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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어떤 줄거리를 주고
소설과 비슷한 형식의 글을 하나 써달라고 했더니 아래와 같은 글을 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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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 학무동을 떠나다
학무동(鶴舞洞)은 산이 깊었다.
마을을 둘러싼 산들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몇 겹으로 이어져 있었고, 산과 산 사이로 난 좁은 길을 한참 걸어야 비로소 바깥 고을로 나갈 수 있었다. 오래전 흰 학들이 떼를 지어 내려와 춤을 추었다 하여 학무동이라 불렸지만, 이제 그 이야기를 정말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다성(多聲)은 그곳에서 태어나 스무 해가 넘도록 살았다.
젊은 날의 다성에게는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 해야 할 일은 있었지만 내일 해도 될 것 같았고, 배워야 할 것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늘 당장 배우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봄이면 산에 꽃이 피었고, 여름이면 개울물이 불어났으며, 가을이면 사람들이 곡식을 거두었다.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이 왔다.
그렇게 몇 해가 흘렀다.
그해에도 봄이 왔다.
어느 날 다성이 마을 어귀의 오래된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있는데, 낯선 사람들이 산길을 따라 내려왔다. 여섯 사람이었다. 앞에는 머리가 희끗한 노인이 걸었고, 뒤로 다섯 명의 젊은이가 따르고 있었다.
그들은 마을 사람들과는 옷차림부터 달랐다. 그렇다고 도시 사람들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오랫동안 산길을 걸어온 사람들처럼 옷에는 먼지가 묻어 있었고, 각자 등에 작은 짐 하나씩을 지고 있었다.
노인의 이름은 빙청(氷淸)이었다.
사람들은 그를 빙청 선인이라 불렀다.
빙청은 먼 산속에서 오랫동안 수행해 온 사람이었다. 세상의 번잡함을 피해 제자들과 산중에 머물며 마음을 닦았지만, 아직 자신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 완전히 알지는 못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이상한 소식을 들었다.
서쪽 먼 지방에 오래전에 깨달음을 이루었던 한 분의 가르침이 전해지고 있으며, 그 가르침을 따르는 제자들이 세상에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빙청은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날 제자들에게 말했다.
“가 보아야겠다.”
그것이 여행의 시작이었다.
다성은 마을 사람들이 빙청 일행에게 물과 음식을 내어 주는 동안 그들의 이야기를 곁에서 들었다.
“그렇게 먼 곳까지 무엇을 배우러 가십니까?”
누군가 묻자 빙청이 대답했다.
“무엇을 배우러 가는지는 나도 아직 모르오.”
사람들이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빙청은 잠시 서쪽 하늘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다만 그분들이 괴로움이 어디에서 생겨나고, 어떻게 끝나는지를 안다고 들었소.”
그 말이 이상하게도 다성의 마음에 남았다.
괴로움.
그것은 다성도 아는 말이었다.
그러나 괴로움이 어디에서 생겨나는지를 묻는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괴로운 일이 생기면 괴로워했고, 즐거운 일이 생기면 즐거워했다. 싫은 것이 지나가기를 기다렸고, 좋은 것이 오래 머물기를 바랐다.
그것이 삶이라고 생각했다.
그날 저녁 빙청 일행은 마을의 빈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다성은 집으로 돌아왔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내일이면 저 사람들은 떠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여기에 남을 것이다.
그러면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올 것이다.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올 것이다. 다시 봄이 올 것이다.
문득 다성은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날들을 돌아보았다.
언젠가 해야지.
언젠가 배우지.
언젠가 생각해 보지.
그렇게 미루었던 수많은 ‘언젠가’들이 떠올랐다.
다음 날 아침, 빙청 일행이 마을을 떠나려 할 때 다성이 작은 보따리 하나를 메고 나타났다.
빙청의 제자들이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빙청이 물었다.
“어디를 가려는가?”
다성이 대답했다.
“저도 서쪽으로 가보겠습니다.”
“우리와 함께?”
“예.”
“내 제자가 되려는 것인가?”
다성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빙청의 얼굴에 희미한 웃음이 나타났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따라오려는가?”
다성은 대답하지 못했다.
자신도 몰랐다.
깨달은 분이 누구인지도 몰랐고, 그 제자들이 무엇을 가르치는지도 몰랐다. 서쪽까지 얼마나 먼지도 알지 못했다.
한참 뒤 다성이 말했다.
“그냥……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빙청은 더 묻지 않았다.
“그러면 가세.”
여섯 사람이 걷기 시작했고, 다성이 그 뒤를 따랐다.
마을 어귀를 벗어나 얼마쯤 갔을 때 다성은 뒤를 돌아보았다.
아침 안개 사이로 학무동의 지붕들이 희미하게 보였다.
그곳은 어제까지 자신의 세상 전부였다.
그러나 산길이 한 번 굽어지자 마을은 보이지 않았다.
다성은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빙청 선인의 지팡이가 돌길을 짚는 소리가 들렸다.
탁.
잠시 뒤 다시,
탁.
그 소리를 따라 다성은 걸었다.
그때의 다성은 알지 못했다.
서쪽으로 향하는 그 길에서 자신이 수많은 사람과 인간 아닌 존재들을 만나게 되리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찾아 나선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른 채 시작한 이 여행이, 언젠가는 자신에게 가장 오래된 질문 하나를 돌려주게 되리라는 것도.
나는 무엇을 모르고 살아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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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 도인에게 바라는 것
학무동을 떠난 지 며칠이 지났다.
빙청 선인과 다섯 제자, 그리고 다성은 산길을 따라 서쪽으로 걸었다.
처음 며칠 동안 다성은 생각보다 말이 없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세상 밖으로 나가면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할 줄 알았다. 그러나 실제로 길 위에서 만나는 것은 돌과 흙, 나무와 개울,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산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일행은 제법 큰 마을 하나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하나둘 빙청 선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잠시 뒤에는 아이들까지 따라붙었다.
“도인이 오셨대.”
“산에서 수십 년을 수행하셨다는 분이래.”
누가 그런 말을 퍼뜨렸는지는 알 수 없었다.
빙청 선인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소문은 삽시간에 마을 전체로 퍼졌다.
저녁이 되자 일행이 머무는 집 앞에는 사람들이 가득 모였다.
가장 먼저 중년의 여인이 앞으로 나왔다.
“선인이시여.”
여인은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올해 대학에 들어가야 합니다. 좋은 대학에 꼭 붙을 수 있도록 부적 하나만 써주십시오.”
빙청 선인이 여인을 바라보았다.
“나는 부적을 쓸 줄 모르오.”
여인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한 남자가 나섰다.
“그렇다면 저희 집안이 화목해지도록 해주십시오. 요즘 집안에 다툼이 끊이지 않습니다.”
빙청이 물었다.
“무엇 때문에 다투시오?”
“여러 가지가 있지요. 돈 때문이기도 하고, 서로 자기 말이 옳다고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빙청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그렇다면 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 보시오. 분노가 일어났다면 그것을 붙들고 있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물리치도록 하시오. 상대를 해칠 말을 하려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 말도 멈추어 보시오.”
남자의 표정이 묘해졌다.
“그런 것 말고…… 선인께서 무슨 방법을 써주실 수는 없습니까?”
“내가 아는 방법은 그것이오.”
사람들 사이에서 작은 웅성거림이 일었다.
이번에는 젊은이가 앞으로 나왔다.
“선인이시여, 신통을 보여주십시오.”
“신통?”
“예. 하늘로 올라가신다든가, 이 자리에서 갑자기 사라지신다든가…… 산에서 오랫동안 수행한 도인이라면 그런 것 하나쯤은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사람들의 눈빛이 다시 반짝였다.
빙청 선인이 말했다.
“그런 것은 보여줄 수 없소.”
“그러면 선인께서는 산에서 무엇을 배우셨습니까?”
잠시 침묵이 흘렀다.
빙청은 사람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나쁜 생각을 일으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을 배웠소.”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나쁜 생각이 이미 일어났다면 가능한 한 빨리 떨쳐버리려고 노력하는 것도 배웠소. 분노가 일어나지 않도록 살피고, 분노가 일어났다면 그것이 마음을 차지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으려고 하지.”
누군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우리도 아는 이야기 아닙니까?”
빙청은 그쪽을 바라보았다.
“알고 있다면 실천하면 될 것이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빙청이 다시 말했다.
“그리고 그릇된 견해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오. 자기가 믿고 싶은 것을 참된 것이라고 여기지 말고, 무엇이 바른 견해인지 배우고 살펴야 하오. 나 역시 그것을 배우는 중이오.”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서 조금씩 기대가 사라졌다.
대학에 붙게 해주는 부적도 없었다.
집안에 복을 불러들이는 주문도 없었다.
앞날을 점쳐주지도 않았고 신통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결국 한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두 사람이 일어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가기 시작했다.
“산에서 오래 수행했다기에 대단한 분인 줄 알았더니…….”
누군가 중얼거렸다.
잠시 후 마당은 텅 비었다.
다성은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빙청 선인의 말은 특별하지 않았다.
‘나쁜 생각을 하지 말자.’
‘화를 내지 말자.’
‘잘못된 생각에 빠지지 말자.’
학무동에서도 어른들이 가끔 할 법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다성은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당연한 이야기라면 사람들은 왜 실망한 것일까?
그때였다.
“선인이시여.”
뒤쪽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모두 돌아보았다.
사람들이 떠난 자리 끝에 한 사내가 홀로 서 있었다.
서른 살쯤 되어 보였지만 정확한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여행자처럼 옷에는 먼지가 묻어 있었고, 허리에는 길쭉한 지팡이 하나가 매달려 있었다.
사내가 앞으로 나와 두 손을 모았다.
“저는 천안계(天眼溪)에서 온 칠지(七支)라고 합니다.”
빙청이 그를 바라보았다.
“천안계라…… 먼 곳에서 왔군.”
“그렇습니다.”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는가?”
칠지가 말했다.
“저도 선인과 함께 서쪽으로 가고 싶습니다.”
빙청의 제자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다성 역시 칠지를 유심히 살폈다.
빙청이 물었다.
“무엇을 얻으려고 우리를 따라오려는가?”
칠지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천천히 말했다.
“저 역시 선인께서 찾아가시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깨달은 분의 제자들 말인가?”
“그렇습니다.”
빙청은 한동안 칠지의 눈을 바라보았다.
“내 제자가 되려는 것인가?”
“아닙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다성은 자신도 모르게 칠지를 다시 바라보았다.
며칠 전 학무동에서 자신이 했던 대답과 같았기 때문이다.
빙청의 입가에도 희미한 웃음이 떠올랐다.
“요즘 내게는 제자보다 동행이 더 많이 생기는군.”
다음 날 아침.
일행은 다시 서쪽을 향해 길을 떠났다.
앞에는 빙청 선인이 걸었고 다섯 제자가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다성과 칠지가 나란히 뒤를 따라 걸었다.
한참을 걷다가 다성이 물었다.
“천안계는 어떤 곳입니까?”
칠지가 앞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눈이 많은 곳이지요.”
“눈이요?”
칠지가 다성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묘한 표정으로 웃었다.
“하늘의 눈이 많은 곳입니다.”
다성은 무슨 뜻인지 다시 물으려 했다.
그러나 칠지는 이미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산길 위로 아침 햇살이 비쳤다.
그렇게 일곱 사람의 여행은 어느새 여덟 사람의 여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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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 빗속의 동굴
비는 사흘째 그치지 않았다.
처음에는 봄비라 여겼다.
가늘게 내리던 비는 산을 하나 넘을 무렵 굵어졌고, 다음 날 아침에는 하늘과 땅 사이를 온통 빗줄기가 메우고 있었다. 산길에는 누런 흙탕물이 흘렀고, 작은 개울은 어느새 건너기 어려울 만큼 불어났다.
빙청 선인은 결국 걸음을 멈추었다.
“이 비를 뚫고 갈 필요는 없겠다.”
다행히 산 중턱에서 동굴 하나를 발견했다.
안쪽은 생각보다 깊었다. 입구 가까이에서는 빗물이 조금씩 스며들었지만 안으로 몇 걸음 들어가자 바닥도 말라 있었다.
그곳에서 일행은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났다.
처음에는 쉬는 것도 좋았지만 시간이 길어지자 다성은 답답해졌다. 동굴 밖을 바라보아도 보이는 것이라고는 비뿐이었다.
반면 빙청의 다섯 제자는 별로 지루해하지 않는 것 같았다.
셋째 날 아침, 빙청 선인이 제자들을 불렀다.
“언제 비가 그칠지 모르니 이곳에서 수행이나 하도록 하자.”
제자들이 빙청 앞에 자리를 잡았다.
다성은 자신에게 하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여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있었다. 그는 빙청의 제자가 아니었다.
그런데 빙청이 그를 바라보았다.
“자네도 해보겠는가?”
“저도 할 수 있습니까?”
“숨 쉬는 데 제자와 동행의 구별이 있겠는가?”
다성은 머쓱하게 웃으며 제자들 곁으로 자리를 옮겼다.
빙청이 말했다.
“어려운 것은 아니다. 편안하게 앉아서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알아차리면 된다.”
빙청은 잠시 자신의 호흡을 살폈다.
“길게 들이쉬면 길게 들이쉰다고 알고, 길게 내쉬면 길게 내쉰다고 안다. 짧게 들이쉬면 짧게 들이쉰다고 알고, 짧게 내쉬면 짧게 내쉰다고 안다. 억지로 숨을 만들 필요는 없다. 숨이 들어오면 들어오는 것을 알고, 나가면 나가는 것을 알아차려라.”
설명은 간단했다.
다성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정도라면 나도 하겠는데.’
모두 눈을 감았다.
다성도 눈을 감았다.
숨이 들어왔다.
‘들어온다.’
그리고 숨이 나갔다.
‘나간다.’
바로 그때 다성의 머릿속에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그런데 비는 언제 그치지?’
아차 싶어 다시 호흡으로 돌아왔다.
숨이 들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배가 고팠다.
‘오늘은 무엇을 먹지?’
다시 호흡으로 돌아왔다.
잠시 뒤에는 학무동 생각이 났다.
집은 지금 어떨까.
마을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자신이 갑자기 떠난 것을 두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렸다.
‘참, 숨!’
다성은 황급히 호흡을 찾았다.
그러나 숨을 찾으려 하자 이번에는 자신이 어떻게 숨을 쉬어야 하는지 이상하게 느껴졌다.
‘내가 아까 들이쉬었나? 내쉬었나?’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었다.
그러자 호흡이 부자연스러워졌다.
한참 뒤 빙청이 눈을 떴다.
제자들도 하나씩 눈을 떴다.
“어떠하냐?”
첫째 제자가 말했다.
“처음에는 생각이 조금 일어났지만 곧 호흡으로 돌아왔습니다.”
둘째와 셋째도 비슷했다.
다섯 제자 모두 오랫동안 빙청에게 수행을 배워온 사람들이어서 호흡을 놓치더라도 다시 돌아오는 데 익숙했다.
빙청이 다성을 바라보았다.
“자네는?”
다성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저는…….”
모두 다성을 바라보았다.
“한 번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한 제자가 웃음을 참았다.
다성이 억울한 듯 말했다.
“처음에는 숨이 보이는 것 같았는데, 비 생각이 났습니다. 그다음에는 밥 생각이 났고, 그다음에는 고향 생각이 났습니다. 숨을 찾으려고 하면 이번에는 제가 숨을 일부러 쉬게 됩니다.”
이번에는 몇몇 제자가 웃었다.
빙청도 희미하게 웃었다.
그러나 꾸짖지는 않았다.
“처음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그때 동굴 한쪽에 앉아 있던 칠지가 눈에 들어왔다.
칠지는 처음부터 호흡 관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 앞에는 이상하게도 하얀 돌 하나가 놓여 있었다.
빙청이 물었다.
“칠지는 호흡을 관찰하지 않는가?”
“저는 따로 하는 수행이 있습니다.”
“어떤 수행인가?”
“까시나 수행입니다.”
빙청이 처음 듣는 말인 듯 되물었다.
“까시나?”
“그렇습니다.”
칠지는 앞에 놓인 하얀 돌을 집어 들었다.
“저는 지금 흰색을 대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성도 호기심이 생겨 가까이 다가왔다.
칠지는 보따리에서 둥근 물건 하나를 꺼냈다. 천으로 싸여 있던 것을 펼치자 희고 둥근 표면이 나타났다.
“이 흰색을 바라봅니다.”
빙청이 물었다.
“바라보아서 무엇을 하는가?”
“처음에는 눈앞의 흰색에 마음을 둡니다. 다른 모양이나 다른 생각을 따라가지 않고 흰색이라는 대상에 마음을 익숙하게 합니다.”
“그다음에는?”
칠지가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수행이 익어가면 눈앞의 물건 자체에만 의지하지 않고도 그 표상을 마음에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그 정도까지 능숙하지는 않습니다.”
빙청은 흥미로운 듯 흰 원판을 바라보았다.
“세상에는 참 여러 가지 수행이 있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누구에게 배웠는가?”
칠지는 잠시 침묵했다.
그러다가 말했다.
“천안계에서 배웠습니다.”
다성은 그 말을 듣고 칠지를 바라보았다.
또 천안계였다.
지난번 칠지는 그곳을 ‘하늘의 눈이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도대체 어떤 곳일까.
다성이 물으려는 순간,
동굴 밖에서 빗소리가 갑자기 약해졌다.
모두가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사흘 동안 산을 뒤덮었던 먹구름 사이로 작은 틈이 열리고 있었다.
그 틈으로 한 줄기 햇빛이 내려왔다.
칠지 앞에 놓인 흰 원판에도 빛이 닿았다.
다성은 그것을 한참 바라보다가 문득 자신의 코끝으로 들어오는 숨을 느꼈다.
들어왔다.
그리고 나갔다.
이번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한 번의 들숨과 한 번의 날숨이 지나갔다.
다성은 속으로 기뻐했다.
‘됐다.’
바로 그 순간 호흡을 놓쳤다.
다성은 혼자 피식 웃었다.
동굴 밖에서는 아직 가느다란 비가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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