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볼 때 안절부절, 암견의 유사 포유 행동 등 질환별 이상 징후들
강아지를 키우다보면 ‘우리 애가 어디 아픈 건 아닌지’ 걱정될 때 많을 거예요. 사람처럼 어디 아프다고 울거나 말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더구나 강아지는 웬만해선 아픈 것을 잘 표현하지 않으려는 습성이 강하므로 주의 깊게 살펴봐 줘야 해요.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질병에 걸린 강아지는 미묘한 행동 변화를 보입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주의 깊게 관찰한다면 이상 징후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들도 질병의 조기 발견이 관건인데요. 물론 예방보단 못하지만 말입니다. 강아지의 행동변화에 따른 이상 징후들을 통해 관련 질환들을 간략히 알아보고, 신체검사 요령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방광∙요도에 염증이 있거나 결석이 형성되면 오줌이 탁해지거나 불쾌한 냄새가나며 피가 보일 수 있습니다. 소변을 볼 때 안절부절 하거나 찔끔찔끔 자주 배뇨(배뇨실금)를 하는 행동을 하게 되고요. 이런 경우 소변과 초음파 그리고 엑스레이 검사로 방광∙요로결석이나 염증상태를 진단하게 됩니다.
암견이 불임수술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 일년에 2번 정도 주기적인 발정기간을 갖게 되는데요. 발정기 때 암견은 외음부가 부풀어 오르면서 출혈성 분비물을 2-3주간 보이게 됩니다. 발정기간이 끝나고 1~2달 경과 후 임신을 하지 않은 상황인데도 유선이 부풀어 오르면서 유즙이 분비되거나 인형 등을 껴안고 유사 포유 행동을 하며 집착을 보이는 상상임신증후군이 관찰 될수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유선의 염증, 유선조직의 종양성 변화, 자궁내막염발생 그리고 자궁축농증진행으로 외부생식기에 염증성 분비물이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 관찰해 줘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중성화수술이 암견의 산과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입니다.
선천적으로 기관연골형성이상이 있어 기관협착증에 이환된 강아지는 급하게 음식을 먹거나 정서적으로 흥분한 경우, 목에 이물이 걸린 것처럼 자주 컥컥거리며 기침을 하는 증세를 보이게 됩니다. 기관협착증이 있는 아이들은 비만이 진행될수록 그 증세가 심해지며 정상 비만견에 비해 심장병 발병률이 굉장히 높지요. 목과 가슴 엑스레이검사로 확인할 수 있으며 진단 시 적절한 체중조절과 약물요법이 필요합니다. 증세가 아주 심한경우는 기관 확장 스텐트 삽입시술을 합니다.
입안이 헐면서(궤양) 심한 구취가 나는 경우는 급.만성 신부전증에서 속발되는 요독증인 상황이 많으며 이러한 요독증은 단순한 구강염증과는 달리 극심한 식욕부진과 체중감소, 구토증세를 동반합니다. 이런 단계에서 병원에 데리고 오면 치료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 만성적인 식욕부진과 함께 등뼈가 보일정도로 허약한 강아지는 혈액화학 검사를 실시해 신장 상태를 체크해주세요.
몸에서 심한 냄새가 나는 경우에는 귀염증, 치석에 의한 구강염증, 피부염, 항문낭염등의 질환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역시 조기 병원검진이 필요합니다.
반려견이 갑자기 뒷발을 들고 절뚝거리며 통증을 호소한다면 빨리 병원에 데리고 가세요. 검사해보면 슬개골탈구증세나 고관절질환으로 진단될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소형견 품종은 슬개골 활차구가 선천적으로 옅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어 바닥이 미끄럽다거나 계단, 소파, 침대 등에서 뛰어 내릴 때 외상성으로 내측 슬개골탈구증이 급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퇴 골두 조직의 혈행장애로 발생되는 무혈성 대퇴 골두변성은 주로 생후 10개월 전후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특징은 허벅지근육이 위축돼 정상근육보다 말라있고 만성 파행을 보입니다. 엑스레이 검진을 통해서 확진 할 수 있으며, 수술로 교정해 줘야 합니다.
갑자기 구토와 설사를 한다면 그 원인이 단순 소화기장애나 전염성 바이러스성 위장염증세 혹은 식중독, 이물 섭취로 인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의외로 심부전이나 신부전, 간기능장애, 췌장염 등의 장기기능 저하증에서도 많이 수반됩니다. 그러므로 증상발견 24시간 내에 진찰을 받게 해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 외에 식욕이 감소하면서 구석진 곳을 찾아 숨으려고 하거나 만지면 민감하게 반응하며 소리를 지르는 경우에도 반려견이 질환에 노출되어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발견 24시간 내에 진찰을 받아 보아야 합니다.
강아지 신체검사 요령
○ 체온측정 : 견의 정상체온은 38.1~39.2˚C 이고 신경과민,운동후,감염증,발열증세가 있는 경우에 체온이 정상보다 높게 나타납니다. 반대로 정상이하의 저체온 은 추위에 노출되거나 쇼크 상태 일때 관찰 할수있습니다. 디지털 체온계에 수용성 젤을 발라 조금씩 돌려가며 직장내로 부드럽게 삽입한후 90초동안 기다렸다 꺼내어 체온을 확인합니다.
○ 눈 : 손가락으로 가볍게 외부 자극을 했을때 눈을 깜박 거려야 하며 각막(투명한부위) 이 흐리거나 상처는 없는지, 결막(흰자부위포함)부위에 충․출혈이나 농성 분비물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일정한 조명하에서 확장된 동공은 반려견이 공포,통증,쇼크상 태임을 나타냅니다.
○ 귀 : 외이도가 부어있는지, 냄새나는 분비물이나 지저분한 찌꺼기가 있는지,귀속털은 잘 정리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귓병이 있는 경우 귀를 잘 털기 때문에 이개가 부어 있거나 멍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코 : 콧잔등이 습윤하게 번들거리지 않고 건조하게 말라있으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 태입니다. 외비공에 출혈이나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보이는지 확인합니다. 호흡시 과도하게 콧구멍을 씰룩거린다면 호흡기계의 이상신호로 인지하셔야합니다.
○ 입 : 치석, 충치, 잇몸의 염증, 입냄새 유무를 확인합니다. 입천정이나 치아사이에 이물 이 끼어있는지 혹은 구강내에 상처는 없는지 확인 하시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 입니다.
○ 머리와 목 : 머리,턱,목부분을 양손으로 부드럽게 쓸어내리면서 피부에 상처,부종,열감, 부스러기,진물,딱지등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머리를 상하좌우로 부드럽게 움직여보아 통증을 호소하는지 확인해봅니다.
○ 복부 : 등과 배 부분을 양손으로 부드럽게 촉지하여 복부팽창,열감,부종,끈적거림,부스럼 등이 있는지를확인하며 만졌을때 과민하게 반응하는 부위가 있는지 관찰합니다.
○ 사지 : 각각의 다리를 손으로 부드럽게 흝어 내려가며 만져봅니다. 좌우측의 다리를 비 교하여 균형이 잡혀있는지, 관절부위에 부종이나 열감이 있는지,움직여 보았을 때 관절부위의 이상음이 발생하는지 혹은 통증은 호소지 않는지를 확인합니다. 앞다리 먼저 확인하고 뒷다리 순서로 살펴봅니다.
○ 발 : 패드나 발가락 사이에 상처나 이물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발바닥털과 발톱은 미 끄럼 방지를 위해 정기적으로 정리를 해줍니다.
○ 꼬리 : 세로 방향으로 쓸어 내리며 꼬리에 융기된 부분이나 열감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꼬리가 힘없이 축 쳐져있으면 꼬리를 꼬집어보아 반응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 다. 반응이 없는 경우는 하부척추부위나 꼬리뼈에 손상이 있을수 있습니다.
○ 생식기 : 고환변성이나 고환염증의 경우 음낭부분이 심하게 부풀어 보이며,암컷의 경우 질염이나 자궁축농증 질환시 외부생식기에 농성 분비물이 묻어있는 경우가 많 습니다. 음낭에 상처나 부종은없는지, 외부생식기 주위에 염증이나 신생물 혹 은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묻어있는지 확인해줍니다.
○ 항문주위 : 꼬리를 위로 들어올려 항문주위에 상처나 염증등이 있는지를 확인해줍니다.
(정규송 수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