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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동백이(綠瞳白耳)
초록 눈동자에 흰 귀라는 뜻으로, 귀인상을 일컫는 말이다.
綠 : 푸를 녹(糹/8)
瞳 : 눈동자 동(目/12)
白 : 흰 백(白/0)
耳 : 귀 이(耳/0)
박제가(朴齊家)의 눈동자는 초록빛을 띠었던 모양이다. 소전(小傳)에서 그는 자신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 사람됨은 물소 이마에 칼 눈썹, 초록 눈동자에 흰 귀를 지녔다. 고고한 사람만 가려서 더욱 친하였고, 부귀한 자를 보면 더욱 멀리하였다. 그래서 세상과 합치됨이 적었고 늘 가난하였다.”
其爲人也, 犀額刀眉, 綠瞳而白耳. 擇孤高而愈親, 望繁華而愈疎. 故寡合而常貧.
넓은 이마에 날카로운 눈썹은 시원스럽되 타협하지 않는 불같은 성정을 보여준다. 초록 기운을 띤 눈동자에 유난히 흰 귀가 백대 이전의 사람과 흉금을 트고, 만리를 넘놀던 높은 뜻과 닮았다. 그 눈으로 구름과 안개의 기이한 자태를 관찰했고, 그 귀로 온갖 새의 신기한 소리를 들었다.
그는 글의 끝에다 이렇게 썼다. “아! 형체만 남기고 가 버리는 것은 정신이요, 뼈는 썩어도 남는 것은 마음이다. 이 말의 뜻을 아는 자는 생사와 이름의 밖에서 그 사람과 만나게 되리라.”
嗟乎! 形留而往者神也, 骨朽而存者心也. 知其言者, 庶幾其人於生死姓名之外矣.
진작에 북경에서 사귄 화가 나빙(羅聘)이 그린 군관 복장의 박제가 초상화가 남아 있다. 초상화 옆면에 쓴 시에서 나빙은 “이제부턴 멋진 선비 보더라도 냉담하리. 이별 정에 마음이 너무도 슬퍼지니(從今冷淡看佳士, 唯有離情最愴神)”라고 썼다.
너처럼 멋진 사람을 다시 보게 되더라도, 장차 작별의 슬픔을 생각하면 앞으로는 절대로 정을 주지 않겠다고 한 말이니, 박제가를 향한 깊은 정이 뭉클하다.
이번 남양주 실학박물관에서 ‘실학청연(實學淸緣)’을 주제로 8월 22일까지 열리는 기획 전시에 이동원 화가가 그린 박제가의 관복 입은 대작 초상화가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나빙이 그린 박제가의 얼굴에다 당하관의 신분을 반영하여 흉배에는 백한(白鷴)을 그렸다.
시원스러운 이마에 초록 눈동자를 담은 박제가의 초상화는 온 중국이 인정했으나, 살아 불우했고 죽어 슬펐던 그를 향한 진혼(鎭魂)의 느낌이 담겨 처연하다. 뼈는 썩었어도 그 마음과 정신이 그림으로 되살아난 느낌이다. 함께 걸린 형형한 눈빛의 연암 박지원의 새 초상화 또한 흐리멍덩하던 정신을 화들짝 돌아오게 한다.
녹동백이(綠瞳白耳)
녹동(綠瞳)은 눈이 녹색이고, 백이(白耳)는 귀가 흰 사람으로, 귀인상을 일컫는 말이다.
박제가(朴齊家)는 우부승지 박평(朴玶)의 서자로 본관은 밀양, 호는 초정(楚亭), 조선후기 북학파 실학자다. 그는 서화(書畵)에 뛰어난 신동으로 양반가에 태어났으나 녹색의 눈과 흰 귀의 서얼로 놀림과 차별을 받았다.
'소전(小傳)'에는 '녹동이백이 택고고유친(綠瞳而白耳 擇孤高愈親), 녹색의 눈과 흰 귀로 고고한 사람과만 친하다'고 했다.
양인의 첩 자식은 서(庶)고, 천인의 첩 자식은 얼(孼)인데 후에 '서얼'로 불렀다. '서얼차별법'은 태종 때 논의되어 세종 때 시행됐는데 요직의 가문들이 이중삼중으로 얽혀 권력독점을 막고 1부1처제를 위해서였다. 시행 후 상소문과 개혁방안이 쏟아졌지만 양반명문대가에 의해 수 백 년 동안 이어졌다.
양반(兩班)의 신분제도는 고려와 조선의 지배층으로 상민(尙民)의 반대어다. 고려 때 문무반(文武班) 동서반(東西班)이, 여말선초에 그에 속한 인척 등을 문반(동반東班) 무반(서반西班)으로 구분, 두 반이 양반이었다.
조선은 사회계급을 사(士), 농(農), 공(工), 상(商)으로 구분하고 사족(士族)이면 양반, 상민은 신분이 낮아 상놈으로 대변됐다. 서얼(庶孼)들은 실력을 갖추고도 경륜을 펼칠 수가 없었다.
제가는 '마음속에 천만가지 계책을 가지고 있으나 소인배라며 듣지도 않는다'고 한탄했다. 조선 후기의 한원진(韓元震)은 조선의 우환은 '문관이 무관을 멸시하고, 사대부가 서얼을 짓밟는 것'이라 했다.
제가는 부모를 여읜 마음을 '시인의 세계는 벽(癖)이 없고 지혜를 넓히는 능자의 세계라 고독이 없다'며 공담을 피했다.
1761년 서얼출신들이 '백탑시파(白塔詩派)'를 결성하고 399편의 '건연집(巾衍集)'을 펴내 청나라에 이름을 떨쳤다. 제가는 선비들이 두보(杜甫)의 시를 외우는 것을 보고 남의 찌꺼기를 줍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군왕도 자송문(自訟文)에서 '소금이 짜지 않고, 겨자가 맵지 않으면 뭐 하겠느냐' 했다.
이덕무, 유득공, 서이수, 박제가 네 서얼이 '사가시집(四家詩集)'을 펴내 연경에 조선의 문명을 높였다. 정조는 1777년 3월 '서얼허통절목'을 반포하여 서얼출신학자들과 교류하며 책을 간행하였다.
서얼보다 낮은 천민(賤民)인 노비, 백정, 광대, 무당, 창기 외 공노비와 사노비, 납공노비, 솔거노비, 외거노비들의 실태는 말이 아니었다. 노비는 세습되어 부모 중에 한쪽이 노비면 그 소생도 노비였고, 노비 간에 결합하여 출생한 노비는 주인의 소유였다.
1779년 규장각에 검서관을 설치하고 이덕무, 유득공, 서이수, 박제가를 중용하여 소통정책을 폈다. 제가는 사변화된 유학을 사물 내부의 법칙성까지 경학의 진의로 밝힌 실학사상을 김정희에게 전하고, 정희의 과학적이면서 체계화된 실사구시의 실학사상이 개화사상으로 이어졌다.
녹동백이(綠瞳白耳) 제가는 청나라를 네 번이나 다녀 와 역사, 지리, 천문, 역산, 의학, 농법 등으로 민생에 실하게 기여했다.
1894년 갑오경장으로 피지배신분층의 '신분해방'으로 서얼차별과 천민제도가 철폐(撤廢)되므로 인권이 회복되어 새로운 세상를 맞았다. 박제가는 중유정집, 북학의, 명농초고, 정유시고를 남겼다.
▶️ 綠(푸를 녹/록)은 ❶형성문자로 绿(록)은 간자(簡字), 綠(록)은 동자(同字), 緑(록)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彔(록; 나무 껍질이 벗겨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綠자는 '푸르다'나 '초록빛'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綠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彔(새길 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고대에는 자연에서 채취한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염색했다. 때로는 나무나 풀에서 색을 얻었는데, 모두 천을 염색하는 데 사용됐다. 彔자는 자연에서 채취한 염료를 가공한 후 보자기에 넣어 쥐어짜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새기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綠자는 이렇게 염료를 쥐어짜는 모습을 그린 彔자에 糸자를 결합한 것으로 '초록빛'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綠(록)은 (1)동록(銅綠) (2)쇠붙이의 산화(酸化) 작용으로 그 거죽에 생기는 산화물(酸化物), 또는 수산화물(水酸化物). 금, 은, 백금(白金)을 제외한 금속(金屬)은 모두 이 녹이 스는 데, 철은 검은빛 또는 갈색(褐色)이고, 구리는 검은빛 또는 녹색(綠色)임. 녹이 슬지 못하도록, 페인트를 칠하거나 합금(合金) 또는 도금함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푸르다, 푸르게 하다 ②검고 아름답다 ③초록빛 ④초록빛 비단(緋緞) ⑤검은빛 ⑥조개풀(볏과의 한해살이풀)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푸른 숲이라는 뜻으로 도둑의 소굴을 이르는 말을 녹림(綠林), 푸른 머리털이라는 뜻으로 검고 윤택이 있는 고운 머리를 아름답게 이르는 말을 녹발(綠髮),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 풀빛을 녹색(綠色), 푸른빛이 그대로 나도록 말린 부드러운 찻잎 또는 그것을 끓인 차를 녹차(綠茶), 물에 불린 녹두를 매에 갈아 앙금 앉힌 것을 말린 가루를 녹말(綠末), 생풀이나 생나무 잎으로 하는 거름을 녹비(綠肥), 풀과 나무가 많아 푸른 땅을 녹지(綠地), 푸른 나뭇잎의 그늘을 녹음(綠陰),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녹색을 띤 해초를 녹조(綠藻), 산이나 거리나 공원 등에 나무나 화초 따위를 심어 푸르게 가꿈을 녹화(綠化), 푸른 이끼를 녹태(綠苔), 푸른 풀을 녹초(綠草), 푸른 연못을 녹담(綠潭), 초목의 사이를 흐르는 푸른 물을 녹수(綠水), 초여름의 푸른 잎 사이를 스쳐 부는 바람을 녹풍(綠風), 부녀자가 거처하는 방을 녹창(綠窓), 가난한 여자의 방을 녹당(綠堂), 걸러 놓은 술에 뜬 밥알을 녹의(綠蟻), 녹색보다 조금 더 푸른색을 띤 색깔 곧 초록색을 초록(草綠), 녹색과 파랑의 중간색을 청록(靑綠), 흰빛을 띤 녹색을 백록(白綠), 늦은 봄이나 초여름의 초목에 돋은 새 잎의 푸른 빛을 신록(新綠), 식물이 가을과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고 늘 푸른빛을 띰을 상록(常綠), 녹색을 띠고 있음을 대록(帶綠), 여름철의 온갖 푸른 숲을 만록(萬綠), 청자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매우 귀중한 푸른 잿물을 대록(大綠), 푸른 숲 속에 사는 호걸이라는 뜻으로 불한당이나 화적 따위를 달리 이르는 말을 녹림호걸(綠林豪傑), 연두 저고리에 다홍치마라는 뜻으로 곱게 차려 입은 젊은 아가씨의 옷차림을 녹의홍상(綠衣紅裳),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의 아름다운 경치를 녹음방초(綠陰芳草), 푸른 물과 푸른 산을 녹수청산(綠水靑山), 화적이나 도둑을 달리 이르는 말을 녹림호객(綠林豪客), 푸른 버들과 꽃다운 풀을 녹양방초(綠楊芳草), 창 앞에 푸르름이 가득하다 뜻으로 창가에 초목이 푸르게 우거진 모양으로 초여름의 경관을 녹만창전(綠滿窓前), 푸른 옷을 입은 사자라는 뜻으로 앵무새의 다른 명칭을 녹의사자(綠衣使者), 윤이 나는 검은 머리와 고운 얼굴의 뜻으로 젊고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을 이르는 말을 녹빈홍안(綠鬢紅顔), 풀빛과 녹색은 같은 빛깔이란 뜻으로 같은 처지의 사람과 어울리거나 기우는 것을 초록동색(草綠同色), 푸른 산과 푸른 물이라는 뜻으로 산골짜기에 흐르는 맑은 물을 이르는 말을 청산녹수(靑山綠水) 등에 쓰인다.
▶️ 瞳(눈동자 동)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눈 목(目=罒; 눈, 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童(동)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瞳(동)은 ①눈동자 ②무심(無心)히 보는 모양 ③어리석은 모양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는 眸(눈동자 모), 睛(눈동자 정) 등이다. 용례로는 눈동자를 동자(瞳子), 눈동자로 눈알의 한가운데에 있는 빛이 들어가는 부분을 동공(瞳孔),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난 사람의 형상을 동인(瞳人), 겹으로 된 눈동자를 중동(重瞳), 푸른 눈동자라는 뜻으로 서양 사람의 눈을 이르는 말을 녹동(綠瞳), 푸른 눈동자를 청동(靑瞳), 검푸른 눈동자를 감동(紺瞳), 붉은 빛깔의 눈동자를 자동(紫瞳), 교감신경의 지배를 받는 동공확대근의 작용에 의해 동공이 커지는 현상을 산동(散瞳), 부교감신경의 지배를 받는 동공괄약근의 작용에 의하여 동공이 축소되는 현상을 축동(縮瞳), 용의 눈동자와 봉황의 목이라는 뜻으로 매우 잘 생긴 귀인의 얼굴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용동봉경(龍瞳鳳頸) 등에 쓰인다.
▶️ 白(흰 백)은 ❶상형문자로 햇빛이 위를 향하여 비추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희다, 밝다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白자는 '희다'나 '깨끗하다', '진솔하다' 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白자는 촛불을 그린 것으로 해석한다. 갑골문에 나온 白자를 보면 타원형 중심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는데, 이것은 촛불의 심지와 밝게 빛나는 불빛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白자는 '밝다'나 '빛나다' 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白자는 그동안 다양하게 해석되곤 했다. 손톱이나 쌀알을 그린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갑골문에서 白자가 '밝다'나 '빛나다' 라는 뜻으로 쓰인 것을 보면 본래는 촛불을 그렸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白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주로 모양자로만 활용되고 있다. 그래서 白(백)은 (1)백색(白色) (2)백지 (3)백군(白軍) (4)성(姓)의 하나 (5)백국(白國). 곧 벨기에 등의 뜻으로 ①희다 ②깨끗하다 ③분명하다, 명백하다 ④진솔하다 ⑤밝다, 밝아지다 ⑥빛나다 ⑦비다, 가진 것이 없다 ⑧아뢰다(말씀드려 알리다), 탄핵하다 ⑨흘겨보다, 경멸하다 ⑩흰빛 ⑪백발(白髮) ⑫대사(臺詞) ⑬술잔 ⑭비단(緋緞), 견직물(絹織物) ⑮볶은 쌀 ⑯소대(小隊: 군대 편성 단위의 하나) ⑰거저, 대가(代價) 없이 ⑱부질없이, 쓸데없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흴 고(暠), 흴 호(皓), 밝힐 천(闡),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검을 흑(黑)이다. 용례로는 흰 눈을 백설(白雪), 희고 깨끗한 이를 백치(白齒), 빛깔이 흰 종이를 백지(白紙), 흰 빛을 백색(白色), 대낮을 백주(白晝), 흰 빛깔의 기를 백기(白旗), 죽은 사람의 살이 다 썩고 남은 뼈를 백골(白骨), 늙은이를 백수(白叟), 하얗게 센 머리털을 백발(白髮), 숨긴 일이나 생각한 바를 사실대로 솔직하게 말함을 고백(告白), 의심할 것 없이 아주 뚜렷하고 환함을 명백(明白), 깨끗하고 흼 또는 죄가 없음이나 공명정대함을 결백(潔白), 혼자서 중얼거림을 독백(獨白), 텅 비어서 아무 것도 없음을 공백(空白), 스스로의 죄를 고백함을 자백(自白), 검은빛과 흰빛으로 잘잘못이나 옳고 그름을 흑백(黑白), 종이 따위의 글자나 그림이 있는 이외의 빈 부분을 여백(餘白), 죽어도 잊지 못할 큰 은혜를 입음이란 뜻으로 남에게 큰 은혜나 덕을 입었을 때 고마움을 표시하는 말을 백골난망(白骨難忘), 대낮에 꾸는 꿈이라는 뜻으로 실현될 수 없는 헛된 공상을 이르는 말을 백일몽(白日夢), 업신여기거나 냉대하여 흘겨봄을 일컫는 말을 백안시(白眼視), 타향에서 고향에 계신 부모를 생각함 또는 멀리 떠나온 자식이 어버이를 사모하여 그리는 정을 이르는 말을 백운고비(白雲孤飛), 희고 고운 얼굴에 글만 읽는 사람이란 뜻으로 세상일에 조금도 경험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면서생(白面書生), 아무 것도 없거나 모르는 상태를 일컫는 말을 백지상태(白紙狀態), 예로부터 흰 옷을 숭상하여 즐겨 입은 한민족을 이르는 말을 백의민족(白衣民族), 벼슬이 없는 사람으로 군대를 따라 싸움터에 나감을 이르는 말을 백의종군(白衣從軍), 흰 말이 지나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듯이 눈 깜박할 사이라는 뜻으로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감을 이르는 말을 백구과극(白駒過隙), 흰 모래와 푸른 소나무라는 뜻으로 흰 모래톱의 사이사이에 푸른 소나무가 드문드문 섞여 있는 바닷가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르는 말을 백사청송(白沙靑松), 아무 것도 없이 난봉을 부리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백수건달(白手乾達), 서로 백발이 되기까지 사귀어도 마음을 알지 못하면 새로 사귄 것이나 같다는 뜻으로 친구가 서로 마음을 몰랐던 것을 사과하는 말을 백두여신(白頭如新), 백마는 말이 아니다는 말로 억지 논리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백마비마(白馬非馬), 믿을 만한 출처나 자료를 가지고 하는 선전을 일컫는 말을 백색선전(白色宣傳), 흰 옥이 흠이 없다는 뜻으로 결점이 전혀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옥무하(白玉無瑕) 등에 쓰인다.
▶️ 耳(귀 이, 팔대째 손자 잉)는 ❶상형문자로 귀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한문에서는 귀라는 뜻 이외에도 ~할 뿐이다, 혹은 ~할 따름이다 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耳자는 '귀'나 '듣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耳자는 오른쪽 귀의 귓바퀴와 귓불을 그린 것이다. 耳자는 사람의 귀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귀의 기능인 '듣다'와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글자에서는 항아리나 솥과 같이 단순히 물체의 '손잡이'를 뜻할 때도 있다. 참고로 중국 고문(古文)에서는 耳자가 종종 '~일 뿐이다'나 '~일 따름'과 같은 어조사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곤 했다. 그래서 耳(이)는 ①귀, 오관(五官)의 하나 ②성(盛)한 모양 ③뿐 ④귀에 익다, 듣다 ⑤곡식이 싹나다 그리고 ⓐ팔대째 손자(孫子)(잉)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귀와 눈 또는 남들의 주의를 이목(耳目), 겉귀의 드러난 가장자리 부분을 이개(耳介), 귀와 코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이비(耳鼻), 귀에 생기는 병을 진찰 치료하는 의술의 한 분과를 이과(耳科), 귓바퀴를 이각(耳殼), 귀동냥으로 얻은 학문을 이표(耳剽), 몹시 떠들어서 귀가 먹먹함을 이괄(耳聒), 귀로 들음을 이령(耳聆), 귀가 먹음을 이색(耳塞), 귓바퀴가 뺨에 붙은 부분을 이근(耳根), 귀로 소리를 듣는 능력을 이력(耳力), 귀에 입을 대고 하는 말을 이어(耳語), 듣기만 하여서 알게된 학문을 이학(耳學), 귓속이 곪아 앓는 병을 이통(耳痛), 귀가 먹어 들리지 않음을 이롱(耳聾), 나이 60세를 이르는 이순(耳順), 참맛을 모른다는 뜻으로 남의 말을 단지 귀로 듣기만 하고 넘겨짚어 관찰을 할 줄 모름을 이식(耳食), 귀와 눈과 입과 코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이목구비(耳目口鼻), 귀로 듣고 눈으로 봄을 이르는 말을 이문목견(耳聞目見),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는 뜻으로 눈치가 매우 빠른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이시목청(耳視目聽), 담에도 귀가 달렸다는 뜻으로 남이 듣지 않는 곳에서도 말을 삼가라는 뜻으로 일컫는 말을 이속우원(耳屬于垣), 귀로 듣고 눈으로 봄으로써 일어나는 욕심 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욕망을 일컫는 말을 이목지욕(耳目之欲), 귀로 듣고 눈으로 봄 즉 틀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이이목지(耳而目之), 귀를 잡아당겨 얼굴을 마주하고 가르친다는 뜻으로 친절히 가르침을 이르는 말을 이제면명(耳提面命), 말의 귀에 동풍이라는 뜻으로 남의 비평이나 의견을 조금도 귀담아 듣지 아니하고 흘려 버림을 이르는 말을 마이동풍(馬耳東風), 쇠귀에 경 읽기라는 뜻으로 우둔한 사람은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주어도 알아듣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우이독경(牛耳讀經), 바람이 귀를 통과하는 듯 여긴다는 뜻으로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여풍과이(如風過耳), 제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는 뜻으로 얕은 꾀로 남을 속이려 하나 아무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엄이도령(掩耳盜鈴),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뜻으로 바르게 타이르는 말일수록 듣기 싫어함을 이르는 말로 충언역이(忠言逆耳), 귀로 들어온 것을 마음속에 붙인다는 뜻으로 들은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여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입이저심(入耳著心), 귀를 귀하게 여기고 눈을 천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먼 곳에 있는 것을 괜찮게 여기고, 가까운 것을 나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귀이천목(貴耳賤目), 남에게 들은 것을 그대로 남에게 전할 정도밖에 되지 않는 천박한 학문을 일컫는 말을 구이지학(口耳之學), 들은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는 뜻으로 들은 말을 귓속에 담아 두고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언유재이(言猶在耳), 머리를 수그리고 귀를 드리워 엎드린다는 뜻으로 온순하게 맹종하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면수첩이(俛首帖耳), 콩알 두 개로 귀를 막으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소한 것이 큰 지장을 초래함을 이르는 말을 양두색이(兩豆塞耳)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