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록 홈즈와 괴도 뤼팽
19세기에 소설 시장이 급 챙창하면서 소설도 여러 하위 장르가 생겨났다. 범죄소설 또는 탐정소설이라는 것도 그 하나이다.
대표적인 소설의 주인공은 영국 작가 코난 도일의 소설에 나오는 설록 홈즈와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의 소설에 나오는 아르센 뤼팽이다. 설록 홈즈가 뤼팽보다 먼저 태어났다. (그래서 영국 탐정 소설을 중심으로 다루겠다.) 설록 홈즈가 태어난 해는 1887년으로 잡지 ‘비턴즈 크리스마스 매뉴얼’의 1887년 판에 실린 ‘주홍색 연구’에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탐정소설 또는 범죄소설이라고 부르는 장르는 에드가 엘런 포오의 소설을 시발로 본다. 포오는 장르라는 개념은 전혀 하지 않고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 이어서 영국에서는 1867년에 에밀 가브리오가 ‘르루스사건’을 쓰면서 포오의 핵심적인 기법을 그대로 빌려왔다. 사건이 진행하면서 사건을 합리적으로 조사하여 해결하는 사람 즉 탐정과, 사건을 지켜보면서 독자에게 이야기로 전달하는 나레이트가 등장하는 기법이다. 미국에서는 여류 작가 애니 캐서린 그린이 1878년에 쓴 ‘리븐의스 사건’을 시초로 본다.
탐정소설은 당시의 유럽 문화 중심국인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미국에서 크게 유행 하였다. 다른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지역적으로 인기를 끈 탐정소설이 출간되었다. 특히 설록 홈즈는 유럽의 여러나라에서 번역함으로 유럽의 인물이 되었다.
그 뒤로 작가에 의하여 태어난 탐정은 아주 많다. 소설의 인기도에 따라서 탐정의 이름은 한 지역에 국한되기도 하고, 국제적인 인물로 부상하기도 하였다. 설록 홈즈와 뤼팽이 대표적인 탐정이다. 코난 도일은 1887년에 발표한 주홍색 연구에 이어서 1890년에 네 사람의 서명을 발표하였다. 1899년에는 어니스트 윌리엄 호넌이 신사 도둑 리플스를 탕조하였다. 1905년에는 모리스 르블랑에 의하여 뤼팽이 출현했다. 1907년에는 가스통 르루(오페라의 유령을 쓴 작가이다.)가 ‘노란방의 비밀’을 발표하였다. 여기서는 기자이면서 탐정인 플르타비유가 밀실의 비밀을 풀어낸다. 이후로 수 백종의 탐정소설이 출간되었고, 다양한 인물군의 탐정이 나타났다.
대표적인 탐정으로는 브라운 신부(파란 십자가)가 있다. 1920년에는 영국 작가 에거서 크리스티가 벨기에 출신 탐정 에르퀼 푸아로 (스타일스 자택의 괴사건)가 나타나서 많은 사건을 해결하였다. 에서서의 소설은 지금도 텔레비전 시리즈 극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유명해진 탐정도 많지만 발표된 탐정소설은 80 %가 한 번 읽히고는 잊혀진다. 20년이 지나면 99%가 잊혀진다. 탐정소설은 그만큼 일시적으로 대중들의 욕구를 충족 시켜주고 생명을 다한다.
1880년 전에는 탐정소설이라는 장르가 아예 없었다. 탐정소설과 유사한 소설이 발표되긴 했어도 학자들은 이 소설들을 탐정소설로 인정하느냐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탐정소설이 소설의 하위 장르로서 대중의 인기를 끌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시장 이론으로 설명한다 19세기가 되면서 도서 시장이 엄청나게 팽창하였다. 규모가 확대되면서 독자들의 요구도 다양해졌다. 다양한 요구에 따르다보니 세부적인 하위 장르의 분류가 이루어졌다. 하위 장르의 소설은 독자들이 찾고 시장에서 팔리므로 출판사는 책을 찍었다. 탐정소설이 많이 출간된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시장의 속성에 따랐기 때문이다.
탐정소설은 도시를 배경으로 태어난 사회소설의 일종이다. 사회소설(위고나 디킨스 등)은 풀룻을 복잡하게 얽혀지도록 구성하였다. 위고의 소설을 보면 소설의 사건과 관계가 없는 시대의 분위기라든지, 역사적인 의미 등이 기술된 곳이 많다. 탐정소설은 이처럼 이야기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옆가지를 모두 잘라버린다. 이야기만이 선명하게 남도록 풀룻을 짰다. 다만 사건의 해결을 뒤로 미루므로 독자의 긴장을 오래 끌고 가도록 하였다.
살인자(범인)를 찾아내는 것은 정의감의 발로인 동시에 지적인 작업이다. 중간 계급의 탐정은 하층민에게는 온정적이고, 귀족이 범인이라도 가차 없이 찾아낸다. 부르주아지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소설이 탐정소설이다. 탐정소설의 핵심은 도덕적 정의가 아니고 진실이다.(진범을 정확하게 잡아내는 일이다.)
19세기에 나타난 이야기 형식에서 가장 성공적인 소설 장르로 탐정소설을 꼽는다. 탐정소설은 대중의 요구에 잘 따르므로 지금까지도 왕성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탐정소설 형식을 취한 범죄소설 형식이다.) 연극이나 영화, 텔레비전을 통하여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방영되고 있다.
탐정 소설은 과학이 발달한 사회에서 사회 현상을 이성적으로 바라보려는 시각과 산업자본주의의 발달로 성장한 브루주아지 계급의 사유 세계가 담겨 있다. 탐정은 지적인 브루주아지 계급이다. 탐정이 귀족과 노동자 계층을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는 것을 알고 소설을 읽으면 또 다른 재미가 있다.(이런 것을 기호학적인 맛이라고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