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 11년
대담무쌍 어을우동
그 여체의 음풍 너울너울 장엄하더라
저 효령대군 손자며느리
그 며느리노릇
숨막혀
숨막혀
그 법도 화초담 두려울 바 없이
집 뛰쳐나가자마자
위로는 대감 참판 참의 할 것 없이
헌걸찬 호반 싹수머리 이속
따질 것 없이
가릴 것 없이
어허 종친이건 부자간이건 숙질간이건 도무지 가릴 것 없이
아래로는 객주전 왈짜건
등짐장수 봇짐장수
누구네 종놈 할 것 없이
겨울밤 떡장수 녀석
대장간 풀무도령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감창삼매
그 무애 음풍 장엄하더라
이 어을우동사건
종친 다섯 명 아니 일곱 명
고관대작 30여명
그밖의 60여명
하루에도 한 명 아니라 아홉 명까지 번갈아 대어 장엄하더라
그런데
사내 만난 뒤
사내 일므을
팔뚝에
등에
연비 문신으로 반드시 자세자세 새겼으니
포청에서
그 문신 보고
그 풍교 망친 사내들 단박에
다 잡아들였더라
천고 열녀 반가班家마다 숙연한데
만고 탕녀
어을우동 온몸의 문신
거짓 없는 이름들 장엄하더라
해방외설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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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어우동'으로 불리는 '만고탕녀萬古蕩女'
'어을우동於乙于同'을 아시지요?
시인은 이 '색녀色女'에 대해 호탕하게 읊어댔습니다.
감히 '감창삼매'라니요?
감창은 성교를 할 때 여인네가 요분질(쾌감을 주거나 느끼고자 놀리는 몸짓)을
하면서 저절로 나오는 신음소리의 순우리말입니다.
그 삼매三昧(하나의 대상에 몰입하여 흔들리지 않는 경지)라니요?
그야말로 '황홀 뻑적지근'하겠지요?
거기다가 짜릿짜릿, 사내님들의 명자名字(이름)를
팔뚝에, 등짝에 '자세자세' 새겼다니요?
그것도 일백 명을 웃돈다지요?
참으로 '당찬 년'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시인은 그 광경을
'그 무애 無碍(거리낌이 없음) 음풍淫風 장엄莊嚴하더라'라고 읊다니?
'해방외설解放猥褻이라니?
그 여인네보다
그렇게 읊은 시인이 몇 배 더 대담한 것같더이다.
우천<생활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