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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沼(쏘)’계溪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 *朴秉喆**
국문요약
지리적 실체인 자연물은 쉽게 소멸되거나 이동시킬 수 없는 屬性을 지니고 있어 이에 부여된 땅이름은 永續性을 지닌다. 우리나라 땅이름의 원초적인 형태인 고유어가 인문지명보다는 자연지명에 많이 남아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유어 땅이름은 한국어의 언어체계에 순응하여 형성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발음하기 쉬운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소沼’계 땅이름의 후부요소로 한자어 ‘潭․湫․淵’이 있지만 그 원초적인 형태는 순우리말 ‘소’이다. ‘소’와 한자어 ‘沼’는 동음어일 뿐 유의관계에 있지 않다. ‘소’계 땅이름의 전부요소로는 다양한 어휘가 사용되었는데 ‘용’을 비롯하여 <한국지명총람>에 1,165개의 개별어휘가활용되었다.
땅이름은 지역어를 보존해 줄 보배로운 존재이자 방언 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 보물창고이다. 또한 한국어의 계통, 옛말의 再構, 국어의 變遷 및 語源, 造語 및 意味 등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 傳說, 歷史, 民俗, 民譚 등 문화사 전반과 사회․경제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 *朴秉喆**
* 이 논문은 2013.10.11.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재단법인 외솔회가 주관한 567돌 한글날기념 제5회 집현전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것(발표제목; 땅이름에 쓰인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가치)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 서원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106 地名學 20 (2014. 6)상을 살펴볼 수 있는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 나아가 발굴된 옛말을 활용한 言語文化의 暢達, 구비문학 자료의 현대화를 통한 관광자원 개발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핵심어:땅이름, 전부요소, 후부요소, 고유어, 한자어, 가치.
1. 序論
땅이름 즉 지명이란 지표상에 실재하는 자연 지리적 실체인 산,고개, 하천, 평야, 해안…… 등과 인문 지리적 실체인 마을, 도로, 건물…… 등에 부여된 명칭이다. 지명은 다른 지점과의 구분은 물론 지시물의 특성을 표현하여 구성원들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편리성을 도모하고자 약정한 고유명사이다. 자연 지리적 실체에 부여된 명칭을 자연지명이라 하며 인문 지리적 실체에 부여된 명칭을 인문지명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인문지명 중 촌락명, 도로명, 건물명 등은 행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행정지명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들 지명은 관리 주체가 다르다는 점을 통해서도 구분된다.1)
정치․사회․경제․문화적인 요인 등에 의해 생겨난 인문지명은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행정구역 개편에 따
라 광역 또는 기초자치단체의 명칭을 바꾸거나 폐지하기도 하고,
1) 자연지명은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인 국토지리정보원에서, 행정지명은 안전행정부에서 각각 관리하고 있다. 자연지명으로 볼 수 있는 해양지명은 그 특수성을 고려하여 해양수산부에서 관할하고 있다.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07
도로를 둘러싼 구성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도로명을 변경하기도 하는 데에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산과 강을 비롯한 자연 지리적 실체는 쉽게 소멸되거나 이동시킬 수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일단 부여된 지명은 영속성을 지닌다. 어휘 중에서 가장 보수적인 속성을 지닌 것 중의 하나가 자연지명인데 이는 지시물이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연지명이 인문지명에 비해 보수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음은 그 명칭에 쓰인 어휘의 어종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광역자치단체명 중 ‘서울’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자어이다. 기초자치단체의 명칭 즉 시․군명의 경우도 ‘임실’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자어이다.
2) 우리말 어휘를 구성하고 있는 고유어와 한자어 그리고 서구외래어 중에서 역사성을 지닌 가장 보수적인 것이 고유어인데
행정지명에서는 고유어가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가장 혁신적인 어휘라고 할 수 있는 서구어가 건물명에서는 판을 치고 있고 동․리명에까지 침투하려 했던 사례가 있다.
3) 2) 윤흥기(2006)는 뉴질랜드의 행정구역 명칭 중 광역자치단체에 해당하는 명칭에서는 유럽식 지명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나 기초자치단체라 할 수 있는 county(군) 명칭에서는 마오리식 지명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는 논의를 전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도에 해당하는 10개의 행정구역 명칭 중 타라나키와 오타고가 마오리어 지명이며, 군에 해당하는 121개 county의 명칭 중 마오리어 지명이 68개로 56.2%, 유럽식 지명은 53개로 43.8%라 하였다. 우리나라의 자치단체명이 대부분 한자어라는 사실과 대조적인 것이어서 이에 대하여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3) 타워펠리스, 하이페리온, 롯데케슬 등을 비롯하여 대기업 건설사에서 건축한 공동주택의 이름은 대부분 서구어에 바탕을 둔 명칭들이다. 그리고 대전시 유성구 구즉동에 첨단산업복합단지를 조성하면서 그 단지의 명칭을 ‘대덕테크노밸리’로 하였다. 이 단지가 분동되면서 2010년 4월 21일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행정동 명칭을 ‘관평테크노동’으로 명명하였다. 그 후 행정 동 명칭에 외국어를 혼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이 일자 유성구 108 地名學 20 (2014. 6)
그러나 행정지명과는 달리 불무골, 밤실, 버드내, 질마재, 살미, 새여울, 토재이배리…… 등과 같은 자연지명에서는 고유어가 건재하다.
겉으로 보기에 대부분의 행정지명이 한자어이지만 그 생성 배경을 살펴보면 고유어를 바탕으로 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자어 행정지명인 ‘大田’과 ‘栗谷’은 각각 고유어 ‘한밭’과 ‘밤실’을 바탕으로 생겨난 것이다. 지명에 쓰인 우리말의 특징과 가치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행정지명보다는 자연지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밭의 전부요소 ‘한’과 밤실의 후부요소 ‘실’은 현대국어에서 지명에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비교적 이른 시기의 국어에서는 각각 [多․大․元] 그리고 [谷]이라는 개념으로 활발하게 쓰였던 어휘이기 때문이다. 자연지명에 쓰인 고유지명어는 우리나라 지명의 원초적인 형태로 국어의 역사적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어휘라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것들이다. 또한 그 중 일부는 현대국어의 일상어에서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닌 것들이다. 본 연구에서 필자는 자연지명 중 ‘소’ 계 지명을 대상으로 그 특징과 가치를 탐구하고자 한다.
‘소’는 ‘여울’4)과 대립관계에 있는 순우리말로 “바닥이 깊게 패어물이 많이 고여 있는 웅덩이”를 뜻하는 단어이다. ‘소’는 지명의 후부요소 즉 속성지명으로도 쓰이는데 한글학회(1960~1980)의 <한국지명총람>에는 ‘소’계 지명 2,035개가 등재되어 있다.5) 지명어의 구의회는 2010년 7월 22일 제167회 3차 본회의에서 관평테크노동을 관평동으로 변경하는 “대전시 유성구 행정기구설치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거수투표를 통해 재적의원 10명 중 6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를 통하여 비록 3개월이지만 행정동 명칭에 외국어를 사용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4) 국립국어원(1999)에서 여울은 “강이나 바다의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 ≒ 물여울․천탄(淺灘)”으로 풀이하였다.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09
조와 관련하여 ‘소’를 비롯한 후부요소가 지닌 특징 등을 2장에서 논의하고, 3장에서는 ‘소’계 지명의 전부요소로 쓰인 어휘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2. 地名의 後部要素와 ‘소’
지명은 일반적으로 지시대상의 유형적 속성을 표현하는 부분과 차별적 성격을 나타내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컨대 ‘가마소’라는 지명은 전부요소 ‘가마’와 후부요소 ‘소’로 분석되는데 이 때 ‘소’는 지형이 지닌 속성을 표현한 것으로 계열적 분류가 가능한 부분이다. 그리고 ‘가마’는 다른 지점과 차별 되는 고유한 성격요소이다.
그러므로 고유명사적 성격을 띠는 전부요소를 성격요소 또는 표식부라 하며 보통명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후부요소를 분류요소 또는 단위부라 한다.
다른 지역과 분명하게 구별이 가능하도록 명명된 전부요소의 어휘에는 지시물에 대한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지시물을 보고 직접적으로 느끼는 의식이 반영된 경우도 있고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세계관이 반영된 경우도 있다. 예컨대 조개가 많아 ‘조개소’로 명명한 경우는 전자의 예이며, 각시가 빠져 죽었기 때문에 명명된 ‘각시 소’는 후자의 예라 할 수 있다. 지시 대상에 대한 여러 가지 의식이 반영되어 명명된 전부요소의 어휘는 후부요소의 그것에 비해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상물을 차별화하여 다양한 어휘로 표현하는 전부요소와 달리 5) 후부요소를 ‘소’로 삼은 지명어 검색은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의 조선시대전자문화자도 시스템(http://www.atlaskorea.org/)를 활용하였다.
110 地名學 20 (2014. 6)
후부요소는 지형의 일반적인 속성이 반영된 것이므로 그 수가 많지않다. 명명의 대상이 되는 지점이 “바닥이 깊게 패어 물이 많이 고여 있는 웅덩이”라는 속성을 지녔다면 ‘湫, 潭, 淵’ 또는 ‘소’를 후부 요소로 삼는다. 반면에 후부요소 앞에 놓이는 전부요소는 그 특징에 따라 용, 가마, 구유, 할미, 이무기, 각시…… 등 다양한 어휘를 동원하여 표현한다. 3장에서 논의하겠지만 <한국지명총람>에서 후부요소 ‘소’ 앞에 놓인 전부요소의 개별어휘가 1,165개나 된다.6) 다양한어휘가 전부요소에 활용된 것과는 달리 후부요소에 쓰인 어휘는 비교적 단순하다. 또한 보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어 일상어에서 단독으로 사용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 지명의 전부요소에 사용되는 어휘 중에는 서구어가 극소수 존재하나 후부요소에는 보수적인 형태인 고유어와 한자어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7)
속성지명인 후부요소를 이돈주(1971: 353~387)에서는 山, 골(谷), 재(城․峴․峙․嶺․岑), 岩石, 樹林, 草木, 물(海․江․川․溪․泉․井), 들, 벌판, 터, 地形, 地勢, 環境, 位置, 動物名, 自然資源,生産物, 遺物, 遺跡, 人名, 信仰, 慣習 등으로 유형화하였다. 또한 최6) 우리나라 지형의 특성상 ‘소’보다 ‘골’이 훨씬 많은데 제주도의 아흔아홉골,내팟골, 한질골, 샛물골, 부엉골, 막은골…… 등을 비롯하여 <한국지명총람에> 올라 있는 연어휘가 85,168 개나 된다.
7) 예컨대 골짜기에 자리 잡은 마을을 밤실, 새암실, 먹실, 소리실…… 등으로 부르는데 현대국어 일상어에서 후부요소 ‘실’이 단독으로 쓰이지 않는다.
또한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도로명 로데오거리, 테헤란로 오랜지길 등에서 보듯 전부요소에 서구어가 활용되었다. 그러나 후부요소에는 고유어 ‘거리’와 ‘길’, 한자어 ‘로’만이 쓰일 뿐 street, road와 같은 영어식 어휘는 사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예들을 통하여 후부요소가 전부요소에 비해 보수적임을 알 수 있다.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11
범훈(1976: 288~299)에서는 옛 지명을 고려하면서 자연지명을 대상으로 -忽型, -火型, -夫里型, -말型, -골型, -모루型, -밭型, -고래型, -실型, -뫼型, -둔지型, -앵이型, -이型, -자리型, -터型, -베기型,-재型, -데기型, -다리型, -개型, -내型, -막型, -구지型, -구미型, -목型, -단(둔/돈)型 등으로 유형화하였다. 두 분의 논의는 후부요소를 유형화한 초기의 연구이기 때문에 본고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소’에 대하여는 주목하지 않았다. 후부요소에 대한 본격적인 유형분류가 시도된 것은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에서 조선시대전자문화지도 시스템(http://www.atlaskorea.org/)을 제작하면서이다.8) 현재까지 이 시스템을 능가할 정도의 유형 분류는 없는 것으로 보아 본고의 논의 대상인 ‘소’를 중심으로 그 위치와 분류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로 한다.9)
조선시대전자문화지도 시스템에서는 대분류를 A행정지명, B자연지명, C인문지명 셋으로 하였다. 본고의 논의 대상인 B자연지명을B01산지, B02고개, B03하천, B04평야, B05해안, B06천정, B99기타 등 사실상 6개로 분류하였으며 중분류 B03하천을 B0301강(江),B0302천(川), B0303호(湖), B0304소(沼), B0305지(池), B0306택(澤), B0307탄(灘), B0308담(潭), B0309담(淡), B0310하중도(河中島), B0311계(溪), B0312폭포(瀑布), B0313습지(濕地), B0314반석(盤石, 岩), B0315당(塘), B0316연(淵), B0317추(湫), B0318수구(水口)/구(江口), B0319탕, B0399기타(其他) 등 사실상 19개로 소분류8) 이 시스템은 2002년 8월부터 2007년 8월까지 총 5년간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시행한 기초학문과제 연구비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구축된 것이다.
9) 우선 ‘소’를 중심으로 논의하기로 하며 전체적인 측면에서 이 시스템의 후부요소 유형 분류가 완성도 높은 것인지의 여부와 수정 방안에 대하여는 다음 기회에 논의하고자 한다.
112 地名學 20 (2014. 6)하였다.
이 분류에서 지명을 자연지명과 인문지명으로 대분류하지 않고 행정지명을 독립시켜 셋으로 분류한 것은 시스템 제공의 편의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人間住居地名을 place-name이라 하고 自然地形名을 toponym이라고 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행정지명은 인문지명에 포함시키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 시스템에서 세 부류의 지명 중 행정지명의 양적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10)에서도 행정지명이 포함된 인문지명과 자연지명으로 양분하여 대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자연지명의 중분류는 기타를 제외하고 산지, 고개, 하천, 평야, 해안, 천정 등과 같이 사실상 6개로 분류한 것은 매우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해안을 비롯한 해양지명을 해양수산부가 관할하고 있으나 이를 독립시키지 않은 점은 지명학의 관점을 중시한 것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대분류에서 지명학 자체의 기준이 아닌 외적인 근거를 우선하여 행정지명을 별도로 독립시킨 것과는 대조적이라 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지명의 분류를 비롯한 지명 관련사항은 관할 부처를 고려한 외적인 사항보다 지명학 자체의 기준에 의해 처리되어야 할 것이다.
중분류 하천의 소분류는 기타를 제외한 19개 항목으로 되어 있다. 이 중 B0304소(沼), B0308담(潭), B0316연(淵), B0317추(湫)가 “바닥이 깊게 패어 물이 많이 고여 있는 웅덩이”와 관련이 있는 것이10) 김종혁(2008: 280)에서 행정지명의 전체 비율이 17.7%임을 제시하였다.
자연지명 38.0%와 인문지명 44.2%에 비해 현저히 낮은 비율이다. 이들 지명은 고지도류, 지형도, 지명사전 등에 등재된 것이므로 조사과정에서 행정지명이 자연지명에 비해 누락이 적었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비율이 더 낮을 수 있다.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13다. ‘소’는 ‘沼’가 아님에도 ( )안에 沼를 병기하여 동일시하였으나 이는 아주 잘못된 것이다. 한자어 ‘沼’11)와 고유어 ‘소’는 의미상 관련이 없는 동음이의어로 별개의 단어이다. 여울과 대립관계에 있는
고유어 ‘소’는 한자어 ‘潭․淵․湫’를 포괄하는 개념이이다.12) 그러므로 B0304소(沼), B0308담(潭), B0316연(淵), B0317추(湫)를 별개의 항목으로 설정하지 말고 ‘소[潭․淵․湫]’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3. ‘소’계 地名의 前部要素
한글학회(1960~1980)의 한국지명총람에 등재된 지명어를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의 조선시대전자문화지도 시스템(http://www/. atlaskorea.org) 중 <조선시대전자문화지도 2007 지명편>에서 검색할 수 있다. 이를 통하여 검색된 ‘소’계 지명어는 2,035개이다.13) 본고11) ‘沼’는 “(1) 늪, (2) 지리 호수보다 물이 얕고 진흙이 많으며 침수(沈水) 식물이 무성한 곳.”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12) 박병철(2010ㄱ)에서는 ‘소’가 한자 ‘沼’에서 기원한 것이 아니고 역사 문헌자료에 나타나는 예를 통하여 이른 시기부터 존재했던 순우리말임을 자세히 논의하였다. 중세국어와 근대국어 시기 문헌을 통하여 ‘沼’의 한자음은 [죠] 또는 [쇼]이며 그 성조는 상성임을 확인하였다. 반면에 潭․湫․淵 등의 새김으로 등장하는 ‘소’는 그 성조가 거성이고 곡용시에는 ㅎ이 첨입되는 명사였다. 그러므로 고유어 ‘․소ㅎ’를 한자 ‘沼(:죠/:쇼)’에서 기원했다고 보는 것은 잘못임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박병철(2010ㄴ)에서는“바닥이 깊게 패어 물이 많이 고여 있는 웅덩이”를 뜻하는 ‘소’의 종개념어 潭․湫․淵의 의미영역에 대하여 자세히 논의하였다. ‘潭’은 폐쇄적인 공간, ‘湫’ 폭포 아래 그리고 ‘淵’은 개방적인 공간 등을 특징으로 형성된 ‘소’임을 밝혔다.
13) 2차 자료라 할 수 있는 검색된 ‘소’계 지명 2,035개와 <한국지명총람>의114 地名學 20 (2014. 6)
빈도 순위 명칭 빈도 누적빈도수 사용률 누적사용률
1 용소 204 204 10.02 10.02 2 가마소/가맛소/가매소/가 128 332 6.29 16.31에서 논의할 어휘항목 즉 연어휘는 이들 2,035개이다. 그런데 ‘용소’라는 항목은 전국 각처에 분포하는 지명으로 204회나 나온다. 또한 가마소를 비롯하여 가맛소/가매소/가맷소/가메소/가멧소 등은 128회로 ‘용소’ 다음으로 많이 나타난다. 자료에 나타나는 모든 조사 단위 어휘의 수인 연어휘에서 중복되는 것을 헤아리지 않고 셈한 것을 개별어휘라고 하는데 ‘소'계 지명어의 개별어휘는 1,165개이다.
이들 개별어휘 중 빈도가 2회 이상인 항목을 두 부류로 나누어 논의하고자 한다.
3.1. 빈도가 5회 이상인 부류
우선 ‘-소’를 후부요소로 삼은 전부요소 중 빈도가 5회 이상인 것의 어휘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표1] ‘소'계 지명어의 어휘표(빈도가 5회 이상인 어휘)
그것이 정확하게 일치되는가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1차 자료라할 수 있는 <한국지명총람>에 등재된 ‘소'계 지명어가 각 지역별로 그 숫자에 있어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는 조사자들의 자료 반영 태도가 균질적이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완전하게 신뢰할 수 있는 자료로 보기는 어려우나 필자의 역량으로서는 전국의 ‘소’계 지명어를 모두 조사할 수 없는 형편이고, 현재로서는 이보다 더 나은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검색된 자료의 양이 적지 않기 때문에 그 대
강을 파악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여 이 자료를 활용하기로 한다. 또한 ‘소’의 경음화형 ‘쏘’는 대부분 ‘소’가 포괄하고 있어 중복자료이므로 제외하였다.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15
맷소/가메소/가멧소14)
3 각시소/각싯소 30 362 1.47 17.79
4 무당소 23 385 1.13 18.92
5 진소 22 407 1.08 20.00
6 구시소/구싯소 20 427 0.98 20.98
7 중소 15 442 0.74 21.72
8 구룡소/구용소 14 456 0.69 22.41
9 귕소 14 470 0.69 23.10
10 요강소 13 483 0.64 23.73
11 까막소 12 495 0.59 24.32
12 두멍소 11 506 0.55 24.86
13 오가릿소/오가리소 11 517 0.55 25.41
14 부소 10 527 0.49 25.90
15 여기소/여깃소 10 537 0.49 26.39
16 할미소 9 546 0.44 26.83
17 합소 9 555 0.44 27.27
18 고냉이소 8 563 0.39 27.67
19 배소/뱃소 8 571 0.39 28.06
20 양합소 8 579 0.39 28.45
21 호박소 8 587 0.39 28.85
22 담방소 7 594 0.34 29.19
23 모래소 7 601 0.34 29.53
24 직소 7 608 0.34 29.88
25 강정소 6 614 0.29 30.17
26 개소 6 620 0.29 30.47
27 구영소 6 626 0.29 30.76
28 돌소 6 632 0.29 31.06
29 올리소 6 638 0.29 31.35
30 용바우소/용바웃소 6 644 0.29 31.65
31 자래소 6 650 0.29 31.94
116 地名學 20 (2014. 6)
32 조개소/조갯소 6 656 0.29 32.24
33 청소 6 662 0.29 32.53
34 귀영소 5 667 0.25 32.78
35 대래비소 5 672 0.25 33.02
36 도리소 5 677 0.25 33.27
37 사발소 5 682 0.25 33.51
38 애기소/애깃소 5 687 0.25 33.76
[표1]서 보듯 빈도순위 1위인 ‘용소’는 204회가 사용되어 그 사용률이 10.02%로 소의 명칭 10개 중 하나 꼴로 ‘용소’가 분포함을 알 수 있다. 전부요소가 단순하게 ‘용’으로만 되어 있는 경우 외에도 분할요소가 결합된 큰용소, 바깥용소, 소용소, 구룡소, 작은용소, 숫용소, 아래용소, 웃용소, 혈용소, 개용소, 용구소, 용남소, 용두소, 용등소, 용입쏘, 용마소, 용문소, 용물소, 용바우소, 용사소, 용왕소……등이 있음을 감안하면 소의 명칭과 ‘용’은 매우 긴밀한 관계에 있다할 것이다.15)
‘용’의 순우리말이 ‘미르/미리’이고 미르개<경기-안성-대덕-진현>,미리머리[龍頭]<대전-유성-용계>, 미리못<충남-아산-염티-송곡>, 미리미[龍山]<경북-안동-서우-금계>, 미리샘<전북-익산-황등-용산>
등에 ‘미르/미리’가 쓰인 것으로 미루어 ‘미르소’ 또는 ‘미리소’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소의 명칭으로 미리쏘<전북-임실-운암-14) ‘가마소’와 ‘가맛소’는 동일어이나 표기 방식의 차이로 달리 표현된 것이다. 이와 같이 동일어가 표기상의 차이로 달리 나타난 것은 동일 항목으로 처리하기로 한다.
15) 조선시대전자문화지도 시스템(http://www.atlaskorea.org)에서 검색어 ‘용’을 부분일치로 검색하면 685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소’계 지명의 전부요소와 후부요소에 ‘용’이 33.67%나 쓰였음을 알게 하는 것이다.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17
입석>와 미릿소<전남 - 승주 – 승주 – 죽학/강원 – 삼척 – 신기 - 신기16)>가 보이나 용과의 관련을 확신할 수 없다. 한자어 ‘용’이 소의 명칭으로 매우 활발하게 쓰였으나 순우리말 ‘미르/미리’는 지명어의 전부요소로 쓰인 예가 많지 않고 소의 명칭에서도 그 예를 확정하기 어렵다.
용은 상상의 동물로 머리에 발이 있으며 비늘로 덮혀 있는 몸통은 뱀처럼 길며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네 다리를 가졌다고 믿어왔다. 용은 춘분 때에 하늘로 올라가고 추분 때에 지상으로 내려온다고 생각하였다. 하늘에 있을 때는 미리내 즉 은하수에서 자유로이 날아다니며 구름과 비를 일으킨다고 생각하였다. 용이 지상에 있을때는 물속에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소가 최적의 장소인 것으로 판단하였다. 바닥이 깊게 패이고 물이 많이 고여 있어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운 소가 상상의 동물 용과 어울리는 장소인 것이다. 전국 각처에 분포되어 있는 용소는 전설17)을 수반한 경우가 많아 지명을 바탕으로 한 전설 연구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18) 16) <한국지명총람>에서 ‘메기가 있는 소’로 풀이하였다. 17)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상남리 상남천에 위치한 용소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얽혀 있다.
약 100년전 상남리의 자연부락인 엄수동에 살던 할머니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내일 일찍 용소로 나오면 나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이상히 여겨 손녀를 앞세우고 갔는데, 손녀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누런 구렁이가 상남폭포를 칭칭 감고 있었다. 할머니는 너무 무서워 손녀를 끌다시피 하여 아랫마을까지 뛰어내려 오니, 갑자기 천둥과 벼락이 치고 안개가 자욱했는데 , 그 사이 찬란한 무지개가 서더니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건설부 국토지리원(1987: 433)>
18) 지명과 전설의 관계에서 지명을 배경으로 전설이 생겨난 것은 지명전설이며 전설을 바탕으로 지명이 생겨난 것은 전설지명이다. 이러한 사항을 고려하면서 지명 용소와 관련된 전설을 논의하여야 할 것이다.
118 地名學 20 (2014. 6)
빈도순위 2위인 가마소/가맛소/가매소/가맷소/가메소/가멧소는 128번이나 쓰여 사용률이 6.29%이다. 소의 모양이 가마솥과 같기 때문에 생겨난 명칭인데 생활양식의 변화와 더불어 가마솥은 보기힘든 가재기물이 되었지만 소의 명칭으로는 매우 활발하게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용소와 더불어 100회 이상의 빈도를 보이는 이 두 명칭의 누적사용률이 16.31%이며 이는 빈도순위 3위에서 38위까지 36개 개별어휘가 차지하는 사용률 17.45%와 비슷한 수치이다.
결국 [표1]에 제시된 38개 상위빈도어가 차지하는 누적사용률은 33.76%로 소의 명칭 중 1/3이 이들 어휘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표1]의 명칭 중 구시소/구싯소(20), 귕소(14), 구영소(6), 귀영소(5) 등에 보이는 전부요소는 구유의 방언형이다. 소의 모양이 구
유처럼 생겼기 때문에 생겨난 명칭인데 표준어 구유19)를 전부요소로 삼은 것은 없고 모두 각 지역의 언어가 반영되어 지명어를 형성하였다. 이들 45개 외에도 궁잇소(4), 구융소(2), 구잇소(2), 귀웅소(2) 구수소(1) 귕이소(1) 등 12개가 더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구유와 관련된 소의 명칭은 모두 57개나 된다. 이들 명칭에서 표준어는 볼 수 없고 방언형만이 보이는데 이는 지역어를 보존하고 있는 보물창고가 지명임을 알게 해주는 좋은 자료이다.
표준어형보다는 방언형이 지명에 반영되어 있음은 빈도순으로 진19) 한민족언어정보화 통합검색프로그램을 통하여 “마소의 먹이를 담아 주는 큰 그릇”을 뜻하는 ‘구유’의 방언 122개를 확인할 수 있다. 구유의 방언형이 다양하게 발달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게웅, 괭이, 굥, 구시, 구이, 구녕,구성, 구세, 구세이, 구셍이, 구송, 구수, 구수통, 구숭, 구숭이, 구승, 구시,구영, 구위, 구유, 귀잉, 귕, 소구시, 여물통, 죽통…… 등 남한방언으로 제시된 것만도 94개나 된다.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19
소(=긴소[長潭]), 까막소(=가마소[釜淵]), 오가리소/오가릿소(=항아리소), 고냉이소(=고양이소), 자래소(=자라소), 대래비소(=
다리미소)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형태의 방언형이 지명에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학교에서의 표준어 교육 그리고 각종 인쇄와 방송 매체 등의 영향으로 지역어가 점점 위축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지명 속에 남아 있는 방언은 매우 소중한 언어재인 것이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속성을 지닌 것이 지명이므로 그 안에 지역의 현상을 반영한 언어가 화석처럼 보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일상어에서 방언형이 사라진다하더라도 지명이 보존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명의 명명은 그 대상인 지형이 지닌 속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는 바닥이 깊게 패어 물이 많이 고여 있는 웅덩이인데 그 형상이 가마솥이나 구유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으므로 가마 또는 구유의 방언형들을 전부요소로 삼았다. 이런 예는 요강소, 두멍소20), 오가리소/오가릿소21), 부소22), 배소/뱃소, 호박소23), 사발소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소의 모양을 비20) ‘두멍’은 (1) 물을 많이 담아 두고 쓰는 큰 가마나 독이라는 뜻을 가진 명사이다. 나아가 이 단어는 (2) 깊고 먼 바다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의미가 확장되기도 하였으나 오늘날 그 쓰임이 매우 소극적이다.
21) ‘오가리’는 항아리의 방언(전남)이다.
22) 고유지명어 ‘가마소’ 중 전부요소를 한역[가마→釜]하여 만든 지명이다.
23) ‘호박’의 표준어는 ‘확’이며 절구의 아가리로부터 밑바닥까지의 부분을 일컫는 단어이다. ‘확’은 “핫고와 호왁과 도다<杜詩諺解 6:2a>, 臼 호왁구<訓蒙字會 中6b> <新增類合 上28a> 등의 예를 통하여 그 전차형이 ‘호왁’임을 알 수 있다. 또한 ‘ㅂ>ㅸ>오[p>>w]’의 음운변화 과정을 감안할 때 호박>호ᄫᅡᆨ>호왁>확으로 변화된 것으로 보인다. ‘호박’은 ‘확’의 방언형
이자 고어형인 것이다. ‘호박소’가 8회 검색되는 반면 ‘확소’는 강원-고성-현내-화곡에서 1회 검색될 뿐이다. 이를 통하여 지명어는 고형과 방언형120 地名學 20 (2014. 6)유적으로 표현하여 명칭을 삼은 경우와 더불어 돌소와 도리소24)는 소의 물이 빙빙 돌아가는 속성을 바탕으로 명명된 지명이다. 또한 합소와 양합소는 두 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지점에 형성된 소이기 때문에 생겨난 명칭이다.
자연지리적 배경을 바탕으로 지명의 명명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사회문화적인 배경이 바탕이 되기도 한다. 각시소/각싯소, 무당소,중소, 여기소/여깃소, 할미소, 애기소/애깃소 등은 사람과 관련된 어휘가 전부요소로 쓰인 경우이다. 이는 각시, 무당, 중, 기생, 할미, 애기 등이 빠져 죽었다거나 무당이 굿을 하기도 하였고 관리들이 기생들을 데리고 놀던 곳이라는 사연을 바탕으로 생겨난 명칭들이다.
이를 통하여 인간사와 관련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요인도 명명의 바탕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다루지 않은 지명 중 직소는 절벽에서 폭포수가 곧 바로 떨어진 곳에 위치한 소를 일컫는 말이며, 모래소와 조개소/조갯소는 각각 모래와 조개가 많기 때문에 생겨난 명칭으로 본다. 그리고 청소는 소의 물이 맑기 때문에 생성된 명칭이라 한다. 담방소,개소, 올리소 등의 전부요소는 각각 웅덩이의 방언인 ‘둠벙’, ‘개[狗]’ 그리고 ‘오리’를 뜻하는 것으로 설명한 경우도 있지만 단정할 수 없다. 이들 예와 더불어 강정소의 전부요소 강정은 ‘江亭’으로 본 경우도 있으나 확신할 수 없다. [표1]에 제시된 38개의 어휘 중 전부요소가 한자어인 것은 용(龍), 무당(巫堂), 구룡(九龍), 부(釜),여기(女妓), 합(合), 직(直), 양합(兩合), 청(靑), 사발(沙鉢) 등 9개을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4) ‘돌소’는 ‘돌다’라는 동사의 어간 ‘돌-’이 전부요소로 쓰인 예이고 ‘도리소’는 어간 ‘돌-’에 접사 ‘-이’가 결합되어 ‘도리’를 형성한 후 전부요소로 쓰인 예이다.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21에 불과하며 용바우는 혼종어이고 그 외 28개는 고유어로 보인다.25) 고유어가 한자어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뜨인다. 또한 이들 고유어는 표준어보다 방언이나 고어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그리고 물이 빙빙 돌아간다는 점에서 지시대상은 유사하지만 ‘돌소’에서는 어간만을, ‘도리소’에서는 파생형을 전부요소로 삼아 조어 방식을 달리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3.2. 빈도가 4회~2회인 부류빈도가 4회인 지명어는 11개로 각 항목의 사용률은 0.20%이며 누적 사용률은 35.92%이다. 그리고 빈도 3회인 어휘는 34개이며 각항목의 사용률이 0.15%이므로 누적사용률은 40.93%이다. 또한 빈도2회인 어휘는 120개이고 누적사용률은 52.73%이다. 결국 2회 이상의 빈도를 보이는 개별어휘는 203개이며 한 번만 나타나는 것이962개이다. 빈도 1회인 962개 어휘의 사용률이 47.27%나 되는데 이는 다양한 어휘가 ‘소’계 지명의 전부요소로 쓰였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3.1.에서 살펴본 용소, 가마소를 비롯한 몇 개의 상위 빈도어들이 각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어휘가
동원되었는데 그 예를 빈도순으로 살피기로 한다. 편의상 [표1]과 같은 어휘표는 생략하기로 하고 빈도 4에서 2까지의 해당 지명어를 모두 제시하면 (1)과 같다.
(1)
궁잇소, 귀용소, 마당소, 범소, 벼락소, 삿갓소, 서방소, 용문소, 인경소 칭이소, 행기소<이상 11개, 빈도 4>25) ‘강정’은 의심스러우나 이를 제외한 26개는 분명히 고유어로 보인다.
122 地名學 20 (2014. 6) 가래소, 가막소, 갈밋소, 거무소, 검은소, 곰소, 광대소, 구렁소, 구릿소, 구무소, 구용소, 귀신소, 납닥소, 노루소, 다래소, 덤밑소, 도롱소,두무소, 뒷소, 말구리소, 미기소, 베락소, 불탄소, 예계소, 웃용소, 점소,주벅소, 찍소, 청룡소, 큰용소, 파소, 하방소, 할애비소, 화랑소<이상 34개, 빈도 3>
갈마소, 강대소, 개목소, 개바웃소, 갯소, 거문소, 건들소, 고래소, 고부소, 곽소, 구리소, 구융소, 구잇소, 귀웅소, 귀소/귓소, 금강소, 꺼먹소, 꾸릿소, 낙안소, 남생이소, 납닥소, 너벅소, 노고소, 노적소, 단지소,당마루소, 당병소, 당소, 대추소, 댓소, 도가지소, 도랑소, 도적소, 족갑소, 둠벙소, 드렁귓소, 등잔소, 머소, 모듬소, 목모실소, 몰똥소, 무장소,물랫소, 미릿소, 방림소, 배나무소, 배암소, 백소, 범바우소, 볏가리소,병풍소, 복도소, 부챗소, 북소, 불무소, 비개소, 비네소, 비단소, 비룡소,비암소, 새소, 샛소, 선박소, 선유소/선윳소, 소롱소, 송대소, 수달피소,숭금소, 승소, 시릿소, 쌍감머릿소, 아랫올리소, 아랫용소, 안챗소, 어룡소, 언전소, 여개소, 여계소, 연당소, 예기소, 오동나뭇소, 오리소, 오방소, 옥소, 왕바우소, 용두소, 용등소, 용물소, 용왕소, 웃올리소, 월대소, 응암소, 이득소, 이미깃소, 이시밋소, 이심소, 잉어소, 작은용소, 장구소, 장소, 종남소, 지릿소, 지소, 질소, 참나뭇소, 챙잇소, 천지소, 청석소, 칠성소, 큰소, 토기소, 퉁퉁소, 평풍소, 폭포소, 피나무소, 피릿소,한밭소, 형짓소, 호롱소, 호암소<이상 120개, 빈도 2>
(1)에 제시된 지명 전부요소가 한자어인지 고유어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금강(金剛), 용문(龍門), 청룡(靑龍) 등과 같은 전부
요소는 한자어임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귀용[←九龍], 형지[←兄弟], 예기[←女妓] 등은 원초적으로 한자어였으나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 전부요소는 원초적인 형태가 음운 변화를 입어 한자로 원형복귀가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찬찬히 살펴보지 않고는 구분하기 어렵다. 필자의 판단으로 한자어 그리고 한자어가 포함된 혼종어를 전부요소로 삼은 것은 (2)와 같다.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23
(2)
용문(龍門), 용두(龍頭), 용등(龍騰), 용왕(龍王), 비룡(飛龍), 어룡(魚龍), 용물(龍-), 작은용(--龍), 웃용(-龍), 아랫용(--龍), 귀용[←
九龍], 귀신(鬼神)<이상 龍鬼>서방(書房), 화랑(花郞), 고부(姑婦)26), 노고(老姑), 도적(盜賊),승(僧), 형짓[←兄弟], 선유/선윳(仙遊),<이상 人物>
천지(天地), 청옥(玉), 금강(金剛), 청석(靑石), 호암(湖巖), 응암(鷹巖), 왕바우(王--), 칠성(七星)<이상 自然物>점(店), 당(堂), 연당(蓮塘), 노적(露積)
<이상 人工物>
등잔(燈盞), 병풍(屛風), 평풍[←屛風], 비단(緋緞)<이상 事物>장(長), 댓(大), 백(白), 광대(廣大)<이상 形容詞>
오동나무(梧桐--)<식물>
(2)에 제시된 165개의 명칭 중 전부요소가 한자어인 것은 35개이고 혼종어인 것은 6개로 모두 41개이다. 결국 25%에 해당하는 이들 어휘를 제외한 124개(75%)의 어휘는 고유어인 것으로 보인다. (1)에 제시된 명칭들을 보면 ‘龍’을 한 요소로 삼은 것이 가장 많다. 용문(龍門), 용두(龍頭), 용등(龍騰), 용왕(龍王), 비룡(飛龍), 어룡(魚龍), 용물(龍-), 작은용(--龍), 웃용(-龍), 아랫용(--龍), 귀용[←九龍] 등이 그것이다. 여기서도 우리는 소의 명칭과 용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물과 관련된 어휘도 다수 보이는데 서방(書房), 화랑(花郞), 고부(姑婦), 노고(老姑), 도적(盜賊), 승(僧), 형짓[←兄弟] 등이 그것이다. 다음으로 자연물인 옥(玉), 천지(天地), 청석(靑石), 호암(湖巖), 응암(鷹巖), 왕바우(王--) 등과 더불어 점(店), 당(堂), 연당(蓮塘), 노적(露積) 등 인공물 명칭도 보인다. 그리고 사물, 형용사, 식물을 표현하는 어휘가 동원26) 한자어 ‘姑婦’로 보지 않고 ‘고부라진 소’로 보기도 한다. 124 地名學 20 (2014. 6)되었음을 알 수 있다.
(2)의 예를 제외한 75%의 어휘가 대부분 고유어이므로 한자어에 비해 그 쓰임이 절대적으로 우세함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빈도의 多寡와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소계 지명을 비롯한 자연지명은 고유어의 寶庫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부요소 중 고유어로 보이기는 하나 어원을 분명하게 알 수 없는 것들27)은 제외하고, 의미상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분류하면 자연물, 인물, 동물, 식물, 사물, 자연현상, 색채, 형상, 방향 등과 관련된 어휘가 전부요소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전부요소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동물 관련 어휘인데 범, 까마귀, 곰, 노루, 메기, 개, 구렁이, 남생이, 뱀, 수달, 오리, 이무기, 잉어, 피리 등이다. 동물 관련 어휘가 방언형으로도 다수 나타나는데 가막(까마귀), 미기/미리(메기), 꾸리(구렁이), 비암/배암(뱀), 수달피(수달), 이미기/이시미/이심(이무기) 등이 그것이다. 이들 동물명이 전부요소로 쓰인 배경에 대하여 해당 동물들이 각각 소에 살았다거나 빠져 죽었다는 것을 예로 들고 있다. 동물명 다음으로 사물명이 전부요소의 어휘로 많이 쓰였는데 이는 소의 생김새가 해당 사물의 모양과 흡사하기 때문에 명명의 배경이 된 것이다. 사물 관련 어휘로 구유, 삿갓, 키, 놋그릇, 주걱, 곽, 단지, 독, 물래, 북, 풀무, 비녀,시루, 장구 등이 쓰였다. 구유는 표준어형이 아닌 구용, 궁이, 구융,구이, 귀웅 등의 방언형으로 나타나며, 키는 칭이/챙이, 놋그릇은 행27) <한국지명총람>에서 제주 해안에 위치한 ‘드렁귓소’를 지대가 높아 들어 얹어 놓은 것 같아 붙여진 명칭으로 설명하였으나 ‘드렁귓’의 조어 과정중 어두에 ‘들-’이 있다는 것 외에는 명확한 증거를 찾기 어렵다. 이를 비롯하여 찍소, 건들소, 파소, 퉁퉁소, 독갑소…… 등에 쓰인 전부요소가 소의 어떤 특징을 배경으로 붙여진 명칭인지 알기 어렵다.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25기, 주걱은 주벅, 독은 도가지, 풀무는 불무, 비녀는 비네로 각각 나타난다. 사물명과 동물명에서 방언형이 다수 존재함을 통하여 지명어는 방언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마당, 구무(구멍), 개바우(개바위), 선박(선바위), 범바우(범바위), 둠벙, 덤밑(더미밑), 고래/구렁(골짜기) 등과 같은 자연물 관련
명칭은 소 주변에 해당 지형지물이 존재하기 때문에 명명된 것이다.
구무는 방언형 중 고어의 형태가 보존된 것으로 지명어의 보수적인 속성상 이러한 고어형은 배암/비암, 빙애28) 등에서도 볼 수 있다.
특정 식물이 소 주변에 서식하기 때문에 식물관련 어휘가 전부요소로 쓰인 경우도 있는데 가래, 다래, 대추, 배나무, 참나무, 피나무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소는 깊고 물이 많이 고여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그 물빛은 검정색을 띤다. 이를 바탕으로 색채 관련 어휘는 거무, 검은, 거문, 꺼먹 등만이 쓰였는데 검정을 다양하게 표현한 우리말의 묘미를 접할 수 있다.
자연현상과 관련된 어휘 벼락/베락과 곰이 전부요소로 쓰였는데 벼락/베락은 ‘벼락을 맞음’ 또는 ‘벼락 치듯 요란하게 물이 흘러 감’이 명명의 배경이라 한다. 그리고 곰은 동물 곰으로 보기도 하지만 이 소의 물이 곰돌아[맴돌아] 흐르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으로 볼 수 있다.29) 제자리에서 뱅뱅 도는 것을 ‘맴돌다’라고 하는데 소의 28) 벼랑의 옛말로 ‘*벼’가 있었음을 淵遷․쇠․<龍歌 3: 13>를 통하여 알 수 있다. ‘*벼’는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는 제2음절의 모음이 ‘ㅗ’로 바뀐 ‘벼로’로 나타나며 여기에 접미사 ‘-앙’이 결합되어 현대국어 ‘벼랑’이 되었다. ‘벼랑’의 뜻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말로는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 나타나는 ‘비레’와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 나타나는 ‘빙애’가 있다. ‘빙애소’<충북-괴산-칠성-비도>라는 지명의 전부요소에 ‘빙애’가 쓰이나 오늘날 주민들은 ‘빙애’가 벼랑의 유의어임을 알지 못한다. 여기서 우리는 현용 지명어에 옛말이 화석처럼 박혀 있음을 알 수 있다.
126 地名學 20 (2014. 6)
물이 일정 지점에서 뱅뱅 돌아가는 것은 ‘곰돌다’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곰소는 물이 유난히 뱅뱅 돌아가는 현상에 주목하여 명명된 것으로 보인다.
인물 관련 어휘로 각시와 할미가 각각 30회와 9회의 빈도를 보임을 앞에서 살핀 바 있다. 모두 여자인 각시와 할미가 소에 빠져 죽었다는 것이 명명의 배경이 되었다. 그런데 각시의 대립어 서방은 4회, 할미의 대립어 할애비는 3회 빈도를 보인다. 남자를 가리키는서방과 할애비는 각시와 할미에 비해 현저히 그 빈도가 낮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그 명명의 배경이 물에 빠져 죽었다30)는 할미소와 각시소와는 달리 각각 할미소와 각시소 부근에 있어서 할애비소, 서29) <한국지명총람>에 곰소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붙어있다.
곰소[웅소, 웅추]<전남-구례-토지-파도>, 동방내 동쪽 섬진강에 있는 소. 물이 곰돌아[맴돌아] 흐름. 맑은 날에 밑바닥을 보면 돌기둥이 다리처럼 놓였는데 옛날에 어미 곰이 새끼를 데리고 건너간 곳이라 함.이 설명에서 곰이 바로 위에 여울도 있는데 소를 통하여 새끼까지 거느리고 건너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오히려 “물이 곰돌아[맴돌아] 흐름”에 주목하여 ‘맴돌다’의 유의어 ‘곰돌다’와 관련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보다 심도 있는 연구는 현지답사와 방언학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30) <동국신속삼강행실도> 열녀편에 보면 도적에게 몸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소에 빠져 죽었다는 기사가 여러 번 나온다. 소에 빠져 죽은 사람은 남자가 아닌 여자이며 사회제도와 관습상 ‘貞烈’을 중시했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다음은 <동국삼강행실도 열녀편>의 관련 내용 중 일부이다.
두 식을 안고 기 소 뎌 주그니라 (抱兩兒投深潭而死)<東新烈5:6b>
도적기 자바 더러이고져 거 소 뎌 주그니 (賊執欲汚之投淵而死)<東新烈6:22b>
기픈 소 다라 스스로 뎌 주그니라 (至深潭自投而死)<東新烈6:25b>
계모 박시 아과 을 리고 소해 드러 죽거늘 (朴氏率子女投淵而死)<東新孝6:82b>
도적이 과연 믄득 니매 뎡시 소 뎌 주그니라 (賊果猝至丁氏投淵而死)<東新烈8:70b>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27방소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가부장적 봉건사회에서 여성의 지위와 수난을 엿볼 수 있다. 인물 관련 지명을 통하여 제도와 관습은 물론 사회․문화․경제상 등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지명어는
매우 귀중한 언어재인 것이다.
4. 結論
지명은 지표상에 실재하는 자연 지리적 실체와 인문 지리적 실체에 부여된 명칭이다. 자연 지리적 실체인 자연물은 쉽게 소멸되거나 이동시킬 수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이에 부여된 명칭도 영속성을 지닌다. 그러므로 인문지명에 비해 자연지명에 사용된 어휘는 원초형이라 할 수 있는 고유어가 주를 이룬다. 인문지명의 한 부류인 행정지명이 대부분 한자어이지만 1차지명어라 할 수 있는 고유어지명을 바탕으로 한역하여 만들어낸 것들이 많다.
지명은 일반적으로 지시물의 유형적 속성을 표현하는 후부요소와 차별적 성격을 나타내는 전부요소로 분석된다. 후부요소는 지형의 속성을 표현하는 일반명사를 가져다 쓴 것이므로 그 수가 많지 않다. 반면에 전부요소는 지시물의 특징을 드러내어 다른 지역이나 지점과 분명하게 구별이 가능하도록 하여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어휘가 동원된다. 본 연구에서 다룬 ‘소’계 지명어의 후부요소는 ‘소’를 비롯하여 潭, 湫, 淵 등 4개에 불과하지만 전부요소에 사용된 개별어휘는 1,165개나 된다.
후부요소로 쓰인 ‘소’는 한자어 ‘沼’와는 전혀 다른 순우리말이다. ‘소’와 의미상 관련이 있는 한자어는 潭, 湫, 淵 등이지 ‘늪’ 또는 ‘호수보다 물이 얕고 진흙이 많으며 침수(沈水) 식물이 무성한 곳’을 128 地名學 20 (2014. 6)뜻하는 ‘沼’와는 유의관계에 있지 않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동음성으로 말미암아 고유어 ‘소’를 ‘沼’로 혼동하고 있어 시급히 바로잡아야할 것이다.31) 水運이 중요한 교통의 역할을 하던 시절에 강이나 내와 같이 흐르는 물에서 ‘소’와 ‘여울’은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여울’이 고유어이듯 그 대립어 ‘소’ 또한 오래전부터 우리말에 존재했던 단어로 보인다.
‘소’계 지명의 전부요소에 사용된 개별어휘 중 본 연구에서는 빈도가 2회 이상인 203개 어휘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검토하였다. 빈도순위 1위로 204번이나 쓰인 ‘용’은 우리나라 모든 지역에 분포하며 전설을 수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용 관련 전설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역사, 제도, 민속, 민담 등 문화사 전반과 사회․경제상을 살펴볼 수 있는 연구 자료로 지명이 활용될 수 있다 . 예컨대 각시소/각싯소와 서방소, 할미소와 할애비소 등에 나타나는 명명의 배경을 통하여 가부장적 봉건사회에서의 여성의 지위와 수난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부요소 중에는 소의 형상과 유사성을 지닌 사물의 명칭이 많이 쓰였다. 가마와 구유를 비롯한 다양한 사물명이 동원되었는데 대부분 방언형으로 나타난다. 구유의 방언형으로 구시, 귕, 구영, 귀영,궁이, 구융, 구이, 귀웅, 구수, 귕이, 구용…… 등이 나타나며 오가리(항아리), 대래비(다리미소), 칭이/챙이(키), 주벅(주걱)…… 등도 보인다. 이런 현상은 미기/미리(메기), 꾸리(구렁이), 비암/배암(뱀), 이미기/이시미/이심(이무기)…… 등과 같은 동물명에서도 확31) 고유어를 한자어로 오인하여 순우리말을 위축시키는 사례는 未安, 苦生, 斟酌, 辭緣, 甲折, 磨勘, 曖昧…… 등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이에 대한 정책, 교육적 대책이 필요하다.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29인할 수 있다. 학교에서의 표준어 교육과 언론 매체의 영향으로 방언이 점점 소멸되어 가는 현실에서 지명은 지역어를 보존해 줄 보배로운 존재이다. 또한 지명은 방언 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 지역어
의 보물창고라 할 수 있다.
保守的인 屬性을 지닌 지명은 고어를 보존하고 있다. 골짜기를 나타내는 ‘실’이 지명의 후부요소로 쓰이지만 일상어에서는 소멸된지 오래이다. 전부요소에 비해 후부요소가 보다 보수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여기서 알 수 있는데 호박소, 배암소/비암소, 빙애소, 구무소…… 등에서는 전부요소에도 고어의 형태가 남아있다. 이러한 지명 자료는 국어의 계통, 고대국어의 재구, 국어의 어원, 국어 변천사 등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소는 바닥이 깊게 패어 물이 많이 고여 있으므로 그 물빛이 검정색이며 일정 지점에서는 세차게 빙빙 돌아가는 속성을 지닌다. 이를 근거로 ‘거무, 검은, 거문, 꺼먹’ 등과 ‘돌, 도리’를 전부요소로 삼았다. 여기서 우리는 검정이라는 색채를 다양하게 표현한 우리말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돌다’라는 동사의 어간만이 전부요소로 쓰인 예와 접사가 결합된 ‘도리’가 활용된 예를 통하여 국어의 조어방식에 관한 논의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더불어 소의 물이 곰돌아[맴돌아] 흐르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 ‘곰소’를 통하여 ‘곰’의 의미소 하나를 더 확보할 수 있다. 결국 지명은 우리말의 조어와 의미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는 자료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지명은 우리의 언어를 비롯한 사회․문화적인 현상을 연구할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이 땅에서 살아왔던 우리 선조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것이기에 복합적인 자료의 성격을 지닌다. 또한 이를 미래지향적으로 해석하면 지명 속에 남아 있는 옛말을 발굴, 현대화130 地名學 20 (2014. 6)함으로서 국어의 어휘량을 증대시키고 궁극적으로 언어문화 창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발굴된 전설을 비롯한 구비문학 자료를 스토리텔링 등으로 현대화하여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소’계 지명의 전부요소를 비롯한 자연지명에서는 한자어보다 순우리말의 쓰임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고유어지명은 지명이 지닌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우리에게 친숙한 느낌을 준다. 또한 우리말의 음운체계에 순응하여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발음하기 쉽다. 자연스럽게 발음할 수 있고, 뜻 또한 쉽게 파악할 수 있으니 오래 전부터 우리의 것이다. 지명의 원초형인 고유어지명은 국어 어휘의 보물창고와 같은 것으로 그 자체가 아름다운 존재이다.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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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地名學 20 (2014. 6)
【Abstract】
The Characteristic and Merit of The Native Korean Toponym
- Focusing on The Toponym Related With ‘-So(소)’ -
Park, Byeong-Cherl
The permanence of the toponym for the natural geographic
features comes from the fact that the natural objects are not
prone to destruction or removal. Thus it is easy to find the
native Korean toponym in the natural geographic features than
in the artificial geographic features. The native Korean toponym
is in sympathy with the native language system and its simple
pronunciation has the beauty of spontaneousness.
The Sino-Korean words ‘潭․湫․淵’ are utilized as the rear
part of the toponym related to ‘소’. However, the basic formation
of the toponym is originated from the native Korean word ‘소’.
The Sino-Korean word ‘沼’ and the native Korean word ‘소’ are
not identical but synonyms. According to <Compendium of
Korean Toponym>, 1,165 words including ‘용’ are utilized as the
front part of the toponym related with ‘소’.
The toponym preserves the original local language and is a
invaluable treasure for the study of dialects. It can be utilized
as an important material to study the language family, the
evolution, the etymology, the coinage, the meaning and the
reconstruction of archaic word. It can also serve as a source for
the study of cultural history such as legend, folklore and
folktale, and social and economic history of the past.
‘소’계 地名을 통하여 본 地名語의 特徵과 價値135
Furthermore, it can be used for the promotion of language
culture with the introduction of newly found words and the
development of tourism with the modernization of oral
literature.
【Keywords】: Toponym, Front Part, Rear part, Native Korean
Word, Sino-Korean Word, Merit.
□ 성명:박병철
주소:(361-742) 충북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377-3(모충동) 서원대
학교 한국어문학과.
전화:010-8289-0409
전자우편:parkbc7@naver.com
□ 이 논문은 2014년 6월 7일 투고되어 2014년 6월 9일부터 6월 21일까지 심사하고 2014년 6월 24일 편집회의에서 게재 결정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