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세이부축구(일명 김주성 축구) 고인물 대전을 보니 감탄이 나오더군요
이제는 어느덧 중년의 아재들이 되었지만 손과 몸이 기억하는 스킬들의 향연 ㄷㄷㄷ
그러면서 동시대 오락실을 점령했던 또다른 스포츠게임이 생각났습니다... 그건 바로 스타디움 히어로!
제 기억으로는 김주성 축구와 거의 동시대였던 것 같고요, 오락실 스포츠게임의 양대산맥이었죠
저는 친구들과 함께 스타디움 히어로 2인용을 즐겨 했었습니다
2인용으로 하면 마구투수(등 뒤에서 불 나오면서 요상한 공 던지는)나 마구타자를 고를 수 있었는데, 당시엔 일본어를 몰라서 대략적인 위치로 선수들을 골랐던 기억이 납니다
(선수 이름을 몰라서 타율로 그 선수를 부르곤 했죠. 사구구 사팔이 사칠사 등등 ㅋㅋ)
장타력도 좋고 주력까지 빠른 사기템 499를 비롯해서 타구 방향을 가르키며 타격하던 474, 호타준족에 장타력도 겸비한 흑인 좌타자 482...
2인용은 그런 식으로 마구 투수나 타자를 골라가며 했었고요
진정한 고수들은 1인용을 했었습니다. 100원 넣으면 제한시간이 주어지는데 제한 시간 내에 점수를 내면 시간을 좀 더 주고.. 뭐 그랬던 걸로 기억하네요
진정한 고수들, 고인물들은 동전 하나가지고 9회까지 가는 신공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스타디움 히어로에 나오는 선수들 유형을 보면
땅꼬마(키작은 똑딱이 주력은 빠름), 꺽다리(땅꼬마 만큼은 아니지만 주력은 빠른 편, 대신 땅꼬마보다 타구는 좀 더 멀리 나감), 보통(주력 타력 고루고루 무난. 딱 중간 정도), 돼지(슬러거, 대신 발 느림)
뭐 대충 이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요. 고인물들은 발 빠른 선수를 이용해서 번트를 대죠(1번 타자는 주로 땅꼬마들). 방망이 헤드를 1~2시 방향으로 합니다. 그러면 배트의 면은 3루측을 향하게 되죠. 그렇게 번트를 대면 타구가 3루 라인선상을 따라가게 되고, 타자는 살게 됩니다
이어지는 2번 타자 꺽다리도 마찬가지로 번트를 대는데, 이 때 고인물들은 1루 주자를 이용해 3루까지 진루시킵니다. 3루수가 타자주자 꺽다리를 잡기 위해 1루로 송구하는 동안 1루 주자 땅꼬마는 2루를 거쳐 3루까지 가는거죠. 이에 당황한 수비가 3루로 재빨리 송구해보지만 주자는 세이프. 또 그 틈을 이용해서 타자 주자 꺽다리는 1루를 거쳐 2루까지 안착...
그렇게 스코어링 포지션에 안착시켜놓고 돼지들로 홈런(돼지들이 타석에 등장하면 배트를 살짝 접어놓고 기다리다 홈런을 때려대더군요). 이 루트 무한 반복하면서 이기더군요
수비할 때도 타구 위치 정확히 측정하면 수비수가 마이볼 외치면서 양팔을 드는데, 고인물들은 마이볼 이후에 일부러 고의낙구해서 병살을 유도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ㄷㄷㄷ
이거 각 오락실마다, 각 학교마다 분명 고인물들 있을거라 봅니다. 마구 투수나 타자 없이, 그냥 순수 멤버들로 2인용 게임하면 진짜 볼만할 것 같네요
첫댓글 482랑 499는 개사기
신야구 저도 쫌 하는데 ㅋ
저도 저 패턴으로 해서 왠만하면 끝까지 가곤 했죠ㅋ
체력전이죠
마구투수는 한이닝용입니다
이거 진짜 열심히 햇었는데요.
신야구...
초등학교 앞 오락실 한줄(거의 10대)이 신야구였는데...
T팀에 482, 499가 최강조합이였는데 전 L팀에 474, 482 조합을 좋아했었음
배우신분! 482 474 조합이 최고죠.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친구에게 T와 499를 양보하는 대신 D에 482 474로 게임했던..
저 이거 예상하고 들어왔어요. ㅋㅋㅋㅋ