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신구)
정원아
정원(한석규)
예, 아부지
아버지
저 테이프 좀 틀어줄래?
정원
빌려오신 거예요?
아버지
응, '지상에서 영원으로'야
옛날에 니 어미하고 같이 봤잖아
테이프를 넣고 리모컨을 조작하는 정원
잠시 생각에 잠긴 정원
(정원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환자입니다)
정원
아부지, 아부지가 한 번 해보세요
정원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
테이프 넣으시면 자동으로 플레이되거든요
정원
그러니까 TV 전원 하시구요
그리고 요거를 TV 쪽으로
요 단추를 하신 다음에
채널 4로, 이렇게 4번이죠
맞추시면 돼요
정원
자, 다시 전원 끌게요
정원
자 해보세요
하지만 헤매는 아버지..
정원
아니, 아부지..
이 전원 먼지 키신 다음에
이 단추를 TV 쪽으로 하시고
이렇게 4번이요
정원
전원 먼저 키셔야 돼요
다시 전원 끄고, 자
아버지
전원 먼저잖아.. 자 자
하지만 또 틀리는 아버지..
정원
아유!! 아브(아부지)....
전원 키신 다음에 요 단추를
TV 쪽으로 올리셔야죠
그리고 4번, 4번, 나오잖아요
정원의 목소리에 점점 짜증이 섞입니다
정원
다시요
아버지
아 그러니까 이게 비디오 아니야
자 전원으로..
정원
(아버지의 말을 끊으며)
아유 아ㅂ.. 전원 키신 다음에
TV로 올리시고 4번이요!!
정원은 화를 냅니다
정원
해보세요
정원의 화난 태도에
아버지는 눈치가 보이고..
당황하셔서 더 안 되는 리모컨 조작..
정원
단!.. 하.....
정원은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화를 참지 못해 나가 버립니다
혼자 리모컨을 다시 만져 보시는 아버지
정원은 책상에 앉아 생각에 잠깁니다
본인이 아버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면
홀로 남으실 아버지를 위한 일이었는데
되려 화를 내고 온 자신이 후회되었겠죠
그러다 문득 정원은 종이와 펜을 꺼냅니다
정원은 아버지를 위해 비디오 작동 방법을
큰 글씨로 써 내려갑니다.
예전에는 리모컨 조작법 물어보시는
어른들이 많았죠
이 장면만 보면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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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먹먹해지는 '8월의 크리스마스' 리모컨 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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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장면 먹먹 했죠
글고 친구한테 술 먹고 죽자 외치던 장면도 서글프게 느껴져요
슬픈 장면이 참 많죠.. 한석규가 방에서 서글프게 울어서 아버지가 방문을 열어 보려다 돌아 서는 장면도 참 슬프더라고요
엔딩크레딧을 그만 볼 수 없는 명작이지요. 한석규의 엔딩곡도 너무 먹먹합니다.
정말 좋은 영화였어요
영화 자체도 너무 좋은 작품이지만,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때문에 볼 때마다 더 가슴이 먹먹해 지는 것 같아요.
저는 이 작품 보고서 솔직히 플란다스의
개의 봉준호보다 허진호를 더 기대했었어요.
이 장면 너무 가슴아팠습니자
친구들모여서 한잔하다가 (우는 장면은 안나오지만) 다같이 울어가지고 눈물범벅된 모습이 기억나네요.. ㅠ
요즘 어머니 스마트폰 기능 알려드리는데
저럼..
다들 그런 기억이 있겠죠..
정말 서투른 조작을 하는듯한 신구의 표정연기가 압권입니다
저도 이장면이 진짜 슬펐네요
리모컨씬 연장선으로 마지막 사진관 정원의 자리를 채우고 있는 아버지 출장씬은 슬프면서도 한편으론 흐뭇했어요.
그리고 다림이 정원의 마음을 알게 돼서 다행이라고 느꼈습니다.
글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