상에서 탈출해 보고싶은
염원을 담은 노래, 잘 들었습니다.
- 종묘에서 김승호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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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키는 인터넷①』
(≫≪) 미군 희생 여중생들의 죽음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