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벤’이라는 브랜드로 포항 등지에서 아파트 사업을 벌여왔던 청구. 시공순위 323위인 이 회사는 지난달 말 채권단의 신용위험평가 결과 C등급(부실징후기업) 판정을 받았다. 원래 C등급을 받은 기업은 워크아웃을 추진하고, 이보다 재무상황이 좋지 않아 D등급(퇴출)을 받은 곳은 기업회생절차 등을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청구는 워크아웃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지난 16일 농협중앙회에 돌아온 4억원의 만기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된 일부 기업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거나 부도를 맞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구조조정 건설사들의 근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설경제>가 주채권은행과 금융당국, 해당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C등급을 받은 9개 건설사 중 청구를 뺀 나머지 8개사들의 워크아웃은 계획대로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건설사는 이번 주 중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를 체결하기로 하는 등 ‘속도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D등급을 받은 7개사도 기업회생절차 및 자체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벽산건설, 신동아건설, 남광토건, 중앙건설, 성우종합건설 등 5개사는 현재 채권은행의 실사가 진행 중이다. 기업 규모에 따라 10~15명의 조사단이 파견돼 6~8주 동안 본사와 사업장 등에 대한 정밀조사가 이뤄지며, 앞으로 3개월 내에 경영정상화 약정이 체결된다. 한일건설은 이번주부터 실사가 시작된다.
본격적인 워크아웃을 의미하는 MOU 체결이 임박한 곳도 있다. 한라주택의 주채권은행인 국민은행은 최근 실사를 마치고 이번주에 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파트 PF 현장은 설계를 소형 평형대로 바꾸고, 3만평 규모의 토지 매각 등 자구책을 채권단과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건설은 지난주 채권은행으로부터 긴급자금 50억원을 지원받았다. 이 회사 주채권은행인 농협 관계자는 “이미 실사를 마쳤고 지난 15일 50억원을 지원했다”며 “8월말 MOU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채권은행과 건설사 간 MOU 체결의 변수는 역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현장처리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PF 현장이 많은 30위권 건설사들의 경우 PF 현장별로 순차적으로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타결이 늦어질 경우 MOU 체결이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D등급사 가운데 이미 기업회생절차가 시작된 금광기업, 풍성주택, 남진건설 외에 진성토건이 지난 6일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절차 개시 통보를 받았다. 성지건설도 이달 중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광건업과 대선건설은 자체 정상화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워크아웃,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 자산매각, 개별 사업장 정리, 인력구조조정, 사업포트폴리오 조정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첫댓글 2010.7.19일 오전 8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