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한 줌 그리움 두 줌』 추천사
문학박사 / 김인희
크림색 아카시아 꽃향기가 하늘과 땅 사이를 휘돌아 지나간 후 날카로운 가시를 곧추세우고 선홍빛 장미가 미소를 짓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장미의 가시는 밖으로 향한 것이 아니라 안으로 향하고 자신의 심장을 찔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 않고 장미꽃잎이 저리 붉을까요?
OOO 선생님이 삶의 여정에서 간직했던 보물상자를 열었습니다. 상자 안에 가득 들어있는 추억을 하나씩 소환하여 책으로 엮었습니다. 그 상자 안에 들어있는 추억의 기록들은 금이요 옥이요 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씩 보듬고 어루만지고 엮어서 책으로 편찬하는 작업은 마치 보배로운 구슬을 하나씩 실에 꿰는 거룩한 작업과 다르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숱한 망설임을 헤아립니다. 예까지 오는 동안 소중했던 기억, 길이 간직하고 싶은 사람과 사연을 책으로 편찬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초지일관(初志一貫)하는 선생님께 갈채를 보냅니다. 할까, 말까 수없이 묻고 결정을 내리기까지 도돌이표를 연주했을 선생님께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한 시절 피고 지는 꽃보다 선생님의 삶이 몇 배 더 아름답고 향기롭다고 말입니다.
필자는 OOO 선생님을 22년 전 초등학교 학부모회의 자리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필자의 딸과 선생님의 둘째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습니다. 학부모회의에서 자모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서로 안 하겠다고 거부하는 곤란한 상황이었습니다.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아들이 반장이라는 이유로 억지춘향으로 선생님이 자모회장을 맡았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필자와 선생님의 인연이 지속되었습니다.
선생님이 대외적으로 일할 때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모습은 한결같았습니다. 회원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선생님의 몫을 기꺼이 양보하는 모습은 범상치 않았습니다.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작은 몸짓 어디에서 그토록 넓은 혜량이 나오는지 매번 놀랐습니다.
선생님은 1996년부터 지금까지 국립부여박물관 전시실 유물 해설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국립부여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이 처음 대면하는 사람이 자원봉사자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선생님이 전시실을 안내하고 유물에 대해 해설하면서 관람객에게 가까이 다가갑니다. 선생님의 부여 사랑과 백제 역사를 알리고자 하는 열정은 하늘을 찌릅니다.
선생님이 국립부여박물관 전시실 유물에 대해 해설할 때는 관람객들이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관람객 중 대부분이 부여에 대해 ‘백제 역사의 마지막 도읍지’, ‘의자왕과 삼천궁녀’, ‘계백장군과 오천결사대’ 등 교과서를 통해 알고 있는 단편적인 내용을 과감하게 바로잡습니다. 철저하게 승자의 잣대로 재단되고 왜곡된 역사의 정곡을 찌르는 해설은 십 년 묵은 체증을 시원하게 해소해 줍니다.
백제가 한성(서울)에서 웅진성(공주)으로 도읍을 천도할 때는 고구려의 침략으로 개로왕이 사망하고 문주왕이 피난하다시피 임기응변으로 천도했습니다. 그러나 성왕이 웅진성(공주)에서 사비성(부여)으로 도읍을 천도할 때는 미리 사비성을 기획하고 왕궁을 축조하고 만천하에 사비천도를 선포한 후 웅장한 행렬로 사비성에 입성했을 것이라고 역설합니다. 그리고 전시실의 유물 하나하나에 백제의 역사와 생생한 스토리를 엮어서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습니다.
선생님이 백제금동대향로 앞에서 해설할 때는 관람객들의 모든 관심을 사로잡는 기치가 절정에 이릅니다. 백제금동대향로의 모습 자체만으로 관람객은 압도당하지만 선생님의 해설이 시작되면 향로 뚜껑의 꼭대기에 있는 봉황은 하늘을 향하여 날아오를 것만 같습니다. 향로 받침에 있는 용은 거대한 용틀임으로 꿈틀 하고 움직일 것만 같습니다. 향로 몸통에 있는 사람들과 동물들의 형상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서 활동할 것만 같습니다. 선생님의 역사에 대한 깊은 조예와 대중을 사로잡는 달변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사람들은 필자의 둔필(鈍筆)을 나무랄지도 모릅니다.
선생님의 필력 또한 대단한 힘을 가졌습니다. 결혼 전에 직장생활을 할 때부터 글쓰기 공모전에 지속적으로 투고하였으며 수상 이력이 많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공부 잘하는 우등생으로서 타의 모범이 되었으며 그 습관은 선생님의 혈맥에 DNA가 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지금도 예리한 감각을 유지하고 글을 쓰고 사람들 앞에서 연사처럼 해설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철학은 철저하게 ‘나의 사랑 나의 가족’이 우선입니다. 선생님은 훌륭하신 부모님 슬하에서 가정교육을 받으면서 성장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언제나 넉넉했고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성장한 선생님은 남편을 섬기고 두 아들을 사랑으로 양육했습니다. 현모양처(賢母良妻)의 대명사가 바로 선생님이라고 역설합니다. 행복한 가정을 철옹성으로 지켜낸 저력으로 당당하게 글을 쓰고 국립부여박물관 전시실에서 관람객을 응대하고 있다고 미루어 짐작합니다.
지금까지 오는 동안 선생님에게 맑고 달콤한 날과 구름 드리우고 폭풍우 휘몰아친 날이 조우했을 겁니다. 세상만사 그렇듯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차례로 왔다가 가고 수레바퀴 돌듯 시간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가는 동안 내면으로 겹겹이 나이테를 간직하고 드러내지 않으려는 선생님의 마음은 필자를 숙연하게 합니다.
선생님의 언행심사가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회고록 『행복 한 줌 그리움 두 줌』 이 출판되어 선생님의 삶의 연못에 잔망스러운 감동의 물결이 끊이지 않기를 빕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력을 지닌 기록이 되기를 빕니다. 한겨울 흰 눈에 덮여 갈 바를 알지 못하는 길손에게 길 안내하는 힘찬 발자국과 같은 회고록이 되기를 바랍니다.
선생님의 회고록 『행복 한 줌 그리움 두 줌』이 지금까지 신실하게 지낸 선생님에게 월계관을 씌우는 영광스러운 기록물이 될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사랑하는 가족, 남편에게는 착한 아내요 두 아들에게는 어진 어머니였다는 것을 대변하는 증표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된 선생님! 선생님의 앞길에 편안한 꽃길이 펼쳐지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소서. 影園 김인희 드림.
첫댓글
지인께서 회고록을 출판한다면서
필자에게 추천사를 써 달라고 했습니다.
문학박사가 된 기념으로 제 글을 싣고 싶다고 했습니다.
지인의 기쁨이 배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열심히 썼습니다.
지인께서 흡족하다고 하신다면 참 좋겠습니다.
지인의 글을 쓰면서 행복으로 충만한 자신을 발견합니다.
저는 글로 적덕하면서 살 운명인가 고심해봅니다.
저는 지금 부여박물관에서 해설을 듣고 있는 느낌입니다.
축하드려요 수고하셨습니다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응원하여 주셔서.
행복이 두배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네~~ 부회장님.
행복이 두 배 입니다.
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로 감사에 보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