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장 서품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 <밖에 있는 영축산인> 기사굴산에 머물고 계셨다. <조용히 앉아 계시는 부처님 곁에는> 위대한 출가 수행인들이 1만 2천인이나 <가르침을 듣기 위해> 모여 있었다.
이들은 모두가 성자로서 모든 번뇌의 때를 말끔히 떨어내 버렸으므로 다시는 번뇌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기의 인격을 완성했을 뿐만 아니라 생존으로 인해 얽힌 온갖 속박을 모두 끊었기에, 마음은 <언제라도 마음의 평안에 들 수 있는> 자유자재한 경지를 얻고 있었다.
이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부처님의 4제의 설법을 듣고 맨 처음 깨쳤다는> 아야교진여, <의 ·식 · 주에 대한 탐욕과 집착을 모두 떨쳐버린 두타 제일의> 마하가섭, <승단을 공양하는데 제일가는> 우루빈라가섭, <마음의 모든 번뇌를 항복받은> 가야가섭, <교화에 능한> 나제가섭, <지혜 제일의> 사리불, <신통 제일의> 대목건련,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기 쉽게 설명 잘하는 논의 제일의> 마하가전연, <남의 마음속을 꿰뚫어보는 천안 제일의> 아노루타, <천문과 역술에 능한> 겁빈나, <계율 해석 잘 하는 해율 제일의> 교범바제, <마음이 흔들리거나 뒤바뀐 생각을 하나도 하지 않는> 이바다, <경행과 좌선을 잘 하는> 필릉가바차, <병 없고 욕심없는 소병소욕의> 박구라, <어려운 질문에 대답 잘 하는> 마하구치라, <환희심에 가득 차 설법을 듣는> 난타, <용모가 거의 부처님처럼 빼어난> 손다라난타, <실천적인 용기와 설득력을 가진 설법 제일의> 부루나미다라니자, <모든 현상이 고정된 실체가 없는 공성임을 잘 아는 해공 제일의> 수보리, <부처님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고 시중든 다문 제일의> 아난, <부처님의 친아들인데도 자기의 덕이 높은 것을 드러내지 않고 언제나 겸허한 태도를 간직했던 밀행 제일의> 라후라 등,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훌륭한 성자들이었다.
또 현재 배우고 있는 중이거나 배움을 마친 사람들도 2천 명이 있었으며,
또 <세존의 이모이시고 난타존자의 어머니이신> 마하파사파제 비구니도 6천 명의 비구니 를 거느리고 있었다.
또 <세존께서 태자일 때의 부인이었던> 라후라 존자의 어머니인 야수다라 비구니도 역시 그 권속들과 함께 있었다.
또한 위대한 뜻을 가진 구도자도 8만 명이나 있었으니, 그들은 모두가 최고의 완전한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해 수행하되, 조금도 물러서지 않아 <모두가 선한 것은 영원토록 잃지 않고 보전하며 악한 것은 억눌러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굳센 정신력을 얻었으며, 자진해서 기꺼이 법을 설해 <중생을 바르게 인도하는> 훌륭한 설득력도 갖추었으므로 <마치 수레바퀴가 끝없이 앞으로 굴러가듯>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칠 줄 모르게 설할 수 있었다.
이들은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부처님을 섬기면서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했으니,> 그 많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성불의 지름길인> 갖가지의 선행을 쌓고 또 쌓았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들로부터 칭찬을 받아 왔다.
또 이들은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자기 인격완성의 기본적인 길로 삼아 수행했기 때문에 <온갖 사물의 평등상을 아는> 부처님의 경지에 거의 도달해 <모든 사물의 차별상까지도 명확하게 꿰뚫어보는> 위대한 지혜를 얻었으며, <이미 모든 번뇌를 말끔히 여의고>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거룩한> 명성은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세계에 널리 알려졌으며, 그로써 수많은 사람들을 구제해 왔었다.
이 위대한 뜻을 가진 구도자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지혜와 복덕을 두루 갖춘 가르침의 후계자인> 문수사리보살, <지혜로써 꿰뚫어 보아 중생의 고뇌를 뽑아 없애주는> 관세음보살, <훌륭한 덕행을 고루 갖춘> 득대세보살, <세운 뜻을 굳세게 밀고 가는> 상정진보살, <수억 겁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수행하는> 불휴식보살, <법보를 손에 쥔> 보장보살, <중생의 근기에 맞춰 약을 내리는> 약왕보살, <용감하게 일체를 베풀어 주는> 용시보살, <깨달은 바탕이 밝고도 맑은> 보월보살, <미혹의 어두움을 없애주는> 월광보살, <보월과 월광의 두 가지 덕을 겸비한> 만월보살, <큰 법을 등에 짊어진> 대력보살, <사물을 대해 조금도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무량력보살, <몸과 뜻을 전혀 나타내지 않는> 월삼계보살, <바르게 보는 것을 훌륭히 지키는> 발타바라보살, <사랑을 바탕으로 다음에 부처님이 될>미륵보살, <지혜를 쌓아 능히 중생을 이롭게 하는> 보적보살, <그릇된 사람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도사보살 등.
이와 같이 수많은 <위대한 뜻을 가진 구도자, 즉> 보살 마하살이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
이때에 <바라문교에서 말하는 욕계 도리천의 신들의 제왕인> 석제환인이 많은 부하 천자들을 거느리고 함께 왔으니, 그 이름은 <도리천 궁 안에 사는 달의 천자인> 월천자와 <별의 천자인> 보향천자와 <해의 천자인> 보광천자와 <도리천 밖 동서남북 4방을 지키는> 4대천왕이 각각 그 권속 1만 명의 천자를 거느리고 함께 와 있었다.
또 <화락천의 주인인> 자재천자와 <타화천의 주인인> 대자재천자가 그 권속 3만의 천자를 거느리고 함께 와 있었으며, <색계 4선 18천의 초선 3범천왕 중> 현세계의 주인이라는 범천왕인 시기대범과 <2선 삼광 천왕인> 광명대범 등이 각각 그 권속 1만2천의 천자를 거느리고 와 있었다.
또 여덟 용왕이 있으니, <목련존자에 의해 교화된> 난타용왕, <때맞추어 비를 내리는 어진> 발난타용왕, <바다에 사는> 사가라용왕, <머리가 여러 개 달린> 화수길용왕, <혀가 여러 개 달린 독사인> 덕차가용왕, <번뇌가 없어지는 연못인 아욕달지에 사는> 아나바달다용왕, <힘이 세고 몸이 큰> 마나사용왕, <푸른 연꽃이 피는 연못에 사는> 우발라용왕 등이 각각 수많은 권속들을 거느리고 함께 와 있었다.
또 <반은 사람이고 반은 뿔이 달린 짐승으로 즐겨 노래 부르는 귀령인> 긴나라왕이 넷이나 있었는데, <4제를 노래하는> 법 긴나라왕과 <12인연을 노래하는> 묘법 긴나라왕과 <육바라밀을 노래하는> 대법 긴나라왕과 <1승을 노래하는> 지법 긴나라왕이 각각 수많은 권속을 거느리고 함께 와 있었다.<공중에서 향기를 맡으며 음악을 연주하는> 네 가지의 건달바왕이 있어 <노래와 춤 등 재주에 능한> 악건달바왕, <북과 관현악에 능한> 악음건달바왕, <빼어난 재주를 가진> 미건달바왕, <빼어난 음악을 연주하는> 미음건달바왕이 각각 수많은 권속들을 거느리고 함께 와 있었으며, <성 잘 내고 싸움 잘하는> 네 가지의 아수라왕이 있어, <툭하면 싸움질하는> 바치아수라왕과 <바닷물을 높게 치솟게 하는> 거라건타아수랑왕과 <바다에 풍랑을 일으키는> 비마질다라 아수라왕과 <해와 달을 가리는> 라후 아수라왕이 각각 수많은 권속을 거느리고 함께 와 있었다.
<용을 잡아먹는 금빛 날개의 금시조인> 네 가지의 가루라 왕이 있는데, <용을 잡아서 항상 씹고 있는> 대위덕가루라왕, <무리 중에서 몸이 빼어나게 큰>대신가루라왕, <뜻대로 언제 어디서나 배불리 용을 잡어 먹는> 대만가루라왕, <턱밑에 구슬을 가진> 여의가루라왕이 각각 수많은 권속을 거느리고 함께 와 있었다.
그리고 <마가다국의 빈비사라왕의 왕비였던> 위제희 부인의 아들인 <무적의 용사라는 이름을 가진> 아사세왕이 수많은 신하들을 거느리고 와 있었다.
이들은 모두가 고개 숙여 부처님의 발밑에 이마를 대고 예배드린 후, 각기 한쪽으로 물러나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남녀의 출가 ․ 재가 수행인들에게 에워싸여, 그들로부터 정성어린 감사와 공경과 존숭과 찬탄을 받고 계셨다.
부처님께선 모든 보살들을 위해서 <인류를 제도하고 온 세상을 구제하는 가장 훌륭한 가르침인> 대승경을 설하셨는데, 그 이름이 무량의이며, <그 내용은 이 세상에 나타는 모든 현상이란 여러 가지로 보이지만 근본을 살피면 그 모든 것들은 오직 하나의 실상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는 진리를 파악하며 이를 확연히 깨달아서 자기 것으로 삼으라는 가르침이며>또한 보살을 교화하기 위해 설해진 가르침이다. 모든 부처님들께서 <아득히 먼 옛날부터>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해 온 이러한 생각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도 설하신 후에, 가부좌를 틀고 모든 위대한 가르침의 기초라 하는 <제법실상의 진리라는> 명상에 깊이 들어 몸도 마음도 움직이지 않으신 채 조용히 앉아 계셨다.
이때 하늘에서는 <부처님의 거룩한 명상에 감응되어> <흰> 만다라꽃 ․ 큰 만다라꽃과 <붉은> 만수사꽃 ․ 큰 만수사꽃을 부처님과 대중들 위에 비처럼 뿌렸으며, 땅덩이도 감동해 <동 · 서 · 남 · 북 · 상 · 하> 여섯 가지로 진동했다.
이 자리에 모인 비구 ․ 비구니, 남녀 재가 수행자를 비롯해 천신 ․ 용 ․ 야차 ․ 건달바 ․ 아수라 ․ 가루라 ․ 긴나라 ․ <뱀의 신>마후라가 ․ 사람 같으면서도 사람 아닌 것 등 <네 무리의 사람들과 여덟 무리의 불법을 수호하는 귀신>뿐만 아니라 수많은 작은 나라의 왕들로부터 <전 세계를 통일하는 이상적인> 전륜성왕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이 한결같이 이와 같은 일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었기에 <깊은 귀의심을 일으켜> 환희하여 <자기도 모르게> 합장하고 일심으로 부처님의 거룩한 얼굴을 우러러보았다.
부처님께서는 그 때, <중도를 표상하는> 두 눈썹 사이의 <둥글게 말린> 하얀 털에서 번쩍하고 밝은 빛을 놓아 아득한 동방의 1만 8천 세계를 빠짐없이 비추셨으니, 그 빛이 아래로는 <무간지옥이라는> 아비지옥에서부터 위로는 <색계의 맨 꼭대기인> 아가니타천에 이르렀다.
<그 빛에 의해> 이 세상에 있으면서도 그러한 세상의 모습들을 샅샅이 볼 수가 있었다. <천신 · 사람 · 아수라 · 축생 · 아귀 · 지옥 등> 여섯 갈래 <미혹한 세계를 헤매는> 중생의 모습이 남김없이 보였고, 현재 그곳에 계시는 여러 부처님들의 모습도 보였으며, 그 모든 부처님들께서 설하시는 가르침도 확실히 들렸다. 그리고 남녀 출가 ․ 재가의 수행인들이 여러 가지로 불도를 수행해 각기 그 결과를 얻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많은 보살들의 모습도 보였는데, 그들이 불도에 들어오게 된 동기와 조건 등의 차이로 말미암아 가르침을 믿고 이해함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고 얼굴이나 모습 등 겉모양은 각각 다르지만, <그들 모두가 부처님이 되는 오직 하나의 길인> 보살도를 한결같이 실천하고 있음에는 다르지 않았다.
또 그 세계에 계시는 부처님들께서 수명이 다하시어 열반에 드시는 것을 보며, 열반에 드신 후 사람들이 부처님의 유골을 일곱 가지 보배로 만든 탑을 세워 그 속에 모시고 부처님의 덕을 찬양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때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미륵보살이 이런 생각을 했다
‘지금 세존께서는 매우 신비한 힘을 나타내 보이셨는데 과연 어떤 사연이 있어 이런 광경을 나타내 보이셨을까. <부처님께 직접 그 이유를 여쭙고 싶지만>지금 부처님께서는 깊은 명상에 들어 계시니, 불가사의하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 사실을 도대체 누구에게 물어 보면 좋을까, 과연 그 누가 이 사실에 대해 정확히 대답해 줄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이런 생각을 했다.
‘<부처님의 마음 속을 마치 친아들처럼 잘 알고 있는 문수사리보살에게 물어 보면 알 수 있을지 몰라!> 문수사리는 가르침의 후계자이므로 과거세에 수많은 부처님을 가까이 모시고 섬겨왔으니 분명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었었을 거야! 그러니 지금 그에게 물어 봐야겠다.’
남녀 출가 ․ 재가의 수행인들을 비롯해 이 자리에 모여 있던 천신 ․ 용신 ․ 귀령의 무리들도 미륵보살처럼, ‘부처님의 두 눈썹 사이에서 나온 큰 광명에 의해 <저 세계의 여러 광경이 낱낱이 비추어진> 이 불가사의한 진상을 그 누구에게 물어 봐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미륵보살은 이들의 마음 속을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마침 자기의 의문도 해결하는 동시에 이 많은 사람들의 의문도 풀어줘야겠다는 결심 아래, 문수사리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문수사리여, 앞서 차례차례로 나타난 신비하고도 상서로운 일들은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어 일어난 일입니까? 그리고 또 부처님께서 대 광명을 놓으셔 동방의 1만 8천 국토를 비추시자, 그 땅들도 모두 아름다운 불국토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그랬습니까?」
위대한 뜻을 가진 구도자 미륵보살은 그 뜻을 거듭 밝히고자 시로써 질문했다.
문수사리여, <인간의 지도자이신> 부처님은 무엇 때문에 두 눈썹 사이의 백호상에서 큰 광명 놓으셔 널리 비추셨는가? 하늘에서는 만다라꽃과 만수사꽃 비처럼 내리고 전단의 향기 품은 산들바람이 사람들 마음 기쁘게 하니 그로 인해 이 땅은 고상하고 청정해졌으며 더욱이 이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니 출가 ․ 재가의 남녀 수행인들은 몸과 마음이 흔쾌하여 아직 한 번도 경험치 못한 큰 기쁨 느꼈네. 부처님 두 눈썹 사이에서 나온 큰 광명 동방 1만 8천 세계 두루 비추니 그곳은 모두 금빛같이 빛났네. 아비지옥에서 우주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살고 있는> 모든 세계에서 여섯 갈래로 윤회하는 무수한 중생이 나고 죽고 하면서 업 따라 그 중 하나에 태어나며 선악의 행위 좇아 행 ․ 불행 받는 것도 이 땅에 있으면서 낱낱이 보네 사자에게 비유되는 거룩하신 <인간의 왕자> 부처님들께서 가장 으뜸가는 진리의 가르침 설하시니, 그 목소리 맑고 깨끗하며 부드러워 무수한 보살들 모두 가르치시네. 그 맑은 목소리 가슴 속 깊이 스며들어 사람들로 하여금 즐겨 듣게 하시며, 각각의 세계에서 바른 가르침 설하시네. 여러 가지 사연과 한량없는 비유 들어 최고의 진리 뚜렷이 밝혀 중생들 깨달음 열도록 가르치시네. 만일 어떤 사람 늙고 병들고 죽음의 고뇌에서 헤어나고자 하면, 그 사람에겐 열반을 설해 모든 괴로움 완전히 없애 주시고, 또 어떤 사람 복덕 갖춰 일찍이 부처님 섬기고 가장 뛰어난 법 얻겠다는 굳은 뜻 세우면 그 사람에겐 연각의 길 설하시며, 또 어떤 불자 여러 가지 행 닦으며 위 없는 지혜 얻겠다면 그에겐 맑고 깨끗한 <보살의> 길 설하네. 문수사리여, 내 지금 이곳에 있으면서 동방의 저 국토에서 불도 수행하는 수많은 일들 보고 들음이 이러한데, 이를 줄여 간략히 말하리다. 나는, 그 세계에 있는 갠지스 강의 모래처럼 수많은 보살들이 갖가지 사연 가지고 불도 구하는 모습 보네. 어떤 보살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금 ․ 은 ․ 산호 ․ 진주 ․ 주옥 ․ 자거, 아름다운 옥 돌 ․ 다이아몬드 등 갖가지 보배와 남녀 노예, 사람 타는 수레, 보석으로 장식한 가마를 기꺼이 보시하고, 그 공덕 불도에 회향하며 오직 이 가르침이 모든 부처님들께서 찬탄하시는 삼계에서 제일가는 가르침이길 바라며, 또 어떤 보살은 네 마리 말이 끌며 보배로 장식된 난간 두르고 화려한 지붕에다 처마 끝에 깃발 달은 수레 보시하고, 또 어떤 보살 자기의 손 ․ 발 등 육체뿐만 아니라 부인과 자식들까지도 가르침을 위해 바치며 불도 구하는 모습 보며, 또 어떤 보살 머리 ․ 눈 ․ 신체 등 기꺼이 보시하며 간절히 부처님 지혜 구하는 모습 보네. 문수사리여, 나는 또 많은 국왕들이 부처님 뵈옵고 최고의 지혜 묻는 것 보며, 풍요로운 국토와 훌륭한 궁전, 수많은 신하, 사랑하는 아내 버리고 수염과 머리 깎고 법복 입는 모습 보네. 또 보살의 경지에 있으면서 짐짓 비구의 몸 되어 홀로 조용한 곳에 살면서 일심으로 경전 독송하는 것 보며, 굳은 의지 가지고 정진하되 깊은 산 속에 들어가 부처님 길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며, <세속적인> 욕망 깨끗이 버리고 인적 없는 조용한 숲속에서 깊이 명성에 드는 수행 쌓아 서, 다섯 가지 초능력 얻는 보살 보네. 또 어떤 보살 조용히 명상하며 두 손 모아 합장하고 수많은 시 읊으면서 부처님 찬양하는 모습 보며, 지혜 깊어 깨달음 얻고자 하는 굳은 뜻 가진 보살이 많은 부처님께 가르침 묻고 그 가르침 굳게 지키는 것 보며, 어떤 보살 선정과 지혜 두 가지 덕 갖추고 한량없는 비유로써 대중 위해 가르침 설하는 모습 보며, 또 자진해 기꺼이 법 설해 많은 구도자 교화시키니 <불도에 장애 되는>악마를 남김없이 몰아내고 정법 넓히는 보살 보네. 어떤 보살 조용히 침묵 지켜 천신과 인간에게 공경 받을지라도 마음 흔들리어 기뻐하는 일 없는 모습 보네. 또 어떤 보살 숲속에 숨어 살지라도, 그 몸에서 빛 발해 지옥 고통 받는 중생 건져내어 불도로 인도하는 모습 보며, 어떤 보살 전혀 잠자지 않고 숲에서 경행하며 일심으로 위 없는 깨달음 구하는 모습 보네. 또 어떤 보살 계율 모두 지켜 손색없는 품위 몸에 갖춰서 옥처럼 맑은 생활하며 불도 구하는 모습 보네. 또 어떤 보살 참고 견디는 힘 갖추었기에 아는 체하는 사람이 욕하고 때릴지라도 모든 것 참고 견디며 불도 구하는 모습 보며, 어떤 보살 놀이와 애욕 떠나 어리석은 사람 멀리하고 지혜 성취한 사람 가까이 지내면서 일심으로 마음 흐트러지지 않고 긴 세월 동안 조용한 곳에서 정신 통일하며 불도 구하는 모습 보네. 또 어떤 보살 맛있는 음식과 갖가지 탕약 부처님과 승단에 기꺼이 보시하며, 고상하고 이름난 가사와 값 헤아릴 수 없는 아름다운 의복 부처님과 승단에 기꺼이 보시하고, 어떤 보살 전단 향나무로 지은 정사와 갖가지 침구들을 부처님과 승단에 기꺼이 보시하며, 맑고 깨끗한 동산에 꽃과 열매 무성하고 샘물 넘쳐 흘러 목욕하기 좋은 연못 부처님과 승단에 기꺼이 보시하네. 이처럼 갖가지 훌륭한 보시, 마음에서 싫어하지 않고 계속 환희하며 부처님의 지혜 구하는 모습 보네. 또 어떤 보살 실상 깨달아 번뇌에서 해탈하는 갖가지 가르침 설해 많은 중생 인도하는 모습 보며, 어떤 보살 <이 우주 안에 있는> 모든 현상이 갖고 있는 성품이 본래 차별 없고 마치 허공 같아서 <어디를 붙잡아도> 똑같다는 걸 아는 것 보며, 또 어떤 보살 마음에 나라고 하는 집착 없이 모든 것의 평등성 아는 지혜 성취함으로 더없는 깨달음 구하고 있는 모습 보네. 문수사리여, 나는 또한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 그 사리에 공양하는 보살들도 보며, 수많은 부처님 탑 세워 나라 안을 고상하고 아름답게 장식하는 보살들도 보네. 그 보배탑은 높고도 아름다워 5천 유순이나 되며 가로와 세로가 똑같이 2천 유순이나 되네. 하나하나의 탑마다 수많은 깃발 세웠으며, 구슬장막에다 보배 방울 서로 조화되어 울려 퍼지니 모든 천신 ․ 인간 ․ 귀령과 사람 같으면서도 사람 아닌 것들이 향과 옷과 음악 가지고서 항상 공양드리는 것 보네. 문수사리여, 수많은 보살들이 사리 공양키 위해 아름답게 탑 장식하니, 어느덧 나라 안이 아름다운 세계로 변해 마치 <원생수라는> 하늘나라 나무에 꽃 만발한 것 같네. 여기에, 부처님께서 한 줄기 큰 빛 놓으시니 나와 여기 모인 대중 그 세계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묘한 변화 낱낱이 다 볼 수 있고, 모든 부처님들께서 큰 신통력과 견줄 수 없는 지혜 갖추셨음 이미 알고 있었지만 한 줄기 맑은 빛 놓으셔 한량없는 세계 비추시니, 우리들은 모두 이것 보고 아직 한 번도 경험치 못한 감격 느꼈네. 가르침의 후계자인 문수여, 원컨대 모든 사람들의 의심 풀어주오. 여기 모인 사람들은 그 기대에 마음 조이며 당신과 나를 우러러 보고 있소. ‘세존께선 무슨 이유로 그 광명 놓으셨을까?’ 하고. 부처님의 아들이신 문수여, 부디 때 맞춰서 이 의문 해결해 기쁨을 주오. 부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무슨 이익 주시려고 이 광명 널리 놓으셨나? <저 붓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서 깨달으신 최고의 가르침 설하시려나? 혹은 우리들에게 성불의 예언 주시려나? 많은 부처님 나라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내 보이시고 많은 부처님들의 모습 보여 주신 것은 그저 평범한 이유만은 아니리. 문수사리여, 당신은 당연히 알리라. 남녀 출가 ․ 재가 수행인들과 용신들이 당신을 우러러보며 기대하고 있으나, 원컨대 부처님께선 무엇을 설하시려는지 대답해 주오. 문수보살은 위대한 뜻을 가진 구도자 미륵보살을 비롯한 많은 보살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 내가 생각하는 것이 틀리지 않는다면, 부처님께선 지금 매우 훌륭한 큰 가르침을 설하여, 큰 비가 내리<듯 일체 중생에게 미치도록 하시>며 고동 소리처럼 <그 가르침이 언제까지나 중생의 마음속에 간직토록>하시며, 또 북을 쳐서 <군사를 진격케 하듯 그 가르침에 의해 사람들의 마음을 불러 일으켜>그 내용이 널리 퍼지도록 설하고자 생각하고 계실 것으로 짐작됩니다. 여러분, 내가 과거세에 많은 부처님들을 섬기고 있을 때도 이와 같이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징조를 보았는데, 그 때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은 광명을 놓으신 후에 즉시 가장 위대한 가르침을 설하셨습니다. 이런 경험에 의해 짐작컨대 마땅히 다음과 같은 일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지금 부처님께서 광명을 놓으신 것은 일체 중생들에게 매우 깊고도 믿기 어려운 가르침에 귀 기울이게 할 수단으로 그와 같은 기적을 나타내 보이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 옛날 아주 먼 옛날 생각조차도 미치지 않는 아득한 그 옛날에 <해와 달을 등불로 삼는> 일월등명이라는 이름의 부처님이 계셨는데, 그 분은 <진리를 몸으로 나타내신> 여래이시며, <세상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공양을 받으실 수 있는 훌륭한> 응공이시고, <그 지혜가 참되어 모든 것을 정확히 꿰뚫어 보시는> 정변지이시며, <지혜와 실행을 고루 갖추신> 명행족이시고, <일체의 미혹을 여의신> 선서이시며, <모든 경우를 뚜렷이 분별하시는> 세간해이시고, <위 없이 완전한 인격자이신> 무상사이시며, <모든 생명체를 뜻대로 가르치고 인도하는 힘을 가지신> 조어장부이시고, <천신과 인간의 지도자이신> 천인사이시며, <완전히 깨달음을 여신> 부처님이시고, <이 세상에서 가장 거룩하신> 세존이셨습니다. 그 부처님께서는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해> 바른 가르침을 설하셨는데, 맨 처음 설법이나 중간의 설법이나 마지막의 설법이나 <그 설하시는 방법은 비록 달랐지만> 항상 훌륭하셨습니다. 그 내용은 뜻이 매우 깊었으며 설하시는 말씀은 교묘했습니다. 그 가르침은 티없이 순수해 완전무결하고 청정하니, 맑고 깨끗한 인생살이를 가르치는 것이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개인적인 깨달음을 얻겠다고 원하는> 성문들에게는, 그들에게 알맞은 <네 가지 진리인> 4제의 법문을 설하시어, 생 ․ 노 ․ 병 ․ 사를 비롯한 갖가지 인생고에서 해탈한 경지를 끝까지 파헤쳐 주셨으며, <인생의 여러 가지 일들이나 자연물의 여러 현상을 연으로 하여 스스로 깨달음을 얻겠다고 노력하는> 벽지불<인 연각>에게는 12인연의 법문<인 인간의 고뇌에는 (1) 무명 (2) 행 (3) 식 (4) 명색 (5) 육입 (6) 촉 (7) 수 (8) 애 (9) 취 (10) 유 (11) 생 (12) 노사의 열두 가지가 고리처럼 서로 엉켜 원인 · 결과를 낳는다는 법칙>을 설하셨으며, <남을 구제하고 세상을 제도하려는 큰 뜻을 세우고 부처님의 경지에 도달하기를 원하는>보살에게는 <보시 · 지계 등 여섯 가지 덕을 완성하는> 육바라밀을 설해 <위 없는 깨달음인> 최고의 완전한 깨달음을 얻게 하시고 <또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을 분석적 · 차별적으로 봄과 동시에 총합적 · 평등적으로도 뚜렷이 꿰뚫어보는, 커다란 지혜인> 일체종지를 성취시켜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일월등명불 다음에>또 부처님이 나오셨는데, 그 부처님의 이름도 일월등명불이셨고, 또 그 다음에 나오신 부처님의 이름도 역시 일월등명불이셨습니다. 이렇게 2만의 부처님께서 차례로 나오셨지만, 모두가 똑같은 일월등명불이라는 이름이었고, 성씨도 똑같은 바라타였습니다. 미륵이여, 이 사실을 똑바로 이해하셔야 하오. 즉 처음에 나오신 부처님이나 뒤에 나오신 부처님이나 모두 똑같은 이름의 일월등명불이셨으며, 한결같이 부처님으로서의 열 가지 뛰어난 덕을 갖추신 분이셨습니다. 또 설하신 가르침도 처음이나 중간이나 맨 끝이나 모두가 훌륭하였습니다. 그 최후의 일월등명불께선 출가하시기 전에 여덟 사람의 왕자를 두셨는데, 그 왕자들의 이름은, <미묘하게 밝고 진실한 마음은 원래 공으로서 그 작용이 미묘하므로> 첫째 왕자를 유의라 했고, 둘째 왕자는 <미묘한 마음에서 나오는 뜻이 좋지 못함이 없으므로> 선의라 했으며, 셋째 왕자는 <미묘한 뜻을 헤아릴 수 없다 하여> 무량의라 했고, 넷째 왕자는 <미묘한 마름이 사물을 대할 때에 이롭게 작용하니> 보의라 했으며, 다섯째 왕자는 <자기와 같은 미묘한 마음을 만나면 그것을 길러내므로> 증의라 했고, 여섯째 왕자는 <의심을 모두 제거하고 능히 깨달았으므로> 제의의라 했으며, 일곱째 왕자는 <사물을 대함이 마치 메아리와 같다 하여>향의라 했고, 여덟째 왕자는 <미묘한 마음이 만법을 세우므로> 법의라 했습니다. 이 왕자들은 <뛰어난 감화력을 가진> 덕이 높은 사람들로 제각기 넓은 영토를 다스리고 있었는데, 아버지이신 임금님께서 출가하셔서 최고 무상의 깨달음을 얻으셨다는 소식을 들은 후 모두가 임금의 자리를 버리고 아버지의 뒤를 따라 출가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널리 세상을 구제하겠다는> 대승의 뜻을 일으켜, 항상 맑고 깨끗한 행을 닦아 가르침의 스승이 되었으며 한량없는 부처님 아래서 가르침을 받고 온갖 미덕의 근본을 몸에 심었습니다. 일월등명불께서는 이 때 <남을 제도하고 세상을 구제하는> 훌륭한 가르침을 설하셨으니, 그 위대한 가르침은 한없이 뜻 깊은 내용을 가진,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들께서 깊이 간직하신 생각이었습니다. 이 최고의 가르침을 설하신 부처님께서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편안히 앉으신 채로, 모든 가르침을 무한하게 행하는 데에 그 기초가 되는 <제법실상의> 진리에 온 정신을 집중하는 명상에 드시어, 몸과 마음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으시고 조용히 앉아 계셨습니다. 그러자, 하늘에서는 만다라꽃 ․ 큰 만다라꽃 ․ 만수사꽃 ․ 큰만수사꽃 등 아름다운 꽃들이 부처님과 많은 대중들 위에 흩어져 내렸으며, 넓은 부처님의 세계가 <대지가 이에 감동해 동 · 서 · 남 · 북 · 상 · 하의>여섯 가지로 진동했습니다. 이 때 이 법회에 모여 있던 출가 ․ 재가의 남녀 수행인들과 천신 ․ 용 ․ 야차 ․ 건달바 ․ 아수라 ․ 가루라 ․ 긴나라 ․ 마후라가 등 네 무리의 사람들과 사람 아닌 여덟 무리의 귀신 그리고 많은 크고 작은 국왕 등 일체의 생명체들이 아직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귀의심을 일으켜 크게 환희해 <자기도 모르게 두 손 모아> 합장하고 일심으로 부처님의 거룩한 얼굴을 우러러보았습니다. 그 순간, 부처님께서는 두 눈썹 사이에 있는 <둥글게 말린> 하얀 털에서 번쩍하고 광명을 놓아 멀리 동방의 1만 8천 부처님 나라를 빠짐없이 두루 비추셨으니, 마치 지금 우리들이 본 세계와 꼭 같았습니다. 내가 생각건대 멀고 먼 과거 한량없는 그 옛날 인간 가운데 가장 거룩하신 일월등명이라는 부처님 계셨으니, 그 부처님 널리 가르침 설하셔 한량없는 중생 구제하고 무수한 보살 구제해 부처님 지혜로 인도했네. 그 부처님 출가하기 전 낳으셨던 여덟 왕자 아버지인 대성자께서 출가하심 보고 뒤따라 출가해 <다섯 가지 욕망 끓는> 청정한 수행 길에 들었네. 그때 일월등명불께서는 <한량없는 가르침의 기초인> 무량의라는 대승경 설하셨으니, 많은 대중에게 <그들 이해력에 알맞도록 교묘히> 분별하여 설하셨네. 부처님은 이 가르침 설해 마치시자 법좌에 앉으신 채 한량없는 깊은 뜻의 기초라는 명사에 드셨네. 그러자 <이에 감동한> 천신은 <아름답고 향기 높은> 만다라꽃 비처럼 내렸고 하늘의 큰 북 저절로 <미묘한 소리내어> 울렸으며, 여러 천신 · 용신 · 귀령들도 부처님께 <모든 정성 바쳐> 공양 드렸네. 또 일체의 불국토가 즉시 크게 진동하고, 부처님은 두 눈썹 사이에서 광명 놓으셔 갖가지 기적 나타내셨네. 그 광명, 동방 1만8천 불국토를 두루 비추자, 일체 중생 업보 따라 여러 곳에 나고 죽는 모습 보았으며, 그 불국토들 갖가지 보석으로 아름답게 장엄되어 청보석 · 수정 처럼 빛나고 있었으니, 모두가 부처님이 놓으신 광명으로 인해 이처럼 아름답게 빛났네. 모든 천 · 인 · 용 · 신 · 야차들과 건달바 · 긴나라 등 제각기 나름대로 부처님 공양하는 모습 보았으며, 모든 여래께서는 <본래 지닌 불성> 스스로 닦아 성불하시니, 그 몸 빛은 금으로 된 산처럼 단정하고 씩씩함이 매우 미묘했고, 맑은 유리 속에 순금으로 된 사람 형상 나타난 듯 부처님께선 대중 속에서 깊은 법의 내용 알기 쉽게 펴 설하셨네. 또 하나하나의 불국토엔 성문들 무수한데 부처님 놓으신 광명에 그들 모두 보였으며, 많은 비구들 산과 숲속에 있으면서 계율 지킴이, 밝은 구슬에 흠집 생길세라 힘써 지키듯 하며, 많은 보살이 보시 · 인욕 등 육바라밀 행함이 그 숫자 무량한데, 부처님이 놓으신 광명에 의해 보았네. 또 많은 보살 각기 선정에 깊이 들어 몸과 마음이 고요하여 <그 경지에 의해> 위 없는 깨달음 구하고 있음 보았으며, 또 많은 보살 일체의 현상 속에 절대적으로 조화된 실상 있음 알고, 각기 그 국토에 그에 알맞은 설법 하며 최고의 경지에 이르고자 노력하고 있음 보았네. 그때 출가 · 재가의 수행인들은, 일월등명불께서 큰 신통력 나타내심 보고 그 마음이 모두 환희해, 서로 얼굴 마주보며 도대체 어떤 사연 있어 이런 일 일어나는가 묻네. 그러자, 천신과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부처님은 마침내 명상 마치시고 묘광보살 칭찬하시며 이르는 말씀, "그대는 세간 무수한 인간들의 눈 되리. <그 지혜의 눈에 의해 모든 사물의 실상 꿰뚫어 보는 사람이니> 일체의 사람들에게 귀의 되고 믿음 받아 부처님의 가르침 능히 간직해 나갈 사람이다. 내가 설한 최고의 가르침은 오직 그대만이 그 진리 깨닫고 있다." 세존께 칭찬 받은 묘광보살 너무나도 감격해 몸 둘 바 몰랐으며,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긴 세월 걸쳐 부처님께서 묘법연화경 설해 오셨네. 이 긴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일어서지 않으시고 설하신 최고의 가르침 묘광보살은 완전히 이해하고 간직했네. 부처님께선 이 묘법연화경 설하셔 많은 중생 가슴 속 깊이 환희케 하셨으나, 웬일인지 이 날 천신들과 인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 내 <가르침의 맨 마지막인> 제법실상의 내용도 여러분 위해 이미 설했으니, 나는 오늘 밤 중 마땅히 열반에 들리라. 여러분은 일심으로 정진해 번뇌로 인해 마음 어지럽히지 않게 노력하라. 부처님은 만나기 매우 어렵다. 억 겁에 겨우 한 번 밖에 만나지 못한다." 이 말 들은 세존의 여러 아들 슬퍼하며 말하기를, "어찌해 부처님께선 이렇게 빨리 열반에 드십니까?" 성인 중에 성인이시며 모든 가르침의 왕께서는 <슬퍼 탄식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로해 말씀하시기를, "내가 멸도했다 해서 근심하거나 두려워 마라. 여기 있는 덕장 보살 미혹도 번뇌도 없는 실상에 대해 이미 통달하여 다음에 부처 되리니, 그 이름 정신이요, 한량없는 중생 제도하리라." 그 날 밤 부처님께선 땔감 다 타 불 꺼지듯 조용히 이 세상 따나시니, 많은 탑 세워서 그 분의 사리 나누어 그 속에 잘 모셨네. 갠지스 강 모래처럼 무수한 비구 · 비구니들은 <부처님의 남기신 말씀 따라> 정진에 정진 거듭해 일심으로 위 없는 깨달음 구하고자 했네. 또 묘광법사는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 굳게 믿고 지키며 오랜 세월 동안 법화경 설해 세상에 널리 폈네. 일월등명불의 여덟 왕자도 이 묘광법사에 의해 불성 개발되고 교화 받아서 무상도 구하는 뜻 굳게 가졌기에 무수한 부처님의 가르침 이해 할 수 있었으니, 이 가르침 깊이 감사하고 그대로 지켜 보살도 행했기에 차례로 부처님의 깨달음 얻어 성불의 기별을 서로 주고 받았네. 최후에 성불하신 분을 연등불이라 이름하니, 많은 성자들의 스승 되었고 한량없는 중생 제도해 해탈케 하셨네. 이 묘광보살에게 한 제자 있었으니, 그는 본래부터 수행 게을리하는 마음 품고 명예나 이익에 대한 욕망 사로잡혀, 명리 구하는 마음가짐으로 자주 상류계급의 집 출입해 놀이에 정신 빼앗겨 배운 것 잊어버릴 뿐더러 가르침의 뜻마저 이해치 못했으니, 그로 인해 구명이란 이름 붙여졌네. 그러나 그 사람도 갖가지 선행 쌓아가는 동안 차츰 무수한 부처님의 가르침 이해하게 되어, 그 가르침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보살의 대도 실행해 왔기에, 드디어 육바라밀 모두 갖추어 <그 공덕에 의해> 지금 석가세존 뵙게 되고, <석가여래의 가르침 받아> 다음에 성불해 그 이름도 미륵불이라, 한량없는 중생 널리 구제하리. 미륵이여, 그 일월등명불 멸도하신 후 게으른 생활 보내던 <구명이라는> 사람은 바로 그대 전생의 몸이며, 묘광법사라 하던 그 사람 바로 이 문수이네. 그러기에 과거에도 연등불 나타내신 상서로운 징조 본 것 이와 똑같으니, 지금의 석가여래께서도 기필코 법화경 설하시리라. 현재의 모든 형편 옛날 그것고 똑 같으니 이것은 모든 부처님께서 쓰시는 교묘한 수단으로, 현재의 부처님이 광명 놓으신 것도 듣는 사람 모두가 실상의 참뜻 끝까지 밝히도록 하는 부처님의 한 가지 방편이네. 모든 사람들이여,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 합장하고 일심으로 기다려라. 부처님은 바야흐로 거룩한 가르침 비처럼 내리셔 불도 구하는 사람들의 마음 충족시켜 주시리니, <성문의 경지 구하는 사람들, 즉> 3승의 경지 구하는 사람들이 만일 갖가지의 의문이나 불안감 가지고 있더라도 부처님께선 반드시 그것을 말끔히 없애주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