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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5․18기념식 맞아 '물량공세' 광주행…여야의원 190여명 집결
'코인논란' 추락하는 청년 지지율에 여야 각각 호남 청년 간담회
野 원포인트 개헌 주장에 與 "국면전환용 꼼수" 충돌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제43회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맞아 여야는 나란히 광주를 찾아 청년들과 간담회를 하며 호남구애에 나섰다. 동시에 야당은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원포인트 개헌'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여당은 '국면 전환용'이라고 반발하며 신경전은 커지고 있다.
與野 대거 광주행…2년 연속 총출동vs1박2일 민생투어
각각 최고위원의 5‧18망언과 코인 논란에 휩싸인 여야는 올해 5․18기념식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 호남을 향한 여야의 구애는 '물량공세'에서 보인다. 이날 기념식에는 국민의힘 의원 90여명과 민주당 의원 80여명 등 190여명의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일부는 지난 2015년 이후 8년 만에 5‧18 전야제에 참석했고, 야당 의원들도 전날 전야제에 이어 기념식을 찾았다.
역시 2년째 광주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은 '오월의 정신 아래 우리는 하나'라는 통합의 메시지였지만, 5‧18을 둘러싼 여야의 주도권 다툼은 치열했다. 양당 대표는 "민주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특정 그룹의 정치적 전유물로 여겨서는 안 될 것(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정권 핵심 인사들이 앞장서 망언을 쏟아내며 국민과 광주 시민의 가슴에 또 한 번 대못을 박았다(민주당 이재명 대표)"며 서로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기념식에 맨 앞줄에 나란히 붙어선 두 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제창하면서도 손을 맞잡진 않았다.
비상등 켜진 20대 지지율에 '경쟁하듯' 호남청년 구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8일 광주광역시 한 카페에서 광주·전남 청년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기념식을 전후해 여야는 나란히 '호남 청년'을 향했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을 두고 청년층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12%포인트 하락하며 비상등이 켜졌다. 그렇다고 국민의힘의 반사이익도 없는 상황이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의 20대 지지율은 변동이 없었고, 30대 지지율은 오히려 4%포인트 하락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무주공산' 청년층 지지율을 잡으려는 여야 대표는 연이어 호남 청년들과 간담회를 하며 민심듣기에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광주 시내 한 카페에서 광주·전남 청년 10여 명을 만나 지역 일자리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고 이재명 대표도 전날 만찬 간담회를 통해 당에 대한 평가와 쇄신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野 5‧18정신 헌법 수록…與 다른 정치적 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일인 18일 오후 광주 한 병원에서 입원 중인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내내 신경전을 벌이던 여야가 충돌한 곳은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원포인트 개헌에서다. 이재명 대표는 "다음 총선에서 원포인트 개헌으로 광주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자고 촉구한다"며 정부와 여당을 연일 압박 중이다.
하지만 여당은 민주당의 개헌 요구를 코인 논란을 희석하기 위한 국면전환용으로 보고 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지금 개헌 논의를 하면서 원포인트 개헌을 말하는 것은 개헌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불리한 정치 상황을 덮고 모든 이슈를 개헌에 돌리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개헌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다른 주제까지 폭넓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기현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하는 것은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고 우리 당이 가진 입장이기도 하다. 그 뜻을 잘 실천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