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튀어 - 임순례, 영화
전기요금에 합산된 TV요금 고지서를 들이미는 것에 대해 2층에서 텔레비전을 던져서 박살낸다. 유쾌상쾌통쾌다. 경찰복으로 상징되는 공권력은 무조건 집으로 들어올 수 없다. 치외법권지역이다. 정보요원 주민등록증을 구겨서 한강에 버리게 한다. 연금가입을 강조하는 공무원에게 협박을 하지 말라고 한다. 국가의 국민이길 거부한다. 쥐닥세상의 국민이고 싶지 않다. 새누리국개의원의 삽질개발에 오연수의 화염병이 불꽃을 튄다.
아빠와 자식은 갈등이다. 엄마는 묵묵히 아빠를 응원한다. 부럽고 가슴 한쪽을 찔렀다. 안타깝고 아프다. 엄마가 아빠를 믿는 것은 어쩌면 온전히 삶의 교육이다. 체게바라였던 아빠와 전투신공이었던 엄마의 시대정신은 자식들 시대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정신이다.
이유불문 아이들에게 ‘공부’ 소리를 무조건 하지 않기. 고등학교, 대학교를 꼭 가야 하는 것 아니다. 군대를 안가면 좋은데 아직도 강제징집제다. 결혼도 꼭해야 하는 것 아니다. 살면서 만나는 것 모든 것들은 선택이다. 협의는 할 수 있으나 결정은 각자가 하는 것이다. 돈, 출세, 성공에 목매는 영혼이 되기보다는 사람의 존엄과 가치를 높이자. 재미나고 즐거운 인생을 사는 건 너희들이다. 너희들이 즐겁고 잘하는 것을 찾으면 된다.
흐뭇하고 웃음이 난다. 이런 멋진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이제는 책으로 읽어야 겠다. 오쿠다 히데오.
“<남쪽으로 튀어>는 남쪽이 상징하는 자유, 현대사회의 이상향, 제도나 관습을 벗어나 이상향을 향해 떠나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 임순례 감독
[명대사]
지랄하네. 뭔 놈의 애국심이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와.
여기는 치외법권 지역이야.
그러니까 그런 제복을 입고는 못 들어와!
남하고 달라도 괜찮아. 고독을 두려워하지마.
널 이해해 주는 사람은 반드시 있어.
초등학교에 자판기가 왜 있는지!
애들 먹는 밥이 왜 이 모양인지 내가 좀 물어보겠다고!!
멋대로 정해놓고 국민의 의무다?
좋소. 그럼 난 오늘부터 국민 안합니다.
한국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한국 국민이어야 할 이유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