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勞 갈등에 단위노조 잇따라 등돌려 민노총 출범이후 최대 위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IT부문 최대 노동조합인 KT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KT노조는 17일 오전 9시부터 분당 본사 및 광화문.잠실 지사 등에서 시작한 투 표에서 재표 조합원 2만8434명 중 2만 7018명 참석 (투표율 95%)에 95% 찬성으로 민주노총 탈퇴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현대중공업 노조가 민노총에서 제명된 사례는 있지만 3만여 명에 달하는 노조원이 동시에 탈퇴하는 것은 1995년 민노총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KT노조는 향후 실용적 '중도 개혁 노동운동'에 기반을 둔 노동운동 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KT 노조 관계자는 "앞으로 극단적인 대립과 소모적인 대결을 지향하고 조합원의 실익을 중시하는 조합활동과 중도개혁 노선에 기반을 둔 노동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KT내부에서는 생존 위기까지 몰린 KT에 대해 민주노총이 단위 노조에 대한 배려 없이 일방적인 강경 투쟁노선으로 일관해 불만이 높은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젊은 노조원은 물론 높은 직급의 노조원까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유니언 숍'식의 노동운동에까지 불만을 가져왔다.
올 상반기 '정치투쟁' 중심의 민주노총 투쟁방식에 반발해 민주노총을 탈퇴한 사업장 노조는 인천지하철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영진약품, NCC, 승일실업, 그랜드힐튼호텔, 단국대 등 10여 곳에 이른다.
이들 노조는 공통적으로 "민주토총이 강경일변도의 정치투쟁에만 하고 조합원의 권익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며 " 명분없는 민주노총의 투쟁방식에 염증을 느낀다"고 탈퇴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 지부와 금속노조 간 노노 갈등과 하부위원회의 탈퇴 움직임도 민주노총의 위기 상황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