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무주 33경이 자리하는 구천동 인근을 다녀왔고
오늘은 신라 천년의 서라벌 김춘추의 전설이 깃든 무장산으로 올라본다. 무장산 인근으로 오르다 보면 산정상 인근으로 평탄한
고위평탄이 나타나는데 1990년대 까지만 해도 목장이 있었으며 지금은 목장은 없고 억새가 지천으로 자란다
이른 아침 첫차로 경주에 도착하고 다시 택시로 경주시 암곡마을 끝까지 편하게 이동한 후 후다닥 오르면 무장산 무장봉에 이른다.
무장산(鍪藏山)은 신라 태종 무열왕(김춘추)이 삼국을 통일하고 병기와 투구를 이 산 골짜기에 숨겼다는데서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지금은 폐사 된 무장사( 鍪藏寺)와 무관하지 않다.
오늘 이어갈 냉천은 원 발원지로는 포항시 오천읍 진전리에서 발원하는 냉천이지만
최장 발원지는 무장봉 인근에서 발원한 신광천이 냉천과 만나는 오천읍 문덕리 용산교까지 1km 차이가 난다.
아무도 없다
지난해 갈대시즌이 끝나고 텅빈 무장봉 억새밭에는 찾는 이도 없고
하긴 핑크 핑크하다는 진달래 꽃 구경하러 이산저산 다니는 계절에 무슨 생뚱맞게 말라비틀어진 억새 타령인지
멀리 보이는 지맥 분기점 620봉까지 가야 오늘 이어갈 포항 신광천 길이다.
봄 날씨 답지않게 한여름 오후의 햇살처럼 뜨거운 날씨와 바람이 찾아와 마른 갈대 속까지 파고들고 있고
무장봉에서 금줄을 넘어오니 진달래도 끝물인 듯 바닥에 분홍 진달래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다.
쭈글 한 모습으로 추하게 매달려 있느냐 푸른 잎에게 자리를 양보하느냐!인데...
실제적인 형산강 울타리 (운제지맥) 지맥길로 잠시 이어가며 호미지맥까지 걸음 한다.
포항시 경계봉인 620봉에서 한장 담고 계곡길이 어떨지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지나간 경로
계곡 경사면으로 막무가내 미끄럼 타고 내려가
내려온 곳이고
내려가야 할 곳으로
지맥길 분기봉에서 계곡길로 100미터 정도 내려와 찾은 발원지 물
지맥길에 물 없다고 여기까지 내려오면 올라갈 때 그 물 다 마셔야 할 듯
지난해 태풍 힌남노의 영향인가
곳곳에 뿌리를 드러낸 굵은 나무들이 계곡을 막아선다.
첫 발원지 물은 찾았으나 물은 다시 돌무더기 속으로 사라지고
내려온 곳으로
이곳에서 물 한잔 마시고
내려가야 할 곳으로
한여름에 계곡 트레킹해도 손색없을듯하고
돌이 움직이는 소리는 달그락 울리고
무장산 무장폭포라 이름 하나 붙여 보고
주위로는 협곡이라 조심스럽게 내려가는데...
아이고...
중간에서 10여 분간 오도 가도 못하는 사이에 등산화에 물이 들어 넘친다.
어찌어찌해서 다시 기어 올라와 돌아 내려간다
무장 폭포로 내려와 본 곳인데 커다란 나무를 발판삼아 내려오려고 했으나
보기는 쉬워 보여도 내려오지 못해 돌아서 내려와 본 폭포다.
무장폭포(5-6m)
중간에 걸쳐진 나무까지 어떻게 내려오면 좋은데
깊이는 얼마 안 되기에 떨어져 빠져도 죽지 않겠으나 어디 한 곳 부러지거나 골병은 들 것 같은 느낌
이곳이라면 선녀가 목욕을 해도 될 것 같은 곳이라 아껴 두고 싶은 곳이다.
폭포 주위는 협곡이라 내려올 곳도 조심스럽고
내려가야 할 곳으로
무장 폭포에서 아래로 내려와 오래전 무장봉 목장 축사가 있던 곳으로 올라가 보는데
지난해 태풍 힌남노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던 사태지역으로 위험하게 기어올라 폐축사 구경하고
아래로 내려오니 오래전에 사람이 거주한듯한 평탄지대의 묵은 밭을 지나는데 머위(머구) 나물이 가득한 밭을 지난다.
누가 살았나 궁금해지는데... 사람이 보여야 뭔가를 알듯한데
좌측은 내려온 곳이고 우측은 무장봉에서 내려온 오미골 계곡물이 만나는 곳인데 물은 대부분 자갈돌 속으로 흐른다
*주인 없는 머위(머구) 밭은 알려지면 사람들이 찾으러 갈 것 같아 사진은 첨부하지 않습니다.
공포의 외인구단이나 실미도 촬영해도 될 것 같은 넓은 계곡인데
물은 한 방울도 보이지 않는다.
1km가량 내려와 다시 찾은 물은 맑게 흘러 머리부터 박고 물 마시고
가야 할 오무골 계곡
태풍 힌남노의 영향인듯한데
곳곳에 산사태 지역이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수많은 나무들이 뽑혀 이곳까지 떠내려와 널브러져 있고
토사는 모두 하류로 떠 내려가고 자갈돌 이상의 돌덩이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계곡 중간에 자리 잡고 살아남은 나무
산나물 채취하러 온 마을 주민과 인근의 포항분들을 많이 만나는데
오래전에 할매가 사셨다던 집을 찾고 있었으며 그곳에 약초나 산나물이 많다는 소리를 들으신 듯 그곳을
찾고 계신다.
태풍 영향으로 길은 대부분 모두 사라지거나 끊어지고 지형이 완전히 바뀐 탓에 할매집을 찾기 쉽지 않은 듯
알려 줄까 하다가 모르겠다고...
여름날 계곡 트레킹 장소로 최적이라 느껴지는데
계곡 위로는 사람이 살지 않고 물은 맑고 깊지도 않아 장화 신고 찰박거리며 지나는 기분 최고일 듯
사람 사는 곳인가
인의적인 구조물이 보이고
이제 사람 사는 세상에 온듯하니 맑은 물에 머리 감고 세수하고 옷은 전투복에서 퇴근복으로 갈아입고
오어지 둘레길 입간판이 보이고
오어지(吾魚池)
때는 신라 제26대 왕 진평왕 시절에 원효대사와 혜공 대사가 항사사(지금이 오어사)에서 수도할 때
웅덩이에 물고기 두 마리가 숨을 헐덕거리며 죽기 직전이었던 모양이다.
두 분이 법력으로 물고기를 살렸는데 한 마리는 살지 못하고, 한 마리만 살아 힘차게 헤엄치는지라 그 물고기가 서로 자기가 살린 물고기라고 하여 오어사라고 했다나 뭐라나
그런 전설을 간직한 절이니 내려가는 길에 한번 찾아볼까
태풍이 싹 쓸고 간 계곡을 벗어나
지금은 공사 중
태풍이 있기까지 길이 있었던 모양인데 어디가 길이고 하천인지 빨간 깃대가 공사 중임을 알리며 서있다
오어지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오어지 상류에서 나무 테크길로
봄나들이 오신 분들이 많은데 부럽다는 생각만
오어지와 멀리 오어사와 자장암이 보일 듯
이곳까지 왔으니 저곳까지
운제산 오어사 일주문을 지나고
운제산은 오래전에 자장율사. 원효, 혜공 같으신 분들이 수도를 한 곳으로 알려진 산이죠
그리고 당대에 유명한 고승분들이 수도를 하셨으니 당연히 기돗발도 좋고
오어사 대웅전에 들러 기도하고 나와
지방하천 신광천이고
태풍 영향으로 모두 떠내려가고 지금은 공사중인 냉천
사람 사는 곳과 구분은 지어 두었지만 하천폭은 많이 줄어 있는 것 같다.
2022년 9월 6일 태풍 힌남노는 포항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집중 호우가 내렸고 이곳 냉천의 범람으로
큰 피해 발생했던 곳
물은 저지대에 있던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가 인명 피해를 발생시켰고 세계제일의 포항 제철소도 덮쳤는데
상류의 오어지나 진전저수지 둘 중에 하나만 터졌어도 큰일 날 뻔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이 지나갈 자리 보기에는 좋아 보이는데 큰 물이 또 온다면 모두 다 떠내려 갈듯
하천으로 만들어 놓은 산책길
물길 여행에 방해만 되는 것들만 만드나 보다.
하천가로 내려오다 보니 지난해 포항 홍수 때 뉴스에 나왔던 그곳인 듯하여
지나가는 분께 여쭈어보니 이곳이란다.
태풍 힌남노 때 이곳 아파트 주차장에 물이 밀려와 차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던 분들이
모두 돌아가셨죠
잠시 고개 숙이고...
지금은 준설 작업 중인데
준설 작업 중이라 그런가 아니면 원래 깨끗한 물인가.
다리 아래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보여 늘 깨끗한 물이 흐르는 듯했다.
포항 제철소
냉천이 바다를 만나는 곳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가까운 지인분이 찾아오셨어 만나러 갑니다.
예전에 함께 다니던 겨울나그네님
재미나고 웃게 만드는 분이죠
포항에 오면 늘 물회만 사주시는데 어떤 날은 고추장에 생수를 부어 말아먹는 물회
또 어떤날은 살얼음 부어 먹는 물회
날머리에서 버스 터미널까지 택배 해주신 나그네님게 감사드리며
이제 4월까지 하천 하나만 더하면 되고 5월에는 어디던 장거리 산행이나 다녀올까 생각 중인데
몸은 가기 싫다며 온몸 구석구석에 신호를 보낸다. 마음도 가기 싫다는데
무슨 생각인지 막 싸돌아신(神)께서 내게 강림을 하신 것인지
첫댓글 발원지를 찾아 계곡따라 걷는 것은 산행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을 수도 있지만 위험 요인은 훨씬 많을 듯 합니다.
머위가 뭔지 몰라 검색해 보니 봄나물이군요^^
익숙 하군요. 수고 하셨습니다(From INDINESIA)
방장님~ 매번 혼자 다니시니..ㅜ
부디 험한 곳은.. 돌아가시고..
깊은 곳은 피해가시고..
막 싸돌아 신..과는.. 빠른 손절하시옵소서!!
막 싸돌아신(神) 내게 좀 보내주이소~~
요즘은 싸돌아 다니는게 왜 이리 귀찮은지
맘은 싸돌아 다니고 싶은데 몸이 안따라 주니...
가보지 않은 산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번에도 상상의 억새 물결치는 무장봉이라니...
물없이 백골을 뽀얗게 드러낸 계곡길 따라
검푸른 물을 품은 무장폭포
막 싸돌아신께서 늘 강림하시니
전투복에 퇴근복까지...
제겐 미답지 신세계 맛보여 주시니
이번 후기글도 귀하게 감사히 봅니다.
또 한줄기 조심스런 걸음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투복과 퇴근복이
공존하는 하천길 ~~~~~
물회하면 포항물회라고들 하던데요
시원한 여름날 한그릇 생각납니다
수고하셨고 고생했습니다
아저씨~
포항쪽 미꾸라지는 쪽을 못 쓴당게요.
과메기에 밀려갓고 미꾸라지는 쨉이 안된다고요
숭어라면 몰라도~
경주 무장산의 억새와 오어사 및 오어지의 풍경들이 오랜만에 보니 반갑기만 합니다.
생각보다 많이 패인 계곡의 풍경들이 조금은 안스럽게 느껴지지만 이 또한 안고 가야할 숙제겠지요.
또 하나의 하천길을 마치심을 축하합니다
얼마전 지인들과 운제산 다녀오면서 계곡길로 하산하였는데
태풍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더군요
또 하나의 하천길 수고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