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 세계를 몰아친 코로나 19 사태로 마음이 가벼우신 분들이 별로 없을 겁니다. 어디 나갈 때도 꼭 마스크를 착용해야하고, 자칫 잔기침이라도 한 번 하게 되면 얼마나 주변 사람들 눈치가 보이는지 몰라요. 다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을 믿습니다.
오늘은 가볍게 뚱아저씨네 곰돌이 레오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
레오를 구조한 지가 벌써 만으로 6년 됐습니다. 레오는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에 공사장 옆 아파트 단지의 베란다 밑에서 숨어지내던 아이였어요. 공사장 인부들이 이 작은 녀석을 잡아먹겠다고 몽둥이를 휘두르고 그랬다고 합니다. 그걸 피해서 아파트 베란다 밑으로 숨어지내러 오게된거죠.
마침 그런 레오를 당시 아파트 청소하는 아주머니께서 발견하시고 가엾어서 먹을 것을 챙겨주셨어요. 그런데 아파트 주민들이 누더기견인 상태의 레오가 돌아다니니까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재촉해서 보호소로 보내라고 민원을 제기했답니다. 청소하는 아주머니께서는 레오를 더는 어떻게 하지 못하던 상태에서 우리 팅커벨 프로젝트에 연락을 하게 되었어요.
구조 당시의 누더기견이었던 레오
그 때 레오의 소식을 들은 우리 회원들이 구하자라고 동의를 했는데, 당시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경제적으로 형편이 넉넉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구조책임분담금을 우리 회원들이 십시일반 분담해서 부담을 덜어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해서 레오를 구하기로 했는데 레오가 워낙 경계심이 강해서 자기 밥을 챙겨주고 잘 따르던 아주머니가 잡는데도 애를 좀 먹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잘 포획해서 무사히 팅커벨 협력동물병원으로 왔습니다. 병원에서도 레오를 검진하고 치료하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레오를 구조할 때는 입양센터가 설립되기 직전이었어요. 레오를 구조한 날이 2014년 2월이었고, 입양센터가 설립된 때가 그보다 한 달 후인 2014년 3월이었습니다.
그렇게 구조한 레오는 위탁처에서 1년을 생활하게 되었는데, 위탁처에서도 밥을 챙겨주는 분에게도 잘 곁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년을 생활했는데 위탁처 직원분이 물리기도 했었어요. 시간이 얼마 흐른 2015년 2월에 위탁처에 있던 아이들을 입양센터로 전부 다 데려왔습니다.
입양센터에서 틈만 나면 탈출을 시도했던 레오
그 때 레오는 입양센터에서 간사들이 돌보기가 힘든 아이여서 고민을 하다가 제가 집으로 데려가서 임보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집에는 흰돌이, 흰순이, 럭키, 순심이가 있었어요. 흰돌이, 흰순이, 럭키는 마당에서 지내고, 실내에서 지내는 순심이는 어떤 아이와도 다 무난한 시츄라 레오도 방에서 금방 잘 적응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레오를 돌본지가 만 5년이 됐네요. 임보하던 레오는 재작년 겨울에 제가 입양을 하게 됐습니다. 레오는 한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무척 강한 아이고 타인에 대해서는 무척 경계를 많이 하는 아이라서 다른 집으로 입양을 보내서 저만큼 입양자가 익숙해지려면 그 과정에서 레오가 무척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레오가 뚱아저씨네 입양 아이들 중에 한 아이가 된 것이죠.
뚱아저씨에게 다가와서 뒹굴뒹굴 귀여움을 떠는 레오.
뒤에 순심이가 보이네요 ~
자양동에서 양주 집으로 이사온 후의 레오는 마당과 실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유일한 아이가 됐습니다. 마당에도 집이 있고, 실내에서 자기 자리가 있어요.
저는 레오를 보면서 "이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레오가 처음에는 돌보는데 무척 애를 많이 먹였지만 그것은 바깥의 환경에서 자신에게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을 경계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고, 지금은 안정된 가정에서 사랑을 받으며 지내니 표정부터 얼마나 순해졌는지 몰라요.
예전에 낯선 사람만 보면 공격적이었던 레오는 지금은 먼저 다가와 해꼬지만 하지 않으면 먼저 다가가지만 않을 뿐 공격적인 태도는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귀여운 곰돌이 레오
저는 임보나 입양의 매력을 가장 크게 느낄 때 중에 하나가 레오 같은 아이를 임보나 입양할 때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은 잘 손도 못대고, 나조차도 처음에는 애를 먹었지만, 이 아이가 나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서서히 다가와서 사랑스럽게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죠.
요즘 산책을 할 때 알콩이와 함께 레오도 꼭 데리고 나갑니다. 알콩이는 "아빠는 내 것"이라는 듯이 레오나 다른 아이가 제 곁에 접근하면 앙앙 거려요. 하지만 레오는 그런 알콩이에게 "그래. 너 가져"라는 마음을 먹은 듯 합니다. 그러다가 알콩이가 따로 산책할 때는 마치 고양이가 와서 부비부비하듯이 제 품에서 부비부비를 합니다. 그럴 때의 레오는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몰라요.
우리 팅커벨 회원님들 중에 반려견을 키우시는 분도 있고, 아직 아닌 분도 계실 겁니다. 그 중에서는 차마 아직 용기가 나지 않아서 입양을 망설이고 계신 분들이 더러 계실 겁니다.
그분들에게 용기를 내서 입양을 하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그것은 분명히 소중한 한 생명을 살리는 일입니다. 그와 더불어 내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래 동영상은 뚱아저씨의 음성 리모콘 기능이 지원되는 레오와 산책하기.
말귀를 무척 잘 알아듣는 똑똑이 레오 ~
첫댓글 뚱아저씨댁의 아이들은 모두 사연이 드라마급입니다. 그 아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손잡아주신 뚱아저씨는 천사가 분명하네요~
아침부터 좋은글 잘봤습니다^^
틈만나면 탈출시도했던 빠삐용레오~~~~ㅎㅎ
똑똑이 곰돌이레오로 변신했네요^^
레오사연 늘 감동이지요 너무 귀여운 곰돌이 레오^^
발걸음도 가볍게 말귀도 잘 알아 듣는 레오~~ 정말 귀엽네요. ㅎㅎㅎ
다음 초기화면에서 읽었어요. 곰돌이 레오 뚱아저씨 만나서 행복해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