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용과 반작용 법칙
작용 반작용 _ 03
A물체가 B물체에게 힘을 가하면
B물체 역시 A물체에게 똑같은 크기의 힘을 가한다는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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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용 반작용 _ 03
그대로 연이의 병실에서 나온 시우의 안색이 좋지 않다.
곧 죠리콩을 들고 연이 병실까지 쪼로로 도착한 현경이 시우를 발견하고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 오빠 왜 여기 계세요.. 괜찮으세요?'
'어..아니야.현경아, 연이 퇴원 언제쯤하니'
'음.. 아마 한달은 있어야 될껄요? 상태가 심하대서..'
'그래?....'
'..........'
'그럼 현경아. 연이 좀 부탁할께'
'.....네.'
'그래. 나중에 보자'
'안녕히가세요.'
한동안 안보일 것처럼 말하던 시우의 뒷모습을 이상한 듯 쳐다보던 현경이었지만,
이내 자신의 품에 있는 죠리콩을 보곤 이내 목이 빠지도록 기다릴 연이를 생각해 내곤
병실 문을 활짝 열어 이불을 싸매고 누워있는 연이를 발견해낸다.
'...뭐하냐'
'........'
'왜그래 연이야. 어디아퍼?'
'........'
한참 이불속에서 뒤척거리던 연이가 아무렇지 않은 듯 고개를 빼꼼 내밀고 싱긋 웃어보인다.
.........한참의 침묵.
연이의 침대 곁으로 바짝 다가서는 현경이었다.
'왜..왜그래. 졸라 무서웠다. 아 진짜 마귀할멈. 얼굴 갈아'
'울었어?!'
'병신!! 내가 울긴 왜우냐! 내 눈물 희귀하댔잖아~'
'울었네. 왜 울었니?'
'.......'
'곤란한거야?'
'....하하, 현경아 나 언제쯤 낳는다니?'
'그냥 좀 자빠져 누워잇으면 낳는 다더라'
'그으래?! 아쟈뵹 ! 얼마나? 우리 다음주 방학이잖아, 그때까지? 쭉?'
밝은 척.. 애써 밝은 척..
'그래 ! 넌 이제 학교 다갔다.'
연이가 힘들다는 것을 눈치챈 것일까. 왠일로 현경은 조용히 넘어가 주었다.
'아싸!! 아아악 !!! '
'여..연아 !! 왜그래!'
학교를 가지 않는 다는 기쁨에 날뛰다가 상처를 건드린 것일까
'죽었어..죽었다고..!!'
'무..뭐?!'
'아! 게임 죽었어! 이거 진짜 끝판 다와가는데!'
'아..너 그럼 설마 이불속에서 꼼지락 거리던게..'
'게임중이었어,왜?'
말을 말자.
라고 생각하는 현경이었다.
한참 연이를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현경은 연이에게 애지중지 껴안고 있던 죠리콩을 던져주었다.
'오와, nice catch.'
'영어 쓰지 말랬지. 미국에서 살다오지도 않은 년이.'
'왜! 나 애기때 미국서 살았다니까'
'거짓말.'
'와 이자식. 언니를 못믿어, 내가 삼년 살다왔다고 했어 안했어'
'병신. 한살 때가서 세살때 왔다매. 너무 일찍왔다고 열받는다매 니가.'
'너 언니한테 대든다?'
'지 할말없으면 그 핑계 대더라.'
'쳇. 암튼 고맙다.. 잘먹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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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1인용 병실안에선
죠리콩을 먹을 땐 우유가 있어야 제맛이라면서 또 한번 현경을 달달 볶아 대는
연이의 목소리와 현경이의 울부짖는 소리만이 울릴 뿐이었다.
그날 밤.
'.....예. 제가 왜 그런 곳에 가야되죠? 하, 오빠한테 연락하지 마세요.
우리 오빠 맛가면 말릴 길도 없으니까. 됬습니다. 예. 끊습니다.'
사무적은 연의 말투.. 그속에 베어나오는 분노감..
'연아.. 왜그래..'
'아줌마.'
'아..으응.'
'어,근데 현경아 너 안가봐도 되겠어?'
'음...'
'난 괜찮아, 어서 가서 학교갈 준비해야지! 너 은근 범생이잖아.크큭'
'뭐 내가 공부를 좀 하지'
'가버려 ! '
'후후, 어디 아프면 바로 선생님 부르고. 밤이 외로우면 언니한테 전화하구. '
'가라니까'
'그래그래, 간다 ! 그렇다고 나 나가자 마자 전화하면 안되~'
악담인가...
라고 생각하던 연이었다.
현경이 나가고 더욱 쓸쓸해진 연이의 병실 안에서 연이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연이가 아줌마라 칭하는 그녀는 그녀의 어머니였다.
연이의 친어머니.
어릴적 연이를 버리고 갔던.. 친어머니..
연이는 잠시 옛 기억이 떠오르는지 이맛살을 찌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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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아침은 늘 평화로웠다.
누구와도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아침.
무엇인가 다른게 있다면 서로를 너무나도 아끼는 정도.
서로를 너무 사랑해서 웃음꽃 질 날이 없는 정도.
'엄마, 엄마! 나 오늘 상받았자너~'
'엄마 ! 나두 나두'
'바보! 그건 너 어끄저께 받은 거잖아.'
'아냐! 나도 상받았어! 오빠만 받은 거 아니란 말야!'
'그래그래 우리 귀여운 것들 ! 어이구~ 이쁜 내 새끼들'
'히히히 엄마 오빠보다 내가 더 이쁘지?'
'아냐 ! 오빠가 더 이쁘데, 그치 엄마?'
아이들의 사랑에 행복한 듯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그녀의 얼굴빛이
잠시 어두워 진건 .. 연이가 아직 어렸기 때문에 잘못 봤던거라 하고 싶다.
그날 밤 ..
엄마는 오래도록 들어오지 않았다.
아빠는 큰일 아니라면서 연이와 시우를 달래보았지만, 어린연이와 시우는 늦은 시간에
집에 엄마가 없다는 것이 크나큰 충격이었나보다.
'엄마아아...'
'으아아앙!'
'어이구 우리 연이랑 시우~ 이쁘지? 뚝! 아빠가 엄마 빨리 오라고 할께요~'
겨우 아이들을 달랜 그들의 아빠는 방으로 들어가 조금은 심각한 표정으로
수화기를 들었다.
한참의 신호음 뒤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아, 여보세요'
'응, 당신 어디야? 애들이 많이 찾는데.. 모임 있으면 일찍 들어와야지'
'아.. 미안해요. 오빠 나 오늘 못들어갈꺼 같은데..{누구야~애인이야?} 왜.. 왜그러세요..!! .....'
남자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한 거라 단정짓곤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흥분하지 말자.. 흥분하면.. 안되..
'젠장..어떤새끼야'
'오..오빠, 아냐.. 흐읍.. 아냐 오빠 나 지금 갈께.'
'.......어디야'
여자가 자신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자 남자는 곧 외투를 걸쳐입곤 현관을 향해 갔다.
'아..아빠 엄마는?'
시우의 울먹이는 목소리에도 묵묵히 신발을 갈아신는 남자.
'아빠 , 엄마 델러 가?'
...........
'응^-^엄마델러가. 시우야 연이랑 코오~자. 알았지? 안무섭지 우리 시우?'
'응 ! 난 안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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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무슨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하튼 그게 우리가 아빠와 엄마를 본 마지막이었다.
가끔 통장으로 들어오는 한달 생활비가 엄마와 아빠가 살아계신다는
것을 알려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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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뻔뻔해. 그래놓고 돌아온거야.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우리가 부모란 것을 잊어버릴 때쯤 뻔뻔하게 돌아온거야. '
.....어찌하였든 돌아온 그들을 원망하진 않는다.
다만 뭔가 달라졌을 뿐.
엄마옆엔 아빠가 없었고.. 아빠옆엔 엄마가 없었다.
갑자기 생겨버린 새엄마와 새아빠. 그리고 엄마와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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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 원망하지 않을리가 없잖아..돌아왔으면서 또다시 우릴버렸던
그들을.. 원망하지 않을리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