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다리가 없는 우일(55) 씨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돌봐주는 이 없이 외롭게 자랐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대신 갖은 일을 하느라 떠돌이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22살이 되던 해, 우일 씨는 기차 탑승 사고로 두 다리를
절단하게 됐습니다. 당시의 고통과 슬픔은 아직까지 잊히지 않습니다.
세상 떠난 아내 병원비에 빚만 쌓여
다 큰 딸 옷 갈아입을 공간도 없어
사고 이후 우일 씨는 장애를 가진 채 남은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지 절망하며 오랜 시간 괴로워했습니다. 삶을 포기하려고 한 적도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그런 우일 씨에게도 희망이 찾아왔던 적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예쁜 딸까지 얻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지요.
하지만 이 행복도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7년 전 일을 하러 집을 나섰던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곧 세상을 떠난 겁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중학교에 갓 입학했던 딸은 엄마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아
우울증을 겪게 됐습니다. 딸의
얼굴은 갈수록 어두워지더니, 결국 중퇴를 했습니다.
우일 씨는 딸아이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몸은 불편하지만 항상 웃으며 딸과 이야기를 나누려고 애썼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딸도 우일 씨의 진심을 받아들여, 검정고시를 치르고 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새롭게 고교 생활을 시작하는 딸을 위해 대전에서 부산으로 이사도 왔습니다. 물론 올해 스무 살 성인이 된 딸은 이제 겨우 고등학교 1학년이 된 거지만요.
딸은 요즘 조금씩
웃음을 짓습니다. 어린 동생들과 공부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벌어 쓰는 딸이 대견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우일 씨는 세상 가장 큰 위로이자 희망인 딸에게 한없이 미안한
마음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며 모아둔 돈이 없는 건 물론이고, 아내의 사고 때 병원비를 여기저기서 빌려 쓰는 바람에 빚만 쌓여 있기 때문이지요.
사실 부녀는 빚 독촉에 시달리며 쫓기듯 부산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딸과 함께 옷가지만 챙겨 들고 야반도주해 단칸방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성인이 된 딸과 함께 한 방에서 생활하는 것은 어쩌면 우일 씨보다 딸이 더 힘들 겁니다. 매번
화장실에 가서 교복을 갈아입고 학교를 가는 딸을 보면서 남들처럼 제대로 된 가정을 꾸려주지도, 제대로 밥을 차려주지도, 공부에 대한 지원도 해줄 수 없는 무능한 아빠란 생각에 매일같이 우일 씨는 마음이 저립니다.
우일 씨는 또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지만 전동
휠체어도,
의족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휠체어는 지금 사는 방에서
보관할 공간이 없고, 의족은 자기부담금이 있어서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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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통증으로 병원에 갈 때면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해보려고 애쓰는 우일 씨. 비록 남들보다 2배 이상 시간이 걸리지만, 이것이 딸에게 보일 수 있는 유일한 멋진 아빠의 모습입니다.
이런 우일 씨의 작은 꿈은 딸과 함께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이 있었으면 하는 겁니다. 뒤늦게 고등학생이 된 딸을 위해 작은 공부방이라도 한 칸 내주고, 아이가 자기만의 공간에서 꿈을 키워갈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이런 우일 씨 부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주세요.
△부산 동구청 주민생활지원과 희망
복지지원단 유주영 051-440-4318.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441-9423~4.
△지난 19일 태현 씨 이야기 86명의 후원자 432만 6천680원.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 30분에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