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처음 듣는 순간, 피터팬 컴플렉스의 보컬 전지한씨가 생각난다고 말한다면 너무 과장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인디 음악을 고루 듣는다고 생각하던 필자에게 필름스타는 ‘이름 어느 정도 들어본’ 밴드였다. 필름스타 공연취재를 앞두고 몇 일 전부터 그들의 노래를 반복하여 들었는데 가장 처음 들었던 그들의 타이틀 곡 ‘Lucky G’를 듣는 순간 피터팬 콤플렉스의 음색이 겹치었다. 2007년도에 결성된 밴드인 필름스타는 2008년도에 싱글 앨범을 발표하고 EBS 7월 헬로루키에 선정되면서 두터운 팬 층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2010년 1월, 드디어 그들의 1집 Pop Sound가 발매되었다. 그리고 1월 23일, 필름스타의 1집 발매 기념 공연이 클럽 프리버드에서 있었다. 페퍼톤스와 전장혁 밴드가 초청 가수로 그 자리를 함께 하였다.
추운 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연에 찾아왔다. 아마도 매서운 한파가 계속되는 요즈음, 외투를 벗어 젖히고 있어야 할 수 밖에 없는 더운 공간 속에서 있고 싶다는 마음에, 혹은 필름스타의 음악에 몸을 맡기기 위해, 혹은 음악도 듣고 앨범도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공연에서 필름스타는 자신들을 찾아온 관객 전원에게 1집 앨범을 제공하는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였다.
[사람들로 가득 찬 프리버드]
8시가 거의 다 되어 도착을 하게 되어버린 상황에서 프리버드에 들어섰을 때에는 이미 관객들로 꽉 차 있어 앞으로 함부로 나아가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밖에는 아직도 입장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긴 줄이 이어져 있었다.
공연의 첫 시작 종을 알린 것은 전장혁 밴드였다. 전장혁 밴드는 작년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의 숨은 고수 찾기에 ‘누렁이’라는 밴드명으로 참가를 하기도 하였다. 보컬의 통기타 음을 중심으로 서막을 올린 그들은 세 곡 정도 부른 뒤에 필름스타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열창하는 전장혁씨]
“정말 사람들 많이 안 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이들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라며 기타를 맡고 있는, 그리고 유머 있는 말솜씨로 밴드 내에서 입담 역할을 하고 있을 법한 김대호씨가 자신들의 첫 곡을 마친 후에 말을 하였다. 세 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싱글 앨범으로만 활동을 하던 그들이었으니 의외로 적은 관객수를 예상하였나 보다. 이번 공연에서는 전과는 다르게 보컬 쿠이가 전자기타가 아닌 통기타를 들고 연주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 새로 장만한 통기타를 자랑하려고 첫 무대에서부터 통기타로 연주를 해보았다고 말하는 모습에 관객들을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1집 앨범 트랙에 있는 노래뿐만 아니라 영화 ‘Fight Club’의 OST로도 유명한 Pixies의 Where is my mind를 선보이기도 했다.
1부의 마지막에는 보컬 쿠이와 기타 김대호씨가 의자에 앉아서 어쿠스틱 버전으로 노래를 하였다. 의자에 앉아서 노래를 하기에 앞에 있는 사람들은 전원 바닥에 앉아서 조용히 노래에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1부를 마치고 2부에서는 페퍼톤스가 등장하였고 꽤 하드한 락을 펼쳤다. 이번 공연에 초청된 전장혁 밴드와 페퍼톤스는 필름스타와 절친한 사이라고 하였고 특히나 페퍼톤스는 필름스타가 데뷔를 하기 전부터 같은 학교를 다닌 사이라고 한다. 가수 활동으로 따지자면 페퍼톤스가 필름스타에 비해 선배이지만 이 날 공연에서는 페퍼톤스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보컬 쿠이가 새로 장만한 통기타를 들고 기타 김대호씨와 어쿠스틱 버전으로 노래를 하고 있다.]
[페퍼톤스의 베이스 이장원씨]
[페퍼톤스의 기타 신재평씨]
필름스타의 대표곡인 Lucky G로 공연의 마무리를 지었다. 이 때 관객들은 모두 아티스트에 맞추어 노래를 따라 하는 이른바 ‘떼창’을 하였고 노래가 시작되기 전 보컬 쿠이는 노래를 듣다가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쿵쾅 뛰지는 마라고 당부를 하였다. 아마도 가사 속에 “이 시간이라도 널 사랑해”라는 말 때문에 그 동안 여성분들의 괜한 마음 졸임이 많았던 듯싶다. 필름스타의 라이브 실력은 굉장하였다. 녹음 된 곡에서 들었던 보컬 쿠이의 중성적인 매력과 몽환적인 음색을 라이브를 통해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앵콜곡으로 부른 A Mere Child에서는 가사 중 한 소절인 “I wanna be a rockstar”를 통해 브릿팝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필름스타의 소원을 느낄 수도 있었다. 공연을 마친 후에는 관객들이 받은 1집 앨범에 멤버들이 무대 앞에서 사인을 해주는 사인회를 가지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카메라를 들고 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눈에 많이 띄었다. 필자는 8시가 다 되어서 도착한지라 앞쪽에 나가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으나 그나마 높은 고지대를 공략, 나름대로 잘 안착하여 사진을 찍었다. 앞 쪽에 포진한 관객들 중 인디 밴드 사진 촬영으로 유명하신 에스테로씨를 비롯하여 많이들 카메라를 들고 와 공연 모습을 포착하고 있었다. 비록 작년이긴 하지만 12월 25일 클럽데이에서도 필름스타가 공연을 하였는데 한 달이라는 시간이 그리도 큰 것일까? 아니면 앨범 발매를 축하하는 공연이라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비록 아홉 트랙이라는 적은 곡들이 수록된 앨범이기는 하지만 이제 1집을 발매한 정식 아티스트이기에 중성적인 매력의 필름스타를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간 록스타가 되어 브릿어워드 수상을 하고자 하는 보컬 쿠이의 소원이 이루어 질 그 날이 오기를 바란다.
첫댓글 지한씨의 보컬이라 +_+ 앨범 꼭 구매해서 들어볼께요
오오 멋진 후기 감사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