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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No.1 유럽여행 ★ 원문보기 글쓴이: 21C형 Pilot
바이런 배이로의 여행을 취소하고 브리즈번에서 더 있기로 결정을 했기 때문에,
고테츠와 나는 코알라와 캥거루 등 호주의 대표적인 동물들을 보러 가기로 했다.
<숙소>
우리가 부리즈번에서 묵은 숙소는 Upper Roma st 에 위치한 City Backpackers다.
브리즈번 트랜짓 센터(터미널 정도로 생각하면 됨)에서는 걸어서 약 10분 정도 소요되는 위치에 있다.
이 건물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색상이다.
전체적으로 주황색 톤을 띄고 있어서 밝은 느낌이 나지만
이날은 비가 오고 날이 흐려서 두가지의 대조적인 색상이 묘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기에
더 보기 좋았던것 같다.
브리즈번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에는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이 있다.
이곳에는 코알라 뿐만 아니라 캥거루, 에뮤 등 호주의 대표적인 동물들이 살고 있는 공원이다.
가는 방법은 크게 버스와 배가 있는데 우리는 브리즈번 강을 따라서 배를 타고 가기로 했다.
론파인 까지는 배로 약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리고 요금은 입장료까지 포함 $48이었다.
전날 야경 구경을 하면서 우연히도 선착장을 발견해서
이날 아침에는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 배 위에서 바라본 브리즈번>
다행이 이날 아침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
날씨만 약간 흐렸는데 내가 3년전 이곳을 찾았을 때는 날이 더할나위 없이 좋아서
나는 브리즈번의 또다른 풍경을 느껴볼 수 있었다.
하지만 고테츠에게 이런 날씨는 분명 반갑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몇년전 뉴질랜드에 갔을 때도 비때매 고생했다고 한다.
고테츠는 비를 몰고다니는 사나이다.
그가 가는 곳이면 언제나 비가 온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브리즈번 시내의 모습은 사라지고 늪지대의 모습이 나타났다.
방송에서 나오는 말을 들어보니 박쥐들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었다.
사진을 찍으려고 갑판 위로 나와보니 정말 박쥐들의 울음소리가 도처에서 울려퍼지고 있었다.
같은 시각.
고테츠는 객실에서 자고 있었다.
론파인에 도착하니 이런 이정표들이 세워져 있었다.
서울까지는 약 7,703 km, 뉴욕까지는 무려 15,506 km이다.
고테츠는 학교에서 조류에 관련된 수업도 들었고 전공도 산림과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았다.
항상 내가 여행을 다니면서 강조하는 것이 있다.
음악가와 미술가가 함께 여행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난 사실 새를 좋아하지 않고 단지 코알라와 캥거루 밑 호주의 다른 동물들만 보고 싶었기 때문에
고테츠와 만날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한뒤 따로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코알라들이 서식하고 있는 곳!
코알라는 잠만자고 움직이지 않기로 유명한데 유독 한 녀석이 요리조리 뛰어다니고 나무를 옮겨다니고 있었다.
<바로 요녀석>
잠잘 곳을 찾는 것일까?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나무도 옮겨다니며 마음껏 자신의 귀여운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정말 한마리 키우고 싶어질 정도로 예뻤다.
결국 이 코알라는 자기가 잘 보금자리를 찾은 것 같았다.
<벌써 먼저 자고 있는 코알라들>
<코알라 유치원>
이곳은 생후 약 1년이 된 코알라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코알라에게 1살이란 나이란 가장 활동적이고 각자의 개성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잠만자고 있다.
코알라여~
"어렸을 땐 뛰어놀아라~" 라는 노래 가사말도 있지 않은가.
<유치원에서 자고 있는 아기 코알라들>
"넌 사진 찍어라 난 그냥 잘랜다" 뭐 이런 분위기다.
이녀석들은 정말 고테츠 만큼이나 잘 잔다.
'왜자냐건 웃지요'
이들의 삶의 모토가 아닐까.
어미의 주머니속에 들어가 있는 저 코알라는 좀 특별한 녀석이다.
바로 최초로 복제된 AI 코알라다.
캥거루에게 주머니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영어로는 보통 pouch라고 한다)
코알라에게도 그것이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뉴스를 통해서 어떤 연구팀이 어떤 동물을 복제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고 지나갔는데
이상하게도 실제로 내가 이곳에 와서 복제된 코알라와 눈을 마주치니
묘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약간의 신기함 그리고 약간의 측은함이 담긴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었다.
어쨌든, 건강하게 잘 자라서 다른 코알라들처럼 잘 지냈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캥거루가 사는 곳을 향하여!
캥거루는 넓은 벌판에 방치되어 있었다.
돈을 주고 먹이를 사면 캥거루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도 있다.
<캥거루들이 뛰노는 벌판>
<S라인 캥거루>
<다양한 자세의 캥거루>
캥거루와 비슷한 종류의 동물인 왈라비 라는 것이 있다.
생김새는 거의 흡사한데 왈라비들은 체구가 캥거루에 비해 많이 작다고 한다.
호주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럭비인데,
(영국인들이 프리미어리그에 열광하는 것처럼 호주인들은 럭비에 열광한다)
호주 국가대표 럭비팀의 애칭이 바로 월러비스다.
이것으로만 봐도 월러비라는 동물이 캥거루 못지 않게 호주에서는 사랑받는 동물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참고로 호주의 국가대표 축구팀의 애칭은 Soccer 와 캥거루의 합성어인 싸커루이다.
<에뮤>
이 커다란 새들은 Emu라고 불린다.
최대 속력을 50km/h 까지 낼 수 있는 이 새들은
아프리카 타조 다음으로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새이긴 하지만
날지 못한다고 한다.
<Wombat>
요녀석들은 Wombat이라고 불리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곰 비슷하게 생긴 호주산 유대 동물이라고 되어 있다.
이녀석도 시속 40km까지 달릴 수 있도록 빠르고 성격도 고약해서 잘못 건드리면 사람을 문다고 한다.
<양>
이곳에서는 양몰이 개의 show또한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시내로 돌아가는 배편 시간과 맞지 않아서
구경을 할 수는 없었다.
<론파인 주변>
배를 타고 다시 브리즈번 시내로 돌아왔다.
강변에서 바라보니 Griffith University가 보였다.
우리 학교에서도 방문학생으로 매년 많은 학생들이 가는 곳이기도 하고
친한 형 역시 이곳에서 공부하고 온 적이 있어서
나도 호기심에 한번 찾아가봤다.
<그리피스 대학교>
그리피스 대학의 미대 건물에서는 한 작가의 전시회도 열리고 있었다.
입장료도 없었고 잠시 기분전화도 할겸 우리는 건물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Sigma Polke 전시회>
대학을 잠시 둘러본 뒤,
브리즈번 강변에 있는 South Bank Park 로 나왔다.
날씨가 좋았더라면 사람들도 많이 나와있어서 활발한 분위기였을 테고,
경치도 좋았을 테지만 이날은 비도 많이 오고 날씨도 싸늘해서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은 아무도 없었다.
<South Bank>
사실 이곳을 유명하게 만든 장소가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인공해변이다.
도시내에, 그것도 바로 강가에 인공해변이라.
처음 브리즈번에 왔을 때는 참 충격적인 시설이었다.
정말 모래사장같았다.
모래도 있고 물도 있고 사람들은 수영복을 입고 와서 썬텐을 하기도 하고 물놀이도 하며 독서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가 갔을 때는 공사중이어서 그 모습을 다시 지켜볼 수는 없었다.
<Beach Closed>
이날은 많이 걷기도 걸었지만 비도 오고 날씨가 너무 안좋았기 떄문에
둘다 일찍 지쳐버렸다.
퀸 스트리트몰로가서 저녁식사를 한 뒤,
다시 숙소로 돌아가서 맡겨놓았던 짐을 찾고 공항으로 갈 준비를 했다.
우리가 숙소를 나서니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기 시작했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우산도 소용이 없게 만들었다.
나는 큰 배낭하나와 책가방 하나 그리고 카메라 가방까지.
어깨는 빠질것 같았는데 한손엔 우산을 들고 있으려니 정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우여곡절끝에 우리는 비에 젖은 생쥐꼴을 하고 겨우 트랜짓 센터로 들어왔고,
공항까지 가는 전철을 기다렸다.
<Roma st 기차역>
호주의 전철역에는 이렇게 모니터를 통해서
자신이 타려고 하는 기차의 도착시간과 플랫폼을 실시간 정보를 통해 얻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앞선 여행기에서 서울의 지하철의 우수성에 대해 잠깐 언급을 한적이 있는데,
비로 열차 자체는 우리나라의 것이 더 좋고 노선망도 거미줄 처럼 잘 연결되어 있지만
전체적인 운영 시스템 자체는 호주의 그것을 못따라가는 것 같다.
브리즈번의 전철은 내릴 사람이 손잡이를 돌려야 한다.
약간만 비틀어주면 그 다음엔 문이 저절로 열리게 되어있다.
<브리즈번 공항 국내선 청사>
공항에 내렸을 때도 여전히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시드니까지 가는 비행기는 버진블루가 아닌 콴타스로 예약을 했다.
콴타스는 호주 국적기이고 아직 내가 한번도 타보지 못한 비행기였다.
이 구간에서는 요금차이가 크지 않았기 떄문에 새로운 비행기를 타보고 싶은 욕심에
콴타스 비행기표를 끊었다.
국내선 체크인을 하는 방식은 버진블루와 같다.
1. 우선, self check in 기계에 예약번호를 입력한다.
2.그럼 본인의 비행 정보에 대해 나온다.
3. 이 다음부터는 시키는 대로만 따라하면 된다. 체크인을 할 가방의 개수, 그리고 좌석을 바꿀 것인지의 여부 등을 묻는다. 모든 것이 완료되면 보딩패스가 프린트 되어 나온다.
<콴타스 항공 국내선 보딩패스>
여기까지 완료되었다면 수속할 짐과 보딩패스를 들고 Baggage drop에 가면 된다.
<Self Check in기계와 Baggage drop 창구>
콴타스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항 항공사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에는 취항하지 않고 호주 여행시 콴타스를 이용하려면 일본이나 홍콩등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번이 콴타스를 타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하고 이용을 했는데,
왠걸,
내 기대감을 저버리고 또 1시간 출발 지연이 되었다.
또 지루한 공항에서의 기다림을 견뎌야만 했다.
1시간 남짓이 지나고 드디어 보딩을 했다.
<Qantas항공 B737>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출발이 계속 늦어졌고 안내방송이 나왔다.
승객중 한명이 짐을 체크인 하고 탑승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경우는 그 승객의 짐을 비행기에서 보안상의 이유로 뺴야만 한다.
행여나 테러리스트의 폭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이 밤에,
비행기에 있는 모든 짐들을 다시 빼내었고,
탑승하지 않은 승객의 짐을 제외하고 다시 짐을 실었다.
물론,
우리의 짐은 모두 다 젖었고...
<짐을 빼내었다가 다시 싣는 모습>
결국 총 1시간 30분 정도가 출발이 지연되었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텨뷸런스도 심했고 쉽지 않은 비행이었다.
<엄청나게 내리는 비>
비행기와 맞서서 강하게 내리는 비.
시각적으로는 충분히 멋있는 광경을 연출해 내었지만
그 비행기 안에 타 있는 나의 심정은 오죽하였으랴.
시드니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이 깊었다.
전철을 타고 시내로 가려고 하는데 늦은시각이라 매표소도 다 닫았고
무인 발권기는 잔돈이 없어서 사용할 수가 없었다.
나는 다행이도 잔돈이 딱 맞아서 표를 살 수 있었는데 고테츠는 표를 못샀다-_-
우린 일단 시내 역에 가서 사정을 말한뒤 표를 살 수 있으면 사기로 결정하고 출발했다.
시드니 중앙역에 도착하니 역무원 할아버지가 있었다.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우리보고 어디로 따라오라고 하시더니 발걸음을 옮기셨다.
나는 내심 걱정이 되었으나 이게 왠걸,
그 역무원 할아버지는 개찰구 쪽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시고 굳은 표정을 갑자기 미소로 바꾸시더니
우리를 그냥 보내주겠다며 표를 검사하지 않고 나갈 수 있게 해주셨다.
서양의 국가를 여행하면서 그 나라의 공무원이나 경찰과 맞닥드릴 경우가 몇번 있었다.
그때마다 느낀 것은 그들은 정말 원칙적이고 칼같다는 것이다.
2002년 헝가리 여행 중 나는 실수로 표를 제대로 찍지 않고 개찰구를 지나쳤고
임의로 승객을 검사하던 역무원에게 잡혀서 벌금을 물어야만 했다.
우리나라는 표를 기계에 넣으면 반대편으로 나오지만
헝가리는 이 방식이 아니라 표를 집어넣었다가 본인이 다시 빼야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나는 표를 너무 일찍 빼는 바람에 제대로 찍히지가 않은 것이다.
난 내가 표를 안산 것이 아니라 관광객이라 모르고 실수를 한것이니
다시 찍고 오겠다고 한번만 봐달라고 했으나 전혀 통하지 않았다.
아마 우리나라 경찰이나 역무원들 같았으면 외국인 여행객의 그 정도 실수는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으리라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 역무원이 무척이나 얄미웠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시드니 중앙역에서 만나 이 역무원 할아버지의 작은 호의 덕분에
우리는 기분 좋게 숙소로 향할 수가 있었다.
싱가포르가는 비행기에서 만난 권선생님과
시드니 중앙역의 역무원 할아버지.
고테츠는 이번 여행에서 인복하나는 가득 찬 것 같았다.
첫댓글 코알라에게도 주머니가 있다니...처음알았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