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36]
강정자 (姜禎資) - 말씀따라 모든 사연 뒤로하고
18. 협회 섭외부장
1 3년 전도가 끝나고 나는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어느 날 참아버님이 꿈에 나타나셨다. 방안에 물이 떨어지는 것을 보시더니 나에게 걸레를 주시며 닦으라고 하셨다.
2 그래서 열심히 닦다가 꿈을 깼다. 그 꿈을 꾸고 나서 남편이 협회 섭외부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1981년까지 11년간 협회 섭외부장을 역임하는 남편을 내조했다. 그 기간에 아들딸 넷을 더 낳았다.
3 협회 섭외부장을 맡아 대외적으로는 아버님을 소개하며 활동했지만 내적으로는 여전히 가난한 삶이었다. VIP 인사들과의 만남이나 만찬 행사에 마땅히 입고 갈 옷조차 없었다.
4 한번은 중앙정보부 판결 국장이던 김영광씨가 참부모님과 우리 부부를 초대한 적이 있다. 그날도 입고 갈 옷이 없어 백화점에서 세일하는 분홍색 블라우스를 사 입고 그 자리에 나갔다.
5 그런데 참어머님께서 나를 보시더니 “밤인데 그 옷을 입고 왔어?”라고 하시자 참아버님께서 “옷이 없으니까 그렇지.”라고 하셨다. 말하지 않아도 어려운 사정을 다 알아주시는 마음에 감사함과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6 비록 가난했지만 누구보다 당당하게 참부모님을 알리는 활동을 하였다. 그 결과 처음으로 한국 VIP들을 일본 연수까지 시키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교수 아카데미가 형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