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여름 한 달 간의 앙코르 여행 기록
누구랑 : 연오랑 세오녀 찬이 가족 여행
기간 : 7월 20일(목)-8월 18일(금) 29박 30일
장소 : 인천-태국(방콕-깐짜나부리-나컨빠톰-수코타이-씨 ?猾搭?라이-싸완클록-우돈타니-반치앙-나컨빠놈)-라오스(타캑-싸완나켓-빡쎄-짬빠싹-씨판돈)-캄보디아(스뚱뜨렝-깜퐁짬-씨엠리업-바탐봉-씨쏘폰)-방콕-인천
7월 22일(토)
한 개의 알람 시계가 다섯 시 이전에 울렸다. 세오녀는 습관대로 알람을 누르고 다시 잔다. 하긴 나도 알람 시계를 누르고 다시 꾸물대다가 한 시간 쯤 더 자다가 최후의 순간 마지막에 후다닥 일어나 부랴 부랴 움직일 때도 있다. 세오녀와 찬이는 피곤한지 여섯 시가 다 되어 가는데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늘 깐짜나부리로 가려면 어제처럼 다섯 시에 일어나 준비해서 밥을 먹고 일곱 시 이전에 나가야 한다. <100배 즐기기>를 보면 기차 시간이 톤부리에서 아침 7시 35분 출발로 되어 있다.(실제로 확인한 바로는 07:45에 출발한다) 어제 아침 6시 30분에 식당에 제일 먼저 입장했지만, 식사를 마친 것은 7시 넘어서였다. 짐도 맡기고 식사도 하고 출발하기에는 너무 빠듯하다. 게다가 두 사람이 늦게 일어나는 걸로 봐서 무리하게 끌고 가기는 그렇다. 오늘 코스는 어제와는 딴판일테니까. 내가 한국에서 준비할 때는 깐짜나부리까지 기차를 타고 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사전에 기차 시간표를 확인해 놓지 못했다. 태국 기차 시간표를 볼 수 있는 홈페이지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www.railway.co.th/english
* 깐짜나부리 방면 기차 시간표 보기
세오녀에게는 푹 자라고 해놓고 혼자 채비를 하고 호텔을 나섰다. 여섯 시가 못 된 여행자 거리는 아직 취해 있다. 다만, 고래 고래 고함을 지르는 녀석들이 없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땅바닥에 자리를 깔고 맥주를 마시고 밤새 얘기하던 청춘들이 헬렐레 할 때다. 아마 간밤에 해결을 보지 못한 사연들이 있어서 해가 뜰 때까지 저렇게 길바닥에서 밤을 새운 것이리라.
람부뜨리 거리로 해서 짜오파 거리(Thanon Chao Fa)거리에서 택시를 탔다. 지도를 보면 톤부리 역은 강 건너 편에 있지만, 택시를 타면 다리를 건너 약간 돌아가야 한다. DDM 주인장도 버스를 타고 톤부리 역으로 가는 방법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택시를 타고 가는 가장 쉬운 방법 말고 배를 타고 건너거나 버스 등을 이용하여 가는 방법이다. 택시는 삔까오 다리를 바로 진입하지 않고 한 바퀴 빙 둘러서 건너간다. 깐짜나부리로 가기 위해 톤부리 역에 간다고 하니까, 깐짜나부리까지 택시를 타고 가잔다. 2,500 바트라고 처음에 부르더니 2,000 바트까지 내려간다. 비싸다고 하니 얼마를 주겠느냐고 묻는다. 어제 투어로 세 사람이 1,350 바트 들었는데 만약 네 명이라면 택시를 좋은 가격에 흥정해서 가는 방법도 괜찮을 듯 했다.
톤부리 역은 시장 옆에 있다. 각종 과일, 채소, 육류, 생선 종류를 파는 재래 시장이다. 방콕의 역 치고는 역사는 아주 초라해서 시골 간이역을 연상케 한다. 후알람퐁 역과는 전혀 다르다. 요술왕자의 얘기로는 이 역이 톤부리 역이 아니라 방꺽 너이역이라고 한다. 깐짜나부리를 거쳐 남똑으로 가는 열차는 07:45 출발하며 요금은 외국인에게 무조건 100 바트를 받는다. <100배 즐기기>에는 28 바트로 되어 있는데, 2005년 12월부터 관광객이 많아서 어느 역이건 상관없이 그렇게 받는다고 적어 놓고 있다.
시장에서 오이를 1kg 사고 강 주변을 산책했다. 아침부터 까마귀와 집 없는 개들이 무척 많다. 다리 밑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소녀가 자고 일어났던 바로 옆 땅바닥에 앉아서 나를 보고 쉬~를 하고 있다. 물론 치마 밑에 팬티도 입고 있진 않다.
선창에는 남자들이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하고 칫솔질도 한다. 입고 있던 팬티를 비누로 빨고 다시 입고, 온 몸에 비누칠을 해서 몸을 씻는다. 또 한 사람은 칫솔을 들고 들어가더니 그 더러운 물로 입을 헹군다. 소녀도 물통에서 물을 떠 손에 거품이 가득하도록 비누를 사용하여 세수를 하고, 그 물은 다시 강에 버린다. 물 위에 부초와 함께 스티로폼 쓰레기와 비닐 봉지들이 함께 떠 있다. 예전에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비누와 세제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덜 하였겠지만 지금 그 물을 그대로 먹는다는 게 참 이해가 안 된다. 수도 방콕의 한 모습이다.
선창에 시장을 본 할머니가 기다리니 저쪽에 있던 배가 다가온다. 나도 배에 올라탔다. 건너편 선창은 왕궁선박박물관(Royal Barge Museum) 앞이다. 나룻배 요금은 5 바트이다. 내려서 수상가옥이 미로처럼 붙어 있는 좁은 길을 따라 큰길로 나섰다. 수로 옆에 다닥 다닥 붙어 있는 집들은 살림살이가 곤궁해보였는데, 옆에부터 있는 철문으로 둘러싸인 고급 주택가는 경비까지 있어 위화감을 느끼게 한다. 포항 용흥동 철길 주변 노후한 주택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수상 가옥에도 수돗물과 전기가 공급되고 있기는 하다. 강으로 연결되는 작은 수로 더러운 물에는 물고기가 죽어 있다. 그러나 느릿 느릿 헤엄치는 물고기도 보였다. 물은 완전히 썩은 것은 아닌 모양이다.
큰길로 나섰는데, 여기가 어딘지 방향을 알 수 없다. 표지판을 보고 삔까오 다리로 가는 길로 걸어갔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종종 보인다. 태국에서는 아직 학교가 주 5일제 시행을 하지 않는건가? 방람푸 쪽으로 가야하는데, 어느 쪽에서 타야할 지 모르겠다. 앞에 육교가 보인다.
육교 위에 올라가서 차량 이동량을 비교해보았다. 토요일이지만 아침이니까 시내 쪽으로 가는 차량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차량이 많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버스 정류장에 사람이 모여 있는데, 거리 악사 두 사람이 아침부터 연주를 하고 있다. 정류장을 아무리 살펴보았지만, 노선표라던가 노선 안개가 보이지 않는다. 트롤리 버스인 511번을 탔다. 요금 받으러 온 차장이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는다. 카오산이라고 대답하니 11 바트라고 한다. 다행히 카오산으로 가는 버스인 모양이다. 하긴 삔까오 다리만 건너면 카오산이므로 어느 버스를 타고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카오산은 정돈되고 있었다. 쓰레기는 대부분 말끔히 치워졌고, 흐느적대던 젊은이들은 어디론가 가고 없다. 대신 배낭과 짐을 잔뜩 안은 여행자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잠시 피씨방에 들렀다.
다시 숙소를 돌아가는 도중에 한 남자가 말을 건다.
“오하이요 고자이마스”
“난 한국 사람이요. 안녕하세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아임 코리언”
그러니까 자기는 필리핀 사람으로 휴가차 놀러 왔다고 한다. 누이랑 같이 왔는데, 누이가 저쪽에 있어 같이 가서 보여주겠다고 한다. 아침에 모르는 필리핀 남자의 누이를 볼 이유가 없어서 내가 무척 바쁘다고 했더니 “노 프라브럼”이라고 쉽게 포기한다. 돌아오면서 필리핀 남자는 왜 나에게 자기 누이(?)를 소개해주려고 했을까? 그게 궁금하다. 한 밤중도 아닌 새벽에도 호객 행위를 하는 도시가 방콕이다. 허연 머리에 흰수염이 난 내가 혼자 다니니까 불쌍해 보였을까?
호텔로 돌아오니 여덟 시 반, 찬이와 세오녀는 수학 공부를 하고 있다. 나를 기다리다가 배가 고파서 옷을 차려입고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세오녀는 찬이가 싫어하는 수학 공부를 여행하면서 시킨다고 문제집까지 챙겨온 것이다.
호텔 식사는 뷔페식이지만 나는 타이식으로, 세오녀는 야채가 많이 포함된 양식, 찬이는 소세지 햄을 듬뿍 넣은 양식이다. 따라서 음료도 달라진다. 찬이 오렌지 쥬스, 세오녀는 커피, 나는 차다. 식사를 느긋하게 하고 오전에는 찬이 공부를 더 하고 나는 휴식을 취하다.
* 환전
우리은행 2006년 7월 6일
1바트 25.21 원으로 30,000 바트 환전(우대 40% 적용)
외환은행 2006년 7월 19일 환전 클럽 이용
1달러 964.47 원(고시 환율 975.37원에서 사이버 환전으로 65% 할인율 적용)
* 연오랑 세오녀 가족의 다른 여행기는 http://cafe.daum.net/meetangkor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