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순례-장흥계곡에서 인간사 영고성쇠함을 느끼다
카페 순례를 하며 바라본
가슴시리게 빨려들어갈 것같은
더푸른 하늘이 품고 있는
팔일봉과 앵무봉의 모습을 뒤로하고
장흥계곡에서 인간사 영고성쇠함을 느끼다
언제 : 2024. 5. 12(일) 맑음
누가 : 울부부, 처남부부
어디를 : 파주 탄현 야당역
파주 광탄 마장호수 주변
양주 장흥 장흥계곡
어제 저녁부터
위 식도 역류와 답답함 쓰라림 때문에
또 신음소리 내지르며
세월 흘려보내기를 하며
밤을 세우는 고통을
어이다 필설로 나타낼 수있으랴
아침에 신음소리 안질러도 참을 수 있을만큼
조금 우선해져서
국수 한젓가락만 해달라고 해
오징어젓과 가까스로 먹었다
물론 몇번이고 게워내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넘길수 있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냄새 지독한 그 진통소염제와
당뇨 심장 기타 약 한주먹을 먹고 누워버렸다
점심시간이 지나
밀려오는 허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또 국수 한젓가락만 해 달라고 해
오징어젓과 함께 먹다가
이번에는 거의다 토하고 말았다
에구 뭘좀 먹어야 음식을 넘기려나
홍어튀김이나 사러 갈꺼나 했더니
미안하게도 집에서 쉬고 있는 처남을 불러냈다
미안하게 왜 그러느냐
너무 집에만 있어서 바람좀 쐬려고 그랬다는데
할말도 없고
터덜거리며 따라 나섰다
평소 만보걷기에 특화된 몸뚱이가
자동차 드라이브로 전환이 되니
뭔가 나사가 하나 빠진것같이 허전하다
나에게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홍어튀김집이 있는 야당역 3번출구로 갔다
시간이 너무 일러 영업시간인 16시가 되려면
30분이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
식자재마트와 역사를 건너
신도시 먹자골목을 구경하는데
마눌과 처남댁이 먹을만한 적당한 집이 없다
다시 홍어전집으로 가
홍어튀김 한접시
감자전 한접시
서비스 홍어애탕 한그릇
밑반찬으로
묵은지
쌈미역
배추속
마늘쫑 마늘 묵은지쌈 등 등 등
거하게 먹고
조카녀석 좋아한다고
홍어회 한접시 시켜
처남이 1/3 그자리에서 시식하고
나머지는 포장해서 처남집으로 가고
홍어튀김 남은것은 비닐봉지에 담아
나준다고 챙겼다
문제는
그 코가 뻥뚫리는 가장 쎈 홍어튀김을 먹는데도
계속되는 역류 때문에
찬물만 연거푸 마시며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넘들을
가까스로 잡아 묵는데는 성공했지만
더이상 들어가지 않아 애를 먹었다
반면에
평소 홍어 냄새만 나도 경기를 부리던 마눌과
암수술을 5번(?)이나 한 처남댁이
3개씩이나 먹는 기염을 토했다는
전설같은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큰박수를 보낸다
평소 엄청나게 좋아하는 나도
3개 밖에 먹지 못했는데
물론 나야 식도환자에
이빨도 부실해
씹고 넘기기가 엄청나게 어렵기 때문에
그것 이상 먹을수도 없는 형편이라 그랬지만
아무튼 두사람의 새로운 면을 보게되어
기쁘기 한량없다
부디 혓바닥과 입천장이 무사하길 바라지만
홍어 덕분에
혓바닥과 입천장 청소를 해 보는것도
권해볼만 하다
나는 홍어탕에 든 애가 제일 맞는 것같다
앞으로도 적어도 2주 이상은
먹는걸 포기해야 할것 같은데
문제는 큰문제다
입가심을 해야한다며
파주 일대를 달리고 달려
드디어 보광사 갈림길에서
마장호수 방면으로 달리다 보니
그 별볼일 없는 골짜기에
웬 모텔 호텔들이 눈에 자주 띠는지 모르겠다
얼마를 갔을까
마장호수 바로 전
필무드라는 카페를 들어가는데
눈부시게 하얗게 햇살에 부셔지는
청순하기 그지없는 데이지 꽃밭이 조성되어 있어
차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부드러운느낌이라고 이름지으면
어디가 잘못되기라도 하는 모양인가
그와중에도 드너른 주차장가로
앙증맞은 새하얀 꽃잔디가
화려하기까지한 데이지보다는
훨 정감이 간다
눈부시게 빛나는 흰데이지꽃밭엔
눈부시게 하얀 드레스같은 옷이 어울린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쌍쌍으로
삼삼오오
천방지축
사진찍기로 부산하다
좌로는 감악지맥이 흘려보낸
팔일단맥 끝자락으로 가는 산줄기고
우로는 한북(오두)기맥이 흘려보낸
앵무봉 끝자락으로 가는 산줄기다
어마어마하게 큰 건물 전체가 카페인데
안으로 들어가니
어마어마하게 긴줄이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오늘 커피 한잔 마시기는 어려울것같아
그냥 포기햐고 나왔다
아마도 그 데이지 몇백평 꽃밭이
이국적인데다
업자의 홍보도 주효했고
왔던 사람들이 SNS에 멋진 사진을 올린 것이 주효하여
이리도 비정상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같다
부디 장흥계곡 처럼 되지말고
초심을 유지하여 영원히 발전하시길 바란다
처남만 빼놓고 몇번씩 갔던 마장호수
출렁다리 갔다가 가자고 했으나
그냥 달아뺀다
기산저수지 삼거리에서
우쪽 고갯마루에 유스호스텔이 있는
말고개를 넘어 장흥계곡으로 내려간다
그 옛날 내젊은날
교외선 기차를 타고
손전축 하나 들고
기타 하나 어깨에 둘러매고 스며들어
물가자리 하나 웃돈 내고 잡고앉아
닭도리탕 빈대떡 한장 도토리묵 한사발 시켜놓고
손전축 틀어놓고
상하이트위스트 기타반주에
개다리춤을 추던
곡릉천 발원지인 장흥계곡
그 계곡을 오긴 왔는데
모든 업소들이 전부 떠나가고
빈집들만 을씨년스럽다
아마도 교외선 기차가 운행을 멈추자
일산신도시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영원히 번창할 것 같았던
이곳 장흥계곡이 일산신도시에다
애니골이란 유원지를 만들어
그리로 다 이사를 가버려서 공동화가 된것일게다
30수년(?)이 지난 지금
그 애니골도 수명을 다하고
운정신도시 심학산 주변으로
이사를 갈 채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간사 영고성쇠榮枯盛衰함이
이에 있다 할것이다
그래도 몇몇 업소들을 불을 밝히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어
아주 없어지지는 않은 것같아
애잔함이 가슴속을 파고든다
반드시 다시 운행을 해야할 교외선 기차가
기적소리를 지르면 다시 살아나려나
부디 그렇게 되어 옛날의 영광을 되찾으소서
허경영 하늘궁 입구를 지나며
장흥이 모두 허경영것이 되어간다는 이야기에
허황된 이야기도 있지만
지금 누구보다는 훨 맞는 이야기도 있으니
이상한 넘들이 가지느니
차라리 그게 나은것 아니냐 하며 웃다보니
어느덧 그옛날
형제봉에서 산줄기타고 내려가다가
케이블카 승강장공사 현장으로 내려왔는데
그 완공된 승강장이 올려다 보인다
그러나 보다시피 장흥계곡이 이지경인데
영업이나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권율장군 사당도 지나고
좌쪽 산비탈에 모어그린 카페에 들렸다
더푸른이라고 이름을 지으면
어디가 잘못되기라도 하는 모양인가
나는 에스프레소 처남은 라떼
두 여성은 빵
빵순이 마눌 여기서 무너지다
물론 한포크 찍어먹는 수준이니
무너진 것까지는 아니라 할수 있을 것이다
한달에 한두번 담배 반대 정도 피우는 수준을
담배피운다고 하지 않은것과 같다
송추길로 나와 벽제를 거쳐 낙타고개를 넘어
집으로 돌아오며
장장 4시간의 카페순례를 하며
인간사 영고성쇠함을 새삼 느껴보는 하루였다
처남과 처남의댁과 같이
장어구이 한번가기로 약속하고
전복내장죽 끓여먹고 가라는
마눌 이야기를 사양하며 총총히 사라지다
경기북부를 크게 한바퀴 운전하느라
처남 수고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